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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왕시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 죽이는 미친 저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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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시
작품등록일 :
2024.02.12 20:07
최근연재일 :
2024.05.01 19:25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891
추천수 :
43
글자수 :
105,374

작성
24.04.01 08:18
조회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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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중간고사(1)

DUMMY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은 아침부터 운동장에 나와 수련을 하고 있었다.


그래,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중-간-고-사!]


자신의 존재를 황실의 고위 귀족들에게 알리고 명성을 떨칠 수 있는 기회.


그런 좋은 날이었음에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모두 울상인 얼굴로 마지못해 아침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번 중간고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학생들은 자신들이 아니란 것을.


주인공이 되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놈들은 따로 있다는 것을.


"이번 중간고사 상위권 학생들은 모두 [걔네들]이겠지?"


"그렇겠지. 솔직히 [걔네들]을 뛰어넘을 학생이 누가 있냐?"


"벌써 작위를 받다니....부럽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강의 끝까지 듣는 거였는데....."


주위에서 이야기를 엿듣던 학생 중 한 명은 자신의 친구에게 물었다.


"야, 근데 [걔네들]이 대체 누구야?"


"너 그걸 몰라? 지금 아카데미에서 가장 유명한 5명이잖아."


학생의 질문에 친구는 어이없어 했다.


"아니, 그래서 그 다섯 명이 누구 누구냐고."


"누구긴 누구겠어? 당연히 렉스 조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그 다섯 이지."






. . .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일찍 일어난 소우는 가볍게 준비 운동을 한 뒤 운동장 구석에 앉아있었다.


한 손에는 오늘 아침 부식으로 받은 샌드위치가 있었다.


"안녕, 소우?"


소우를 본 아난샤는 웃으며 다가와 그녀의 옆에 앉았다.


소우도 아난샤가 반가웠는지 자리를 내어주는 걸 마다하지 않았다.


"후~"


아난샤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이 긴장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단순한 신체 반응이었는지 소우는 알 수 없었다.


"언니, 혹시 긴장 돼?"


소우는 먹던 샌드위치의 일부를 아난샤에게 떼어주며 물었다.


"글쎄...."


아난샤는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며 지난 3개월 동안의 일을 떠올렸다.


중간고사를 준비하기 위한 지난 3개월은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일주일 동안 수백 개의 침을 온몸에 꽂아 돌아다녔던 적도 있으며


제국 기사단이 하는 체력 훈련의 10배가 되는 양을 매일 아침 수행했다.


'덕분에 처음 한 달 동안은 구토를 입에 달고 살았었지....'


지금 와서 그 훈련을 한 번 더 반복하라고 하면 차라리 죽겠다고 할 것이다.


지난날의 악몽을 떠올리던 아난샤를 본 소우는 웃으며 말했다.


"이번 중간고사는 언니를 제치고 일등 해 줄게."


당당한 그녀의 모습에 아난샤도 웃으며 화답했다.


"그래, 힘내봐."







. . .







3시간 뒤-


아침 조회를 마친 학생들과 교수들은 모두 운동장으로 나왔다.


학생들은 같은 강의를 듣는 친구들끼리 한 줄로 서 있었다.


곧 있으면 시작될 중간 고사에 흥분과, 두려움, 긴장감을 느낀 학생들은 각자만의 방식대로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떤 이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어떤 이는 친구와 떠들며

어떤 이는 땅을 긁으며 불안한 마음을 온 몸으로 표출하며.


그렇게 준비를 하였다.


시간이 지나자 아카데미의 원장인 코그가 단상 위로 올라갔다.


제국 최고의 마법사 중 한 명인 그의 위엄 넘치는 모습에 학생들은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코그는 잠시 학생들을 지그시 바라보더니 이내 조교수 한 명이 가져온 스피커를 들고 연설을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사랑하는 아카데미의 학생 분들. 드디어 중간 고사를 볼 날이 왔군요 우리 아카데미는......."


늘어지는 연설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중 그 누구도 코그의 입에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아카데미의 원장은 강의를 하거나 시험을 출제하지 않는다.


특히 코그는 방 밖으로 나오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의 얼굴을 모르는 학생들도 많았다.


그런 그가 저렇게 열렬히 연설을 하니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도 나타났다.


".....부디 지난 3개월 동안 학생들이 쌓아 올린 것들을 모두 보여주십시오. 그럼 행운을 빕니다!"


"와아아아아!!!"


코그의 연설이 끝나자 귀담아 듣고 있던 모든 학생들은 크게 호응을 했다.


곧이어 코그를 대신해 중간 고사에 대해 설명해주려는 교수가 단상 위로 올라가자 호응 소리는 더욱 커졌다.


소문으로만 듣던 잘생긴 모습에 등에 맨 기다란 라이플.


"안녕하세요, 렉스 조교수입니다."


가벼운 인사에도 학생들은 그를 뜨겁게 맞이해주었다.


"와, 렉스 교수님이시다!"


"바보야, 아직 교수님은 아니라고!"


"그래도 웬만한 교수님들보다 더 인기 많으시지 않아?"


빼어난 외모에 술술 나오는 말. 거기다 학생 다섯을 미래의 관리로 임명 시킨 엄청난 커리어까지.


이미 아카데미 내에서 그를 모르던 학생들은 없었다.


"그럼, 지금부터 중간 고사 시험에 대해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시험, [마수 사냥]


학생들은 각자 5명 씩 조를 나누어 아카데미 측에서 준비해둔 던전으로 이동한다.


이때, 조는 같은 강의를 듣는 학생들끼리만 짤 수 있다.


"어, 잠깐 그렇다면....."


