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천사대제 님의 서재입니다.

레전드 스트라이커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천사대제
작품등록일 :
2016.01.14 03:43
최근연재일 :
2018.06.20 01:42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5,181,149
추천수 :
95,444
글자수 :
2,080,035

작성
16.01.31 11:30
조회
37,868
추천
674
글자
21쪽

26. 강민-큰 걸음을 내딛다

레전드 스트라이커

이 글은 사실과 다르며 단지 픽션일 뿐입니다.




DUMMY

다음 날, 새벽같이 눈을 뜬 강민은 가볍게 러닝을 하고는 집에 돌아왔다.

어제부터 강민은 식사 시간에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모두가 강민을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는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사람을 안절부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침묵 속의 식사 시간은 기어코 강민의 입을 열게 만들었다.

“아니 다들 왜들 그래요? 어머니, 아버지는 왜 또 그러시구요?”

“야. 강민 너 괜찮냐? 다들 너네 팀을 까고 난리도 아니더구만”

누이는 강민에게 말하고 잽싸게 젓가락질을 하고 있었다.


“휴,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린아이가 키 크려고 하는 것처럼, 우리 팀도 챌린지 리그에서 올라와 성장통을 앓고 있다고 봐야겠죠. 그것 때문이라면 아무 걱정 마세요. 다음 경기엔 여봐라는 듯이 이겨줄테니까요.”

“거 보세요. 엄마, 아빠. 얘는 쉽게 무너질 놈이 아니라니까”

“시끄러 이것아. 네가 더 안달이 났었잖아”

어머니의 한 마디에 입이 쑥 들어간 누나가 심통을 부리 듯 젓가락을 틱틱 거리고 있었다.

이때, 아버지께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누구 아들인데 그렇지 않소? 중전마마?”

“호호, 그럼요 누가 배 아파 낳았는지 참 기특도 하지. 호호”

어머니의 자화자찬에 지은이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요새 엄마가 좀 이상해. 자꾸 혼자 계실 때도 저렇게 실실 웃고...”

“허허~~ 웃으시고.”

지은이가 그런 강민에게 혀를 쏙 내밀며,

“베에~~”

“호호호”

“하하하. 됐다. 가족들이 너를 생각해서 그랬다만, 사나이라면 그럴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는 법이지. 훌훌 털고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되는 거야”

“예. 너무 걱정마세요. 이 아들을 따라 올 대한민국 축구 선수는 아직 없어요.”

“어휴 저 팔푼이. 제 자랑을 자신이 하다니...쯧쯧, 대한민국 축구선수가 다 죽었구나”

“자자 어서 식사하고 등교하고 출근해야지. 그리고 지영이는 당분간 스케줄이 없어서 쉬려 한다니, 아빠 회사에 나와 공연 한 번 해라. 강당에 빵빵한 스피커 설치 해 두었다.”

“그럼 그럼. 이 기회에 누나도 효도 크게 한 번 해봐”

“예. 노력할게요. 나중에 회사 들어가면, 거기 담당자를 소개해 주세요. 저도 쉬는 김에 아빠한테 효도 한 번 할게요.”

“하하하 좋구나 좋아. 회사는 잘 운영되고 있고, 자식들은 잘 커주고 있으니 이보다 좋은 가족이 어디있겠니? 그렇지 않소? 다 당신이 나에게 복을 가져다 주니 좋기만 하구려.”

“에구 닭살....”


강민은 가족들의 불안한 심정을 풀어주고 수원으로 내려왔다.

역시 연습구장에는 아무도 오질 않았고, 강민은 간단한 조깅과 스트레칭을 열심히 한 후,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흠, 확실히 몸이 유연해 진 것 같기도 하고, 몸에 탄력이 넘치는 듯 한데. 에이 설마 그 정도일까?]

강민은 볼 트래핑을 통해 몸의 이곳 저곳을 점검해 보았다. 확실히 공이 발 끝에서 노는 것이 느껴졌다.

