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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 초한 영웅 환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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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마츠리
작품등록일 :
2017.09.06 23:43
최근연재일 :
2017.11.0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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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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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0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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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 유비의 혜안

DUMMY

009

유비(劉備)의 혜안(慧眼)




유비가 남화노선인 동원공에게 물었다.

“장각의 형제인 장보와 장양의 전생도 보셨습니까.”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비가 다시 물었다.

“진승과 함께 반란을 주도했던 오광이었습니까. 장초를 세운 후 조(趙) 지역을 공격했던 무신(武臣), 위(魏) 지역을 공격했던 주시(周市), 한구관(函谷關)을 공격했던 주문(周文)이었습니까. 아니면 거병 당시의 수하였던 갈영(葛嬰), 등종(鄧宗)이었습니까.”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유비를 바라보며 묻듯이 이야기했다.

“유공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소.”

잠시 머뭇거리던 유비가 다시 이야기를 이었다.

“짐작하기로는 오광과 무신 같은 거병 전후 진승의 수하일 것 같으나 느껴지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고개를 끄덕이며 유비에게 물었다.

“유공이 본 장보와 장양의 전생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겠소.”

유비가 눈을 감고 상념을 정리한 후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장보에게서 장이(張耳)를, 장양에게서 진여(張梁)를 보았습니다. 장우각에게서 오광을, 저연에게서 무신을 보았습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크게 웃으며 이야기를 이었다.

“유공이 본 것 그대로라오. 전생은 직접 접해야 볼 수 있는 것인데 아마도 내가 대면한 장각, 장보, 장양, 장우각, 저연의 기운이 유공에게 그대로 전해진 것 같소.”

장이와 진여는 각각 위(魏)의 현령, 학자 출신으로 한때 문경지교(刎頸之交)를 맺기도 했다. 한고조 유방이 평민이었을 때는 장이를 따르며 그의 객으로 머물기도 했다.

진은 위를 점령한 후 장이에게 일천 금, 진여에게 오백 금의 현상금을 걸었다. (장)초로 망명한 장이와 진여는 초의 새로운 왕인 진승을 만나 신임을 얻었다. 진승은 오랜 지기이자 수하인 무신(武臣)에게 병사 삼천을 주고 장이와 진여를 좌우 교위 삼아 조(趙)를 공격하게 했다.

유비가 남화노선인 동원공의 이야기를 이었다.

“장보와 장양, 장우각과 저연의 전생에서 보건데 현신이 속한 현세의 인연 역시 전생에 비추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것은 장이인 장보와 진여인 장양, 오광인 장우각과 무신인 저연에게 달린 것이나, 그들의 현세에 개입하게 될 유공의 의지에 달린 것이기도 하오.”

진승에게서 벗어난 장이와 진여는 무신을 조의 왕으로 세웠고, 무신이 죽자 다시 조헐(趙歇)을 왕으로 세웠다. 거록대전 후 항적은 조의 절반을 떼어 양국(襄國)이라 칭한 후 장이를 상산왕(常山王)으로 세워 다스리게 했다.

장이는 왕이 되었으나 진여는 세 개 현을 다스리는 후(侯)에 지나지 않았다. 불만을 품은 진여는 항적에 반기를 든 제왕(齊王) 전영(田榮)의 군세를 얻어 장이를 습격했다.

진여가 승리했고, 그는 조를 통합한 후 조헐을 다시 조의 왕으로 세웠다.

패배한 장이는 초로 가 자신을 왕으로 세운 항적에게 의탁하려 했으나, 유방이 천하를 재패하게 될 것이라는 감공(甘公)의 간언을 받아들여 한으로 가 유방에게 의탁했다.

후일 유방은 한신(韓信)과 장이에게 명을 내려 조를 공격하게 했고, 장이는 지수(泜水)에서 진여의 목을 베었고 조헐을 추격해 죽였다.

이후 유방은 장이를 조의 왕으로 세웠다.

남화노선인 동원공과 유비는 한동안 말없이 앉아있었다.



#


묘시(卯時)가 지나 밖은 이미 환하게 밝아있었다.

긴 침묵을 깨고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다시 이야기를 이었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유공은 사백 년 만에 다시 태어난 영웅호걸의 전생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오.”

유비가 남화노선인 동원공의 이야기를 받았다.

“동원공을 만나 가르침을 받으면서 그러한 능력이 생겨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웃으며 이야기했다.

