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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 님의 서재입니다.

환골탈태한 아저씨가 야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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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
작품등록일 :
2024.06.2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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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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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2쪽

*2화 불행과 기적 -2

DUMMY

2화 불행과 기적 -2




“어?”


천장이 하얀 것이 내가 썼던 소설에도 나로는 클리세다. 이건 분명 회귀나 빙의, 혹은 환생 같은 것이 아닐까?


“최시우 씨? 정신이 드세요?”


일단 빙의, 환생은 탈락. 의사선생님이 정확히 내 이름을 불렀으니까.


“네.”


“여기가 어딘지 아시겠어요?”


“그야······ 응급실인가요?”


“네, 맞습니다. oo공원에서 갑자기 쓰러지신 것을 주변의 시민분들이 신고하셔서 응급실로 오신 겁니다.”


회귀도 아닌가보다. 뭔가 은근 기대했는데.


“갑자기 쓰러져요? 야구공에 맞아서 쓰러진 게 아니라요?”


“야구공이요?”


“네, 야구공에 머리를 맞았는데요.”


“그건······ 모르겠네요. 어디를 맞으셨는데요?”


“머리요. 여기.”


난 내가 맞았던 부분을 가리켰다. 그러자 의사선생님이 거기를 살펴보고는 말했다.


“멀쩡한데요? 일단 검사를 해보겠습니다.”


“네.”


내가 돌머리라 보기에는 멀쩡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정신을 잃고, 그 녀석 이름도 생각이 안 날 정도였으면······ 분명 문제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




***




아니다.


아무 문제가 없었다. 심지어 내가 왜 쓰러졌는지도 모른단다. 혹시 CCTV가 있으면 확인을 해달라고 했더니 그러겠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난 내가 쓰러졌던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공원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급발진···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느린 내가 공중에 몸을 날리고 그대로 바닥에 ‘퍽!’하고 쓰러졌다. 주변에 내가 봤던 꼬마아이도 없고, 야구공도 없었다.


당뇨합병증 중에 정신질환을 일으켜 환각을 보게 하는 증상도 있나? 그래서 내가 이상한 것을 본 걸까?


난 내 의견을 침착하게 의사선생님에게 말했다. 그러자.


“당뇨요? 말초신경병증이랑, 당뇨망막병증이요?”


“네.”


“어느 병원을 다니셨습니까?”


“여기 다녔는데요?”


“네? 환자분은 그런 기록이 없는데요?”


“네? 그게 무슨.”


말도 안 된다. 심지어 난 여기서 수술도 받았다. 그런데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보시죠.”


의사선생님은 내가 병원에 있던 동안에 검사한 피검사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혈당은 매우매우 정상이다. 그리고 당화혈색소, 그러니까 이 수치가 당뇨환자에게 매우 의미가 있는 수치다. 그게 4라고 한다. 원래 난 6.9였다. 그러니까 당뇨 진단을 받았지.


정상수치가 4에서 5.6%까지라고 알고 있으니 매우매우 정상이라는 이야기다.


뭔가 내 몸에 이상이 생긴 거다. 아니, 정신에 이상이 생긴 건가?


난 내 발을 움직여 보았다. 멀쩡하다. 통증도 없고, 감각도 정상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바로 눈.


늘 달고 살았던 출혈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수술을 받아서 시야에 문제가 있던 눈도 멀쩡했다.


“허.”


“일단 검사를 더 받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저도 그러는 편이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제가 쓰러지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습니까?”


“병원에 도착하신 지 네 시간 지났습니다.”


“일단 그럼 검사를 일정을 잡아주시고,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도 되겠습니까?”


“네, 별 문제는 없어 보이니 그렇게 하시죠.”


“수고하셨습니다.”


“아닙니다. 별다른 문제가 없으셔서 다행입니다.”


난 퇴원수속을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




냥! 냐앙! 냥냥냥!


내 새끼들이 나를 반긴다. 물론, 숨어 있는 애도 있다. 다행히 우리 애들은 달라진 것이 없다.


난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곧장 옷을 벗었다. 뭔가 몸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키는 익숙한 높이의 그 키였고, 화장실에 들어오기 전에 몸무게를 체크했는데 몸무게도 그대로다.


