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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패션계의 아이콘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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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쒸
작품등록일 :
2023.05.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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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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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선택

DUMMY

대학 진학이 점점 다가오면서, 줄리안의 관심사는 두 곳의 대학으로 좁혀졌다: 패션 공과대학교(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이하 FIT)와 파슨스 디자인 스쿨(Parsons School of Design, 이하 파슨스).


두 학교는 모두 패션 산업에서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위치 역시 이러한 명성에 한몫했다. 두 학교는 패션의 중심지인 뉴욕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FIT와 파슨스를 비교해 보면, 학생 수는 FIT가 두 배 이상 많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업률은 FIT가 약간 높았다. 그러나 이 차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입학 절차는 두 학교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입학 원서, 원서료, 고등학교 성적표, SAT 성적, 에세이, 추천서, 포트폴리오가 필요했다. 다만, 파슨스에는 추가로 인터뷰가 필요했다.


전화 인터뷰와 대면 인터뷰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줄리안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대면 인터뷰를 신청했다.


집과 멀지도 않았고, 좋은 인상을 심어주어 장학금을 노려보겠다는 계산이었다.



인터뷰는 주로 평일에 이뤄졌다. 주말에도 가능하긴 했지만, 그런 자리는 드물었다.


아빠에게 부탁해 차를 타고 이동, 파슨스가 있는 맨하튼 72번가에 내려 학교 2층 입학처로 향했다. 대부분의 대면 인터뷰는 여기서 진행되었다.


"안녕하세요, 줄리안. 파슨스와의 인터뷰를 위해 오신 걸 환영합니다. 난 멜리사 카터고 입학팀 소속이에요."


멜리사 카터는 금발의 중년 여성으로 회색 정장에 하늘색 셔츠를 입고 있었다. 가슴에는 파슨스 로고가 있는 명찰을 달고 있었다. 그녀는 줄리안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줄리안 킴입니다."


가볍게 악수를 한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았다.


"줄리안의 입학 동기, 포트폴리오, 그리고 왜 파슨스를 선택했는지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이야기 시작해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이죠."


"좋아요. 먼저 왜 파슨스를 그것도 패션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습니까?"


"패션은 저에게 인생의 열정이자 삶의 큰 부분입니다. 어릴 때부터 옷과 스타일에 관심이 많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관심은 더욱 켜졌어요."


줄리안은 학교 탤런트 쇼에서 했던 패션쇼 이야기, 얼마 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킹에게 옷을 제작해 준 이야기, 얼마 전 끝난 뉴욕 패션 위크에서 모델 활동을 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패션쇼는 흔하지는 않아도 종종 보는 케이스였다. 하지만 지금 가장 핫한 래퍼인 킹에게 옷을 만들어 준 것과 CK와 마크 제이콥스에서 모델 활동을 한 것은 멜리사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야말로 놀라워요. 이미 패션 업계에서 활동을 시작하신 것처럼 보이네요."


멜리사는 고개를 들어 줄리안을 다시 봤다. 모델 출신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톱 브랜드에서 활동하는 동양인 모델은 정말 드물었다.


"그럼 줄리안의 포트폴리오를 보죠.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제작할 때, 어떻게 영감을 얻었는지, 또 어떤 창작 과정을 거쳤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줄리안은 가방에서 A4 크기의 사진을 잔뜩 꺼내 멜리사에게 보여주며 설명했다.


"스트리트 패션 위주의 작품을 많이 제작했네요. 솔직히... 대단해요. 줄리안이 한 게 아니라 유명 디자이너가 만들었다고 해도 믿겠어요."


포트폴리오에 만족한 멜리사는 다른 질문을 시작했다.


"줄리안. 현재 패션 트렌드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으며, 그걸 어떻게 디자인에 적용할 생각인가요?"


"난 패션 위크를 체크하고, 업계 잡지를 읽고, 또 소셜 미디어에서 패션 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과 접촉해요."


예전부터 패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인플루언서는 존재해 왔고,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에 따라 그들의 패션이 빠르게 공유가 되기에, 이들을 확인하는 것은 더욱 중요해졌다.


"혹시 줄리안의 디자인 철학이 뭔지 물어봐도 될까요?"


"디자인에 대한 여러 철학이 있고 다 중요하지만 난 기능성을 중시합니다."


파슨스는 물론 의류 업계가 가진 고민은 바로 오랫동안 유지 가능한 의류 산업 구축이었다. 그렇기에 옷장에 장식품으로 보관하는 옷 말고 평상시에 편하게 입고 다닐 수 있는 옷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꽤 깊이 있는 질문이었는데 줄리안이 적절히 답변하자, 멜리사의 표정에 만족감과 미소가 가득했다.


