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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담 님의 서재입니다.

나비의 꿈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정한담
작품등록일 :
2012.11.14 16:25
최근연재일 :
2013.01.31 22:43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27,805
추천수 :
555
글자수 :
47,563

작성
13.01.31 22:43
조회
4,220
추천
28
글자
10쪽

문형근

DUMMY

“오 사장에게 학비랑 생활비를 마련해 주라고 할 테니 자네는 다시 대학에 복학하도록 해.”

“저, 정말입니까, 회장님?”

“그래. 대신에 학교 끝나면 여기로 와서 꽁 아니, 만식이와 오 사장이 이곳을 정리하는 일을 도와주도록 해. 만식이 자네는 이 친구를 자네가 준비하는 기획관리 팀에서 데려가도록 해.”

“넷! 알겠습니다.”

기획관리 팀이라는 것이 아직은 형식적이지만 힘이 커지면 나름 할 일이 많아지겠지.

꽁치가 이곳저곳에 끄나풀을 만들고 나름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가까운 시간 내에 이름에 맞는 실체를 갖추게 될 것이다.

“최만식, 지난번에 봤을 때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소매치기는 필요 없어. 내가 널 부른 건 네가 잔머리와 상황 파악 능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해서야. 너에 대한 나의 판단이 옳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할 때야.”

“넵! 알겠습니다, 두목!”

두목? 책상 위에 있던 내 손이 폭력의 충동으로 잠깐 움찔 했다. 자기가 지옥 근처까지 갔다 왔다는 사실도 모른 채 꽁치는 싱글벙글댔다.

조금 전까지 저놈에 대해 내렸던 높은 평가에 회의가 생긴다. 하여튼 저 인간은 사람을 오락가락하게 한다니까.

“오 사장은 강태수와 부하들에게 태수파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외부 세력의 실체와 규모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해. 앞으로 오 사장이 이쪽 관리도 해야 하니, 송파구 쪽은 한 이사에게 맡기고 이곳에 집중해. 각 업소마다 아직 저항 세력이 있을 수 있으니 애들 좀 데려오고.”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아이들은 제 연락 받고 벌써 이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저, 저, 회장님, 그건 제가 그 일을 담당했던 일이라 잘 알고 있습니다.”

오 사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문형근이 손을 번쩍 들고 나섰다.

강태수 주변에 머리 쓸 줄 아는 놈이 없어도 그렇지, 영입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문형근에게 명줄이 될 수 있는 정보까지 맡기다니. 강태수도 어지간히 사람이 부족했나 보다.

“그래? 그럼 오 사장 따라다니면서 구역 정리하는 것을 도와주고, 외부 세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브리핑 자료 하나 만들어 와 봐.”

“네! 알겠습니다.”

바로 전까지 강태수의 수하 노릇을 하던 문형근은 강태수의 몰락을 가져올 일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한다.

흔히들 한 번 배신한 놈은 또 배신을 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것 신경 안 쓴다.

나를 배신할 능력이나 담력이 되는 놈은 배신을 하라 그래. 주먹은 폼으로 있는 것이 아니니까.

지금 내 행태를 누가 본다면 여기까지 와서 깡패 짓이냐고 타박할지도 모르겠다.

이들을 합법적으로 만들어 준다고 하면서 조폭들과 뭐가 다르냐고 따질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게 가장 나다운 방식이다.

지난 세상에서도 내가 하오문의 문주를 했다니까 무슨 대단한 벼슬을 한 줄 아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하오문 문주가 뭐 별건 줄 알아?

여기 세상으로 이야기하면 전과자들 집합소 소장쯤이다.

지금 내가 하는 행태가 조폭들하고 뭐가 다르냐고? 암! 다르지. 남에게 민폐 안 끼치고 저희들끼리 잘살도록 해 줄 거야. 걱정하지 말고 지켜보라고.

“오 사장, 1시간 줄 테니 이곳 아이들 중에서 재활용할 놈들과 폐기할 놈을 나눠서 홀에 집합시키도록 해.”

“예? 아! 옛! 알겠습니다.”

