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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패션계의 아이콘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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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우쒸
작품등록일 :
2023.05.10 11:00
최근연재일 :
2023.06.01 12:00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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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2
추천수 :
63
글자수 :
65,341

작성
23.05.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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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패션 모델 1

DUMMY

킹의 첫 싱글 앨범이 차트 15위까지 찍었다. 그러나 정규 앨범은 더욱 성적이 좋아 12위까지 올랐다. 데뷔 앨범 성적으로는 말할 수 없이 좋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킹은 만족하지 않았다. 보통이라면 이제는 휴식기를 갖는 시기였지만, 그는 미련 없이 차트를 정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얼마 후에 싱글 앨범을 내고, 결국 차트 1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추수감사절이 얼마 남지 않은 늦가을, 킹은 맨하튼의 한 스튜디오에서 2집 정규 앨범에 쓰일 화보 촬영을 하는 중이었다. 스튜디오 안은 조명과 장비,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그렇게 랩도 잘하는데, 외모도 좋다고?"


킹의 말에 사진작가 로이 터너는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았다.


"앨범 들고나오기만 하면 차트를 휩쓸 녀석이야."


로이도 킹이 이런 말을 허투루 하지 않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나이가 어떻게 돼?"


"이제 12학년."


"12학년? 실력이 그렇게 좋다면 앨범을 내도 되지 않아? 요즘 고등학생들 앨범 많이 내잖아?"


"아빠가 반대해."


"아빠가? 아빠가 반대한다고 요즘 애들이 말을 듣나?"


"아빠가 업계에 나름 힘 좀 쓰는 사람이라."


"내가 아는 사람이야?"


"프로듀서 BRK."


"BRK? 오 마이. 그 양반 아들이라고?"


"응."


"아빠 유전인가?"


"그거야 모르지."


"참, 그 양반 와이프가 미인으로 유명했는데."


"지금도 핫해. 고3 아들을 둔 여자 같아 보이지 않는다니까."


"그래?"


로이는 까칠하게 수염이 난 턱 밑을 긁었다.


잠시 후.


"혹시 그 녀석 여기로 불러 줄 수 있어?"


"왜, 관심 있어?"


"앞으로 고객이 될 수도 있는 원석인데 미리 선점해야지."


"그래."


킹은 핸드폰을 들어 케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케빈, 너 이쪽으로 와 볼래? 널 꼭 보고 싶어 하는 사진작가가 한 명 있는데 말이야."


- 어떤 작가예요?"


"로이 터너라고, 뉴욕에서 가장 끝내주는 사진을 찍는 작가야. 나중에 네가 앨범 내면 추천하고 싶은 작가이기도 하고."


- 알았어요. 줄리안 데려가도 되죠?"


"하여튼 친구는 잘 챙겨요. 알았어. 데리고 와."



얼마 후, 스튜디오에는 케빈과 줄리안이 도착했다.


"안녕, 잘 지내지?"


킹과 케빈은 한참을 손 인사 (Dap) 와 허그를 하고 킹은 줄리안과도 허그를 했다.


"이 친구가 JKinetics 브랜드 메인 디자이너야."


로이는 킹이 한동안 스트리트 패션에 빠졌을 때 입고 다녔던 옷과 스타일을 기억했다.


"그걸 이 친구가 만들었다고? 오호."


좋은 인연을 만난 사람처럼 줄리안을 바라보는 로이의 눈빛이 호의적으로 바뀌더니 입꼬리가 조금씩 올라갔다.


"반가워. 이왕 온 김에 확인할 건 다 확인해보자."


로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근처에 있는 선임 조수에게 신호를 보냈다.


"가장 이 친구들이 입을만한 최근 가을 신상 다 가져와."


스튜디오에 있던 3명의 조수가 카트까지 챙겨 창고로 내려가자 코디가 다가와 케빈과 줄리안을 메이크업 룸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케빈이 먼저 의자에 앉았다.


"특별히 선호하는 메이크업 스타일이 있나요?" 코디가 케빈에게 물었다.


케빈은 뒤에 있는 줄리안을 쳐다보며 물었다. "내가 어떤 스타일이 어울릴 것 같냐?"


"그걸 나한테 왜 묻냐? 코디에게 물어봐야지."


"내 스타일은 니가 제일 잘 알잖아."


"잘 모르겠다. 옷이 없으니까 판단이 안 되네. 너야 옷걸이가 좋아서 아무거나 걸쳐다 다 괜찮더라."


"혹시 커트도 하시나요?" 줄리안이 코디에게 물었다.


"물론이죠."


"그럼 의상 도착하기 전에 이 녀석 머리 좀 다듬어 주세요."


코디는 말없이 케빈의 머리를 다듬기 시작했다. 전문적으로 미용을 배운 수준은 아니었지만, 짧은 단발을 유지하는 케빈의 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사이 다른 조수들이 가져온 옷이 스튜디오 한쪽 옷걸이에 걸리기 시작했다.


