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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 님의 서재입니다.

환골탈태한 아저씨가 야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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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
작품등록일 :
2024.06.2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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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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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화 야구, 재미있네 –2

DUMMY

5화 야구, 재미있네 –2




나의 홈런으로 난리가 한바탕 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팀은 졌다. 참고로 난 다음 타석부터 계속해서 볼넷을 얻었다. 도루도 해보기도 했지만, 추가적으로 뒤에서 안타를 쳐주지 못했다.


홈스틸까지 시도를 해볼까 했는데, 그건 사실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어서 내 도루는 3루까지가 한계였다.


경기에서 졌지만 우리팀 사람들의 표정은 막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어차피 이들에게 승리도 중요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아닐까 싶었다.


30대에서 40대까지의 팀원들이 야구공 하나를 가지고 논다는 것에 저렇게 즐거워하다니. 생각해 보면 축구 쪽이 훨씬 가성비가 뛰어난 것 같기는 하다. 거긴 진짜 공만 있으면 끝이니까. 야구는 의외로 이것저것 들어가는 장비가 많아 보였다.


그리고 한국인의 종특이랄까?


장비들은 무슨 프로선수 못지 않게 다들 장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중에 들으니 실제 프로야구 선수들이 사용하는 것보다 비싼 것들도 있다더라.


경기가 끝나고도 난 계속해서 선출 의심을 받았고, 박춘석은 계속 나의 161km의 광속구를 주장했지만 회식자리에서 술을 몇 단 마시더니 기억이 삭제 되었는지 나한테 처음 보는 사람인 것처럼 대하더라. 나름 대단하다랄까?


참고로 난 술을 마시지 않았다. 원래 술을 안 마신다. 운동선수 출신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냥 술을 마셔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 진실이다. 딱히 마시고 취하고 싶지도 않고. 내 몸을 내가 컨트롤 못할 때도 술은 안 마셨다. 몸도 그런데 정신까지 나가면 더 위험하지 않겠는가.


정찬이는 굳이 마셔도 되는 걸 나를 데려다준다며 술을 안 먹고 집까지 나를 태워다주었다.


“형, 내일 시간 있어요?”


“시간? 시간이야 늘 있긴 하지. 왜?”


“아무래도 난 형이 진짜 161km를 던진 것 같거든요.”


“아직도 그 소리냐?”


“혹시 그게 진짜면 너튜브에 한 번 올려보자구요.”


“이나이 먹고 너튜브 스타라도 되리?”


“뭐 어때요? 161km광속구를 던지는 내가 사실은 인기작가! 뭐 그런 컨셉트도.”


“그건 먼저 인기작가가 된 후에 해야 하지 않을까?”


“에이, 형 정도면 나름.”


“그래 나름. 그게 참 애매한 거다. 나름 인기 있었고, 나름 알려졌고, 나름 잘 나갔던.”


“그런 의미는 아닌데.”


“알아. 아무튼, 뭐 그래서 어떻게 하자고?”


“아, 야구 연습실이 있거든요. 거기서 구속 체크하면 더 확실하게 구속을 알 수 있어요.”


“아, 그 전광판에 구속 뜨는 것처럼?”


“그쵸.”


“그래? 재미는 있겠네. 내일 보자 그럼.”


“제가 모시러 올게요.”


“뭘 또 그렇게.”


“형, 움직이는 거 싫어하잖아요.”


“내가?”


“네.”


내 과거 중에 상당수 몸에 관련된 부분들이 삭제되었음에도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진짜 움직이는 걸 안 좋아했나보다. 실제로도 안 좋아한다. 다만 이 세계관이랄까? 이 변한 내 과거의 나를 내가 잘 모를 뿐이다.


“참, 오늘 감사해요.”


“그래, 나도 재미있었어. 조심해서 가라.”


“네.”


그렇게 헤어진 후에 난 집에 돌아와서 냥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앞으로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천천히 생각을 해보았다.


일단 글을 쓴다.


원래 직업이 글쟁이니 당연히 해야할 일인 것 같다. 근데 소설이 내 현실보다 스펙타클하지가 않다. 그럼 지금 내 이야기를 쓰면 되지 않겠냐고 하겠지만, 그랬다가 진짜 내 이야기고, 이게 현실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어딘가 비밀 연구소에 감금당하지 않을까? 난 두려움이 없지만, 집을 비우는 것은 두렵다. 왜냐하면 우리 냥이들을 챙겨줘야 하니까.


냐앙.


슬슬 잘 시간이 되었다고 나에게 투정을 부리는 귀염둥이들.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어머니는 내가 고양이 때문에 장가를 안 간다고 주장하시지만, 사실 맞을 수도 있다. 나랑 같이 얘들을 키울 여자가 어디 찾기 쉬울까. 억지로 하게 하는 것도 서로에게, 그리고 냥이들에게도 스트레스일 거다. 그래서 언젠가 인연이 있겠지 생각하며 살았지만 묘연만 늘어간다.