[드리블 기본 아이템 덕분인가? 그럴 수도 있겠지. 더 이상 그런 것에는 신경쓰지 말도록 하고 이미 대부분 90을 넘어섰고 90 중반이니 올 해가 가기 전에 100을 만들 수 있을거야]


강민이 콘 사이로 왕복 달리기를 몇 번 하고는, 스피드를 점검하기 위해 처음에는 공 없이 골 라인부터 하프라인까지 천천히 세 번을 왕복하고 한 번은 전력을 다해 뛰는 것을 2세트 정도 수행했다.

다시 콘을 이용하기 시작하는 강민.

천천히 드리블을 하며 발끝의 감각을 느끼고자 했다. 오늘은 삼바 탭을 추진 않았지만 관계가 없었다.

공은 마치 산들바람처럼 살랑 살랑 강민의 발끝에서 노닐고 있었고, 절대로 한 걸음 이상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동안 불안했던 드리블의 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흠, 확실히 좋군. 공이 착착 감기는 맛이야. 속도를 내어보자]

강민의 바람같은 속도와 안정적인 볼 트래핑, 드리블이 연이어 펼쳐지며 빨간 색의 콘들 사이로 강민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두 번 정도를 수행하자 갑자기 뒤에서 박수 소리가 들렸다.

짝짝짝


깜짝놀란 강민이 뒤를 돌아보자, 언제 나오셨는지 박지상 코치가 계시는지라 황급히 인사를 했다.

“어? 언제나오셨어요. 코치님 오신 것도 몰라 뵈어 죄송합니다.”


박지상은 사실 코치가 아니었지만, 분석관님이라 부르기에는 이상해서 선수들은 모두 그렇게 불렀다.

“아니야. 네가 집중해서 연습 중이라 살금살금 다가왔지. 근데 좋아 보이네. 민이 네가 공을 쫓아가는지, 공이 너를 쫓아오는지 모를 정도야. 그 새 기술이 좋아진 것 같애”

강민은 속으로 뜨끔했으나, FM 시스템을 말할 수 없으니 웃으며 그냥 넘겨 버렸다.

“에이. 오늘은 컨디션이 조금 좋아 그렇게 보이는 것일 거예요.”


“자자 아무튼, 다시 한번 재 보자”

하며 초시계를 꺼내더니 엔드라인으로 가라고 손짓을 했다.


“너는 골 라인에서 전력을 다해 달려서 하프라인까지 뛰어봐. 근 50미터이니 한 번 재보자.”

“예”


강민은 축구화를 고쳐 신고 골 라인 근처로 이동하여 간단히 몸을 풀고는 준비를 했다.

“준비”


호각 소리와 함께 강민의 신형이 용수철처럼 튀어나갔다.

다다다다다다


그 모습을 보는 박지상은 꽤 놀랐으나, 강민의 전력 질주 모습에 눈을 떼지 않고 하프라인에 도달할 그 순간 초시계를 눌렀다.

째깍


5.51초


눈이 휘둥그래진 박지상이 초시계를 보여주며 말했다.

“민아, 너 혹 약하는 것은 아니지?”

“예? 에구 코치님! 선수한테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요?”

“그럼 이 곳의 길이가 짧나?”

“아니에요. 정확히 잔디가 덮인 필드의 길이는 102m, 그리고 경기장은 100m예요. 그러니, 당연히 하프라인까지는 50m가 나오겠죠. 이곳과 저 수원종합운동장과 크기가 똑 같아요.”


“그래? 그럼 5분 쉬었다가 100m를 재보자. 가능하지?”

“예. 쉬는 것 없이 바로 가죠. 괜히 선배들이 보면 기 죽인다 야단일테니.”

“하하, 하여튼 대단하다. 충분히 준비를 하고 뛰면 더 빠르겠는걸”

강민은 웃으며 다시 출발점에 섰고, 박지상은 반대편 골 라인에서 손을 들어 올렸다.

