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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보이맨 님의 서재입니다.

몽둥이 든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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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레드보이맨
작품등록일 :
2024.05.09 06:39
최근연재일 :
2024.05.18 10:0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68
추천수 :
4
글자수 :
49,611

작성
24.05.16 12:10
조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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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사냥

DUMMY

소년의 두 눈으로 본 사냥이라는 것은 의외로 별것 없었다.


사냥감을 찾은 뒤, 있는 힘껏 뛰어올라 몽둥이로 내려친다.


과정만 본다면 너무 간단하지 않은가?


심지어 자신은 뛰는 것이 아닌 날 수 있었기에 더욱 쉽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들소의 생기 없는 눈동자와 움직임을 멈춘 거대한 몸뚱이.


16살의 소년이 처음으로 본 살아있는 생물의 죽음이었다.


"아, 알았다."


두둘리안의 부름에 답한 레델른이 떨리는 발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두둘리안의 곁에 다다른 레델른은 마른침을 삼키며 들소의 시체를 내려다봤다.


생명의 빛을 잃은 들소의 눈동자는 허공을 응시한 채 미동조차 없었다.


그리고 그런 들소의 시체를 잠시 아무 말 없이 보던 레델른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 죽은 건가?"


"그렇다."


".. 죽음이라는 게 이렇게 끔찍한 것인 줄 몰랐다."


레델른의 시선이 들소의 시체에서 떨어질 줄 모르자, 두둘리안이 그런 레델른을 바라보며 자신도 그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나도 켈란과 함께 처음 사냥을 나갔을 땐 그렇게 생각했다."


"고기를 얻으려면.. 꼭 이렇게 해야하는 건가?"


레델른이 시선을 들소에서 두둘리안으로 옮기며 질문하자, 두둘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이렇게 대가리를 부술 필요는 없다."


손에 쥐어진 몽둥이를 바라보던 두둘리안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들소의 시체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게 무엇이든 들소를 아무런 고통 없이 하데른의 곁으로 보내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써도 좋겠지."


"그런가.."


레델른은 두둘리안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이에 두둘리안이 한 쪽 무릎을 굽혀 레델른과 눈높이를 맞추더니, 진중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생명을 빼앗는 일은 결고 가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


두둘리안은 한 손을 들어 레델른의 가슴 위에 살짝 얹었다.


"중요한 것은 그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두둘리안의 말을 들은 레델른이 살며시 눈을 감았다.


두둘리안의 손길과 함께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에 복잡한 감정들이 조금씩 가라앉는 것 같았다.


잠시 후, 레델른은 천천히 눈을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아버지의 말을 새겨 듣겠다."


레델른이 진심 어린 대답과 함께, 자신의 가슴에 얹어진 두둘리안이 손 위로 천천히 제 손을 포갰다.


그리고 그런 레델른이 기특하다는 듯이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인 두둘리안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래, 이제 돌아가자. 고기를 해체하는 법은 다음에 가르쳐 주겠..".


그때였다.


- 후웅, 쐐액!


무언가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두둘리안이 말을 끊었다.


그와 동시에 표정을 굳힌 두둘리안이 재빨리 레델른의 몸을 자신의 품 안으로 확 끌어당기더니, 이내 손에 든 몽둥이를 힘차게 휘둘렀다.


- 퍽!


묵직한 소리와 함께 날아오던 창이 두둘리안의 몽둥이에 맞고 튕겨져 나갔다.


그러자 자신의 뒤에서 창이 날아오던 것을 보지 못한 레델른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여 두리번거리며 입을 열었다.


"아버지?! 갑자기 왜 그러나!"


"레델른, 내 뒤로 물러서라.".


두둘리안이 창이 날아온 방향을 보며 으르렁대듯 중얼거렸다.


"적이다."


&


두둘리안의 뒤로 물러선 레델른이 두둘리안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두 명의 사내가 이곳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한 명은 조잡해 보이는 칼을 손에 쥐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맨손인 듯 보였다.


그리고 그런 두 명의 사내를 함께 보고 있던 두둘리안이 두 명의 사내를 향해 두둘리안이 경고하듯 크게 외쳤다.


"멈춰라!"


하지만 두 사내는 두둘리안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 듯 이곳으로 다가오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두둘리안은 재빠르게 바닥에 있던 돌멩이 하나를 집어 들더니, 두 사내를 향해 던지며 소리쳤다.


"그 자리에 멈추라고 했다!"


온힘을 다한 것이 아님에도 두둘리안의 팔에서 벗어난 돌멩이는 엄청난 속도로 허공을 가르며 칼을 든 사내를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칼을 든 사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칼을 휘둘러 돌멩이를 정확히 두 동강 내버렸고, 비로소 걸음을 멈춘 두 사내가 놀란 눈빛으로 두둘리안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


두 사내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내자 그들을 향해 한 걸음 내딛은 두둘리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 지껄이는지 모르겠다만, 방금 전에 내 아들에게 날아온 창을 던진 것이 네놈들인가?"