줄리안은 호기심에 옷을 확인했고, 입이 점점 벌어졌다.


"이거 진짜예요?"


모든 옷이 하이 패션 브랜드인 것은 둘째치고, 각각 디자이너 메이드였으며, 마감이 제대로 끝난 옷이 하나도 없었다. 옷에 옷핀이 너무 많았다.


패션쇼가 끝난 직후, 모델들이 백스테이지에서 벗어 놓자마자, 그걸 그대로 들고 나왔다고 해도 믿을 정도.


"사진에 옷핀 보이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작품 사진 찍는 거 아니라서 괜찮아. 이건 기존 모델들과 비교하려고 찍는 거야."


기존 패션쇼에서 똑같은 옷을 입었던 모델과 나란히 놓고 비교할 사진을 찍는다고 얘기였다.


일부 이쪽 업계 사람 중 모델을 움직이는 옷걸이 정도로 취급하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다.


앞으로 자신이 속할 세계의 단면을 보는 듯해 입안이 씁쓸했지만, 줄리안은 내색하지 않았다.



줄리안은 옷걸이에서 한벌 한벌 옷을 꺼내 케빈에게 걸쳐보고 저울질하며 각각의 옷이 어울리는지 살펴보았다.


세트로 된 옷을 입혀보다가 결국 줄리안은 가져온 옷을 섞기 시작했다.


로이가 비교할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는데 알게 뭔가. 비교당하는 것도 짜증 나는 판에 세트 중 케빈에게 딱 맞게 떨어지는 것도 없었다.


먼저 셔츠. 오렌지와 시안, 미드나잇 블루와 같은 대비 효과가 두드러진 셔츠에 루즈 핏의 화이트 슬랙스를 입혔다.


덕분에 케빈의 날씬한 근육질 다리와 높은 허리가 더욱 강조되는 차림새였다. 오버사이즈 블랙 롱코트는 광택이 도는 고급 소재와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상체와 무릎을 덮었다. 비록 오버사이즈였지만, 옷은 케빈에게 그다지 커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깔끔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의 스니커즈와 케빈의 목을 감싼 그래픽 패턴의 길게 늘어진 스카프까지. 아방가르드 하면서도 실용적인 느낌의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케빈의 머리 손질을 끝내고 가만히 케빈이 옷 갈아입는 모습을 지켜보던 코디는 눈을 비비며 케빈을 다시 살폈다.


"저게 저렇게 콤비가 되네."


소화하기 쉽지 않은 옷이었지만, 그 많은 옷에서 저런 스타일을 찾아내는 줄리안이나 그걸 완벽히 소화하는 케빈이나 보통이 아니었다.


코디의 중얼거림은 옆에 있는 다른 조수뿐 아니라, 킹과 로이까지도 들었다.


"케빈. 우리 사진 좀 찍어볼까?"


만족한 웃음을 짓던 로이는 케빈을 촬영장으로 불렀고.


"너희들 뭐해! 빨리 조명부터 세팅 다시 해!"


조수들을 재촉해 촬영 준비에 들어갔다.




"턱을 조금 들고. 시선은 카메라로."


'찰칵'


"시크 하면서도 고요한 표정."


'찰칵'


"손을 허리에 얹고 등을 쫙 펴고. 당당하게"


'찰칵'


"몽환적인 눈빛과 멍한 미소."


'찰칵'


로이는 빠르게 셔터를 누르며 계속해서 표정 연기와 포즈 변경을 요구했고.


디지털 카메라와 아날로그 카메라를 번갈아 사용하며 최적의 사진을 찾을 때까지 쉬지 않고 셔터를 눌렀다.


케빈의 포즈와 표정이 바뀔 때마다 로이의 머릿속에는 조금 더 완벽한 사진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다시 셔터를 눌렀다.



끊임없이 개선되는 과정이 이어지며 촬영이 늘어졌지만, 로이는 피곤한 줄 몰랐다.


핏이 어찌나 좋은지 케빈은 줄리안의 코디를 완벽히 소화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은 포즈와 표정을 보여줬다.


케빈은 정말 찍는 맛이 나는 모델이었다.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는 로이를 보는 조수들도 신나긴 마찬가지였다.


뉴욕 사진작가 중 성격 안 좋기로 순위권에 드는 로이가 이렇게 즐겁게 몰입해서 작업에 임하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 만인지 몰랐다.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며 이런 날이면 로이는 순한 양이 되어 조수들에게도 매우 친절했다. 조기 퇴근은 덤.



얼마 후, 찍은 사진을 리뷰하며 상당히 만족한 표정을 짓던 로이에게 옆에 있던 줄리안이 눈에 들어왔다.


패션모델에 어울리는 마스크는 아니었다. 아직 어리기도 했고.


어린 거야 케빈이나 줄리안이나 같았지만, 동양인인 줄리안이 더 어려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도 왠지 끌렸다. 자신의 약점을 가릴 그러면서 오히려 돋보이게 할 스타일을 골라 올 것 같았다. 그래서 권했다.


