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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 님의 서재입니다.

환골탈태한 아저씨가 야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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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
작품등록일 :
2024.06.2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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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6.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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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6화 야구, 재미있네 –3

DUMMY

6화 야구, 재미있네 –3




“와, 미친.”


“배, 백육십오!”


앞은 코치가 뒤는 정찬이가 한 말이다. 161km보다 4km빠른 공이었다. 아무래도 어제 공을 던저본 후에 너튜브를 통해서 투구 메커니즘이란 부분들을 열심히 보고 ‘이해’를 한 부분이 컸던 것 같다.


“사, 사장님 뭡니까?”


이번엔 나이스샷이 아니었나 보다.


“어······ 공이죠?”


“아니, 그게 아니라 어떻게 아마추어가 이런 공을. 심지어 회전수가 2900인데요?”


회전수, rpm을 말하는 것 같은데 뭔가 2900이면 엄청난 건가? 너튜브를 떠올려보자. 맞네, 대단한 거다. 참고로 지금 내가 던진 공은 KBO공식구로 MLB로 가면 200에서 300정도 회전수가 떨어진다고 한다.


그럼에도 2900이라는 회전수는 대단한 것이 맞는 것 같다. 여기 시스템이 정확한 거라면 말이다.


“미친.”


코치가 미쳤나 보다. 자꾸 미친 소리를 한다.


“형! 더 빨라졌는데요?”


“그러게.”


“와, 뭐지? 이게 가진자의 여유인가? 형은 아무렇지 않아요?”


“어? 좀 대단하네, 싶은데?”


“형 정도면 메쟈에서도 관심을 가진다구요.”


“마흔둘의 투수를 걔들이?”


“어? 음. 그건 그렇죠.”


“자, 잠깐만요.”


포수가 나를 부른다.


“네.”


“다시 한 번 던져 보시겠어요?”


“네, 그렇게 하죠.”


난 다시 자세를 잡았다. 방금 전 자세를 다시 몸에 입력한다는 기분으로 그런데 포수의 미트가 좀 전에는 가운데 있었는데 지금은 오른쪽 아래에 있네? 저기에 던지라는 거겠지? 난 그곳을 향해 힘껏 공을 던졌다.


뻐어엉!


“나이스!”


내가 의도한 대로 공이 제대로 들어갔다. 포수가 마스크를 벗고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고, 코치는 계속 미쳐 있다.


“미친.”


그리고 포수가 마스크를 다시 쓰고 말한다.


“자, 한 번만 더요.”


“네.”


다시 공을 던진다. 이번엔 왼쪽 상단이다. 요거요거 맞추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뻐어엉!


“한 번만 더요!”


뻐어엉!


“다시!”


포수가 미트를 요기조기 옮기면서 공을 요구한다. 난 게임하는 기분으로 포수가 원하는 곳에 공을 던졌다. 그렇게 10개의 공을 전력투구로 던졌고, 구속은 161km에서 165km까지 나왔다. 아무래도 조금 코스에 따라서 속도에 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포수 김지혁이 마스크를 벗으며 말한다.


“미쳤네.”


코치랑 친군가보다. 둘이 같이 미쳤다. 그때 정찬이가 말한다.


“이거 이벤트 통과죠?”


그제야 미친 코치가 정신을 차리는 것 같다.


“맞네. 그렇죠. 지금 바로 연락 드릴게요.”


“하하, 감사합니다.”


백찬후를 직접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뭐, 당장은 아니겠지만.


코치가 연락을 하러 간 사이에 포수 김지혁이 나에게 다가온다.


“형님.”


“갑자기요?”


“공 잘 던지면 형님이죠!”


“하하, 유쾌하신 분이시네요.”


“와, 그런데 형님 어디 마이너리그 뛰시다 한국으로 돌아오신 겁니까?”


“미국에 가본 적도 없는데요?”


“네? 그럼 야구를 어디서 하셨어요?”


“30년 전쯤에 리틀 야구 한두 달? 그리고 어제 사회인 야구 3부리그 연습경기에서 우익수로 한 게임? 그게 제 야구인생의 전부죠.”


“에이, 농담하지 마시구요.”


역시 안 믿는다. 이럴 때는 정찬이를 쳐다보자.


“사실입니다. 우리형 작가세요. 웹소설 쓰시는 작가님. 나름 유명하신데요.”


그래, 나름 유명하지.


“진짜요? 필명이?”


참고로 내 필명은 성을 땐 이름이다.


“시우라고 합니다.”


“헙! 그러면 그 ‘게이트 붕괴로 꿀빱니다’의 그 시우작가님?”


의외의 장소에서 내 독자를 만났다.


“네, 그 시우입니다.”


그러자 김지혁이 말한다.


“왜 그랬어요?”


“네?”


“우리 지혁이 왜 죽였어요?”