“삐익”

다다다다다다


강민은 이렇게 달리는 것이 정말 좋았다. 아플 때는 걷는 것 조차 힘들었으니, 이렇게 달릴 때는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다다다다다

결승점이 다가오자 강민은 더욱 힘차게 팔을 흔들며, 결승점을 통과했다.

째깍


10.32초

“커억”

박지상은 숨넘어가는 소리를 질렀다.


숨을 고르고 있는 강민에게 흥분한 박지상이 다가오더니, 초시계를 보여주고는 한마디 했다.

“너 오늘부터 축구 당장 때려치고 육상해라. 캬 10.32초라니, 만약 필드에서 제대로 된 모습으로 뛴다면 우와 기대된다.”


한국 100m 신기록이 10.23초. 축구선수로서는 탄환이나 마찬가지였다.

“이건 코치님만 알고 계세요. 알겠죠?”


그런 강민의 부탁에 박지상은 이 비밀을 말할 수 없는 속병이 생겨 버렸다. 그리고 절대로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었다. 이것을 공개해 버리면 강민의 축구 인생이 육상 인생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휴,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누구는 키도 커, 얼굴도 잘생겨, 축구도 잘해, 스피드도 뛰어나, 거기다 누나는 한국 최고의 가수. 야 민아. 너 가진 게 너무 많아. 그 가진 걸 잘 사용해서 주변에 잘 베풀어야 해. 하늘이 너에게 그런 능력을 주신 건, 너에게 뭔가 바라는 것이 있을 것이야. 항상 마음을 가다듬고, 주변에 휩쓸리지 말고, 베풀면서 살아. 알겠냐?”


박지상이 웃으며 말하고 있지만, 강민의 속 마음도 그렇다고 대답하고 있었다.

연습을 잠시 쉬면서 박지상과 이것 저것을 묻고 대답했다.


“근데 코치님, 제가 유럽리그로 가면 잘 할 수 있을까요?”

“너 정도면 땡큐지, 이적료가 높지 않을테고, 아 여기서 높지 않다는 것은 네 능력이 생각보다 높아, 그런데 유럽에서 너 정도 수준되는 아이들은 보통 1천만 유로 이상이거든, 근데 과연 수원레즈에서 그 정도를 바랄까? 아마도 그 반의 액수만으로 눈이 휘둥그래질 거야. 왜 가고 싶냐?”

강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K리그도 가족들과 같이 있어 좋지만, 애초에 저의 목표는 유럽리그였거든요. 부상만 없었다면 이미 갔을 거예요. 그리고 수원레즈에 올 때에도 그렇게 합의를 보고 계약서를 썼어요.”


“그래? 근데 어디로 가고 싶냐?”

“그걸 모르겠어요. 제가 어디로 가면 일단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내가 민이 널 가까이서 지켜본 게 이제 겨우 1주일이야. 물론, 그 전에는 축구장에서 경기를 뛰는 네 모습을 3월부터 보고 있었으니, 네 실력을 대충 짐작하고 있어. 근데 오늘 보니 더 좋아진 것 같아 흡족해 졌지만, 유럽리그가 생각보다 옹졸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거든.”


“그래요? 옹졸하다는 말씀은 이적료를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뭐. 그것도 있고, 또 다른 것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선수는 주전으로 출전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지. 거기다가 넌 동양인이잖아.”

“그렇군요. 동양인이라... 피부색이 문제가 되는군요.”

“그렇지. 어찌됐든 간에, 확실히 아시아인들이 아프리카나 유럽인들에 비해 피지컬, 체력 등이 딸리기는 하지, 하지만 예외도 있지. 바로 너, 강민이지. 너는 혹독한 부상을 경험해서 그런지, 끊임없는 노력 덕택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를 앞지를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을거야. 유럽인들에 비해 키도 비슷하고, 몸싸움 등은 오히려 네가 약간 우위에 있을 정도야. 거기에다, 그들이 없는 주력과 순간 속도, 유연성, 탄력성까지 두루 두루 갖추고 있으니 육체적으로는 최상의 조건을 가지고 있어. 문제는 테크닉이지.”


