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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 님의 서재입니다.

환골탈태한 아저씨가 야구를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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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
작품등록일 :
2024.06.2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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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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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7화 백찬후의 변화구, 그리고 –1

DUMMY

7화 백찬후의 변화구, 그리고 –1




백찬후 선수가 나에게 가르쳐주겠다는 변화구는 두 가지였다. 투심이라는 구질과 서클체인지업.


신기하지만 두 구종 모두 자신이 원래 던지던 방식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배웠던 방식을 가르친다고 한다.


투심은 그렉 매덕스라는 전설적인 투수의 투심을. 그리고 서클체인지업은 페드로 마르티네즈라고 외계인이라 불렸던 사람의 서클체인지업으로.


“와, 그런데 왜 백찬후 선수는 선수시절에······ 아, 아닙니다.”


“그게 궁금하셨구나! 그러니까 제가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 두 사람을 만났던 얘기부터 시작해야겠죠? 그때······.”


코치가 째려본다. 김지혁 포수는 방망이를 휘두른다. 물론 저걸 나에게 휘두르고 싶은 건지, 백찬후 선수에게 휘두르고 싶은 건지는 아직 정확히 모르겠다.


그리고 정찬이는 신났다. 하긴 자기의 우상인 사람이 얘기를 해준다는데 신나지 않을 수가 있나. 그렇게 한참을 둘과의 인연에 대해서 들은 후에 정작 중요한 얘기를 꺼낸다.


“······해서 알고 있고, 배웠지만 난 완전히 소화할 수 없었죠. 그래서 나에게 공을 배우고 싶다는 친구들에게 먼저 두 사람의 구종을 그대로 가르쳐봅니다. 그게 배운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거든요. 신체적인 조건도 맞아야 하고, 이런저런 부분들이 있으니까요. 일단 그립은 이렇게. 투심부터 시작합시다.”


드디어 레슨이다. 그런데 시간이 좀 늦지 않았나? 다행히 나오는 길에 우리 냥이들은 밥도 챙겨주고, 물도 챙겨주고 했으니 조금 늦어도 되긴 할 거다.


“저 형님, 완전 그렉 매덕스처럼 칼제구였어요.”


“진짜?”


“네, 제가 미트를 대는 곳에 정확히 던지시더라구요. 전력투구로.”


“와, 제구도 사실 재능의 영역인데 대단하네요. 시우 씨.”


“하하, 감사합니다. 일단 투심 던져 볼게요.”


‘그러니까 손가락의 힘이 중요하다는 거네.’


유도를 할 때도 난 잡기에 매우 능했다. 그것은 손목의 힘도 중요하지만 손가락의 힘도 매우 중요했다는 이야기다. 거기에 환골탈태하면서 얻게 된 증폭이랄까? 아마,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난 백찬후 선수가 가르쳐준 대로 공을 던져보았다. 그리고.


뻐엉!


구속은 160km가 찍혔다. 투심도 패스트볼은 패스트볼인가보다.


“와······.”


성공했다. 드디어 백찬후 선수의 입을 막았다.


“형님 이거 뭐예요?”


김지혁이 내게 묻는다.


“방금 같이 들었잖아요. 백찬후 선수한테.”


“아니, 그게 한 번 듣는다고 됩니까?”


난 되던데. 이걸 뭐라고 설명하지? 방금 난 백찬후 선수에게 그렉 매덕스의 투심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것에 대해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이게 참 애매한게 며칠동안 내가 이런저런 실험을 해본 결과 내가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가장 쉽게 얘기해서 수학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너무 많더라. 그래서 가볍게 포기해줬다. 마흔둘에 수학자는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근데 방금 투심에 대한 설명은 워낙에 투머치 토커인 백찬후 선수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기도 했고, 이래저래 직접 보여주기도 해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이게 그렉 매덕스가 던졌던 그 투심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크레이지.”


다시 글로벌 미친 버전이 나오신다. 발음이 좋은데? 발음 때문에 고생하셨다는 인터뷰는 본 것 같은데. 참고로 내 ‘이해’의 영역에서 다행히 언어는 포함되더라. 영어와 일본어를 덕분에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다 되지는 않던 것이 중국어는 ‘이해’가 안 되더라.


“오케이! 인정. 시우 씨 천재네. 그럼 마르티네즈의 서클체인지업도 한 번 해봅시다. 그러니까 내가 마르티네즈를 만났던 것이······.”


아, 피날 것 같아. 그렇게 한참 만남부터 설명을 하다가 결국.


