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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한 아저씨가 야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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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
작품등록일 :
2024.06.2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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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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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화 백찬후의 변화구, 그리고 –2

DUMMY

8화 백찬후의 변화구, 그리고 –2




찬후 형님의 등장에 다들 긴장한 기색을 보였다. 하긴 워낙에 말이 많아서 그렇지 이 형님이 레전드 오브 레전드니 그럴 수밖에.


어? 그런데 몇몇은 다른 사람들하고 눈빛이 다른데? 저건 나랑 비슷한 눈빛 같은데? 이미 경험해 본 유경험잔가?


“시우야, 인사 해라.”


“네. 최시우라고 합니다.”


당연하다는 듯이 찬후 형님의 소개는 생략이다. 이 양반은 얼굴이 소개장이다.


“저기 투수 코치로 오신다는 분이 찬후 선배님이세요?”


장무진이라고 했나? 영상으로 본 기억이 난다. 사이드암으로 던지는 투수로 제구가 상당히 좋았고, 나름 시즌 2에서는 에이스 역할을 했던 투수다. 심지어 아직 젊고. 물론, 내 기준에서.


“맞아. 미끼상품이야.”


“네?”


“이 친구 프로그램에 끼워주면 내가 투수 코치를 한다고 했지.”


와, 이런 비리를 이렇게 대놓고 말한다고? 이 형님 생각보다 훨씬 대범한데?


“에... 그러니까.”


“왜? 내가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전 그런 사정을 전혀 몰랐었는데요?”


“아, 내가 얘기 안 했나?”


그렇게 말 많은 양반이 정작 이런 건 얘기를 안 한다니. 놀랍다.


“네, 처음 듣는 얘긴데요? 전 오늘 오디션? 그런 거 보러 온줄 알았는데요.”


“그것도 맞긴 하지. 아무리 내가 밀어준다고 해도 감독님 마음에 안 들면 별 수 없는 거니까.”


그때 안경을 끼고 있는 남자가 묻는다.


“제 의견은 중요하지 않으신가봐요? 정작 단장은 전데.”


“아, 정피디. 그래서 반대하게?”


“아이구, 저야 땡큐죠. 저 엄청난 구속을 우리 방송에서 볼 수 있다면야······.”


“조작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 댓글이 신경 쓰이나 봐?”


“그거야······ 상식적으로 오히려 그게 더 맞지 않겠습니까?”


“그건 그래. 나도 내 눈으로 직접 안 봤으면 못 믿었을 테니까.”


“그러니까 진짜다?”


“그럼 내가 정피디한테 심심해서 몰래카메라라도 하러 온 줄 알았어?”


“그게 더 신빙성이 높다니까요?”


“그건 또 맞긴 한데. 에잉. 조금 있다가 감독님 오시면 직접 보면 될 거 아냐?”


“일단 인터뷰 준비 좀 할게요. 선수들이랑 인사 좀 나누세요.”


나한테 하는 말 같았다.


“네.”


참고로 난 무척이나 낯을 가리는 남자다. 생긴 것은 철혈 불꽃 남자 같이 생겼지만 말이지. 가장 먼저 나에게 다가온 사람은 고려의 4번 타자로 유명한 남자다. 코리아의 옛 이름인 고려를 수식어로 붙일 정도로 대단한 타자로 상당히 통통해 보이지만, 나랑 무려 키가 같고, 나이는 한 살 위다. 무게는 이 양반이 훨씬 나가 보이고.


“진짜로 마흔둘이요? 만으로?”


“아, 만으로는 아니구요. 83년생입니다.”


“그럼 나보다 한 살 아래구마.”


“네, 형님.”


나보다 덩치가 크다. 이러면 어려도 형님이다. 근데 나이도 한 살 위다. 형님이라 부르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크크, 시원시원하구마. 이대혁이요.”


“최시우라고 합니다.”


“고향이?”


“서울 토박이입니다.”


“내는 부산인디?”


“알고 있습니다. 부산 마린스의 영원한 4번 타자.”


“말 놓을게. 같이 안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덩치 마음에 드는구마.”


“네, 그러세요.”


그 외에 사악한 2루수라는 별명의 장본수, 천재타자 최태욱, 주장인 정형택, 외야수 문어수, 김용의, 등등의 인사를 받았다.


하지만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역시 투수들이었다.


외국인 용병으로 서울 그리즐리의 레전드를 찍고 마지막 시즌은 계약 불발로 다른 팀에서 은퇴한 니켈과 그리즐리에서 은퇴한 느림의 미학 박희수, 잘생긴 얼굴로 실력도 좋은 김민재, 대투수 2인방과 육성선수로 나보다도 키가 큰 성시원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특히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성시원이라는 친구였는데, 이 친구도 나랑 비슷하게 일반인에서 야구를 시작한 이력이 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는데 갑자기 다들 문쪽으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기 시작한다.


