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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왕시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 죽이는 미친 저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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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시
작품등록일 :
2024.02.12 20:07
최근연재일 :
2024.05.01 19:25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889
추천수 :
43
글자수 :
105,374

작성
24.03.1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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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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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황녀와 거지

DUMMY

겔(Gell).


마족들의 왕. 마왕의 4명의 군단장 중 하나.


언데드의 정점, 리치(lich)인 그는 매우 복잡한 마법 수식으로 넓고 강력한 [결계]를 형성 시킨다.


이 결계에 갇히면 다양한 종류의 디버프에 걸리고 몸속의 마력도 폭주하게 된다.


당연히 결계 밖으로는 나갈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그가 마족들을 이끌고 침공한 도시는 모조리 쑥대밭이 되어버렸다.


이 강력한 리치를 막기 위해 제국은 곳곳으로 사람을 보내 결계를 풀려 했으나 헛수고였다.


마탑의 주인들도,

황실 직속 마법 부대도,

심지어 아카데미의 교수들까지.


그 누구도 겔의 결계를 풀 방법을 내놓지 못했다.


이 결계를 해제할 마법사들을 찾아다니기 위해 황녀까지 직접 발 벗고 나설 정도였으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오늘 이 주점에 온 이유도 제국 최고의 정보 길드 수장, [상인]을 만나기 위해 잠시 들른 것인데....


주점에 먼저 와있던 웬 거지가 아무렇지도 않게 결계의 해결책을 내놓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황녀는 한 가지 생각을 도저히 떨쳐내지 못하였다.


'이 미친 놈은 뭐지...?'


처음에는 결계를 능숙하게 푸는 모습을 보고 마법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자세히 볼수록 마법사와는 너무 나도 동떨어진 행동을 취한다.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은 오직 두 가지이다.


명예, 또는 실험을 위한 도구들.


마법사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위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탐구해 나가기를 갈망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위의 두 가지 말고는 다 필요가 없다.


특히 돈은 더더욱.


그들은 돈이 자신들의 위상을 깎는다고 생각을 하여 돈을 위해 일을 하지 않는다.


"원하는 거 다 들어준다며. 돈 달라니까?"


'그런 적 없는데요?'


하지만 이 남자는 내가 알던 마법사들과는 다르다.


아니, 애초에 마법사가 맞는 건가?


누더기 옷에 가진 것은 등에 있는 총 한 자루.


마법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처절한 복장이다.


꼭 거지굴에 머물던 자처럼.


'대체 이 남자는 누구...'


탕-!

총 소리와 함께 옆에 있던 벽에 금이 갔다.


"돈 줘."


렉스는 식탁 위에 발을 올려놓으며 총을 겨누었다.


놀란 기사들이 그를 베어버리려 하자 황녀는 다시 한 번 그들을 말렸다.


"잠시 저 남자와 대화를 나누고 싶으니 나가주게."


기사들은 마음에 들어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황녀의 명이기 때문에 순순히 물러났다.








. . .







뭐지 이 상황은?


그냥 밥값만 받으려고 한 건데 이상하게 상황이 꼬여버렸다.


분명히 [원하는 거 다 들어준다]고 했는데?


아. [원하는 게 뭐냐]라고 물어봤나?


". . ."


튈까?


자리를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황녀는 직원을 불러 음식을 더 시켰다.


"제가 살 테니 조금만 저와 조금만 이야기 하시죠."


". . ."


"아 물론 돈도 드리겠습니다."


좀만 더 있자.






. . .






식사와 맥주가 나온 뒤, 나와 황녀는 서로 아무 말도 안하고 식사만 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황녀를 씹었지만.


"저기....."


"잠깐만. 이것 좀 먹고."


-10분 뒤


"저기......"


"쉿. 이것 좀 먹고."


-30분 뒤


"저기......"


"어허. 이것 좀 먹고."


-2시간 뒤


"저기........"


"이 좀 먹."


이렇게 3시간 동안 처먹기만 했다.



. . .



"...이제 얘기를 꺼내도 될까요?"


식탁에 있는 모든 그릇들이 텅 비자 그제서야 주먹을 꽉 쥐며 분노한 황녀가 눈에 들어왔다.


"네 뭐. 편한대로."


황녀는 헛기침을 하더니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당신을 용병으로 고용하고 싶습니다."


"싫습니다."


"그렇겠지...네?"


"싫다고요."


'슈바.'


황녀의 얼굴을 보니 십중팔구 이 생각을 하고 있다.


"아니면 황실 소속의 마법사라도...."


"싫어요."


"하아아아..."


와...싸가지 보소.

대놓고 한숨을 쉬네.