“······그립은 이렇게 그리고 던질 때 제일 중요한 부분은 마르티네즈는 그렇게 말했지. 손가락이 유연해야 자기처럼 던질 수 있다고, 그런데 난 그만큼 유연하지는 못했거든. 시우 씨는 손가락이 좀 유연할까?”


어느새 말을 놓는 백찬후 선수다. 사실 열 살이나 많은데 충분히 그럴만하다. 난 손가락을 뒤로 구부려보았다.


“와, 뭐지? 이렇게 유연하다고? 그럼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겠는데? 그러니까 서클체인지업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해서 원이 되는 그립이라 그렇게 부르는 건데······ 해서 이렇게······ 결국 그렇게 던지면 된다는 거지. 한번 해볼래요?”


“백찬후 선수, 아니 형님 그냥 말씀 편하게 하세요.”


“그럴까? 그럼 한 번 던져보자.”


“네, 형님.”


난 이번에도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물론 마르티네즈에게 직접 전수를 받는 것은 아닌지라 똑같을 거라는 보장은 없긴 하지만. 근데 그 양반 살아 있나? 나이를 모르겠네. 집에 가서 찾아봐야지.


“형님 오세요.”


나한테 오라는 줄. 난 찬후 형님에게 들은 대로 그립을 잡고, 내가 ‘이해’를 한 대로 공을 던졌다. 체인지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패스트볼을 던질 때와 자세가 같아야 한다는 거라고 들었다. 심지어 팔을 휘두르는 속도까지.


난 그부분을 생각하면서 공을 던졌다.


뻐엉!


“와, 이게 서클체인지업?”


김지혁이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내 기준으로 볼 때 떨어지면서 밖으로 흘러 나가는 공. 설명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는 것 같다.


“너는 진짜 미친놈 같다.”


찬후 형님이 막말을 하신다. 불혹이 넘어서 이런 막말을 듣다니. 어머니가 슬퍼하시겠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야, 일단 영상 찍자. 먼저 투심부터.”


“네? 아, 네.”


난 차례로 투심 3개, 서클 체인지업 3개, 그리고 전력으로 포심 3개를 던졌다. 여전히 포심의 구속은 165km정도로 구성되었다.


“잘 찍었어?”


찬후 형님이 코치에게 묻는다. 그러자 코치가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그러고 보니 이거 원래 너튜브에 올리려고 했던 거 아닌가? 정찬이를 쳐다보니 정찬이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쟤도 이제 맛이 갔다. 여긴 다 미친 것 같다.


“어······. 정찬아? 이거 너튜브에 올린다고 하지 않았냐?”


“뭐 그러려고 했는데, 찬후 형님이 원하시면 그냥 두고요.”


정찬이가 찬후 형님을 쳐다보자 찬후 형님이 웃으면서 말한다.


“올리고 싶으면 올려. 단, 포심 영상만.”


“아, 그럴까요?”


“일반인이 165km를 던졌다? 이게 유명해지면 내가 정PD한테 말하기 더 쉬워지겠지.”


“아, 그렇겠네요.”


두 사람은 그렇게 합의를 본 것 같다. 중간에 내 의사를 살짝 무시당한 것 같긴 하다만. 뭐 큰일이야 있을까 싶다.


그 후로 찬후 형님은 다른 구종에 대해서도 내게 이야기를 하셨고, 배워보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다른 구종들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느 정도 흉내는 낼 수 있었지만, 투심과 서클체인지업처럼 던질 수는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결국 난 포심, 투심, 서클 체인지업 이렇게 세 구종을 던지는 투수가······ 된 건가? 이것도 모르겠다.


결국 그날의 만남은 그렇게 끝났다. 찬후형님에게 번호를 따인 채로.




***




집으로 돌아온 나는 최강 슬레이어즈라는 프로그램을 정주행했다. 혹시라도 내가 저기에서 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매우 흥미로웠다.


현재 최강 슬레이어즈의 승률은 10할이었다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초반 분위기가 매우 좋았는데, 20게임 가까이 뛰면서 승률이 많이 내려왔다. 물론, 7할 이상이면 다음 시즌이 보장되는 프로그램이라지만, 그래도 남은 10게임이 쉬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들이 있다보니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었고, 덕분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운되었다는 것이 화면을 통해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심지어 남은 10게임은 어느 한 팀도 우습게 볼 수 없는 엄청난 팀들이 남아 있었다. 대학리그 우승팀부터 프로야구 2군팀이 셋에 대학 올스타에 독립리그 올스타까지.


“와, 내가 들어가기도 전에 프로그램 끝나는 거 아냐?”


냐앙!