“오셨습니까!”


합창을 듣는 것 같았다. 얼떨결에 나도 같이 인사를 드렸다. 작은 체구에 천천히 걷는 모습.


야구의 신이라고 불리는 야신 한성산 감독님이다. 이력을 찾아보니 일본에서 야구를 시작해서 한일 수교가 맺어지기 전에 다시는 돌아올 수도 없음에도 한국행을 선택했던 사람.


수많은 야구팀을 맡았었고, 우승도 여러 차례. 거기에 대표팀 감독도 맡았던 분이다. 오죽하면 별명이 야신, 야구의 신이겠는가.


“어어.”


약간은 어눌해 보이는 말투. 그런 야신의 눈이 나를 향한다.


“던질 수 있나?”


“네, 던지겠습니다.”


“준비해라.”


“네.”


난 신발을 갈아신고, 글러브를 꺼내들었다. 참고로 이 글러브는 찬후 형님이 선물해준 것이다. 스파이크는 정찬이가 사준 걸 그대로 신고 있다. 애초에 뭐 딱히 몇 번 신을 일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연습구장의 마운드로 나가자 장비들이 세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포수로 팀의 주전포수가 장비를 차고 등장했다. 그리고 나에게 천천히 걸어오더니 말한다.


“형님, 마음 편하게 던지세요.”


동글동글한 모습처럼 성격도 매우 좋아보인다.


“네, 고마워요.”


“에이, 말 놓으세요.”


“천천히요.”


“그럼 그렇게 하세요. 파이팅!”


“네, 파이팅!”


연습구장의 마운드라지만, 상당히 잘 정비되어 있다. 카메라와 장비들이 세팅되는 사이에 난 가만히 지금 상황을 정리해본다.


야구공에 맞아서 환골탈태를 겪고, 정찬이 덕에 야구공을 잡아서 내가 그쪽에 상당히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찬후 형을 만났다가 이 팀을 소개받게 되었다.


지금 이 팀은 4연패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선발진들이 모두 가벼운 부상이지만 현재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는 상태. 그나마 니켈이 선발을 소화할 수 있고, 시즌2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던 장무진도 요즘은 컨디션 난조로 상당히 안 좋은 상태였다. 대투수 2인방이 겨우 1이닝에서 2이닐을 소화하면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상태.


이번 주말에 고척 돔구장에서 연전이 예정되어 있다. 그때까지 계속해서 투수가 이 상태면 최강 슬레이어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성시원이라는 카드가 있긴 하지만 저 친구도 이제 독립구단에서 조금씩 투수로 서고 있는 형편.


당연히 나보다는 나을 거라고 객관적으로 생각하지만 165km의 구속은 그런 것쯤은 씹어먹을 정도로 위협적이긴 한가보다. 물론 제구도 잘 되는 상태니까.


문제는 내가 몇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지 나도 모르고, 저들도 모른다는 것이다.


왜?


해본 적이 없으니까. 시합에 투수로 뛰어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럼에도 나를 섭외하는 것에 응한 것은 찬후 형님이 안 되면 자기가 던지겠다고 얘기를 했단다. 어떻게 아냐고? 좀 전에 들었다. 그러니까 긴장 풀고 던지란다.


이게 긴장이 풀리는 얘기 맞나?


뭐, 안 되면 오늘 저기 있는 양반들 사인이나 잔뜩 받아 가면 최소한 정찬이 입은 찢어지게 할 수 있을 테니까 시간 낭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형님, 천천히 연습구부터 시작하시죠.”


“그래요.”


이미 찬후형 연습실의 코치에게 배웠던 몸푸는 것들은 해둔 상태. 난 천천히 공을 포수 남궁설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뻥, 뻥, 뻥.


공을 참 찰지게 받는구나 싶다. 지난 번 연습실에서 받았던 포수도 괜찮았는데 이 친구가 더 마음에 든다. 그렇게 열 개쯤 공을 던지자 드디어 준비가 끝난 것 같아.


감독님 옆에 붙어 있는 사악한 2루수 장본수가 감독님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제 던지랍니다. 일단 포심.”


“네! 포심 던지겠습니다.”


내 말에 남궁설에 미트를 정중앙에 위치한다.


난 연습장에서 던졌던 그 자세 그대로 몸에 힘을 응축했다가 그대로 힘을 이동시키며 포심을 던졌다.


뻐어어억!


사람들이 또 고장났다. 아무래도 난 사람들을 고장내는 데 남다른 재능이 있는 것 같다.


“미친.”


“뭐꼬?”


“돌았나?”


“돌아삐겠네.”