주변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나는 또다시 북명신공을 운용했다. 비약의 실마리가 보였을 때 좀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북명진기의 흐름을 관조하면서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가다듬어 보았다.

어느 곳이든지 자신의 뜻대로 살려면 그에 상응하는 힘이 필요하다. 힘이 있는 자만이 자신의 뜻을 이룩할 수 있는 법이다.

강태수가 가지고 있던 총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지난 삶의 무공을 회복만 한다면 권총이 아니라 탱크가 와도 자신이 있지만 현재의 세상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한 이상 확실한 보호책이 필요하다.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 침이었다. ‘우모침’과 같이 가는 침들은 암살을 업으로 삼는 이들이 주로 애용을 하던 무기다.

우모침보다 더 좋은 침은 ‘빙침’이다. 빙공氷功이 경지에 이르면 얼음을 침처럼 만들어서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 얼마 후 얼음침은 녹아 버리기에 증거도 남지 않아 암살에는 최고의 무기가 되는 것이다.

지금 내 수준에서 빙침을 만들 정도의 빙공을 수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니 별 의미가 없는 생각이고, 우모침처럼 실제 무기가 될 만한 세침細針을 다량으로 만들어 놓아야 할 것 같다.

상황이 정리되었다는 말을 듣고 아래로 내려가니 태수파의 무리가 좌우로 나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언제 왔는지 심부름을 보냈던 오 사장의 부하들이 정렬해 있었다.

나는 우선 왼쪽에 너부러져 있는 놈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몸에 뒤틀린 기혈을 바로잡아 주었다.

혈이 봉쇄된 지 1시간 이상 지났기에 혈도를 풀고 기혈을 바로 잡아도 몸을 제대로 움직이려면 30~40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좌측의 놈들의 기혈을 바로잡아 준 후 우측에 있는 놈들의 기혈도 바로잡아 주었다.

제일 앞쪽에는 뒤늦게 강태수를 따라 나왔던 부하 놈들이 있었는데 이미 눈동자가 풀린 것이 넋이 완전히 빠져 있었다.

강호에서 같으면 이런 놈들의 단전을 부숴 버리면 깨끗하게 끝날 일인데 지금 세상에서는 단전에 내공을 모은 놈 자체가 없으니 그럴 필요도 없다.

“오른편에 있는 놈들이 강태수의 수족이란 이야기지. 난 나에게 총질한 놈들을 그냥 보낼 만큼 자비롭지는 않아. 그렇다고 걱정하지는 마. 난 사람을 죽이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으니까. 지금 너희들을 보내 줄 테니 짝귀 놈처럼 내 눈에 띄지 않았으면 좋겠어. 다시 내 눈에 띄는 순간, 그다음 말은 하지 않겠다.”

암암리에 천상심공을 통해 상대의 심령을 제압하고 있었기 때문에 놈들의 깊은 의식 속에 나에 대한 공포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 화룡점정이 필요한 순간이다. 나는 미리 준비한 100원짜리 동전을 들었다.

핑! 핑! 핑! 핑!

“으악!”

“헉!”

“악!”

총 8개의 동전이 강태수의 오른팔이라는 장종호를 비롯한 8명의 오른쪽 어깨에 가서 박혔다. 누가 보면 무슨 서커스라도 하는 줄 알 것이다.

혈을 건드렸기 때문에 놈들이 다시 오른팔을 사용하려면 최소한 두세 달은 요양을 해야 할 것이다.

나름 있는 힘을 다 썼는데 동전이 반 정도밖에 박히질 않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겠지.

예전의 나였으면 이런 놈들 단전을 부숴 놓거나 심줄을 끊었을 텐데 이 세상에 와서 힘만 약해진 것이 아니라 마음도 약해진 것 같다.

“다음번에 내 눈에 띄거나 여기에서 있었던 일이 바깥에서 들리면 머리에 동전이 박힐 줄 알아라. 오 사장은 어깨에 박힌 동전 회수하고 이놈들을 구역 밖으로 쫓아 버리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천상심공은 인간의 의식이 아닌 무의식의 세계와 닿아 있다.