"정말 좋은 답변 고마워요. 이제 줄리안이 파슨스에 대해 궁금해하실 부분이 있을까요? 학교나 커리큘럼, 입학 절차에 대한 것이라도 괜찮습니다."


"제가 가장 궁금한 부분은 장학금에 대한 것입니다···. 혹시 4년 동안 지원받을 수 있는 장학금 제도가 있을까요?"


학비가 어마무시한 파슨스이기에 장학금은 입학하는 학생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


"파슨스는 다양한 장학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4년 장학금도 있어요. 다만 극소수의 학생들에게만 제공이 되는 까닭에 경쟁이 치열합니다. 지금 과정에서 뭐라 말하긴 어렵네요. 다른 궁금한 점은요?"


멜리사의 말에서 장학금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절대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인턴십이나 산학 협동 프로그램은 어떤가요?"


"파슨스는 유명 패션 브랜드들과 협력을 맺고 있어, 많은 인턴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곳의 학생들에게는 유명한 디자이너들을 초청해서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울 기회도 제공하고 있고요. 그리고 다양한 산학 협력 프로그램이 있어요. 현장에서 직접 배울 기회가 많이 있답니다."


얼마 뒤, 줄리안과 멜리사의 인터뷰는 끝났다. 멜리사는 밝은 표정으로 줄리안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표정에서 인터뷰가 성공적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줄리안은 후련한 표정을 지을 수가 없었다.


줄리안이 정말로 걱정하고 있던 것은 장학금으로 합격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필요한 건 1년짜리 장학금이 아니라 4년 동안의 장학금이었다. 왜냐면 파슨스의 1년 학비는 거의 4만 달러에 달하고, 이는 미국의 대학교 중에서도 가장 비싼 편에 속했다


이런 비싼 학비를 부담하기에는 가족의 경제적인 상황이 그렇게 여유롭지 않았다. 무리하면 가능이야 하겠지만, 부모님들의 노후를 희생시키는 일이었다. 게다가, 부모님이 자신의 학비를 지원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요청하는 것은 너무나 미안했다. 그들에게 그런 부담을 주는 것은 절대로 원치 않았다.




두 달 뒤.


"아빠, 엄마! 보세요! FIT와 파슨스로부터 합격 통지가 왔어요!" 줄리안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훨씬 컸다.


줄리안은 두 학교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았다. 일주일 간격으로 온 편지에는 입학을 축하하는 문장이 잔뜩 달린 편지가 들어 있었다.


합격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정말 합격하니 설렘과 기쁨이 크게 밀려왔다.


"아이고 내 새끼. 잘했다. 정말 수고했어." 엄마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줄리안을 따듯하게 포옹한 뒤 등을 두드려주던 엄마.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어린 아들을 집에 두고 일을 나가야 했기에, 그녀는 줄리안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였다.


"오늘 뭐 먹고 싶니?" 엄마의 목소리는 눈물로 잠겨 버렸다.


"우리 오랜만에 바베큐 파티해요. 아빠가 장비 사다 놓고 아직까지 한 번도 못 먹었잖아요." 줄리안도 엄마의 목소리에 눈시울이 뜨거웠지만, 그래서 더 쾌활하게 말했다.


줄리안은 아빠가 장비만 사다 놓고 실제로 써본 적은 없는 바베큐 장비를 기억해냈다.


"하하. 그럴까?"


그날 저녁 줄리안의 식구들은 스테이크를 잔뜩 사서 뒷마당에서 바베큐 파티를 열었다.


근처에 사는 최 씨 아저씨네도 아빠의 연락을 받고 찾아왔다. 부인과 딸 제니와 함께였다. 아저씨가 결혼을 늦게 한 까닭에 제니는 이제 막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축하해, 강한아. 드디어 대학까지 합격했으니 이제 다 컸네."


"시간 금방 가. 나중에 섭섭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제니 어릴 때 열심히 잘 봐둬. 사진 많이 찍고."


두 분은 소주잔을 부딪쳤다. 작정하고 지금까지 맘껏 먹지 못했던 소주를 들이켰다.


"하루하루가 오늘 같았으면 좋겠어." 아빠는 살짝 달아오른 얼굴에 한껏 올라간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아, 형님도. 앞으로 좋은 날이 많을 텐데 대학 합격 정도로 그래요. 강한이 앞으로 잘 나갈 텐데 아들 덕 좀 보고 살아도 되지."


최씨 아저씨는 줄리안에게 눈을 돌리더니 말했다.


"강한아. 나중에 네가 잘 나가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면 이 아저씨 모른척하지 말아라. 알았지?"