그러고 보니 내 소설에 지혁이라는 매우 중요한 캐릭터가 나오는데 주인공 대신에 죽음을 맞이한다. 이름이······ 같네. 김지혁.


“그, 그게.”


“농담입니다. 하하하. 재미있게 봤습니다.”


미친놈인줄 알았네.


“하하, 다행이네요.”


“그런데 진짜 작가님이시라구요? 그럼 야구는 언제? 아, 사회인 야구에서? 아니지. 그것도 어제 처음 하셨다고 하셨으니······. 그냥 뭐죠? 마흔둘에 165km를 던져요? 그것도 제가 미트를 대면 그대로 거기에 제대로 꽂아요?”


“어, 게임하는 기분으로.”


“하하하. 미치셨네요.”


“그렇게까지는.”


“진짜 미치신 거예요. 한국에 이런 분이 있었는데 마흔둘이 되실 때까지 이런 재능이 있다는 것을 세상사람 아무도 몰랐던 거잖아요?”


어, 사실 난 좀 특이한 경우긴 하지만 실제로도 찾아보면 아주아주 희박하긴 해도 있지 않을까? 재능이 있었지만, 야구를 접해보지 못해서 그 재능을 꽃피울 기회도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하긴 뭐든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니까. 나도 내가 165km의 공을 던질 수 있을 거라는 것은 어제와 오늘에 와서야 알게 되었고. 물론, 난 환골탈태를 야구공 맞고 겪었으니 좀 치트키를 쓴 느낌이긴 하지만.


그때 코치가 돌아왔다.


“시간 괜찮으세요?”


“네? 시간이요?”


“네, 찬후형님이 한 시간 안에 온다고 그러네요.”


“이벤트가 당일 당첨인 거였어요?”


“그럴리가요. 165km를 찍었다니까 형이 흥분해서 지금 바로 온다고 그러는 거죠.”


대단한 거긴 한가보다. 너튜브를 보니 공식기록으로 KBO최고 구속이 161km인가였다고 본 것 같다. 그러니 165km가 비공식이라도 흥분은 할 만하다. 내 나이가 마흔둘이 아니라면 말이다.


“뭐, 그럼 그때까지··· 투구나.”


“아뇨. 일단 투구는 그만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찬후형님 오시면 그때 보여드려야 하니까 지금은 어깨만 식지 않게 하시고 좀 쉬시는 편이.”


“몇 개 던지지도 않았는데요?”


“연세가 있으시니.”


“물론 나이가 있긴 하지만 딱히 힘든 부분은 없습니다만.”


하긴 마흔둘이 165km의 공을 하나만 던져도 퍼지는 게 정상이려나? 아니, 애초에 던지는 게 불가능한가? 그런것도 같고.


“와, 그런데 너무 아까운데요?”


김지혁이 말한다. 사실 난 그닥 아깝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사실 아까우면 뭘 하겠는가? 도전정신을 가지고 메쟈에 도전을 한다? 어우 머리 아프다. 그리고 그러면 냥이들은 누가 돌보고! 난 이미 도전 정신따위는 개나 줘버린 불혹의 남자다.


“전 별로.”


“아, 그러면 잠깐 쉬는 동안에 저기 배팅머신이라도?”


정찬이가 심심한가 보다. 그래서 난 고개를 끄덕였다.


코치도 좋다고 한다. 마침 연습장에 사람도 거의 빠진 분위기라 우리는 배팅머신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정찬이가 잔뜩 폼을 잡으며 배팅머신의 공을 치기 시작한다.


공의 세팅은 130km다. 나름 잘 친다. 사실 사람이 던지는 130과 기계의 130은 다르다고 한다. 기계가 훨씬 치기 쉽다나?


정찬이는 땀을 뻘뻘 흘려가며 웃으며 방망이를 휘두른다. 조금 미친 것도 같고.


그사이에 코치는 다시 나에게 몸을 푸는 운동을 하나하나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미쳤지만 친절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누군가 다급히 문을 열고 들어온다.


‘와 백찬후다.’


실물을 처음 본다. 잘 생겼다. 그러니까 저 양반이 나보다 열 살이 많았던가?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나도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저 양반은 더 드셨구나.


“누구야?”


“형님! 이분이요.”


코치가 나를 가리키자 백찬후 선수가 나에게 성큼성큼 다가온다. 그러더니 대뜸.


“백찬후입니다.”


“아, 네. 최시우입니다.”


“그럼 잠깐 실례 좀.”


그러더니 성추······행은 아닌가? 내 몸을 이리저리 더듬는다. 이건 성추행이 맞나? 신고 번호가 몇 번이지? 막 신고 번호를 떠올리려 할 때 백찬후 선수가 손을 뗀다. 아, 막 신고 할라고 했는데. 잘하면 합의금을······.


“와. 나이가?”


“마흔둘입니다. 법정나이로는 마흔이겠구요.”