"줄리안! 너도 한번 찍어볼래?"


"저도요?"


"응. 사진은 자주 찍어둘수록 좋다고."


로이의 권유에 케빈도 킹도 덩달아 줄리안에게 촬영을 권유했다.


"알았어요. 잠시만요."


줄리안은 아까 봐뒀던 옷을 챙겼다.


자신이 모델로 어울릴지 확신은 없었지만, 이쪽 업계에 관심이 많은 줄리안은 패션모델은 꼭 해보고 싶었던 직업이었다.


"조금 독특해도 상관없죠?"


"독특함이 미덕인 세상이야. 독특하면 할수록 더 좋아."


줄리안은 가죽 바지에 비닐 소재의 재킷을 입었다. 상의는 입지 않았고 재킷의 지퍼는 심장까지 내려 상체가 V자로 드러났다.


뽀얀 줄리안의 피부와 메탈릭 빛이 나는 검은색 재킷이 대조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무채색과 강렬한 색상의 조합이 주는 시각적 충격은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오른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자연스럽게 서."


'찰칵'


"자신감 있는 표정."


'찰칵'


"차분한 미소."


'찰칵'


로이는 줄리안을 렌즈에 담으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계속 발견했다.


'패션 센스가 대단해! 모델로서도 적절하고. 무엇보다 표현력이 미쳤군.'


10분이 넘는 시간이 흐른 후, 로이는 카메라를 내려놓고 줄리안을 감탄 어린 눈으로 쳐다봤다.


줄리안은 카메라 앞에서 돌변하는 스타일이었던 것이다. 간혹 이런 진짜배기들이 있었다.


"너희들이 운이 좋은 것인지, 내가 운이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둘 다겠지."


잠시 말없이 생각에 잠겼던 로이가 말했다.


"이렇게 보내기 아쉬운데, 두 사람 오늘 시간 좀 돼?"


케빈과 줄리안은 서로를 바라봤고, 곧 줄리안이 대답했다.


"오늘은 괜찮아요."


"그래? 그럼 우리 추가 촬영 좀 할까?"


두 사람의 동의를 얻은 로이는 조수를 불러 빠르게 회의에 들어갔다.



"케빈에게 어울릴만한 모델 부를 수 있어?"


"스텔라 어떠세요?"


"키가 좀 작잖아."


"소피아는요?"


"나이가 좀 많아 보여."


"파슬리는?"


"그 미친년 이름은 꺼내지도 마."


로이가 다 거부하고 있지만, 조수가 제안하는 여자 모델들은 지금 뉴욕에서 가장 핫한 모델들이었다.


조수들을 닥치게 만든 로이는 허공에 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무언가를 떠올렸다.


"엘리 킴 어때?"


"네? 작가님. 걘 정말 미친..."


"그래도 입만 다물고 있으면 분위기가 제일 맞아. 연락해봐. 그리고 줄리안에게 어울리는 모델은?"


"제시카 힐 어떨까요?"


코디가 대답했다.


"제시카?"


"마스크가 지금 줄리안의 의상과 제일 어울립니다."


"좋아. 걔도 불러. 그리고 내려가서 여성 의상도 다 가지고 올라와."


툭툭 던져지는 일감에 조수들은 분주해졌고, 그 사이 로이는 케빈과 줄리안이 세워두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한 시간이 채 되기 전, 두 명의 모델이 거의 동시에 스튜디오에 등장했다.


엘리 킴은 성을 봐서는 한국계가 맞았지만 정말 성만 한국계였지 동양인으로 보기 힘든 외모였다.


178cm의 큰 키. 큰 두 눈에 높은 콧날, 각진 아래턱 등 날카로운 이목구비를 했고 큰 키에 하얀 피부 그리고 잘 발달한 골반은 독특한 분위기를 선사했다.


제시카는 엘리와 매우 달랐다. 하얀 피부의 금발을 했지만, 마스크는 아기자기한 한국 걸그룹 멤버 같았다. 특히 아름다운 눈은 강렬한 에너지를 품고 있어 줄리안의 시선을 끌었다.



간단하게 청바지에 흰 티, 갈색 원피스를 입고 온 두 모델은 줄리안이 골라온 옷으로 갈아입었다.


엘리는 검은색 크롭 탑과 은색 시퀸 레그 팬츠를 입었고, 은빛 이어링과 머리띠를 액세서리로 착용했다.


그리고 제시카는 아이보리색 미니 드레스에 긴 귀걸이를 해 독특한 미모와 스타일을 연출했다.



4명의 남녀가 스튜디오에 서 있자 갑자기 스튜디오가 런웨이로 바뀌었고, 로이는 그들의 영혼까지 담겠다는 기세로 정신없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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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재능이란 +2 23.05.15 119 6 13쪽
3 시작은 미약하지만 23.05.12 139 8 13쪽
2 탤런트 쇼 23.05.11 146 7 12쪽
1 가먼트 디스트릿 in 뉴욕 맨하튼 +2 23.05.10 269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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