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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귀리 님의 서재입니다.

마야, 幻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장경원
작품등록일 :
2022.08.01 15:20
최근연재일 :
2023.04.22 12:43
연재수 :
1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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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42
추천수 :
277
글자수 :
1,075,010

작성
22.11.16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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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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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59. 백경이와 사무국장이 만나다

DUMMY

59. 백경이와 사무국장이 만나다


다음 날 아침 백경이 사무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무국장이 사무실에 출근하고 삼십 분도 안 지났을 때였다. 두 사람은 하늘궁전에서 몇 번 마주친 적 있었다. 별동대장과 함께 볼 일이 있어 하늘궁전에 들어갔다가, 복도에서 사무국장과 마주치자 대장이 백경이를 소개했다. 그 뒤로 대장 심부름으로 하늘궁전에 가게 되면 백경이는 사무국장을 찾아가 안부를 묻고 나왔다.


“국장님, 저 백경입니다.”

“그래 잘 지냈는가? 그런데 아침 일찍 무슨 일인가?”

“국장님과 상의할 게 있어서 전화했습니다.”

“급한 일인가?”

“국장님께서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급할 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리송한 말이군. 별동대와 관련된 일인가?”

“별동대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별동대와는 관련이 없으나, 급한 일일 수도 있다는 거네?”

“이야기를 들으면 국장님께서 분명히 흥미를 느끼실 겁니다.”

“그렇게 말하니까 궁금하군. 그럼 한번 이야기해보게.”

“전화로는 좀 곤란하고, 오전에 잠깐 만났으면 하는데, 시간이 가능하겠습니까?”


오전에 장을 보러 나가는데, 백경이가 따라갈 예정이었다. 별동대는 한번 장을 보러 나가면 일주일 동안 먹을 채소와 고기 등을 사 왔다. 다들 젊고 체격이 좋다 보니 먹성이 좋아, 아무리 많이 사 와도 일주일을 못 넘기고 떨어졌다. 장을 보러 나갈 때는 순번을 정해 운전기사 말고 두 사람이 더 따라가는데, 그렇게 하는 건 들어야 할 짐이 많기 때문이었다. 전날 장을 보러 간다는 말을 듣고 백경이가 이번에는 자신이 가겠다고 말했다. 사무국장과의 만남을 염두에 두고 미리 순번을 바꾼 것이었다.


“꼭 오늘이어야 하는가?”

“시간 내기가 어려우면 다음에 만나도 좋습니다.”

“아닐세. 흥미로운 이야기라는데, 가서 들어봐야 할 것 아닌가?”

“오전에 제가 시장에 장을 보러 나갑니다. 그 시간에 국장님께서 나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시간은 몇 시가 좋겠나?”

“장을 보고 나면 열한 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그 시간에 시장 근처 주차장에서 보세.”


사무국장이 아침부터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별동대 대장도 아니고 한 낱 대원한테서 만나자는 전화가 걸려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별동대에서는 전화가 자주 걸려오지도 않고, 걸려오더라도 대부분 대장이 하지 대원 중 누군가가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대원 중 누군가가 자기 몰래 하늘궁전으로 전화한 줄 알면 대장이 몹시 기분 나빠할 것이었다. 그래서 만나자는 전화가 걸려왔다는 말을 대장한테는 안 하는 게 좋을 듯했다. 백경이가 무슨 속셈이 있어 만나자는 것 같은데, 자신이 대장한테 전화를 걸어 말해버리면 백경이만 꼴이 우습게 되고 말았다.


“별동대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사무국장이 의자를 뒤로 젖히고, 지난밤에 부인한테서 들을 말을 떠올렸다. 아들 호연이가 여자친구와 사고를 쳐서 아이가 생겼다고 했다.


“그 이야길 언제 들었는데?”

“며칠 됐어요.”

“그런데 왜 지금 이야기해?”

“저 혼자 해결하려고 했는데, 그 아이가 내 말을 듣지 않잖아요.”


미래가 호연이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었다. 호연이는 엄마가 말한 대로 아이를 지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 호연이 엄마가 호연이 방으로 들어와 스마트폰을 빼앗았다.


“나 호연이 엄마다! 네가 우리 호연이 아이를 가졌다며?”