고개를 끄덕이는 강민. 이어지는 박지상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오늘 잠시 보니 너에게 있던 그 약간의 아쉬움도 사라진 것 같아. 앞으로도 계속 그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아마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강민은 박지상의 말에 고마움을 느꼈다.

“혹시 코치님. 그것 립 서비스 아니죠?”

“에라이, 잘 나가다 삼천포로 갈 놈아. 내가 비싼 아침 밥먹고 와서 너에게 립서비스나 해 주고 있냐?”

“하하하. 아무튼 감사해요. 제 에이전트는 존 박이라고 영국 교포예요. 유명한 에이전시에서 5년간 경험을 하고, 개인 회사를 차렸더라구요. 아마도 내 동영상을 수집하고 편집하고 있을 거예요.”


“그래. 나도 얘기 들었다. 지금처럼만 하면 네가 원하는 리그로 갈 수도 있을거야. 가능하면 국대에 차출되는 것이 좋아. 이름을 알리는 것도 있고, 특히 영국 같은 나라는 워크 퍼밋을 잘 안주거든. 손흥일도 바로 받지 못했잖아. 영국에서는 EU 국가 출신들이 아닌 스포츠 선수들이 자국에서 뛰려면 Tier 2(Sportsperson) VISA 란 놈을 받아야 해. 영국 축구협회와 구단에서 선수에 대한 보증을 서 주고 받는 것인데 이놈들이 국대를 75% 이상 출전하고, 피파랭킹 50위 이내의 선수들에게만 발급해 주고 있으니, 너는 국대가 걸림돌이야. 물론, 그 외에도 받을 수는 있지만 고생은 하지. 한국이 4월 현재 48위이니 간당간당 하다만 많은 한국 선수들이 뛰기 때문에 괜찮을 거야.”


“예. 알겠습니다.”

“근데 너 올림픽 국대나 성인 국대에서 호출은 안오냐?”

“글쎄요. 아직 한 번도 없었는데요.”

“하아. 협회에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원...”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은 올해, 8월 5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이미 지난 1월에 카타르에서 열린 토너먼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8회 연속 올림픽을 출전하게 되었다. 문제는 강민이었다.


협회도 강민은 뜨거운 감자였다. 현재 K리그 클래식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 수원레즈이며, 그 팀의 가장 화끈한 에이스가 강민이었다. 득점 랭킹과 어시스트가 1위이고, 공격수의 잣대를 재는 공격포인트 역시 1위이다. 거기다 94년생이니, 이것은 볼 것도 없이 리우행이어야만 했다.

그런데, 강민이 빠져나가면 수원레즈는 장기에서 소위 말하는 차포 떼고 경기를 하는 것과 같았다. 거기다 강민은 병력이 있어 병역문제도 걸리지 않는다. 그런 강민을 수원레즈에서 선선히 보내 줄지가 만무하다. 국대 차출이면 강제성을 동원한다 하지만, 올림픽은 국대 경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단순히 U-23세 이하 선수들과 3명의 옵션을 붙여 치루는 경기일 뿐이었다.

예선전을 뛰지 않아 못나간다? 말이 되지 않는다. 아시아에서 치뤘던 예선전에서는 23세를 초과한 선수는 뛰지 못했다. 그런데, 강민에게만 이 룰을 적용한다는 것도 우습지 않은가?

다행히 올림픽은 한창 뜨거울 8월인지라 이 시기 K리그도 휴업을 하고 휴가를 즐긴다는 것만이 유일한 위안이 되는 일이었다.