닥치고 간식이나 달라는 냥이들의 울음 소리에 난 서둘러 간식을 바쳤다. 우리 집에서는 쟤들이 왕이다.


“그런데 왜 다른 구종은 배울 수 없었지?”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은 있다. 가르치는 사람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는 구종인가? 혹은 그 구종 자체의 평가가 얼마나 높은가.


예를 들자면 투심은 투수라면 누구나 던질줄 안다고 한다. 너튜브 설명이니 나한테 따지지 말자. 서클체인지업도 마찬가지다. 단, 그걸 제대로 던지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는 것.


심지어 찬후형님이 가르쳐준 것은 그것의 대가라고 불렸던 사람에게 직접 배운 것을 그대로 가르쳐준 것이다.


난 영상들을 찾아보았다. 영상에는 여러 투구 코칭이 있었다. 그것을 보고 내가 ‘이해’를 할 수 있는가를 실험해보았다.


“안 되네. 그럼 포심은 왜? 하긴 포심은 그냥 기본이라 그런 건가?”


그렇게 생각하면 또 이해가 간다. 기초반을 떼고 이제 중급, 고급반으로 가야 하는데 강사가 없는 그런 상황이랄까?


“와씨, 나도 모르게 야구에 빠져들었어.”


순간 내가 뭘 하고 있었나 싶었다. 당장에 야구로 먹고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난 마음을 잡고 원래 내 직업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내 직업이니까 내 직업 부분에 대해서도 ‘이해’는 가능하리라 생각하면서 글쓰기에 대해서 처음부터 기초를 공부해보려고 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개뿔.”


아이한테 날아갔던 것이 책이었으면 달랐을까? 책을 맞고 환골탈태를 했더라면 이쪽의 천재가 되지 않았을까?


왜 하필 야구공이었을까? 난 야구에 대해서 딱히 생각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KBO중계도 안 보는 사람인데. 진짜 뭘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며칠이 지났다.


정찬이가 올린 영상이 너튜브 알고리즘의 축복을 몰빵당했다는 것도 모른 채로.




***




“형! 이거 봤어요?”


최강 슬레이어즈의 원투펀치라고 주장하고 있는 사이드암 투수 장무진이 덕아웃에서 토크를 담당하고 있는 대투수 2인방에게 다가가며 말한다.


“뭔데?”


“이거요. 165km 던지는 일반인. 심지어 나이가 마흔둘이래요.”


“미친나? 어서 대낮부터 술을 쳐묵고 연습을 하러 오나?”


“아, 진짜라니까요. 보세요.”


대투수 2인방 중 형이 영상을 보더니 다시 말한다.


“이기 뭔 마흔둘이고? 끽해야 서른이겠구마.”


“진짜라니까요.”


“마! 니랑 갑이라카네. 갑으로 보이나?”


대투수 2인방 중 동생인 성문진이 힐끗 영상을 보고 장무진의 뒤통수를 때린다.


“미친나. 이게 어디봐가 내랑 갑이고? 이기 아침부터 술을 얼마나 빨아묵었으면 햇소리를 지껄이노.”


“와, 진짜 돌겠네. 진짜라니까요!”


“마! 가라, 행님들 운동할끼다.”


장무진이 억울함을 호소하려고 주변을 둘러볼 때 정PD가 등장했다.


“뭔데요?”


“이 영상이요. 피디님도 보셨죠?”


“아, 그분. 봤죠.”


“진짜 마흔둘 맞죠?”


“맞아요. 운전면허증도 확인했어요.”


“거봐요! 맞다잖······ 엥? 그걸 어떻게요?”


“오늘 여기로 오실 겁니다. 참고로 투수 코치도 한 분 모셨어요.”


“갑자기 투수 코치요?”


“네, 아마 보시면 납득이 가실 겁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연습구장이 있는 곳에 맴버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거대한 덩치를 가진 남자와 그보다 조금 작지만 그래도 탄탄한 몸매를 한 남자가 연습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와 미친!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백찬후와 최시우의 등장이었다.


작가의말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참고로 실제로 전 야구를 잘 모릅니다 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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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 백찬후의 변화구, 그리고 –1 +2 24.07.01 395 16 12쪽
6 *6화 야구, 재미있네 –3 +1 24.06.30 449 21 12쪽
5 *5화 야구, 재미있네 –2 +3 24.06.29 442 18 12쪽
4 *4화 야구, 재미있네 -1 24.06.29 452 16 12쪽
3 *3화 불행과 기적 -3 24.06.29 495 16 12쪽
2 *2화 불행과 기적 -2 24.06.29 575 17 12쪽
1 *1 화 불행과 기적 -1 +2 24.06.29 715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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