호연이 엄마가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당장 병원에 가서 아이를 지우라고 했다. 미래는 아직 결정을 못 내렸는데, 일방적으로 아이를 지우라고 하니까 몹시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좀 더 생각해보고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호연이 엄마가 “애를 낳아서 너 혼자 키울 거야?” 하고 소리를 질렀다. 능력도 안 되는 것이 왜 고집을 피우냐는 뜻이었다.


“어머니 죄송해요. 지금 바빠서 전화 끊을게요.”


호연이 엄마가 고함을 지르니까, 미래는 너무나 무서워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뒤로 몇 번 더 호연이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때마다 호연이 엄마가 아이를 지우라고 소리쳤다. 아무리 원치 않는다고 해도 자기 자식의 아이인데, 지우라는 말을 어떻게 그리도 쉽게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호연이 엄마 목소리조차 듣기 싫어서 미래는 더는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런데 왜 아이를 지우려고 하지?”


사무국장이 의아한 눈으로 호연이 엄마를 바라보았다.


“그럼 아이를 낳자는 거예요?”

“아이를 낳아서 기르면 되잖아?”

“호연이가 몇 살인 줄이나 알고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아이만 건강하면 되지, 아빠 나이가 뭐가 중요해.”

“호연이 앞날도 좀 생각하고 이야기하세요. 그 나이에 아빠가 되면 뭐가 되겠어요.”

“아이가 있다고 호연이 앞날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

“군대도 다녀오고 대학도 졸업하고 취직도 해야 나이에 아이가 있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아이 생각에 공부가 제대로 되기나 하겠어요? 그리고 애 딸린 남자한테 누가 시집을 와요. 그렇게 되면 우리 호연이는 장가도 못 가게 된다고요.”

“여자친구가 버젓이 있는데, 장가를 못 간다는 말을 왜 해?”

“그런 계집애한테 우리 호연이를 주자고요?”

“애들이 물건이야? 주고말고 하게. 그리고 그 아이를 우리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면 되잖아.”

“아이고! 나는 죽어도 그런 꼴은 못 봐요.”


호연이 엄마가 골치가 아파 죽겠다며 짜증을 내고는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사무국장이 호연이 방으로 올라가 아이를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호연이는 엄마가 하자는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사무국장은 그 말만 듣고 거실로 내려왔다.


“왜 아이를 지우려고 하는지 모르겠군. 실수로 생긴 아이라고 해도 호연이 아이면 내 핏줄이잖아. 내 핏줄은 내가 지켜야지 누가 지키겠어.”


사무국장은 핏줄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했다. 그래서 아침에 집을 나올 때, 부인에게 아이를 지우는 건 동의할 수 없으니 그리 알고 처신하라고 말했다.





백경이가 장을 다 보고 사무국장을 만나러 주차장으로 갔다. 항상 가는 가게에 몇 시까지 간다고 전화하면 그쪽에서 알아서 미리 준비해놓기 때문에 장 보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항상 가는 가게다 보니 같은 물건도 다른 데보다 훨씬 싸게 줬다. 단골 가게가 좋은 점이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다른 데와 가격이 같으면 굳이 단골 가게에 갈 필요가 없었다.


“물건이 맞는지 다 확인해봐어?”

“맞게 다 실린 것 같은데요.”


함께 따라온 대원이 승합차에 실린 물건을 확인하고, 필요한 물건은 다 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시간이 있지?”

“어디 다녀올 데가 있는 모양이죠?”

“누구 좀 만나고 올게.”

“여자친구 만나기로 한 건 아니고요?”


따라온 대원이 헤헤! 웃었다.


“여자친구는 밤에 만나야지, 이 시간에 만나냐?”

“여자친구 만나는데, 밤낮이 있나요?”

“너나 낮에 실컷 만나라, 자식아!”


백경이가 반대편으로 걸어가자 대원이 “오래 안 걸리죠?” 하고 물었다.


“잠깐 이야기만 나누고 올 거야.”

“그럼 길가에 차를 대놓고 있을 테니까 빨리 다녀오십시오.”


] 백경이가 시장 주변에 있는 주차장에 들어가 사무국장이 왔나 보았다. 그때 맞은편에 있는 승용차가 불빛을 깜빡했다. 사무국장이 그쪽으로 오라는 신호였다. 백경이가 승용차에 올라타 “일찍 오셨습니다!” 하고 말했다.


“장은 다 봤는가?”

“사는 물건이 정해져 있어서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까.”

“이제 말해보게. 나를 이곳까지 불러낸 이유가 뭔가?”