뜨거운 감자 강민은 박지상에게 다시 인사를 드리고는 공을 가지고 간단한 트래핑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선수들이 하나 둘, 입장하며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오전 훈련이 끝나고 점심을 하고 난 후, 모두가 시청각실로 오라는 지시에 서둘러 모이기 시작했다. 강민이 알기로는 한 번도 이 시청각실을 이용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 처음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궁금하여 이승희에게 물었다.

“형. 무슨 일 있어요? 갑자기 시청각실은 왜?...”

“글쎄, 나도 모르겠네. 하여튼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뜨지는 않겠지?”

“하하하. 형님도 참...”


조덕기 감독이 단상 앞으로 나가 모인 의도를 말하기 시작했다.

“오늘 처음으로 이곳으로 들어오니 좋지? 시원하기도 하고, 편안하기도 하고 말이야. 대신 잠자면 안돼.”


“하하하. 감독님 걱정마세요. 자더라도 코를 골지 않을테니까요.”

“하하하하”

“좋군, 좋아. 그렇게 웃으면서 생활 한다는게 얼마나 좋냐?”


조덕기 감독이 농을 하고 있는 사이, 박지상의 지시에 따라 진행 보조 요원 둘이 빔 프로젝트가 연결된 DVD 레코더에 USB를 꽂고는 동영상을 틀 준비를 마쳤다. 그런 빔프로젝트가 무려 3대가 동시에 상영되고 있었다.


“그 동안 우리 팀은 감독인 본인의 감으로 선수를 선발하여 출장시켰고, 다행히 아직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전력이 상당히 노출된 것 또한 사실이다. 다음 경기는 내일 모레, 15일 낮 경기로 치러진다. 상대는 광양 아이언스이다. 문제는 상대 팀이 아니라 우리 팀인데, 약속대로 정해진 선수는 없다. 오늘과 내일 양 일간 여러분들의 상태를 보아 내일 통보를 해 줄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이 보아야 할 동영상은 타 팀이 아닌 자신의 동영상이다. 우리팀의 공격과 수비시에 드러나는 장단점을 철저히 분석하여 알려줄 것이다. 모두 박코치에게 큰 박수를 부탁한다.”


짝짝짝짝


“흠흠, 박지상입니다. 원래 저는 인터뷰 등은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인데다, 여러분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으니, 생각하고 있던 말도 사라져 버리는군요. 지금 첫 번째 스크린에서 보는 것은 지난 수원블루전에서 뛰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고, 두 번째 스크린은 그래픽 처리를 하여 문제점을 뽑아 논 것이며, 마지막 스크린은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화면입니다. 그럼, 첫 번째 화면을 봐주세요.”


화면의 동영상은 군데 군데 편집을 한 것이고, ‘장점과 단점이 이것이다’라고 명백히 들어나는 화면이 많았다. 영상에는 강민, 이승희부터 시작하여 모든 이들이 등장했고, 어느 순간 영상은 멈춰졌다. 그리고는 두 번째 영상을 틀었는데, 박지상 코치가 리모콘을 이용하여 플레이를 틀었다 정지했다를 반복하며 라이트 펜으로 장점과 단점을 설명하고 있었다. 마지막, 세 번째 화면은 단점에 대한 해결책이라 이것은, 조덕기 감독이 직접 나와 역시 리모콘을 이용하고 라이트 펜을 이용하여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었다.


무려 두 시간에 걸쳐 상영된 축구 영화(?)는 재미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나,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저 단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자신의 이름은 출전 명단에서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눈에 불을 켜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생각해 줄 여유가 없었다. 오직 자신의 단점에 대한 해결책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고민하니, 모두가 빨간 눈이 되어 시청각실을 나서게 되었다. 강민도 몇 가지 단점이나 잘못된 점을 지적받아 그걸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었다.


오후 3시가 넘었으나, 모두가 늘어난 훈련 스케줄로 인해, 오후 6시까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뛰어다녔다. 후보들은 자체 청백전을 통해서, 또는 지난 부산IFC 전을 통해 들어난 것을 보완했고, 주전들은 8경기의 시합을 간추린 동영상을 통해 해부 당했던 것이다.