쟤는 대형마트에서 애처롭게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어서 데려왔고, 두 달 뒤에 다른 녀석도 비슷한 상태라 데려왔다. 그리고 쟤는 시장에서 잔뜩 배가 부른 상태로 길바닥에 있어서 데려왔더니 새끼를 낳았다. 덕분에 한방에 숫자가 확 늘었었지.


“아, 몰라, 자자!”


난 내 품을 파고드는 녀석과 내 머리에 올라오는 녀석, 내 다리 사이에 파고드는 녀석과 내 배위로 올라오는 녀석들과 저 멀리서 독립적으로 잠자리를 청하는 녀석들을 보며 스르륵 잠이 들었다.




***




야구 연습장이라는 것이 의외로 우리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도 있었다. 하지만 난 정찬이의 뜻에 따라 상당히 먼 곳으로 가야 했다. 엄청 유명한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란다.


무려 메이저리거다!


대한민국이 IMF로 몸살을 앓을 때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메이저리거! 백찬후 선수가······ 만든 야구 연습장이란다. 실제로 백찬후 선수도 가끔 들르기로 하지만 생각하는 것처럼 직접 코치를 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운 좋으면 직접 볼 수도 있다고는 한다. 그래서 내가 백찬후 선수의 팬이냐고? 우리나라에서 그 양반 팬이 아닌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당연히 나도 팬이다. 물론 실제로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냥 원래 그런 거다.


“시설 좋네.”


“그쵸?”


“그러게.”


“그리고 형.”


“어.”


“진짜 161km던지죠? 그럼 백찬후 선수 만날 수 있어요.”


“응?”


“그게 이 야구연습장 이벤트같은 거랄까? 150km이상 구속을 기록하는 아마추어가 있을 경우 백찬후 선수가 직접 하루 레슨을 해준다는 이벤트!”


“아하, 그래서 여기로 오자고 한 거구나?”


“당근이죠!”


“근데 그게 실현 가능성이 있는 얘기냐?”


“거의 근접한 사람은 몇 명 있었다고 그러던데요?”


“와, 사람이 야구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그렇게 던질 수가 있는 거였어?”


“뭐지? 어제랑 다른 이 반응은?”


“어제는 그냥 얼떨결에 별로 대단한 거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인터넷 보니까 나름 대단한 거더라고.”


“어제도 대단한 거라고 했잖아요.”


“그래, 그래. 그래서 언제 하냐?”


“30분 정도 후에 우리 예약시간이니까 몸이나 풀어두세요.”


“뭐. 턱걸이나 팔굽혀펴기 같은 거라고 하고 있어야 되나?”


“어? 투구할 건데 그러면 안 되지 않을까요?”


“그런가?”


“그럴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인데요?”


“그럼······.”


뭘 해야 하지? 런닝이라도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할때에 누군가 다가온다.


“안녕하세요. 오늘 예약하신 분들인가요?”


“맞습니다. 제 이름으로 예약했어요. 이정찬입니다.”


“네, 확인되었습니다. 30분쯤 남았네요. 몸 푸는 걸 조금 도와드릴까요?”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우리형이 이런건 처음이라서요.”


“형···이요?”


“거기까지! 진짜 제가 동생인 거 맞거든요!”


참고로 정찬이는 살짝 노안이다.


“하하, 농담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이분이 형으로 보이시죠. 생긴 것은 몰라도 피지컬이나 분위기가.”


“어? 방금 뭔가 이상한 소리를 들은 거 같은데요?”


코치로 보이는 사람의 키는 대충 180cm정도 되어 보인다. 작은 키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194cm인 나에 비하면 상당히 작아보이고, 덩치도 왜소해 보인다.


즉, 싸움 잘하면 형님. 뭐 이런 분위기의 이야기랄까?


“저기 나이가······.”


“83년생입니다. 올해로 마흔······이죠?”


아직 생일이 안 지났고, 정부가 작년부터 만 나이만 인정한다던가? 뭐 그렇다고 해도 결국 사람들의 관습은 버리지 못한다.


“마흔둘이시군요.”


“크흠!”


“아, 법이 바뀐 거죠?”


“사실 저도 그냥 마흔둘로 생각하고 삽니다. 하하하.”


“목소리가 좋으시네요. 하하하.”


“하하하.”


“자, 그럼 몸을 풀어봅시다.”