“교주님께서 피격당해 사경을 헤매고 계시지 않습니까.”

“생각보다 회복이 더디시군.”

“깨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숨을 거둘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대로 숨을 거두면 우리 하나교한테는 크나큰 소실이지. 교주님께서 계시는 것과 그러지 못 하시는 건 하늘과 땅 차이니까.”

“이제 국장님께서도 욕심을 내실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내 나이에 무슨 욕심이 있겠나. 욕심은 자네같이 젊은 사람이나 내는 거지.”

“교주님 자리에 욕심이 없으시다는 말씀이군요?”

“내가 욕심을 낸다고 그 자리가 내 것이 되겠나.”

“저희가 도와주면 되지 않습니까?”

“별동대에서 나를 도울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자네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별동대는 하나교 전체를 지키려고 있는 것이지, 누구 한 사람을 도우려고 있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별동대가 사무국장 한 사람만 특별히 돕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별동대를 없애자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올 것이었다. 그런 사적인 조직은 굳이 둘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제가 말한 저희는 별동대 전체를 두고 한 말이 아닙니다.”

“별동대 내에 다른 조직이 있다는 말인가?”

“별동대 내에 저를 따르는 대원이 몇 명 있습니다. 그들이 국장님을 도울 겁니다.”

“나를 도우려는 이유가 뭔가?”

“저희는 국장님이 교주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것 말고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자네를 따르는 대원이 몇 명인가?”

“열 명 정도 됩니다. 수는 적어도 다들 목숨을 바쳐 국장님을 도울 겁니다. 그럼 평범한 대원 백 명이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겁니다.”

“그 열 명이 별동대에서 떨어져 나와 나를 돕겠다는 말 아닌가?”

“국장님을 돕는 일이라면 굳이 별동대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자네 혼자 생각인가, 아니면 열 명 모두의 생각인가?”

“일부만 동의한 상태고, 나머지도 이야기하면 동의할 겁니다. 중요한 것은 국장님 결정입니다. 국장님께서 결정만 내리시면 저희는 언제든 따를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생각해보고 결정을 내리겠네. 그때까지 기다리게.”


자신을 돕는 건 고마운 일인데,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일이 잘되면 좋은데, 잘못되면 꿈이 일순간 날아가고 말았다. 그렇다고 백경이의 제안을 쉽게 포기할 수도 없었다. 백경이가 뒤에서 바쳐주면 큰 힘이 될 거란 건 자신도 잘 알았다. 백경이는 경쟁자를 없애는 데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었다.


“교주도 경쟁자를 없애는 일에 별동대장을 잘 써먹었지 않은가.”


교주가 전에 눈에 거슬리는 자가 있으면 별동대장한테 전화를 걸어 없애라고 시켰다. 교주가 명령하면 별동대장은 두 말 않고 무조건 따랐다. 별동대는 오직 교주만 사적으로 부릴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별동대장한테 전화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내가 별동대장한테 부탁한 적은 딱 한 번 있었어. 그때 한 번 별동대장을 잘 써먹었지.”


하나교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신도가 간섭이 심했다. 특히 돈 문제를 걸고넘어져 사무국장 신경을 건들었다. 그래서 별동대장을 불러 그 신도를 없앴으면 좋겠다고 넌지히 말했다. 별동대장한테 말하고 얼마 안 있어 그 신도가 차를 타고 가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별동대장이 말하지 않았지만, 사무국장은 누가 그 신도를 죽였는지 알았다. 그렇듯 교주가 별동대장을 잘 써먹은 것처럼 자신도 백경이를 잘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말씀드릴 게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그 한 가지라는 게 뭔가?”

“국장님께서 치명이를 찾으신다고 들었습니다.”


치명이라는 말에 사무국장이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았다.


“치명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는가?”

“그렇습니다.”

“치명이가 지금 어디에 있나?”

“치명이가 어디에 있는지 아시기 전에 해줘야 할 말이 있습니다.”

“내게 원하는 게 뭔가?”

“치명이를 어떻게 쓰실 생각입니까?”

“치명이는 교주님 운전기사가 아닌가? 그러면 당연히 교주님 차를 몰아야 하겠지.”


백경이의 속셈을 아직 정확히 몰라 사무국장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단순히 운전기사로만 쓰실 생각입니까?”