194에 110킬로인 그대로.


그런데 옷을 벗고 화장실에서 거울로 나를 살펴보니.


“뭐여, 이게!”


다르다. 빙의 같은 것은 절대 아니고, 그냥 내 몸이 달라져 있었다.


194에 110킬로면 뚱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난 전자에 가까웠다.


무슨 말이냐? 근육보다는 살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고도비만으로 보이는 그런 몸은 아니었고, 벗겨보면 살이구나 싶은 그런? 그런데 지금 내 몸은 이건 뭐랄까?


“인간병기 아냐?”


맞다. 194에 110킬로의 완전 탄탄한 근육질의 몸이었다. 아, 참고로 얼굴은 그대로다. 나름 동안이라 40대이지만 밖에서는 30대로 보는 동안이다.


원래 동안은 아니고, 난 이 얼굴이 10대였을 때부터 쭉 그대로다. 그러니까 그때는 노안이고, 지금은 동안이라는 이야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난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보았다.


“멀쩡한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로 멀쩡하다. 마치 운동선수를 하던 10대의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멀쩡한 느낌이다.


유도 유망주였던 내가 유도를 그만둔 이유? 간단하다. 부상 때문이다. 사실 유도를 하기에 키가 큰 것도 약점이긴 했지만, 그보다는 부상 때문에 그만둔 것이 컸다.


무릎을 크게 다쳤었다. 그래서 수술을 세 번이나 해서 일상생활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었지만, 운동선수의 꿈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없어.”


없다. 수술 자국이 없다.


난 스마트폰에서 녀석과의 통화목록을 살폈다. 이름은 여전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통화를 했던 기억이 있어서 살펴보는 거다.


“헐.”


없다. 녀석과 통화를 한 적이 없다. 아니, 애초에 누군지도 모르겠다. 그럼 난 누구랑 통화를 한 거지?


“귀신?”


의심할 것은 그거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해도 섬뜩한 그런 느낌은 없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오히려 그리운 느낌이 든다.


“그리워?”


그립다는 느낌. 그 느낌에 뭔가가 떠오를 것 같던 순간.


지이이잉! 지이이잉!


스마트폰이 진동한다.


“엄마.”


-넌 이놈시키야, 손가락이 부러진겨? 왜 전화도 한 통 안 해?


어머니 전화다. 마침 잘 됐다.


“엄마, 내가 유도 그만둘 때 다리 수술받았던 거 기억나지?”


-뭔 개소리야? 네가 무슨 수술을 해? 너 어느날 갑자기 유도 그만둔다고 그러고 관둔거잖아!


“내가?”


-어, 네가.


“왜 그랬지?”


-나도 궁금하다, 왜 그랬니?


뭔가 달라졌다. 수술을 했던 내 과거는 마치 삭제당한 것처럼 세상의 기록에서 사라졌다. 그래, 삭제당한 것처럼.


나만 기억을 가지고 있고,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의 기억에 내가 수술을 받았던 사실은 삭제된 것이다. 내가 당뇨와 당뇨합병증으로 치료를 받았었고, 눈 수술을 받았던 과거까지도 말이다.


“조만간 집에 들를게요.”


-알았다. 미리 연락하고 와. 엄마도 바빠.


“네.”


4남매의 막내.


그렇기에 난 아직도 어머니에게 ‘엄마’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그게 모두를 위한 거다. 진짜다.


“엄마가 모르실 정도면 모두가 모른다고 봐야지.”


나의 히스토리를 세상에서 가장 잘 알고 계신 어머니가 모른다고 하신 것을 보면 정말 내 기억은 삭제된 것이 맞을 것이다.


“내가 판타지 작가라지만, 이런 경우는 또 모르겠네. 일단 육체적인 부분을 보자면 가장 흡사한 것은 ‘환골탈태’정도가 되려나? 무협지나 판타지에 나오는 환골탈태면 얼굴도 좀 잘생겨지고 그러던데 얼굴만 빼고 환골탈태냐?”


그랬다. 얼굴은 그대로다. 내 얼굴을 객관적인 시점에서 본다면 못생기진 않았다. 물론 남자들은 모두 자신을 그렇게 생각한다지만 이건 정말 객관적인 거다. 그렇다고 막 잘 생긴 것도 아니다. 단지 덩치와 시너지를 내면서 매우 위협적으로 보인다.