두둘리안의 목소리에는 억누를 수 없는 분노가 깃들어 있었다.


한편 두둘리안의 말을 들은 두 사내 역시 서로 간에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 무언가를 수군거리며 의논하는 듯 하더니 곧바로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이에 두둘리안이 레델른을 향해 창을 던진 것이 본능적으로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빈 손의 사내라는 것을 깨달았다.


"레델른, 먼저 집으로 가 있어라. 아니, 네 스승에게로 가는 것이 좋겠다."


"나, 나도 함께 싸울 수 있다! 스승님에게 배운 마법이라는 것을 쓰면.."


"내 말 들어라!"


레델른의 말을 끊은 두둘리안이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너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함께가 아닌 혼자 싸우는 것이 더 편할 때가 있는 법이다."


"그렇지만!"


레델른이 끝까지 말을 듣지 않자, 두둘리안이 레델른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외쳤고.


바로 그 찰나, 두 사내가 동시에 두둘리안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에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낀 두둘리안의 시선이 재빨리 움직였다.


발이 얼마나 빠른지 그래도 꽤 멀리 있던 놈들이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에 당황하며 대응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가소롭다!"


크게 고함을 지른 두둘리안이 온 힘을 다해 몽둥이를 휘두르자, 바람을 찢어발기는 듯한 소리와 함께 몽둥이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휘둘러졌다.


이에 두 사내는 재빠르게 두둘리안의 공격을 피했다.


창을 든 사내는 회피한 직후 바로 두둘리안을 향해 칼을 휘둘렀고, 다른 한 명은 멈추지 않고 두둘리안이 튕겨냈던 창을 줍기 위해 계속해서 뛰어갔다.


"레델른! 마법을 써도 좋으니 얼른 도망..!"


생각보다 거친 상대의 칼놀림에 레델른에게 도망치라는 말을 채 끝내지 못한 두둘리안은 재빠르게 다른 적이 있는 방향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러자 어느새 땅에 떨어져 있는 창과 가까워진 놈이 보였다.


"이런..!"


두둘리안은 시간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눈앞의 적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지만, 만약 다른 놈이 창을 들고 가세한다면 그 결과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미 창을 집기 위해 손을 뻗는 것을 보니 놈의 가세는 정해진 수순인 듯 했다.


바로 그 순간, 레델른이 창을 향해 손을 뻗는 사내를 향해 외쳤다.


"매직 미사일!"


그러자 레델른의 주위를 맴돌던 루나가 푸른 빛을 환하게 내뿜기 시작했고, 레델른의 손바닥 위로 작은 빛의 구체가 나타나더니 사내를 향해 쏘아졌다.


그 매직 미사일은 2서클 마법사가 쏘아보낸 것이라 치기에는 믿을 수 없는 속도였고.


이것은 레델른이 자신이 마법을 쓸 것이라 확실히 인지를 하고 발현시킨 첫 마법이었다.


&


명상을 끝낸 말튼이 천천히 눈을 뜨며 나즈막히 중얼거렸다.


"마나 써클은 대체 언제쯤 원래대로 돌아올꼬.."


제자에게 마법을 디스펠 당한 이후로 이상하게 뒤틀려버린 마나 써클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복에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낮은 써클의 마법은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되었지만, 원래 자신이 구사하던 마법들의 수준을 생각해 본다면 사실상 진전이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끄응.."


가부좌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선 말튼은 오두막 밖으로 걸어나갔다.


밖으로 나서자마자 그의 눈에 레델른이 수련을 위해 사용한 마법의 흔적들이 들어왔다.


불에 그을린 듯 검게 변색된 나무들과 곳곳에 파인 구덩이들.


그리고 작은 구멍이 뚫린 나무로 시선을 옮긴 말튼이 레델른이 처음으로 매직 미사일을 발현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그때는 상상도 못했지"


물론 고위 마법사인 자신에게는 매직 미사일로 나무에 구멍을 내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레델른은 처음 발현한 매직미사일로 저런 구멍을 냈으니..


비록 마나의 절대량은 적을지언정 자신보다 더욱 정순한 마나 순도를 지닌 레델른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일지도 몰랐다.


"거기다 정령의 도움까지 받았을테니.."


문득 레델른의 미친 재능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 말튼이 고개를 저으며, 레델른이 늘 수련을 하러 오던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매일 보이던 녀석이 보이지 않으니 심심하구먼."


혼잣말을 중얼거린 말튼이 이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사냥은 잘 배우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


레델른의 매직 미사일이 아무리 빠르다 해도, 눈앞에서 창을 집어 드는 속도를 따라잡기란 불가능했다.