"아니, 이제 막 대학 입학 통지서 받은 애한테 벌써 그래?"


"형님! 오늘 같은 기회에 로비해야지 언제 로비하겠어요." 최 씨 아저씨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줄리안을 보며 말했다.


"내 딸 제니도 잘 봐둬. 엄마 닮아서 아주 예뻐."


"이이가 못하는 말이 없어." 최 씨 아저씨는 아내가 아저씨를 타박했다.



그날 밤, 바베큐 파티는 어느새 패션 업계 동향을 얘기하는 미팅으로 바뀌었다.


줄리안의 엄마까지 업계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 세 사람이 다 있다 보니, 줄리안이 처음 들어보는 얘기들이 계속 나왔다.


"요즘은 지속 가능이다, 친환경이다, 말들은 많은데, 실천하는 기업은 안 보여."


"형님.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유통 채널이 온라인으로 변하다 보니까, 버튼 한번 딱 클릭해서 쉽게 옷을 사고 쉽게 싫증을 내서 그래요."


"그래서 옷은 매장가서 입어보고 사야 하는데 말이야."


"맞아요. 비싸더라도 좋은 옷을 사서 오래 입어야죠. 지금 보면 싸구려 옷을 사서 짧게 입고 옷장에 넣어 두었다가 버려요. 비싼 옷이나 싼 옷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똑같은데."


최 씨 아저씨는 빠르게 변하는 산업 트렌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지 줄리안에게 당부의 말을 건넸다.


"그러니까, 강한아. 대학에서 배울 때 이런 최신 트렌드들도 잘 살펴봐. 패션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술과 환경 측면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해. 이제 패션 디자이너가 되려면 그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네, 아저씨."



술이 조금 더 들어간 후, 최 씨 아저씨가 물었다. "강한아. 두 학교 중 어디에 입학할 생각이냐?"


"아직 잘 모르겠어요. 둘 다 괜찮은 학교라는 건 아는데 무슨 차이가 있는지 정확히 몰라서요."


"하긴 나도 그런 학교가 있다는 것만 알지 두 학교의 차이가 뭔지는 생각을 안 해봤구나. 지나가면서 그렇게 많이 봤는데도 말이야."


최 씨 아저씨는 핸드폰으로 검색을 하더니 곧 핸드폰을 닫았다.


"핸드폰으로 봐서는 잘 모르겠다. 나도 주위에 물어보마. 어디가 더 좋은지 말이다."




그날 이후 부모님과 최 씨 아저씨는 학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줄리안에게 알려줬다.


한 이 주일 정도 정보를 모아 비교를 해보니 이제 뭔가 감이 왔다.


두 학교 모두 경쟁력 있는 학교라는 점은 비슷했지만, 커리큘럼이 달랐다.


"FIT의 커리큘럼이 조금 더 패션 산업의 기술적이고 비즈니스적 측면을 강조한다면, 파슨스는 창의성이나 혁신 같은 조금 더 아카데믹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더라."


아빠가 두 학교를 조사한 정보를 요약해 알려줬다.


FIT와 파슨스는 밖에서 볼 때는 비슷했지만 안으로 파고들어 확인하면 차이점이 분명히 있었다. FIT가 패션 및 관련 산업에 좀 더 초점을 맞춰 마케팅, 비즈니스, 기술 분야 프로그램에 집중한다면, 파슨스는 디자인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산업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프로그램에 집중했다.


"졸업생 연봉은요?"


"졸업생의 첫 셀러리는 FIT가 조금 높지만, 의미 있는 숫자는 아니야. 동문 파워도 비슷하고."


"저한테는 뭐가 더 맞을까요?"


"네 실력이라면 FIT와 파슨스 어디를 졸업하나 일자리를 잡는 데는 문제가 없어. 그렇지만 아빠 생각에 굳이 비싼 학교를 들어가 인생을 시작도 하기 전에 빚에 저당 잡힐 필요는 없다."


"장학금을 받았는데도요?"


"넌 금전적으로 부담이 적겠지만 주위 학생들이 다 그런 건 아니잖아. 학교 과제량이 어마어마할 텐데, 거기에 학비 스트레스까지 받는다면, 학생들 생활이 쉽지 않을 거다. 둘 중 하나만 겪는 게 좋지 않겠니? 네 주위 사람들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접근 방식이었지만 아빠의 접근도 나름으로 일리가 있었다.


실제 주위를 둘러봐도 파슨스의 비싼 학비는 악명이 높았고.


그러나 학교를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건 학비가 아니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줄리안은 디자인보다는 패션 산업 자체에 관심이 더 있었기에 결국 FIT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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