"돈은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아니. 황녀님은 제가 고작 돈 따위에 휘둘릴 놈으로 보이신가요?"


"그럼 아닌가요?"


"네."


". . .저 새끼 또라인가."

황녀는 혼잣말로 작게 속삭였다.


"다 들려요~."


". . .그럼 원하는 것이 뭐죠?"


"없어요."


쾅!


오우 깜짝이야.


결국 인내심이 다한 황녀는 식탁을 세게 내려쳤다.


"저랑 장난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야 이 개ㅅ..."

황녀 개빡쳤다.


"워워, 진정하세요.어차피 또 보게 되어 있으니까."


"네?"


나는 총을 내려놓고 당황한 그녀의 옆으로 가 앉았다.


"이틀 뒤에 보러 갈게요. 그때 마저 이야기 하죠."


". . .?"


"싫으면 말던가."


"어...어....네."


"싫다고?"


"아니요!"


"그럼 이틀 뒤에 보는 겁니다~!"


". . ."


"사요나라~!"


그렇게 가볍게 손을 흔들곤 주점을 나왔다.


너무 내 할 말만 한 것 같지만 상관없겠지.


...그렇겠지?







. . .








렉스가 나가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사들은 다시 주점 안으로 들어왔다.


"괜찮으십니까, 황녀님?"


"...그래."


황녀는 방금 전의 상황을 회상하며 고민에 빠졌다.


행보를 보아 약속을 어기는 자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찝찝한 기분을 떨쳐낼 수는 없었다.


그 누구도 풀지 못했던 겔의 결계를 완벽하게 풀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도했다.


지금까지 이런 자는 본 적이 없었다.


'또 보자니. 이럴 줄 알았으면 이름이라도 알려줄....'


"아. 그러고 보니...!"


이름을 안 알려주었다.


"젠장. 얼굴을 가리고 다닌 터라 이름을 모르면 찾기 쉽지 않을 텐데..."


"바보, 바보!"


식탁에 머리를 박으며 자책하는 그녀였다.


"황녀님은 왜 저러신데요?"


"몰라?"


"설마 차이신 건가요?"


"아니야!!!"


그 말에 발끈한 황녀는 고개를 들어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아...네."


"확실히 아까 나간 남자가 좀 아깝긴 했지. 잘생겼던데."


"거기다 능력까지."


"말도 잘하고."


"초면에 총을 들이대는 대범함까지."


"암. 우리 황녀님에게는 너무 과분한 남자지."


". . .?"


기사들의 발언에 어이없어 하던 그때, 신입 기사 한 명이 급하게 주점 안으로 들어왔다.


"황녀님. [상인]이 왔습니다."


상인이 왔다는 말에 황녀는 정신을 차렸다.


'그래. 일단 이것부터 먼저 처리하자.'


황녀는 옷을 다듬은 뒤 기사들을 따라 가려고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자 황녀는 무언가 이질감을 느꼈다.


'주머니가 가벼워?'


'아차'싶은 황녀는 급하게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 . .아 진짜."


가져온 돈이 다 털렸다.


한 푼도 남김없이.


누군지는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돈 필요 없다며~!!!"


그렇게 살면서 처음으로 사기를 당한 황녀였다.







. . .







-[양복점]


화려한 가게 안에 고급 원단으로 만든 수많은 양복들을 둘러보며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는 렉스였다.


"어디 보자~ 뭘 사야 잘 샀다고 소문이 날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옷을 뒤지고 있던 그의 눈에 딱 마음에 든 양복이 나타나자 순식간에 낚아 채서는 계산대로 향했다.


"사장님. 이거 한 벌 살게요."


"네. 10만 골드입니다."


"여기요."


묵직한 골드 다발을 계산대 앞에 턱 놓자 사장의 눈이 커졌다.


이어 그는 다발을 열어 골드를 꺼내 세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나오는 골드와 함께 사장의 콧노래도 멈출 줄을 몰랐다.


"어디 귀족이신가 봐요. 이렇게 돈 다발을 들고 오신 분은 또 오랜만이시네."


"제 돈은 아니고, 누구한테 받았어요."


"돈이 많은 분이신가 보네. 혹시 황태자님이신가?"


"비슷한 분에게 받긴 했죠 하하."


셈을 마친 사장은 옷을 곱게 포장한 뒤 내어주었다.


"계산 완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금은방]


"사장님~여기서 제일 비싼 보석 하나 주세요!!!"


조금 뒤, 사장은 입이 귀에 걸린 얼굴로 보라색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를 내왔다.


"마법사들이 손수 제조한 다이아몬드에 정제된 마기를 불어넣었어요. 제국에서도 얼마 없는 최고급 보석이랍니다~!"