인간의 무의식적인 공포는 기억의 일부를 앗아가기도 한다. 마치 충격적인 일을 겪은 사람이 그때의 일을 잊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의 정신은 공포와 두려움 앞에서 한없이 나약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상태에서는 심령에 대한 제어가 훨씬 쉬운 법이다.

이들이 나에 대한 연상은 공포와 연결되고 무의식적인 공포는 이 일을 기억하기를 거부하게 만들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들은 이곳을 나가면서 나에 대한 올바른 기억을 못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천상심공을 통해 그들의 심령에 제어를 가한 것도 비슷한 효과를 갖게 되는 것인데, 이건 제혼법에 비해 훨씬 쉬운 일이다.

쉽다고는 했지만 천상심공의 수준이 미미한 나로서는 여러 사람을 상대로 하다 보니 이것도 상당히 피곤한 일이다.

‘제길! 이러다 오늘 코피 나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

마음 같아서야 놈들을 땅속에 묻어 버리고 싶지만 지난 생에서도 잘하지 않던 짓을 여기서 할 수는 없다.

이 정도에서 멈추기로 하자. 그러나 강태수의 경우는 예외다. 지금 넋이 나가 있는 강태수지만 그나마 숨을 쉬는 것도 앞으로 사흘이다. 그동안 자신이 살아오면서 저지른 악행들에 대해 반성할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그 후로는…… 스스로의 손으로 자신의 악행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다.’

내가 동전으로 서커스를 보여 준 후 오 사장은 물론이고 꼬박꼬박 말대꾸를 하던 만식이 놈까지도 바짝 긴장을 해서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래서 아랫사람들에게 가끔씩 긴장감을 줘야 하는 거겠지. 외부 세력이 어느 정도 개입되어 있는지에 따라 일의 마무리가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좀 쉬어야겠다.’

일이 이상하게 꼬이면서 내가 개입을 하고 있지만 어차피 이 장사를 오래할 생각이 없으니, 주체가 되어야 할 오 사장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태수파의 잔당 소탕은 오 사장에게 맡기고 집에 가서 저녁이나 먹기로 했다.

진 마담이 저녁을 사 달라는 문자를 보내 왔지만 바쁘다고 답장을 보냈다.

지난번이야 특별한 날이었고, 나 같은 청소년은 집에 일찍 들어가서 저녁은 가족과 함께하는 게 좋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나는 새로 사 온 옷이 혹시 이전의 옷과 다른 점이 있나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공연히 잔소리 마녀에게 꼬투리라도 잡히면 며칠은 잔소리 신공에 시달려야 할 테니까.



작가의말

여행 갔다가 보름 만에 컴퓨터에 글을 올리게 되네요. 나비의 꿈은 여기까지로 연재를 마감합니다. 1, 2권 교정을 봐달라는 출판사 멜이 왔습니다. 가까운 시일내에 출판이 될 것 같습니다.

아! 제목이 <두 번 사는 남자>로 확정이 되었습니다. 출판본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요즘은 사실 이 글 잠시 접고 다른 글 쓰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제목을 <헤라클레스의 아들>이나 <불처럼 바람처럼>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스포츠 물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몰라도 저는 참 재미있게 쓰고 있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그 글로 인사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 썼던 꿈의 찬가 2부(습작본)을 오늘부터 올리겠습니다. 예전에 보셨던 분들 중에 다시 한번 보실 분은 보시길... 예전 다른 사이트에 올렸을 때 보지 않았던 분들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출판사와의 사정 때문에 중간부터 올리는 것이라서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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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근 +6 13.01.31 4,221 28 10쪽
9 김재욱 +27 12.11.14 10,504 121 10쪽
8 태수파 +8 12.11.14 8,402 62 6쪽
7 태수파 +18 12.11.08 10,419 73 8쪽
6 꽁치 +3 12.10.01 13,484 50 14쪽
5 새로운 세상3 +1 12.10.01 11,638 39 11쪽
4 새로운 세상2 +3 12.10.01 12,031 35 15쪽
3 새로운 세상 +12 12.10.01 16,886 49 24쪽
2 김재욱 +8 12.10.01 19,491 66 7쪽
1 프롤로그 +5 12.10.01 16,016 32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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