사실 내 나이에 194cm라는 키는 충분히 툭 튀어나올 정도로 큰 키였다. 고등학교까지 유도선수도 했기에 근육도 많았고, 일단 허벅지가 웬만한 여자 허리둘레 정도는 되었었다.


“이것도 돌아왔네.”


그런 허벅지를 가지고 당뇨에 걸렸다는 것. 당뇨에 걸리기 전에 몸의 한 곳에 심한 염증이 발생해서 수술을 받고, 3개월 정도 입원을 한 적이 있었다. 물론, 이 사실도 삭제된 것 같지만.


병원에 누워서 3개월을 지낸다는 것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 3개월 동안 내 허벅지는 보통 사람의 사이즈로 줄었다. 놀라울 정도로 그렇게 되더라. 그리고 당뇨가 찾아왔던 것이다.


허벅지와 당뇨가 무슨 상관이 있냐고? 허벅지가 탄탄하면 당뇨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난 내 허벅지가 당뇨를 부른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뭐, 이건 나쁘지 않은 거니까 그렇다 치고. 그런데 또 막 슈퍼히어로같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거나, 뭔 내공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단 얘기지. 혹시 모르니까 해본다. 상태창!”


없다. 살짝 아쉽다. 상태창 같은 것 좀 생기고 그러면 응? 소설가로서 매우 스팩타클하게 리얼리티를 살리면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이후로 난 형과 누나들에게도 연락을 해서 내가 수술받았던 부분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았고, 헛소리 말고 끊으라는 친절한 대답을 들었다.


냐앙!


냥이들이 내게 다가온다. 난 그런 냥이들과 간식을 챙겨주었다. 우리 냥이들도 나이가 이제 그닥 어리지 않아서 예전처럼 낚싯대에 환장하거나 하는 반응은 없다.


같이 늙어가는 느낌이었다랄까? 물론, 이제 나는 막 아깽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에너지가 넘친다.


난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운동화를 신은 후에 가겹게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




2024년 기준 세상의 기술력은 많이 발전했다. 그래서 내가 차고 있는 스마트워치로 내가 달린 기록을 쉽게 살펴볼 수 있었다.


총 10km를 달렸다. 그런데 숨이 가쁘지 않다. 10km는커녕 100m만 달려도 숨이 넘어갈 것 같았던 이전의 최시우는 사라진 것이다.


10km를 달리는 것은 사람들에게 그렇게까지 어려운 미션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달랐다. 내가 10km를 달린 시간은 겨우 30분.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여력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부분이다. 즉, 내 육체는 확실히 달라졌다. 환골탈태가 확실하다 싶을 정도로.


심지어 마지막 코스는 뒷산을 올랐음에도 그 시간에 들어왔다는 것은 매우 큰 부분이다. 그렇게 올라온 뒷산에는 철봉을 비롯한 운동기구들이 있었다.


철봉.


유도를 할 때는 상당히 잘 했던 기억이 있지만, 최근의 나는 턱걸이를 1개도 할 수 없었다. 당연하다. 몸이 망가졌으니까.


“해볼까?”


난 철봉을 잡고 다리를 접었다. 참고로 내 키에는 선택지가 없다. 그냥 서서 잡아도 철봉보다 내 팔이 위로 올라갈 정도니까.


그렇게 매달린 상태에서 천천히 팔힘으로 몸을 끌어 올렸다. 배치기 같은 변칙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매우 천천히 이게 포인트다. 원래 천천히 하는 게 더 힘든 법이니까.


내 몸은 전성기 시절보다 오히려 가볍에 철봉 위로 올라왔다.


“이게 되네.”


뭔가 기쁘다. 정말 20년도 넘은 시간동안 이런 기쁨을 잊고 살았으니까. 미친 듯이 턱걸이를 했다. 거의 100개가 넘어갈 때 난 철봉을 손에서 놓았다.


“워메! 젊은이가 겁나 대단하구만.”


운동을 하러 오신 어르신들이 내게 박수를 치신다. 부끄럽다. 난 어르신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다시 내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확실히 이 몸은 환골탈태가 맞는 것 같다.


작가의말

다음 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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