“필요하다면 다른 데 쓸 수도 있겠지. 운전기사라고 운전만 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치명이는 국장님이 교주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국장님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바칠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그런 사내라면 내 사람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

“그럼 치명이를 국장님 사람으로 받아들이겠습니까?”

“나는 이미 그럴 마음이었네. 그래서 치명이를 찾고 있었던 것이고.”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치명이는 지금 저희가 데리고 있습니다.”

“별동대에 있다는 말인가?”


순간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올라갔다.


“별동대에 수용소가 있지 않습니까. 그곳에 갇혀 있습니다.”

“치명이가 수용소에 갇혀 있다고? 누가 그랬나? 누가 지시했으니까 수용소에 갇혔을 거 아닌가?”

“누가 지시했는지는 잘 모릅니다. 우리는 그저 대장님 지시에 따랐을 뿐입니다.”

“누가 지시했는지는 차 대장 혼자만 안다는 말 아닌가?”

“국장님께서 물어도 대답해주지 않을 겁니다. 차 대장도 지시한 사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요.”

“그럼 차 대장한테 이야기해도 순순히 꺼내주지도 않겠군?”


백경이가 고개를 끄덕했다.


“대장님 성격은 국장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한번 결정을 내리면 바꾸는 법이 없는 사람인데, 국장님께서 이야기한다고 들어줄 것 같습니까?”

“그럼 치명이를 어떻게 꺼내지? 수용소에 죽을 때까지 그대로 둘 수는 없지 않은가?”

“다음 주에 제가 또 장을 보러 나올 겁니다. 그때 치명이를 차에 태워 데리고 나오도록 하겠습니다.”

“수용소에 갇힌 치명이를 자네가 어떻게 꺼낸단 말인가?”

“수용소 열쇠를 미리 챙겨두겠습니다.”

“수용소 열쇠는 누가 관리하는가?”

“대장님 사무실 벽에 걸려있습니다.”

“차 대장 사무실에 자네가 직접 들어가겠다는 건가?”

“대장님 사무실을 매일 청소하는 사내가 있습니다. 그 사내를 이용할 생각입니다.”


사내가 비누를 가지고 들어가 찍어서 나오면, 그걸 가지고 열쇠를 하나 더 만들 수 있었다.


“방금 한 이야기는 자네와 나 두 사람만 알아야 하네.”

“이 이야길 제가 누구한테 하겠습니까. 그리고 대장님께서 곧 자리에서 물러날 것 같습니다.”

“차 대장이 그만두겠다고 하던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이가 있다 보니 스스로 물러날 준비를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차 대장도 이제 물러날 때가 되었지. 너무 오래 해 먹었어.”

“대장님이 물러나면 누군가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할 것 아닙니까?”

“자네가 차지하면 되겠군.”


사무국장이 고개를 돌려 백경이 얼굴을 보았다. 백경이 얼굴이 그다지 밝지 못했다.


“대장님 생각은 다른 것 같습니다.”

“차 대장이 자네 말고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겠다고 하던가?”

“대장님께서 생각해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누군가?”

“그건 제 입으로 직접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습니다.”


백경이는 민호가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 이름조차 꺼내기 싫었다.


“경쟁자한테 밀리면 가슴이 아픈 법이지.”

“저는 당분간 국장님께서 교주가 되는 일에만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대장 자리는 대장님께서 물러나면 그때 생각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내가 교주가 되면 자네한테도 좋은 소식이 있지 않겠나?”

“그럼 저는 그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주일 뒤에 치명이를 무사히 데리고 나오면 나에게 연락하게. 치명이와 단둘이 나눠야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백경이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고 차에서 내렸다. 사무국장은 혼자 차에 남아 치명이를 수용소에 가두라고 시킨 사람이 누굴까 생각했다. 그리고 치명이를 왜 수용소에 가뒀는지 알고 싶었다.


“이유가 있으니까 가뒀지, 괜히 가두지는 않았을 거 아닌가?”


