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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NA'S

하수구에서 요정을 보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히나(NEW)
작품등록일 :
2012.12.13 14:43
최근연재일 :
2013.03.27 12:26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10,298
추천수 :
60
글자수 :
36,521

작성
12.12.13 15:20
조회
1,752
추천
7
글자
3쪽

Prologue. 하수구에서 요정을 보았다.

DUMMY

눈이 내리고, 눈이 녹고, 다시 또 얼어붙었다.

사람들도 꽁꽁 얼어버렸고, 길 바닥마저 꽝꽝 얼어있었다. 매번 겨울마다 크게 넘어져왔던 해수는 조심조심 얼음이 조금이라도 없는 부분을 찾아 발을 디뎠다.


영하로 떨어진 기온에 입에서 나오는 숨은 순식간에 수증기로 변해 엷게 퍼져나갔다. 추워도 너무 추운 날씨 때문에 해수는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언제나 똑같은 길, 눈이 내렸어도 근본적으로 바뀐 게 없는 길. 그 길 위에 매번 똑같은 위치에 서서 횡단보도의 신호를 기다리던 해수. 이어폰으로 흘러들어오는 겨울 신곡들을 들으며 신호등만 노려보던 해수의 귀에 낯선 소리가 흘러들었다.


[둥 두둥 둥 두둥]


해수는 당연히 이어폰으로 흘러들어오는 소리이겠거니 했다가, 그 박자가 노래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어폰을 귀에서 뺐다. 소리의 근원지는, 하얗게 칠해진 횡단보도 옆 하수구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마치 북소리와 같은 그 리듬은 이 차가운 도시 속에서 홀로 뜨거운 소리를 내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그 소리에 관심이 있어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직 자신만 두리번 거리며 그 소리의 진원지가 하수구라는 것을 알아내고 있을 뿐이었다.


호기심에 하수구에 바짝 붙어 선 해수는 하수구 안을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격자 무늬 철장 아래도 보이는 것은 새까만 어둠 뿐이었고, 해수는 내가 무슨 미친 짓인가 하는 생각에 다시 고개를 들려고 했다.


만약 반짝이는 보랏빛 날개들을 보지 못했다면 말이다.


이제 아예 쪼그려 앉아 하수구 안을 들여다보는 해수를 사람들은 지나가면서 눈을 흘기고, 혀를 찼다. 사지가 멀쩡한 사람이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 해수는 그 시선들이 느껴짐에도 그 신비로운 광경에 홀린 듯 하수구 안을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노란색의 반짝이는 가루들이 사방으로 날아다니고 있었고,

웅장한 북 소리 뿐만 아니라 작은 재잘거림과 향긋함이 느껴지는 노랫가락이 뒤섞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하수구 안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었다.

하수구 안에는, 한바탕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나는,

하수구에서,

요정을,

보았다.



작가의말



얼마만에 작품 등록해보는 글인지 모르겠네요.

충동적으로 생각이 나서 잡은 글이지만

책임지고 쓰겠습니다.

단 한명의 관객을 위해 연기하는 극단처럼 -

저도 단 한명의 독자를 위해서 타자를 두드리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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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 내가 미쳤나 봐 (3) +8 12.12.18 733 3 9쪽
4 1. 내가 미쳤나 봐 (2) +7 12.12.17 799 6 7쪽
3 1. 내가 미쳤나 봐 (1) +5 12.12.14 1,514 9 8쪽
» Prologue. 하수구에서 요정을 보았다. +6 12.12.13 1,753 7 3쪽
1 (첫 인사) 안녕하세요. 히나입니다. +3 12.12.13 1,043 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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