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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왕시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 죽이는 미친 저격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왕시
작품등록일 :
2024.02.12 20:07
최근연재일 :
2024.05.01 19:25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764
추천수 :
43
글자수 :
105,374

작성
24.03.29 08:18
조회
46
추천
2
글자
9쪽

제자와의 거래

DUMMY

"그럼 저에게 내공과 마나를 공존 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실 건가요?"


한창 이야기에 빠져있던 아난샤가 물었다.


만약 그녀가 무스코가 강해졌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한다면 그녀는 그를 뛰어넘는 역사상 최고의 [대마법사]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아무런 재능도 없던 그를 사상 최강의 마법사로 만들어줬을 정도이니 재능이 넘치는 그녀는 말할 것도 없다.


8 서클 이상은 기본이고 정말 운이 좋다면 9 서클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미안한데, 나도 내공과 마나를 공존 시키는 법은 몰라."


". . .네?"


내가 이걸 할 줄 모른다는 것.


나는 무스코가 강해진 방법을 '이야기'라 말했지 내가 직접 겪었거나 봤다고 한 적은 없다.


대마법사를 만나봤다면서 또 무슨 개소리냐고?


그래, 무스코는 직접 만나봤다.


그와 함께 다니며 배운 마법들, 걔를 내 손으로 직접 죽인 장면까지.


하나하나 또렷이 기억난다.


근데 문제는 내가 걔 세상에 환생 했을 때 걔는 이미 최종 성장을 마친 상태였다.


결론적으로 걔가 강해지는 과정을 보지 못했다는 것.


물론 구두로는 내공과 마력을 공존 시킬 방법을 수없이 들어봤지만 그것만 가지고 도박을 하기에는 사실상 자살이나 다름 없다.


"그럼 전 어떻게....."


한껏 기대했다가 실망한 아난샤에게 나는 책 한 권을 건넸다.


두꺼운 가죽 위에 먼지가 쌓인 모습을 본 그녀는 책 위로 날리는 먼지에 이마를 찌푸렸다.


하지만 형편 없는 외관과는 달리 책은 꽤 기묘한 기운을 지니고 있었다.


불길하고 어두운 힘.


겉보기에는 마기 같아 보이지만 다르다.


마기보다 더 음침하고, 흐릿했으며 무엇보다 훨씬 더 깊은 심연(深淵)을 내다보는 느낌이었다.


"이건 뭔가요?"


"니 자습서."


"자습서요?"


"한 번 펴봐."


책을 펼치니 그 안에는 생전 처음 보는 마법진들과 쇠 꼬치 같은 물건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었다.


"침(針)....?"


쇠 꼬치의 이름을 본 그녀는 이게 무엇이냐는 표정으로 날 보았다.


나는 주머니에서 침 하나를 꺼내 그녀의 손목에 박았다.


"앗!"


따끔한 느낌에 놀란 그녀는 침을 빼려고 했지만 깊게 박힌 침은 빠지지 않았다.


"무슨 짓이에요!"


말도 없이 팔뚝에 쇠 꼬챙이를 찌르니 아파서 화가 난 아난샤는 날카롭게 쏘아 붙였다.


"어때? 달라진 거 없어?"


"달라지긴 무슨...."


순간, 아난샤는 몸 안에 변화가 일어난 것을 느꼈다.


혈액을 타고 이동하는 마력의 순환이 한결 부드러워졌으며 단전의 내공도 빠른 속도로 안정되어갔다.


"교수님....?"


믿을 수 없는 신체 변화에 아난샤는 멍하니 자신의 팔을 쳐다볼 뿐이었다.


"책 한 번 봐봐."


다시 책을 펼쳐 읽어보니 손목에 침을 꽂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혈을 뚫어 마력의 순환을 돕고 내공을 안정 시키기 위한 것.


자신의 몸에 있는 수많은 혈자리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아난샤였다.


렉스는 손에 들려 있던 책을 도로 가져갔다.


"중간고사 전까지 매일, 강의가 끝나면 여기로 와. 침 놔줄게."