어느새 창을 주워든 사내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매직 미사일을 보고 자신만만하게 웃더니, 두둘리안이 던진 돌멩이를 쳐냈던 칼잡이처럼 매직 미사일을 받아쳤다.


그러나 사내는 곧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됐다.


- 빠각!


의기양양하게 휘둘러진 창대가 마른 나뭇가지처럼 부러지더니, 매직 미사일이 그대로 사내의 어깨를 꿰뚫었다.


"끄악!!"


그리고 이 광경을 목격한 두둘리안의 상대가 한눈을 파는 사이.


"어딜 보는 건가!"


두둘리안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거대한 몽둥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두둘리안의 공격을 모조리 피해내던 칼잡이가 당황하며 처음으로 방어하려는 듯 칼을 들어올렸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창잡이의 부러진 창보다 더욱 처참했다.


- 쨍!


몽둥이와 충동한 칼은 산산조각이 났고.


- 뻐 - 억


섬뜩한 소리와 함께 두둘리안의 몽둥이에 맞은 칼잡이가 저 멀리 나가떨어져 바위에 처박혔다.


가슴이 기괴할 정도로 심하게 파여 들어간 것을 보니, 그가 살아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이에 피가 흐르는 어깨를 부여잡고 있던 창잡이가 독기 어린 눈으로 두둘리안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


칼잡이와 창잡이가 이전부터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었지만, 그런 것은 상관없었다.


그리고 전투 중에도 모든 신경이 레델른에게 쏠려 있었기에.


마법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고, 그 마법을 사용하는 자신의 아들 또한 상상 이상으로 강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상태였다.


그러나 두둘리안에게 레델른이라는 존재는 아직까지는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아들이었다.


"내 아들의 근처에서 떨어져라!"


이미 자신의 전투에서 승리했음에도, 두둘리안은 쉴 틈 없이 창잡이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러자 독기 어린 눈으로 두둘리안과 레델른을 번갈아 쳐다보던 창잡이가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적을 놓치게 되면 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


"서라!"


두둘리안이 다급한 마음에 손에 쥐고 있떤 몽둥이를 적을 향해 있는 힘껏 집어 던졌다.


하지만 몽둥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해낸 창잡이가 있는 모든 힘을 짜내 뛰는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저 놈을 놓치면 안 된다! 레델른, 너는 먼저 돌아.."


"루나!"


두둘리안을 말하다 말고 입을 꾹 다물었다.


푸른 빛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말을 끊은 레델은을 향해 시선을 돌렸을 떄, 두둘리안의 시야에 들어온 것이 눈에서 푸른 빛을 뿜어내는 레델른의 낯선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저자는 죽여야 하는 건가?"


처음 보는 레델른의 모습에 잠시 어안이 벙벙해진 두둘리안이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중에 어떻게든 후환이 생길 수도 있다."


"알았다."


"그러니 먼저 돌아가라. 저놈은 내가 쫓아가서 마무리 짓고 오겠다."


두룰리안이 놈을 쫓기 위해 재빠르게 몸을 날리려 했지만, 레델른의 말에 몇 발자국 가지 않아 발걸음을 멈췄다.


"아버지는 내가 루나와 함께 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모른다."


"그게 무슨 소린가?"


".. 이 상태는 아직 오래 유지하기가 힘들다. 그러기 설명은 나중에 하겠다. 매직 미사일"


레델른이 이전과 같은 매직 미사일을 발현 시켰지만, 그 모습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마치 옅었던 빛의 구체가 한껏 응축돼 더욱 밝은 빛을 발산하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빛의 구체 잠시 아무 말 없이 바라보던 레델른이 입을 열었다.


"빨라져라!"


레델른의 외침과 함께 손바닥 위에 둥둥 떠있던 매직미사일이 벼락같이 쏘아지더니, 눈 깜작할 사이에 도망치던 놈의 가슴을 꿰뚫었다.


이에 그 광경을 본 두둘리안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경악하며 입을 벌리는 것 뿐이었고, 어느새 루나를 몸 밖으로 내보낸 레델른이 두둘리안을 향해 말했다.


".. 이 정도면 이제 앉았다 일어서기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 않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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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선택 24.05.18 4 1 12쪽
9 징조 24.05.17 5 1 13쪽
» 사냥 24.05.16 9 0 13쪽
7 어린 마법사와 몽둥이 24.05.14 17 0 12쪽
6 24.05.12 15 0 12쪽
5 진정한 망령? 24.05.11 16 0 12쪽
4 숲속의 망령 (3) 24.05.10 15 1 12쪽
3 숲속의 망령 (2) 24.05.09 19 0 12쪽
2 숲속의 망령 (1) 24.05.09 40 1 11쪽
1 프롤로그. 24.05.09 28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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