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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70,005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2.01.09 16:12
조회
386
추천
6
글자
6쪽

10화. 그 뽑아든 검은...

DUMMY

“당신만, 당신만 없었으면, 만나지 않았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그래 당신만 없었으면, 아버지가 죽는 일도 없었을 테고, 내가 이렇게 쫓겨나와서 전쟁터나 전전할 일도 없었을테고, 굳이 애태워가며 검술을 배우지 않아도 됐을 테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후 그렇게 생각하나요?”

루리안의 싸늘해진 표정에 나는 바보 같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내가 뭘 한 거지? 모르겠다. 너무 혼란스러워. 나는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버린채, 되도 않는 소리를 주절거린다.

“당신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꼬여버렸어... 모두 당신 때문에!”

“내가 원망스럽나요?”

“...”

루리안은 혀를 한 번 차더니 나를 불렀다.

“따라 나오세요, 세인.”


루리안은 나를 연무장으로 부르더니 날이 없는 연습용 검을 내 손에 쥐어주고, 자신도 연습용 검을 꺼내들었다.

“뭐해요?”

나를 깔보는 것 같은 기분, 나는 욱하는 마음이 들어 검을 들고 이성이 없는 짐승처럼 달려나갔다.

까가가강

검이 지르는 비명소리.

시야를 점멸하는 불꽃. 나는 이를 악물며 검을 휘둘렀다.

형태도, 규칙도 없는 그야말로 되는데로 휘드르는 검에 루리안은 나와만찬가지로 어떠한 기술도 쓰지 않은 채, 그저 검을 마주했다.

손목이 시큰거릴 정도로 휘두르자, 내 가슴에 숨겨두었던 무엇인가가 내 목을 타고 밖으로 터져나오려는 것 같았다.

“으아아아!”

손아귀가 터져나가며 피가 흘렀다.

그 붉은 색채에 나는 다시 한 번 이성을 잃은 채 달려들었다.

내 안에 들어있는 모든 것을 쏟아버릴 듯이, 나는 기합이 아닌 비명을 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공포, 불안... 그러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어두운 모든 것... 그것은 내 몸을 통해 바깥으로 뻗어 나온다.

“크아아앗!”

짭짤하게 느껴지는 액체가, 더욱 더 진하게 느껴진다. 내 슬픔의 짠기가 내 입가를 맴돌았다.

무식하기 이를 데 없는 세로 베기.

내 손가락은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꺾여버렸고, 검은 연무장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다.

“헉, 헉, 헉...”

온 몸으로 땀이 비오듯이 쏟아졌다.

더러움과 함께 내 눈을 가리던 모든 것이 사라짐을 느꼈다.

그리고나서야 나는 내가 무슨 짓을 한 건지 돌아볼 수 있었다.

이젠 모든 게 끝인 걸까.

-그리고 나는 따스함을 느꼈다.

“루리..안...”

“많이 힘들었나죠? 세인...”

그 포근함에 나는 그만 주체할 수 없어졌다.

“아플 땐 누구한테 기대는 거에요. 그리고, 그 사람과 같이 아파하며 아픔을 반으로 나누고, 또 다른 사람과 나눠서 반으로 나누고... 그리고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같이 나눠서 없에버리면 되는 거에요. 그러니까, 우리 같이 아파해요.네?”

눈물에 엉망이된 내 뺨을 쓸어주는 루리안의 손아귀에서 피가 스멀스멀 베어나왔다.

그것을 보자, 나는 막 태어난 갓난 아기처럼, 나는 루리안의 품 안에서 목놓아 울었다.

모든 것을 지켜줄 것처럼 포근한 그 온기. 나만을 위한 그 온기.

“루리안...”

“어른이 된다는 건 고독해진다는 게 아니라, 보다 성숙해진 나를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게 된다는 거에요. 누구에게 이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사랑을, 기쁨을, 슬픔을, 공유하는 것, 그걸 할 수 있는 사람. 그게 바로 어른이에요.”

“...”

“세인은 아직 어린애니까...”

내 머리를 쓰다듬는 피에 젖은 손길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졌다.

아에니스 제국의 현 황제 루리안 아에리스는 친히 지원병과 물자를 이끌고, 파일로스 방면을 지원하러 왔다. 이로 인해 장병들의 사기가 높아졌음은 말할 필요가 없었고, 최소한의 인원을 제외한 아클리스가 전원 참여함으로서, 그 군사력은 실로 막강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

“논공행상이라... 이런 건 그만두도록 하죠.”

“네? 폐하, 하지만!”

“전쟁에서 과정은 필요 없어요. 그 피비린내 나는 과정을 원하시나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결과에요. 우리가 할 일은 승리라는 결과를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 단지 그것 뿐입니다.”

루리안의은 눈 앞에 놓인 서류들을 밀어 버리고, 몸을 앞으로 뺐다.

“세이갈 왕국이 지원을 약속한 이상, 파일로스는 사실상 우리 손아귀에 넘어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죠. 물론, 파일로스의 군사력은 만만히 볼 게 아니겠지만 , 그걸 감안한다 치더라도 ‘⊃’모양으로 둘러쌓인 이상, 파일로스는 군사를 분산시킬 수 밖에 없어요. 우리가 할 일은 최단시간 내에, 파일로스를 돌파하는 겁니다.”

“돌파한다고 하셨습니까?”

마간의 수장, 데말크 마는 한 방 맞았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우리가 할 일은 점령이 아니라, 무력화입니다. 더 이상의 토지는 오히려 폭주하는 괴물을 낳을 뿐이에요.”

“하지만 단순히 승리만을 목적으로 나아가다가는 자칫, 포위 섬멸당할 수도 있습니다.”

“후방 지원은 세이갈에서 맡기로 했으니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새 준비를 끝냈는지 물어보면 또 ‘방금 전’이라고 답하시겠지요.“

“잘 아시면서.”

“휴, 폐하의 귀신놀음에는 너무 많이 당해서 이골이 납니다.”

“뭐 우리가 뒤치다꺼리 할 일이 없는 건 좋은 일이 아닌가? 데말크 공.”

“아아, 뭐 행복한 푸념이라고 생각하. 게그럼 폐하.”

“예,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죠. 인사담당 분들은 조금 고생해주세요. 오늘 내로 부대 배치를 완료해야합니다.”

“예, 폐하.”


****

“세인.”

“예.”

“다시 한 번 93부대의 지휘관을 맡으세요.”

루리안의 말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예.”


작가의말

10화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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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11.12.18 479 7 9쪽
47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11.12.18 444 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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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8화. 그 남자 11.12.12 505 6 10쪽
44 8화. 그 남자 +2 11.12.09 509 9 11쪽
43 8화. 그 남자 +2 11.12.08 556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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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6화. 그 여자 +2 11.11.22 626 8 12쪽
34 6화. 그 여자 +4 11.07.08 645 10 6쪽
33 6화. 그 여자 11.04.17 664 10 5쪽
32 6화. 그 여자 +2 11.01.20 665 8 8쪽
31 6화. 그 여자 +1 11.01.06 706 9 8쪽
30 6화. 그 여자 10.12.06 737 13 8쪽
29 5화. 그 희비에... 10.11.21 725 9 7쪽
28 5화. 그 희비에... +1 10.11.06 764 8 7쪽
27 5화. 그 희비에... +3 10.10.29 791 12 8쪽
26 5화. 그 희비에... +2 10.09.25 854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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