“그러니까 83년생이요?”


“그렇죠.”


“나보다 열 살 어리신거네요?”


“아, 73년생이세요?”


“네, 그런데 몸상태로 보면 03년생이라고 해도 믿겠는데요?”


“에이, 십년도 아니고 이십년을 후려치는 건 좀 그렇죠.”


내 말에 백찬후 선수는 농담이 아니라는 듯이 정색하며 말한다.


“전 이런 거로 농담 안 합니다. 제가 LA에 있을 때······.”


아, 뭔가 트리거를 잘못 건드린 거 같다. 귀에 피날 때는 어디에 신고 해야 되는 거지?


5분쯤 그의 이야기가 이어졌을 때.


“형님! 피칭 안 보실 거예요?”


“아, 그렇지. 일단 피칭 한 번 보죠.”


“네, 막 던지고 싶다는 욕망이 샘솟고 있었던 참입니다.”


진심이다. 포수의 미트를 백찬후 선수의 입이라고 생각하고 공을 쑤셔 넣어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


포수가 자리를 잡고 한가운데 미트를 위치시킨다. 난 백찬후 선수의 입을 생각하면서 파괴를 위해 힘을 모았다가 힘껏 공을 던졌다.


뻐어어엉!


소리가 조금 더 커진 것 같다.


“크레이지!”


“미친.”


이제 글로벌하게 미치나 보다. 모니터를 보니 167km가 찍혀 있다.


와, 조금만 어떻게 하면 170도 찍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근데 방금 전의 분노샷은 내 온 힘을 끌어다 쓴 것 같이 던졌던 거라 3km의 장벽을 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한 번만 더 보여주세요.”


“네.”


“제가 LA에 있을······.”


포수의 미트를 보고 난 다시 분노샷을 날렸다.


다시 167km. 이게 내 분노의 맥스인가보다.


“나 말고, 시우 씨가 LA에 있었어야 했을 것 같은데요?”


“하하하. 너무 멀어서.”


진심이다. 그렇게 멀리가면 비행기도 오래 타야 하고, 우리 냥이들도 오래 돌보지 못하니까.


“혹시 변화구는?”


“어, 제가 야구 이틀 차라 변화구까지는 익히지 못했는데요. 그립은 너튜브로 배우긴 했지만.”


“그럼 나한테 한번 배워볼래요?”


백찬후에게 변화구를 배운다? ‘와, 이건 못 먹어도 고다!’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배워서 어디에 쓰지?’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저기······ 배우는 것은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그걸 배워서 어디에 쓸지가.”


“혹시 최강 슬레이어즈라는 프로그램 아세요?”


너튜브에서 본 기억은 있다. 은퇴한 야구선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야구단. 말이 야구단이지 예능 프로그램이지 않나?


“어, 들어본 것 같아요.”


“거기 한 번 나가볼 생각 없어요?”


“제가요?”


“네, 어차피 시우 씨 나이면 거기에 끼어도 어색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어? 생각해보니 그건 그렇다. 그런데.


“거긴 은퇴한 선수들이라 그 나이에 뛰는 것 아닌가요?”


이게 문제다. 그 양반들은 은퇴를 하고도 야구를 한다는 그런 배경이 있지만, 애초에 난 아마추어니까.


“어제 야구 경기 했다고 했죠?”


“네.”


“재미있었습니까?”


재미있었냐라. 확실히 재미는 있었다.


“네, 재미있더라구요.”


“하지만 시우 씨는 사회인 야구를 해선 안 됩니다.”


“네? 자격이 안 되나요?”


“자격이야 있죠. 하지만 시우 씨가 사회인 야구 리그에서 165km짜리 공을 뻥뻥 던지면 다른 사람들이 야구가 재미 없지 않을까요?”


뭔가 묘하게 맞는 얘기다.


“근데 그 최강 슬레이어즈라는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게 쉽나요?”


“쉽지 않죠.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최소한 그정도 힘은 있지 않겠습니까?”


하긴 이 양반이라면 그정도 힘은 충분히 있어 보이긴 한다. 무려 레전드 오브 레전드로 불리는 투수니까.


“일단 한 번 배워는 볼까요?”


결정했다. 백찬후의 변화구라는 것을 배워 보기로.


작가의말

즐거운 일요일 되셔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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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백찬후의 변화구, 그리고 –1 +2 24.07.01 395 16 12쪽
» *6화 야구, 재미있네 –3 +1 24.06.30 450 21 12쪽
5 *5화 야구, 재미있네 –2 +3 24.06.29 443 18 12쪽
4 *4화 야구, 재미있네 -1 24.06.29 452 16 12쪽
3 *3화 불행과 기적 -3 24.06.29 495 16 12쪽
2 *2화 불행과 기적 -2 24.06.29 575 17 12쪽
1 *1 화 불행과 기적 -1 +2 24.06.29 715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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