아난샤는 잠시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


"조건은 뭔가요?"


렉스는 웃음을 지으며 손가락 세 개를 폈다.


"첫 번째는 중간고사 모든 과목에서 일등 하기."


"그 정도는 할 수 있어요."


침을 맞지 않더라도 현재 아카데미에서 그녀만큼 서클이 높은 학생은 없을 것이다.


이는 아난샤도, 렉스도 잘 알고 있었다.


"좋아. 두 번째는 나에게 아무런 불평 불만도 하지 않기."


겉으로는 첫 번째 조건보다 더 쉬워 보였지만 아까와는 달리 아난샤는 꽤 오랫동안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아무런 불평 불만]도 하지 않는다.


이는 어떤 상황이 오든 렉스가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완전히 자신의 손바닥 위에서 갖고 놀겠다는 말.


이 제안을 수락하면 이 자에게서 벗어날 길은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어.'


지금 이 순간에도 제국의 전선에선 수많은 병사들과 백성들이 마족들의 손에 죽어가고 있다.


이번 배움으로 더 강해져 마족들로부터 백성들을 지킬 수 있다면 무엇을 하지 못하리.


"할게요."


"좋아, 그럼 마지막 조건은....."


꿀꺽-


긴장한 아난샤는 침을 삼켰다.


'앞에 나온 조건들을 보면 세 번째는 꽤 큰 걸 거야. 정신 똑바로 차리자!'


하지만 잔뜩 긴장한 아난샤의 속내와는 달리 렉스의 조건은 생각보다 소박(?)했다.


"내가 원하는 [소원] 하나 들어주기."


소원?


굳이 [소원]이라고 까지 말하는 걸 보니 재물이나 명예를 원하는 건 아닌 것 같다.


". . .제가 들어드릴 수 있는 건가요?"


"응. 충분히 가능해."


자신이 들어줄 수 있다고 하니 큰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답은 나왔다.


아난샤는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렉스도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은 다음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아난샤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곤 교무실을 나갔다.










. . .











"후아~순간 쫄았네."


아난샤가 나가자 그제서야 긴장이 풀린 나는 힘없이 소파 위에 쓰러져 누웠다.


소파 위에 누워 방금 전에 아난샤에게 보여준 책을 펼쳐보았다.


책을 펼치니 방금 전까지 침에 관해 나와있는 페이지가 백지로 변했다.


'생각보다 더 손해 봤네."


여기서 이 책까지 꺼낼 생각은 없었다.


[네크로노미콘]. 저주 받은 신들의 마도서.


아니, 신들조차 두려워하는 최강이자 최악의 책이다.


이 책은 아우터 갓(Outer-God) 중 하나 인 요그 소토스(Yog-Sothoth)의 신전에 모셔져 있던 마도서이다.


물론 진짜는 아니고 신전의 사제들이 만든 모조품이다.


이 책은 읽는 독자에게 가장 필요한 걸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


그것이 선하든 악하든 이롭든 해롭든 당사자가 가장 열망하고, 가장 필요한 걸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고작 모조품인데도 훔치는 데 사활을 열 번은 넘겼다.


그렇게 개고생을 해서 얻은 귀한 책인데....


'그냥 대충 무스코 그 놈의 이야기만 소스 잘 섞어서 얼버무리면 될 줄 알았는데 말이지.'


그래도 꼬시는데 성공은 했으니 후회는 없다.


'에...보자, 중간고사까지 남은 기간은 대략 3개월, 중간 끝나고 황태자 족치고 쟤 황제 만들어주는데 앞으로 소요될 시간은 대략.....'


1년.


용사 하나 죽이는데 걸리는 시간은 20일이면 충분하다.


아, 이미 말했었나?


어쨌든 지금까지 지낸 185회차에서 1년 넘게 한 세계에만 있던 적은 채 5번도 안된다.


물론 귀찮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더 이상 그 세계에서는 용사를 제외하면 흥미로운 것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이번에는 궁금하다.


내가 키운 제자가 얼마나 강해질지, 또 어디까지 올라갈지.