코치는 이런저런 몸푸는 법들을 가르쳐주었다. 관절을 풀고, 스트레칭을 하고, 이렇게 해야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물론 사회인야구를 하시는 분들이 뭐 그렇게까지 강속구를 던지지는 않으시니 크게 부상을 당할 일은 없으시겠지만 이런 기본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회인야구를 하는 사람들을 주로 가르치다보니 저러는 것 같다. 뭔가 여기는 주변을 둘러봐도 선수로 보이는 사람은 없고, 대부분이 취미반으로 보였다. 예능 학원을 예로 들자면 입시반은 없고, 취미반만 있는 느낌? 하기야 우리 나라에서 야구라는 스포츠는 엘리트 스포츠 중의 엘리트 스포츠다.


즉, 애초에 싹수가 있는 애들은 전문적인 코스를 밟아서 선수가 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한국만 그러겠는가? 일본이나 미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 이런 야구연습장의 주 고객층은 사회인 야구를 하는 사람들일 거고.


“도움이 되네요.”


뭔지는 몰라도 확실히 몸을 푸는 것에는 도움이 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그러면 결과는 어떠려나?


“시간 되었습니다. 투구장으로 모실게요. 전문 포수도 요청하셨네요?”


“네. 아무래도 좀 자세히 보고 싶어서요.”


정찬이의 말에 코치가 한쪽을 보자, 그쪽에서 장비를 찬 포수가 한 명 걸어나오고 있었다.


“우리 김지혁 선수 혹시 아시나요?”


난 모른다. 애초에 관심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정찬이는 아는 것 같았다.


“와! 팬입니다! 여기에 김지혁 선수가 계신줄은 몰랐는데.”


“아, 놀러왔다가 포수가 없다고 그래서 이렇게 갑자기. 하하하.”


뭔가 전문 포수를 요청하는 것은 쉬운 게 아닌가보다. 하긴 포수라는 포지션이 야구에서 절대적으로 3D직종이라는 얘기는 너튜브에서 본 기억이 난다.


하루종일 앉았다, 일어났다. 공받이에 그 자세 덕분에 치질까지 고질병으로 앓게 된다고 하니. 으으, 사람이 할 게 못되는 일 같다. 심지어 포구 실패를 하면 게임을 뒤흔들 수도 있는 포지션.


스트레스도 장난이 아닐 것 같다.


“자, 그럼 가볍게 던져 보시죠. 장비들은 세팅 끝났습니다.”


“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난 포수 김지혁에게 인사를 했고, 그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온다.


그리고 시작된 투구.


팡!


“오케이! 볼 좋습니다.”


팡!


“사장님 나이스샷!”


골프장인가? 저 양반 사회생활 잘 할 것 같다. 그렇게 열 개 정도 무한칭찬을 받으면서 공을 던졌다.


그러자 코치가 말한다.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닙니까? 135km씩 나오는데, 전력투구를 바로 시작하시면 안 됩니다.”


그 말에 정찬이가 나선다.


“이제 진짜 전력투구할 건데요?”


“네?”


2024년 기준 KBO 평균 구속은 140후반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본 기억이 있다. 패스트볼 기준이라고 하던데 실제로 그정도 구속이 나오는 투수가 많은 것은 또 아니란다. 이게 뭔 소린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아마추어가 135를 던지니 저렇게 생각하나 보다.


“그럼 진짜로 던집니다.”


“오세요, 사장님!”


팡팡! 김지혁 포수가 미트를 두드리며 말한다. 그런 그에게 난 와인드업을 하고 최근에 보았던 너튜브의 투구폼에 대한 이론을 떠올리며 힘껏 공을 던졌다.


뻐어억!


아, 또 주변이 고장난 것 같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담덕입니다.

어... 앞분에 나오는 최시우의 배경 설명이 상당부분 제 이야기와 비슷합니다.

아, 다른 부분은 아니고 건강부분이요 ㅠㅠ

계속 글을 쓰기 힘든 상태였고, 그러다가 최강야구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최근에요.

실제로 전 야구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등장한 더스틴 니퍼트라는 투수의 이야기에 상당히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저 야구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 자기는 아직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자기한테 아무도 권하지 않는다는 그런 이야기.

그리고 마흔이 넘어서도 열심히 훈련을 하는 은퇴선수들의 이야기와 좌절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려는 어린친구들의 이야기도.

뭐 그래서 몸도 안 따르고, 눈도 잘 안 보이지만 ㅠㅠ 나도 조금 써보자 그런 생각이 들어서 쓰기 시작한 글입니다.


매일 연재를 하려고 하겠지만, 언제까지 가능할지 장담 못합니다.

최대한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다만, 연재를 쉬게 되는 날엔 미리 공지를 하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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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야구, 재미있네 –2 +3 24.06.29 443 18 12쪽
4 *4화 야구, 재미있네 -1 24.06.29 452 16 12쪽
3 *3화 불행과 기적 -3 24.06.29 495 16 12쪽
2 *2화 불행과 기적 -2 24.06.29 575 17 12쪽
1 *1 화 불행과 기적 -1 +2 24.06.29 715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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