“없던 것이 생겨난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비로소 인지하게 된 것이라오.”

유비가 예를 갖추었고,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이야기를 이었다.

“진승과 오광의 난은 군웅할거로 이어져 진을 무너지게 했소. 나는 오래 전 황건적의 난을 내다보았지만 그 결과는 지금도 알지 못한다오. 시간이 더 지나 그 결과가 또 다른 결과의 과정이 되는 순간에나 알게 될 것이오.”

유비가 남화노선인 동원공의 이야기를 받았다.

“환관인 조고는 승상인 이사와 함께 호해를 옹립해 천하를 쥐고 흔들었으나 진은 고조(유방)와 항적(항우)을 비롯한 각지 제후의 연합군에 의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보건데 십상시의 천하 농단 역시 머지않아 각지 제후의 연합군에 의해 끝나게 될 것입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유비의 이야기를 받았다.

“유공은 아직 조고와 이사의 현신을 보지 못하지 않았소. 조고가 십상시의 우두머리인 장양이라면 유공의 짐작대로 될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조고의 현생, 장양의 전생에 닿을 또 다른 인연이 있을 것이오.”

유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남화노선인 동원공의 이야기를 받았다.

“동원공의 의견에 일리가 있습니다. 십상시의 몰락은 보이나 그것이 제후 연합군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제후 연합군이 대적하게 될 상대 역시 보이지 않습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유비의 이야기를 받았다.

“십상시의 몰락과 제후 연합군의 출현이 유공에게 보이는 것은 십상시의 천하 농단과 제후 연합군이 또 다른 결과의 과정이 되었기 때문이라오. 아마도 보이는 것이 더 있을 것이오.”

유비가 이야기를 이었다.

“진을 무너뜨린 육국의 제후 연합군이 그러했던 것처럼 각지 제후의 군웅할거, 합종연횡의 시대가 시작될 것입니다. 하지만 진이 멸망한 후 시작된 초한 대전의 시대는 보이지 않습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것이 보이지 않는 것은 군웅할거의 시대가 아직 또 다른 시대의 과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오. 십상시의 몰락과 제후 연합군의 출현 사이에 존재할 역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오.”



##


유비가 남화노선인 동원공에게 물었다.

“제가 가진 능력에 대해 가르침을 더 주실 수 있습니까.”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대답했다.

“유공은 앞으로 크고 작은 전투가 언제 어디서 일어날 것인지 내다볼 수 있을 것이오. 그것은 필연과 법칙에 속한 것이기 때문이오. 하지만 그 승패는 알 수 없을 것이오. 그것은 우연과 의지에 속한 것이기 때문이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유비를 눈을 바라본 후 이야기를 계속했다.

“모든 전쟁의 승패와 모든 전략·전술의 성패는 각지의 군웅을 비롯한 유공의 의지에 의해 좌우될 것이오.”

유비가 고개를 끄덕였고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이야기를 이었다.

“전쟁은 대장부의 일이기에 아녀자의 전생은 보이지 않을 것이며 대업은 영웅호걸의 일이기에 무용과 지략을 갖추지 못한 범부의 전생은 보이지 않을 것이오.”

유비가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인 후 남화노선인 동원공에게 예를 갖추었다.

그때였다.

유비가 외마디 탄성을 내뱉었다. 그의 안색에 큰 동요가 일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웃으며 유비에게 물었다.

“유공 자신의 전생을 보았나보오.”

유비가 떨리는 음성으로 대답했다.

“보았습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은 계속해서 웃기만 할 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유비가 혼잣말처럼 이야기했다.

“한은 제가 세운 천하입니다. 사백 년 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천하를 이 손으로 다시 세울 것입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유비는 이야기를 이었다.

“제가 황제이고 천자입니다. 한경제의 현손이자 중산정왕의 후손이라는 부질없는 허세는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크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공이 가진 포부와 혜안이라면 천하를 다시 세우고도 남을 것이오.”

유비 역시 상기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추었다.

유비와 남화노선인 동원공은 마당으로 나와 다시 한 번 예를 갖추며 인사를 나누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이야기했다.

“섭섭하게 듣지 마시오. 나는 이제 또 다른 영웅을 찾아 떠날 것이오.”

유비는 말없이 서있었고 남화노선인 동원공은 이야기를 이었다.

“초(楚)가 없었다면 한(漢)도 없었을 것이오. 초의 항적과 범증(范增)이 없었다면 한의 고조, 한신, 장량(張良), 소하(蕭何)도 없었을 것이오.”