성공을 하여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지


아니면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


최소한 그녀가 나아갈 결말의 뼈대는 보고 다음 세계로 가고 싶다.


'예전 내 스승들이 다 이런 기분으로 날 가르쳤던 걸까?'


어쨌든 다행인 점은 이번 회차 역시 내가 원하는 그림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오늘 일과의 마무리는 이걸로 해볼까?'


나는 지도를 꺼내 책상 위에 폈다.


아카데미에 들어오기 전 샀던 그 지도다.


마왕의 성을 찾기 위한 지도.


매일 연구하고 추측하며 위치를 찾으니 어느새 지도는 빨간색 체크 표시로 뒤덮였다.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유심히 지도를 들여다보기만 했다.


'슬슬 [반응]이 올 때가 됐는데...'


그때 지도에 표시되어 있던 수많은 체크 표시들 중 하나에 보라색 빛이 나타났다.


예전 마왕이 내 방을 탈출할 때, 그때 열어준 포탈에 추적기를 심어 놓았다.


추적기는 마왕을 따라다니며 지난 날 동안 그가 움직인 동선들을 보여주었다.


감시 아니냐고?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감시]라 생각하지 말고 [보호]라고 생각을 하자고.


곧 나는 주위에 있던 표시들을 모두 지운 뒤 보라색 빛이 나타난 지역을 찾아보았다.


'붉은 사막....'


마왕의 성은 [붉은 사막(Red Desert)]이라는 장소에 있었다.


사막에 들른 방문객들이 평을 들어보니 썩 마음에 들지는 않은 지역이다.


그들이 말하길, 붉은 사막은 모래 색이 노을 빛에 비친 듯이 붉으며 매일 엄청난 규모의 모래 바람이 휘몰아친다고 했다.


거친 자연환경 때문에 군대로 쳐들어가는 건 무리다.


그리고 이 세계에선 마왕과 전면전을 벌일 실력을 가진 인물도 없다.


결국 마왕이 이 악물고 성 안에서 농성 만하면 마왕을 잡았다는 영광을 누리게 될 병사는 존재하지 않을 거란 얘기다.


". . ."


존나 가기 싫다.


모래 바람 날려서 눈 아프고

거친 바닥에 피부 다 까지고

냄새 나는 마족들 만나야 되고

덥고 습한 날씨에 그레이프도 상한다.


진짜 얘네들은 왜 하필 사막에 성을 지어둔 거야?


다른 마왕들은 그래도 성 위치는 꽤 좋은 곳에......


[7회차 마왕]


-바다 5000m아래에 성 지음


[32회차 마왕]


-회로를 꼬우고 꼬우고 꼬아 수백 개가 넘는 보안 장치를 설치함.


[99회차 마왕]


-추운 북부 중에서도 맨 끝자락에 성을 지음


". . .있지는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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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중간고사(1) 24.04.01 36 1 10쪽
18 최종 성장 24.03.31 38 1 9쪽
17 마신(魔神)의 신전 24.03.30 47 1 10쪽
» 제자와의 거래 24.03.29 47 2 9쪽
15 대마법사 24.03.28 46 1 11쪽
14 막장 가족 24.03.27 54 2 10쪽
13 마나와 내공 24.03.26 65 2 11쪽
12 새로운 학생 24.03.25 77 1 10쪽
11 환장할 수업 24.03.24 81 2 10쪽
10 최종 보스와의 만남(2) 24.03.23 87 1 11쪽
9 최종 보스와의 만남(1) 24.03.22 87 2 11쪽
8 SSS거지->SSS교수(절망 편) 24.03.21 85 2 9쪽
7 SSS거지->SSS교수(희망 편) 24.03.20 95 2 11쪽
6 교수 면접 24.03.19 99 2 12쪽
5 황녀와 거지 24.03.18 105 2 11쪽
4 메테오!!!!! 24.03.17 123 3 11쪽
3 SSS급 거지. 24.03.16 148 4 12쪽
2 첫 번째 환생 24.03.16 170 5 15쪽
1 [프롤로그]참 다양한 미친놈들 24.03.16 205 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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