자세한 건 치명이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봐야 알 수 있었다. 사무국장은 기어를 바꾸고 차를 천천히 몰아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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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141. 내가 먹긴 그렇고 남 주긴 아깝고 23.04.14 33 0 17쪽
141 140. 수렁에 빠진 자 23.04.12 34 1 17쪽
140 139. 정력의 왕 23.04.10 51 0 15쪽
139 138. 뒷조사는 왜 해? 23.04.09 35 1 16쪽
138 137.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23.04.07 33 1 16쪽
137 136. 중매 서다 23.04.05 34 1 15쪽
136 135. 봄맞이 대축제 준비 회의 23.04.03 32 1 17쪽
135 134. 백마 탄 왕자 23.04.02 36 1 16쪽
134 133. 김칫국 좀 마시지 마! 23.03.31 30 1 17쪽
133 132. 독불장군 23.03.29 34 1 16쪽
132 131. 얌전한 고양이 23.03.27 32 1 16쪽
131 130. 나쁜 사람 23.03.26 36 1 16쪽
130 129. 경사스러운 일 23.03.24 43 1 16쪽
129 128. 해방촌 23.03.22 38 1 16쪽
128 127. 우리가 과연 할 수 있을까 23.03.20 34 1 17쪽
127 126. 흑염소의 결심 23.03.19 34 1 16쪽
126 125. 못 믿을 인간 23.03.17 36 1 17쪽
125 124. 운명의 장난 23.03.15 45 2 17쪽
124 123. 아이를 버리고 간 남자 23.03.13 35 1 16쪽
123 122. 여장부야 여장부! 23.03.10 39 1 18쪽
122 121. 보육원 아이들 23.03.08 44 2 18쪽
121 120. 질적으로 아주 사악한 영혼 23.03.06 35 1 17쪽
120 119. 그림자 같은 존재 23.03.05 37 1 17쪽
119 118. 그 여자아이 이름은 린 23.03.03 39 1 16쪽
118 117. 내면에 자리 잡은 영혼 23.03.01 38 1 17쪽
117 116.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법이야! 23.02.27 47 1 16쪽
116 115. 외딴섬에서 23.02.26 41 1 17쪽
115 114. 죽음의 땅 23.02.24 43 1 16쪽
114 113. 살고 싶으면 솔직히 말해! 23.02.22 81 1 15쪽
113 112. 흑염소가 하는 일 23.02.20 47 1 15쪽
112 111. 조폭 맞으시죠? 23.02.19 40 1 15쪽
111 110. 잃어버린 칼 23.02.17 49 1 16쪽
110 109. 배신자의 최후 23.02.15 56 1 16쪽
109 108. 싸움 잘하는 혁진이 23.02.13 51 1 15쪽
108 107. 나카무라(中村)의 칼 23.02.12 53 1 16쪽
107 106. 들개사냥 23.02.10 44 1 15쪽
106 105. 신의 한 수 23.02.08 52 1 14쪽
105 104. 정의로운 사람 23.02.06 48 1 16쪽
104 103. 눈에는 눈 이에는 이 23.02.05 48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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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1. 기다리는 시간 23.02.01 47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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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89. 위대한 거짓말 23.01.08 53 2 16쪽
89 88. 소보로빵 한 개 값 23.01.06 55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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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79. 나 좀 풀어줘. 제발! 22.12.21 60 1 17쪽
79 78. 남의 일에 함부로 끼어들지 마! 22.12.19 58 1 15쪽
78 77. 갈 때 가는 인생 22.12.18 59 1 16쪽
77 76. 짐승의 눈구멍 22.12.16 56 1 18쪽
76 75. 흑염소와 린 22.12.14 49 1 16쪽
75 74. 새 교주의 첫 번째 예배 22.12.12 61 1 17쪽
74 73. 햄버거와 콜라 22.12.11 56 1 16쪽
73 72. 내가 무슨 식구야! 22.12.09 60 1 16쪽
72 71. 사악한 영혼 22.12.07 63 1 17쪽
71 70. 새 교주의 등장 22.12.05 71 1 18쪽
70 69. 비상 회의 소집 22.12.04 61 1 17쪽