유비가 낮고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떠나시는 길을 막고 싶습니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웃으며 유비의 이야기를 받았다.

“막는다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유공도 잘 알고 있을 것이오.”

남화노선인 동원공이 대문을 나서며 이야기했다.

“망탕산으로 가기 전 남양(南陽) 인근의 영천(潁川)에 먼저 들르는 것이 좋을 것이오. 망탕산 가는 길의 두 배가 넘는 거리에 위치한 곳이나 장비를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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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050 황보숭과 사마의 17.11.07 177 1 13쪽
49 049 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 17.11.01 129 1 13쪽
48 048 진궁과 고순 17.10.29 118 1 14쪽
47 047 진궁과 조전, 여포와 초선 17.10.24 137 1 13쪽
46 046 여포, 왕윤, 노식, 진궁 17.10.23 127 1 14쪽
45 045 제후 연합군 17.10.20 128 1 14쪽
44 044 관우와 유비의 통수 17.10.19 144 2 13쪽
43 043 유비, 관우, 주창과 장만성 17.10.17 149 1 13쪽
42 042 장각 17.10.16 112 1 13쪽
41 041 장우각과 저연 17.10.13 172 1 13쪽
40 040 여포와 진궁 17.10.11 175 0 13쪽
39 039 고순의 함진영과 장료의 팔건장 17.10.08 164 1 13쪽
38 038 장료와 화웅 17.10.08 191 1 13쪽
37 037 여포군과 제후 연합군 17.09.30 162 2 13쪽
36 036 동탁의 폭정과 하북의 거병 17.09.28 160 1 14쪽
35 035 여포와 이숙 17.09.26 176 2 13쪽
34 034 십상시의 난, 장양과 하태후 17.09.24 160 0 12쪽
33 033 조조와 동탁 17.09.23 168 2 13쪽
32 032 동태후와 하태후, 하진과 원소 17.09.22 167 1 12쪽
31 031 조조와 순욱 17.09.21 209 2 12쪽
30 030 장양, 하진, 조조 17.09.20 208 2 13쪽
29 029 백룡, 청룡, 적룡, 흑룡, 황룡 +1 17.09.19 266 3 14쪽
28 028 유방과 항적(항우), 홍문의 연회(鴻門宴) 17.09.18 262 4 16쪽
27 027 유방의 거병 17.09.17 224 2 13쪽
26 026 유방과 번쾌 17.09.16 259 2 13쪽
25 025 역모 17.09.15 220 3 12쪽
24 024 이사와 조고 17.09.14 266 3 12쪽
23 023 영정과 청 17.09.13 269 3 13쪽
22 022 황색 주머니와 흑색 주머니 17.09.12 298 3 9쪽
21 021 환생의 선약 17.09.12 252 3 8쪽
20 020 영정과 이사 17.09.11 320 5 8쪽
19 019 불로초 +1 17.09.11 302 4 11쪽
18 018 상산사호와 이사 17.09.10 299 4 7쪽
17 017 상산사호 17.09.10 283 4 7쪽
16 016 사마휘와 상산사호 17.09.09 335 3 7쪽
15 015 이왕거기일언(而王居其一焉) 17.09.09 311 2 7쪽
14 014 융중결의(隆中決意) 17.09.08 371 3 10쪽
13 013 제갈량의 혜안 17.09.08 350 3 6쪽
12 012 제갈량과 우길인 각리선생 17.09.08 349 3 8쪽
11 011 제갈량과 득래 17.09.08 459 4 6쪽
10 010 사마휘, 우길인 각리선생, 좌자인 기리계 17.09.08 467 6 6쪽
» 009 유비의 혜안 17.09.08 551 3 9쪽
8 008 필연과 우연, 법칙과 의지 17.09.07 721 4 8쪽
7 007 진승과 오광의 난 17.09.07 674 6 7쪽
6 006 유비와 남화노선인 동원공 17.09.07 912 5 6쪽
5 005 입신(立身) 17.09.07 878 7 7쪽
4 004 유비와 감부인 17.09.07 969 7 7쪽
3 003 유비와 간옹 17.09.07 1,345 8 7쪽
2 002 관우와 감부인 17.09.06 1,787 16 6쪽
1 001 장생(長生)에서 운장(雲長)으로 +2 17.09.06 2,531 1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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