6시가 다가오자, 감독이 선수들 모두를 집합시켰다. 모두가 잔디에 구르고 쉼없이 뛰어다닌 듯 숨을 헐떡이며 다가왔다.


“수고했다. 아까 낮에 틀어준 동영상은 여러분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 상영을 한 것이 아니다. 모든 팀들이 우리와 같은 동영상을 틀어놓고, 여러분을 하나 하나 해부해 갈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박코치와 협의하여 첨단 장비를 동원하여 영상을 틀어준 것이다. 이제 1회전이 4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결론은, 1회전이 끝나면 모두가 우리와 한 번 붙어 본 경험이 생겼다는 것이며, 우리의 전술이 눈에 익어 1회전처럼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앞으로 4경기 중 마지막인 경기는 전주FC이다. 영원한 승자라 일컫는 닥공 축구의 명수, 전주FC를 넘지 않고서는 우리는 우승을 하기 힘들다. 승격팀이 우승팀이 되는 것이 어려운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잘 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여러분이 그동안 드러난 단점을 앞으로의 4경기를 치를 동안 확실히 수정해야 2회전에 출전할 수 있음을 선언하는 바이다. 노력하고, 생각하고, 깨어있기를 바란다. 이상”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했다.”


“아! 강민은 사무실로 좀 와야 쓰것다.”

강민이 몸을 돌려 돌아가려다 감독님이 부른 것을 듣고는 박지상과 함께 사무실로 들어갔다.


“차 마실래?”

“아, 아닙니다. 곧 저녁을 먹을 건데. 차는 좀...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그래, 그래야 축구 선수지. 몸 관리 하나는 확실히 하는 것이 좋아.”

“예. 감독님”

“너를 부른 것은 박코치가 얘기할 거야.”


“민아, 오전에 너와 잠시 얘길 나눴던, 올림픽 국대와 6월의 A매치에 너를 국대로 차출한다는 공문이 오늘 도착했어.”

“그래요?”

강민은 일단 대답을 하고는 상황을 알고자 했다.


“한데, 이번 6월 A매치는 한국이 아니라, 유럽으로 날아가서 유럽의 두 팀과 한단다. 소요 기간은 소집일부터 2주일. 이것은 구단이 어찌 해 볼 수 없는 강제성이 있는 것이라, 너는 무조건 그곳으로 가야해”


“그렇군요.”

“네 에이전트한테도 연락이 갔을거야. 아마 구장을 나서면 와 있을 걸?”

“예. 알겠습니다. 어쩔 수 없죠. 가기 전에 승점이나 왕창 벌어놓고 가야 할텐데 말이죠.”

“하하, 고맙다. 다행히 경기는 FA 컵으로 인해 비교적 약팀인 인천과의 1경기만 잡혀 있고, 우리 팀이 할만 할거야. 네가 없어도 승점을 획득할 수 있다는 말이지.”


“다행입니다. 저로 인해, 팀이 피해를 입게되면 저는 괴로움에 빠져 허덕일 겁니다. 하하하”

“하하하. 그래 그래, 다행이지. 문제는 올림픽이야. 8월 5일 개막식을 시작해서, 21일 폐막식까지 총 17일 열전에 돌입한다는군. 축구는 결승에 진출할 경우 20일 경기가 될거야. 다행스럽게도 K리그의 휴식일이라 관계가 없는데 네 체력이 걱정이다. 초반에 탈락한다면야 무슨 걱정이 있을까? 단지, 한국에 돌아올 때 썩은 달걀 세례만 피하면 될 것을”


“하하, 코치님 그런 말씀 다른 사람들에게 하면 돌 맞습니다. 저도 제가 만약, 나가게 된다면 초반 탈락은 사양입니다. 이왕이면 금메달, 좋지 않습니까?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錦衣還鄕)하다. 캬. 생각만 해도 짜릿하네요.”