69 68. 안내하는 검은 짐승 22.12.02 65 1 17쪽
68 67. 인간말종 22.11.30 56 1 16쪽
67 66. 이빨 빠진 호랑이 22.11.28 53 1 18쪽
66 65. 고유 권한 22.11.27 58 1 19쪽
65 64. 살인마의 집 22.11.25 68 1 15쪽
64 63.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지 마! 22.11.23 62 1 15쪽
63 62. 못다핀 꽃 한송이, 지상낙원에서 지다 22.11.21 66 1 16쪽
62 61. 뒤탈 없이 깔끔하게 22.11.20 59 2 17쪽
61 60. 그 아이가 나오면 세상이 바뀔 거야! 22.11.18 62 2 17쪽
» 59. 백경이와 사무국장이 만나다 22.11.16 60 2 16쪽
59 58. 백경이의 고민 22.11.14 57 2 16쪽
58 57. 독방에 갇히다 22.11.13 64 1 15쪽
57 56. 격렬한 싸움 22.11.11 69 2 15쪽
56 55. 이름 없는 작가 22.11.09 57 1 16쪽
55 54. 숲속에 텐트를 치다 22.11.07 72 1 15쪽
54 53. 퀵서비스 22.11.06 91 1 16쪽
53 52. 사라진 공책 22.11.04 74 1 17쪽
52 51. 어른을 위한 동화 22.11.02 72 1 15쪽
51 50. 잔혹한 동화 22.10.31 76 1 17쪽
50 49. 늙은 교수를 만나다 22.10.30 80 1 19쪽
49 48. 안녕, 아라니야 숲 22.10.28 76 1 15쪽
48 47. 미래의 어두운 과거 22.10.26 99 2 15쪽
47 46.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22.10.24 73 2 15쪽
46 45. 뱃속의 아이 22.10.23 82 2 16쪽
45 44.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22.10.21 86 2 16쪽
44 43. 선택받은 사람들 22.10.19 75 2 16쪽
43 42. 숲속의 작은 통나무집 22.10.17 89 1 14쪽
42 41. 킬러로 산다는 것 22.10.16 81 2 15쪽
41 40. 하나교 피해자들 모임 22.10.14 110 2 15쪽
40 39. 자식을 잃은 사람들 22.10.12 77 1 15쪽
39 38. 행사장에서 22.10.10 83 1 16쪽
38 37. 닭장 주인이냐 족제비냐 22.10.09 87 1 16쪽
37 36. 악령에 사로잡힌 자 22.10.07 81 1 15쪽
36 35. 열한 개의 문 22.10.05 96 1 17쪽
35 34. 호랑이 굴로 어떻게 들어갈 것인가 22.10.03 96 1 16쪽
34 33. 루나의 걱정 그리고 다른 세상 22.10.02 87 1 16쪽
33 32. 마성(魔性) 22.09.30 106 2 16쪽
32 31. 나쁜 싹은 더 크기 전에 없애야 해 22.09.28 98 3 16쪽
31 30. 불길한 예감 22.09.26 97 3 15쪽
30 29. 공중을 달리는 아이들 22.09.23 102 2 17쪽
29 28. 달의 아이, 루나 22.09.21 109 3 15쪽
28 27.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 22.09.19 101 3 16쪽
27 26. 비 내리는 오후에 22.09.18 96 3 19쪽
26 25. 사진 속 남자 22.09.16 97 3 17쪽
25 24. 갑자기 사라지는 사람들 22.09.14 115 3 16쪽
24 23. 아라니야 숲 22.09.12 123 3 16쪽
23 22. 어두운 면 22.09.09 111 2 17쪽
22 21. 강변을 달리다 22.09.07 110 3 18쪽
21 20. 두 여자 22.09.05 116 3 16쪽
20 19. 사랑하니까 가슴이 아픈 거야! 22.09.04 114 3 16쪽
19 18. 붉은 달 22.09.02 101 3 19쪽
18 17. 513호실 환자 22.08.31 116 3 18쪽
17 16. 악몽 22.08.29 113 3 17쪽
16 15. 펜트하우스 흑염소 22.08.28 134 3 15쪽
15 14. 호숫가 삼 층 저택 22.08.26 136 3 15쪽
14 13. 안전모를 쓴 아이들 22.08.24 156 4 15쪽
13 12. 고급 주택가 22.08.22 172 3 16쪽
12 11. 노인의 복수심 22.08.21 167 4 15쪽
11 10. 노인의 저택 22.08.19 183 4 15쪽
10 9. 미래의 변화 22.08.17 184 4 16쪽
9 8. 아기벌레 22.08.15 219 4 15쪽
8 7. 지상낙원 22.08.14 258 4 15쪽
7 6. 치명적인 독 22.08.12 315 5 18쪽
6 5. 머리가 긴 여자 22.08.10 382 6 17쪽
5 4. 햄버거와 솜사탕 22.08.08 456 8 17쪽
4 3. 현장조사 22.08.07 549 8 15쪽
3 2. 세상의 기준이 되자 +1 22.08.05 733 9 16쪽
2 1. 교주 피격사건 22.08.03 1,298 8 19쪽
1 프롤로그 22.08.01 2,230 1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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