“와, 저 형님 뭐지?”


“크레이지!”


아울러 고장에 사람들에게 정신적 문제도 함께 일으키는 것 같다.


“이번에는 코너로!”


장본수의 말에 남궁설이 왼쪽 아래의 코너로 미트를 옮긴다. 난 그곳을 향해 다시 공을 던졌다.


뻐어어억!


“와.”


“미친.”


역시 세상은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가 맞는 것 같다.


“다른 쪽!”


미트가 움직이고, 다시 뻐어억! 또 미트가 움직이고, 뻐어어억!


그렇게 열 개쯤 던졌을 때다. 갑자기 고려의 4번 타자 형님이 방망이를 들고 나오신다. 미쳐서 날 때리려는 건가? 물론, 그럴 리는 없다. 타석에 들어선다.


“마! 함 던지봐라!”


“어······. 괜찮을까요? 제가 타자가 있는 상태로 공을 던져본 적이 없는데.”


순간 고려의 4번타자가 움찔한다. 하지만 저 형님은 상남······자가 맞겠지?


다리가 살살 떨리는 것도 같고.


“미트만 보고 던지라!”


“네.”


남궁설의 미트를 보고 다시 전력으로 공을 던졌다.


뻐어어억!


정확한 제구로 인해 고려의 4번타자 형님의 긴장이 살짝 풀리는 것 같았다.


그때 감독님이 손을 휘휘저으며 옆에 있던 장본수 선수에게 뭐라고 지시를 하신다.


“라이브 피칭하시랍니다. 3타석.”


어, 그러니까 시합하듯이 던져보라는 얘긴가? 그럼 투심이랑 서클체인지업도 던지고?


참고로 난 우완투수다. 좌완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오른손잡이라서. 남궁설이 마운드로 올라온다.


“형님 구종이 다른 것도 있어요?”


눈을 반달로 하고 묻는다. 매우 기분이 좋아 보인다.


“투심이랑 서클체인지업이요.”


“아, 그 두 개요?”


“네, 라이브 피칭하기 전에 한 번씩 잡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하긴 시합도 아니고 세 개씩 던져보세요. 제가 확실히 잡아드릴게요.”


“미트에 넣을 수 있어요.”


“진짜요?”


“네. 그러니까 전적으로 날 믿어야 합니다.”


나름 웃자고 한 말이다. 근데 뭔가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이러면 내가 던지고 달려가서 내가 잡을 수 있다고 해도 믿을라나? 하긴 그러면 바보지.


“연습 투구 여섯 개만 던지고 갈게요.”


남궁설의 말에 고려의 4번 타자가 뒤로 물러나서 배트를 잡고 내 공을 지켜본다.


“투심!”


투심은 우완인 내 기준으로 우완인 고려의 4번 타자의 몸쪽으로 휘는 무브먼트를 보인다. 그러고 보니 서클체인지업도 우타자의 몸쪽으로 흐르면서 떨어지지 않나? 난 왼쪽 삐꾼가?


아무튼, 와인드업을 하고 투심을 던졌다.


뻐어엉!


뻐어엉!


뻐어어엉!


세 개의 투심.


“미친나? 투심이 160km나오는 건 불법 아이가?”


지켜보는 양반들 중에 이상한 소리를 하는 양반이 있는 것 같지만 일단 무시.


“서클체인지업!”


그리고 다시 미트를 향해서 내 머리에 있는 궤적을 계산하고 공을 던진다.


빵! 빵! 빵!


경박단소한 소리가 귀엽게 들린다. 하지만 그 공을 본 사람들의 표정은 굳어졌다.


“저기 뭐꼬? 중간에 누가 잡아채는 것 같은데?”


“저거, 말이 되는 거예요? 야구 초보라면서요?”


잘생긴 김민재가 흥분해서 말한다. 나와 투구폼도 같고, 우완이라는 것도 겹치며 얼굴이 잘 생긴 것······은 솔직히 많이 다르네.


타석에 들어서는 고려의 4번 타자 형님. 형님은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배트를 꼭 쥐고 나를 노려보신다. 그러니까 저게 디폴트 값인 것 같다. 내가 타석에서 투수를 노려봤던 것처럼.


어? 그럼 나도 노려보고 던져야 되나? 해보자. 나도 노려봤다. 그랬더니 고려의 4번 타자 형님이 움찔하신다.


설마 빈볼을 생각하신 건가? 난 그런 사람 아닌데. 아니면 그냥 내 인상이······ 이건 아닌 거로 하자.


난 남궁설의 사인에 맞춰서 힘차게 공을 던졌다.


뻐어어억!


정 가운데 포심. 167km가 찍혔다.


작가의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셔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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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야구, 재미있네 -1 24.06.29 451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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