쩐다.

존나 쩐다.


보석에 비친 보라색 빛이 반지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심화시킨다.


"이걸로 할게요. 얼마죠?"


"50만 골드입니다!"


FLEX!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와주세요~!"


역시 최고의 지랄은 돈지랄이다.


이게 인생이지.


감사합니다 호구 쉑, 아니 황녀님.


제국에 영광이 가득하리.




. . .




-교수 면접 신청 장소


방금 산 옷으로 갈아입고 보라색 다이아가 박힌 반지를 낀 렉스는 자신 있게 지원서를 안내원 앞에 내려놓았다.


"안.녕.하.세.요. 교수.면접.지원.좀.하고 싶은데요~"


어제까지만 해도 누더기 옷을 입고 있던 거지 새끼가 최고급 양복을 입고 고가의 반지를 차고 나타나자 안내원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네 지금 해드리겠습니다..."


혹여나 일전의 일로 자신에게 해코지 하지 않을까 겁을 먹은 종업원은 손을 떨며 지원서에 도장을 찍었다.


"내..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시면 됩니다..."


"아이고~감사합니다. 내일 뵙죠."


"아!"


신나게 발걸음을 옮기던 렉스는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뒤로 돌아 안내원에게 다가갔다.


"넌 내가 꼭 손 봐준다 시발 새끼야."


훈훈한 덕담을 나누며 지원장을 빠져나간 그였다.







. . .






-숙소


남은 돈으로 아카데미 근처에 위치한 집 하나를 샀다.


호구 하나 잡으니 옷과 반지 그리고 집이 떨어지네.


개꿀.


짐을 다 푼 뒤 미역처럼 거대한 침대 위에 힘없이 뻗어버렸다.


"치열한 하루였다..."


하루 동안 황녀한테 사기, 아니 대화하고 옷 사고 집 사고 반지 사고 안내원 엿 먹이고...참 많은 일들을 했다.


"역시 나는 부지런하다니까."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남자, 그것이 바로 나다.


아, 물론 [용사]도 찾았다.


예상보다 일찍 만나기는 했지만 상관없다.


아직 용사는 자신의 본연의 힘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것 같다.


원래라면 바로 쏴 죽이면 되긴 하지만 일단 그러지는 않기로 했다.


지금의 용사는 너무 약하다.


가끔 용사가 본연의 힘을 깨우기 전에 만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상태에서 죽여봤자 별로 흥분되지도 않고 수련에 도움도 안된다.


차라리 키울 만큼 키워서 다 자랄 때 죽여버리는 게 훨씬 스릴 있지.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으로 아카데미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이렇게 빨리 끝낼 수는 없지."


지금까지 3번의 아카데미가 있는 세상에서 환생 했다.


하지만 알다시피 그 3번의 회차 모두 아카데미 내부로 들어가는데 실패했다.


그게 너무 억울해서 이번 생은 조금이라도 아카데미 생활을 즐기고 싶다.


그게 끝이다.


나는 다시 일어나 책상에 앉고 빈 책을 폈다.


어렸을 때부터 내일 할 일을 미리 필기 해두는 습관이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나, 환생을 180번 넘게 하면서도 이 습관은 내 몸에 그대로 남아있다.


조용히 연필을 깎고 내일 할 일을 미리 적는다.


내일은 오늘보다 할 일이 더 많을 것이다.


면접도 봐야 하고 학생들 가르칠 내용도 미리 공부해야 하고.


무엇보다....


"이놈을 어떻게 요리해야 쓸모가 있을까..."


렉스는 책을 톡톡 치며 고민에 빠졌다.


책의 구석에는 [마왕]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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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마신(魔神)의 신전 24.03.30 49 1 10쪽
16 제자와의 거래 24.03.29 48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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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마나와 내공 24.03.26 67 2 11쪽
12 새로운 학생 24.03.25 81 1 10쪽
11 환장할 수업 24.03.24 88 2 10쪽
10 최종 보스와의 만남(2) 24.03.23 87 1 11쪽
9 최종 보스와의 만남(1) 24.03.22 91 2 11쪽
8 SSS거지->SSS교수(절망 편) 24.03.21 91 2 9쪽
7 SSS거지->SSS교수(희망 편) 24.03.20 100 2 11쪽
6 교수 면접 24.03.19 105 2 12쪽
» 황녀와 거지 24.03.18 114 2 11쪽
4 메테오!!!!! 24.03.17 131 3 11쪽
3 SSS급 거지. 24.03.16 151 4 12쪽
2 첫 번째 환생 24.03.16 180 5 15쪽
1 [프롤로그]참 다양한 미친놈들 24.03.16 217 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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