학생들이 뒤를 돌아보자 아난샤, 소우, 랄프, 미키, 마이크는 이미 조를 짜두었다.


렉스 교수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전부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과이기도 했다.


최상위권의 성적을 받을 것이라 많은 이들이 확신했던 아카데미의 에이스들이 자기들끼리 조를 짜니 자연스럽게 남은 학생들은 의욕을 잃었다.


"망했네."


"응, 그런 것 같아."


그것도 잠시, 학생들은 곧 자신들끼리 조를 짜기 시작했다.


비록 일등이 힘들지라도 여전히 중간고사는 자신을 알릴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인사도 하지 않았던 친구에게 다가가 서로 잘하는 분야를 물어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분이 있든 없든, 자신의 조에 맞는 학생들을 찾아다니니 서로 몰랐던 학생들끼리 친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10분 정도 지나니 운동장은 길거리 장터 마냥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조를 짜는 학생들로 넘쳐 났다.


"마법사 구해요~ 최소 3 서클 이상!"


"신성력을 쓸 줄 아는 학생 구해요!!!"


"죄송해요, 저희 조는 이미 다 차서...."


자신들에게 맞는 조합을 찾아 파티를 만들고 평소 친하지 않던 학생들과 같은 조가 되면서 친분을 쌓는다.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상황이 흘러가자 교수들은 웃으며 학생들을 지켜보았다.


"참, 재미있으면서도 좋은 상황이지 않은가, 렉스?"


러프는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렉스에게 물었다.


워낙 거물인 두 사람이 함께 앉자 다른 교수들은 부담스러웠는지 둘의 주위에 발도 붙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양옆 세 자리는 바람만 날렸다.


"그러네요 뭐."


평소처럼 딱딱한 렉스의 말투에 헛웃음이 나오는 러프였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자네는 누가 이겼으면 좋겠는가?"


"에이~ 아시면서."


"혹시나 한 걸세."


농담을 주고 받던 그때, 드디어 마지막 한 조가 완성이 되었다.


"오, 생각보다 빠르군. 올해는 학생들끼리 사이가 더 좋은 거 같은데?"


"다~부질없어요. 사회 나가면 각자도생이지."


그 말을 들은 러프는 잠시 렉스를 힐끗 쳐다보았다.


"예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자네는 스스로 고립시키는 느낌이야."


"예~스스로 고립시키는 놈은 다시 단상으로 가겠습니다."


러프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나는 들은 척도 하지 않은 채 단상으로 올라갔다.


'고립시킨다라....'


틀린 말은 아니다.


47회차 이후로는 그 누구에게도 감정을 주지 않고 살아왔으니까.


한 회차에서 소중한 자들을 많이 사귄다 하더라도 다음 회차만 되면 오랫동안 꾸었던 꿈처럼 사라졌다.


초반에야 '괜찮아'나 '다음에 또 새로운 동료들을 사귀면 되지' 라고 버텨왔으나 이젠 희망을 놓았다.


동료를 사귀더라도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은 20일 남짓에 '동료'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오랫동안 함께하고 수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


이젠 그럴 힘도, 의욕도, 생각도 없다.


그저 도구처럼 타인을 이용하다 버릴 뿐.


사색에서 깨어난 나는 조대로 줄을 맞춰 서있는 학생들에게 다시 연설을 이어나갔다.


"보아하니 모든 학생들이 조를 짜신 모양이군요."


대부분의 조는 밸런스가 잘 잡혀있었다.


딜러 하나, 탱커 하나, 마법사 둘, 후발대(사제나 포션 조달자)하나.


던전을 깰 때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조합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조도 있다.


능력이 평범하거나 포지션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밀린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조를 짰다.


그 결과 딜러 다섯이라는 처참한 밸런스를 자랑하는 파티도 있었다.


"지금부터 10분 뒤 던전을 개방하도록 하겠습니다. 던전 곳곳에 교수들이 숨어있을 테니 위험에 빠지면 소리를 지르세요."


말을 마치자 단상 아래에 걸려있던 커다란 현수막이 내려갔다.


현수막에는 이번 중간고사의 규칙이 적혀있었다.


1. 던전 안 몬스터는 강함에 따라 등급을 C ~ S까지로 나눔.


2. 등급에 따른 점수는 아래와 같이 나누어진다.

C는 1점.

B는 2점.

A는 3점.

S는 10점.


3. 던전은 3시간 동안 열린다. 시간이 지나면 안에 있는 모든 학생들은 저절로 밖으로 튕겨져 나온다.


4. 아카데미 학생들끼리 [살해]를 제외한 모든 행동에 대해 일절 책임을 지지 않는다.


마지막 문장을 본 학생들은 긴장의 침을 삼켰다.


[살해]를 제외한 모든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는 다는 것은 살해를 빼곤 어떤 행동을 해도 봐준다는 뜻.


고작 학생들에게 이 얼마나 과격한 룰인가.


아난샤는 겁에 질린 소우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줬다.


"괜찮아, 우린 무사할 거야."


"당연하지, 우리 조에 아카데미 에이스가 몇 명인데."


아난샤의 목소리를 들은 랄프가 말했다.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당당한 팀원들의 모습에 소우는 안심한 듯 가슴을 쓸어 내렸다.


10분이 지나자 렉스는 다시 한 번 크게 외쳤다.


"지금부터, 던전을 열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학생들의 눈앞에 던전으로 향하는 포탈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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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SSS거지->SSS교수(희망 편) 24.03.20 100 2 11쪽
6 교수 면접 24.03.19 10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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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SS급 거지. 24.03.16 151 4 12쪽
2 첫 번째 환생 24.03.16 180 5 15쪽
1 [프롤로그]참 다양한 미친놈들 24.03.16 217 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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