“이거 이거. 하여튼 괴물은 괴물이구나. 거기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니. 하하하. 어떻습니까? 감독님 보내도록 하죠. 네이마르도 이번 올림픽에 출전해서 금메달 어쩌고 저쩌고 하던데 이놈보고 확실히 뭉개버리고 오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거참, 두 사람은 무슨 친형제같고만. 알았네. 내 구단주님과 다시 한 번 상의하여 민이의 생각을 전달하지. 대신, 모레 광양 아이언스를 박살내야 해. 알았지?”

“옙. 잘 알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강민이 그리 말하자, 조덕기 감독과 박주상 코치는 크게 웃으며 강민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는 돌려보냈다.

강민은 숙소로 돌아 가는 길이 자신을 환영한다는 듯 반짝거리고 있음을 느꼈다. 드디어 강민이 국대의 굵은 동앗줄을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큰 걸음을 하기 시작했다.




늘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추천은 절 건강하게 만드는 에너지입니다. 후원금을 보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꾸벅


작가의말

이번 회까지 경기없이 강민 자신과 주변의 상황에 대한 글을 올렸습니다. 다음 회부터는 연속해서 경기씬을 올릴 예정입니다. 늘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꾸벅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레전드 스트라이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32. 12라운드-리턴매치2 +14 16.02.06 33,523 531 14쪽
31 31. 12라운드-리턴매치1 +25 16.02.05 35,121 629 21쪽
30 30. 승부의 끝 +26 16.02.04 35,486 713 20쪽
29 29. 1위를 위한 쟁투2 +19 16.02.03 35,635 680 20쪽
28 28. 1위를 위한 쟁투1 +19 16.02.02 36,722 731 18쪽
27 27. 환상적인 드리블 +21 16.02.01 37,793 745 21쪽
» 26. 강민-큰 걸음을 내딛다 +25 16.01.31 37,869 674 21쪽
25 25. 전화위복(轉禍爲福) +12 16.01.31 36,997 656 21쪽
24 24. 레즈의 첫 패배 +12 16.01.30 37,381 619 21쪽
23 23. 박지상과의 만남 +16 16.01.29 40,431 635 22쪽
22 22. 강민의 일성(一聲) +16 16.01.28 39,881 735 16쪽
21 21. 컬러더비3-강민의 심판 +18 16.01.27 38,924 708 14쪽
20 20. 컬러더비2-강민의 분노 +12 16.01.25 40,441 651 19쪽
19 19. 컬러 더비1 +26 16.01.23 42,029 720 22쪽
18 18. 강민의 눈물 +18 16.01.22 42,316 774 17쪽
17 17. 강민 더비 +19 16.01.20 42,278 770 14쪽
16 16. 에이전트와 계약하다 +20 16.01.19 43,606 805 16쪽
15 15. 레즈의 비상 +18 16.01.18 44,399 750 18쪽
14 14. 2라운드_2 +24 16.01.16 45,410 867 21쪽
13 13. 2라운드_1 +13 16.01.16 47,478 782 19쪽
12 12. 강민 다시 날개를 달다 +23 16.01.15 48,895 832 21쪽
11 11. 2016 K 리그 개막전 +24 16.01.15 49,361 821 18쪽
10 10. 전지훈련2 +20 16.01.14 49,535 804 17쪽
9 9. 전지훈련1 +19 16.01.14 51,726 814 10쪽
8 8. 악몽의 끝 +48 16.01.14 52,970 845 12쪽
7 7. 입단 테스트2 +26 16.01.14 54,484 920 16쪽
6 6. 입단 테스트1 +35 16.01.14 55,461 860 13쪽
5 5. 다시 뛰는 강민3 +34 16.01.14 55,642 875 10쪽
4 4. 다시 뛰는 강민2 +32 16.01.14 58,019 875 14쪽
3 다시 뛰는 강민 +47 16.01.14 64,498 967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