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헤이젠 님의 서재입니다.

에몰리오르 레데오-emolior redeo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8.09.12 16:22
최근연재일 :
2020.06.28 22:37
연재수 :
138 회
조회수 :
6,537
추천수 :
13
글자수 :
641,127

작성
20.01.05 16:36
조회
80
추천
0
글자
10쪽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2] - 성인들의 대전[2]

그들이 사는 세계의 네번째 시간




DUMMY

누구에게 가담할 것인가.


그건 처음부터 결정한 채로 이곳에 왔다. 편지의 영향력은 상당히 강력했고, 그래서 고민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교황청에 관한 관심과 생각을 가지는 건 유력가문을 통틀어 누구나 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이지 이를 통제한다거나 규율로 막는 어리석은 선택은 아직 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결국에는 그렇다는 것이다. 강요는 아니나 형성된 조직의 분위기와 신념은 심리적으로 강요를 하고 있다.


센트럴 파크를 공격하는 단테는 성전에 속하는 자들에겐 적이나 다름없지만, 그런 것 따위 애초에 관심도 없고 사랑도 없는 사람이 속살을 들춰보고 판단해 본 결정은 스스로에 맞춘 올바른 답. 죄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그러니 결정했다. 현재의 평화로운 세상을 선택할 게 아니라, 비틀어져 버린 지금의 세상을 뒤로하고 좀 더 안정적인··· 분쟁이 적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며, 사람들이 행복해 할 수 있는 세계를 구축한다는 답을 시에나는 결정했다.


“비련의 여주인공은 동정을 살지만 다부진 여주인공은 자신이 뭘 해야 할지 알기에,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어쩌면 아직도 고민하는 부족한 인지가, 한껏 끌어올린 교양감으로 요한묵시록에 성력을 주입하였다. 무장 사용에 대한 방정식을 깨우쳐야 언제 어느 상황에 어떤 기술을 발현해야 하는지 감각적으로 깨우쳐야 한다. 두 손아귀에서 힘을 풀면서 에체테라와 시몬을 동시에 발로 차 후방으로 빠지면서, 다음 동작을 이어갔다.


손가락을 살짝 벌려 범위를 늘리고, 거침없이 내지른다. 살의를 섞어 공격, 목표 없는 주먹에서 방출되어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정갈한 폭풍이 가뜩이나 엉망이 된 광장의 땅은 물론 꽃밭의 꽃잎들이 무수히 하늘로 피어오르고 센트럴 센터를 향해 폭주했다.


“시에나!! 괜한 희생을 낳게 하지 말라고!!”


시몬의 입장에서 시에나의 등장은 짜증 나기 그지없었다. 가뜩이나 예고를 퍼트리며 등장해주신 에체테라에 대한 방비를 해둔 채 상대하는 판이라 승산은 있었다. 마지막 공격은 나름대로 타격을 줄 공격이었는데 시에나의 방해로 인해 어떠한 상처도 주지 못하였다. 거기서 짜증은 두 배로 솟아나고, 심지어 성인 중 에체테라를 뛰어넘는 공격속도와 반사신경을 지닌 그녀가 3쌍의 날개를 펼친 상태에서 시전하는 공격은 그 누구도 막질 못한다.


급하게나마 창에 성력을 담아 날리려 할 때 에체테라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시에나의 시선을 끄는 공격 직후 릴리움을 바닥이 파인 곳을 향해 던진 뒤 자신도 내려가 곧장 발로 차며 각도를 조정했다. 시몬의 창을 쥔 손, 반대로 간략하게 조준하기 위해 눈이 아닌 손으로 각을 재는 팔을 관통시켰다.


“목숨을 거는 전투에 한눈팔지 말아라.”


이대로 발놀림만 한 번 더 해주면 왼손을 자른다. 그러면 이창도 사용하지 못한다. 그리고 손에 든 창을 강탈한다··· 라는 계획이었지만 찔리자마자 시몬은 장소를 이탈하면서 바닥에 폭성을 때려 박아넣었다. 근거리에서 지상을 향해 쏜 성력은 즉시 대지를 안에서부터 박살내 유사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불안전한 흔들림이 일어났다.


“우수하군.”


“시끄러.”


에체테라의 칭찬에도 시몬의 시선은 역시 센트럴 센터. 박힌 릴리움을 빼내고 상처가 난 곳에 성력을 활성화하여 세포를 자극해 재생에 힘을 주었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시몬은 말이다. 센트럴 파크를 지키는 건 비단 시몬만이 아니기에. 센터에서 대기 중이던 누오르타는 일시에 돌격 명령을 내리면서 자신 또한 지상으로 내려와, 검을 뽑았다.


“들어라! 템페스타는 어느 누가 적이든 목적을 완수한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 다음을 이어줄 자들이 있다는 걸 명심해라.”


제 1팀장 누오르타의 명령을 그들은 반박하지 않았다. 후방지원을 하는 자들은 물론 쓰러져서 숨을 고루고 있던 자들까지 고고히 두 다리를 움직여 섰다. 그리고 달린다.


‘나 혼자선 저걸 상쇄하진 못하겠지. 목숨을 걸어서라도···.’


여기까지 와서는 성인이 원망스러웠다. 인류 위에 군림한 채 인류를 수호해주는 역할을 짊어진 성인들이 어째서 같은 인류를 죽이려 드는 건가. 가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괜찮은 위치에서 명령을 내리고 타인보다 강한 힘을 보유하게 되었지만, 저런 순서 없는 강함에 공허함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전신에 성력을 일으켜 하나의 방패로 생각을 고정했다. 도약하며 검을 찌르는 식으로 시에나의 폭성세례에 기꺼이 몸을 부딪친다. 파장이 다른 성력은 서로 충돌한 채 야금야금 깎아가며 죽음의 시간을 차근히 잰다.


“누오트라 팀장의 명령을 수행하라!!”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 나온다. 템페스타는 팀워크의 스폐셜리스트. 개인 성향이 강한 성전기사단이나 마찬가지로 팀별로 행동하는 오스테스보다도 압도적인 팀플레이로 적을 섬멸하는 자. 물량으로도 안된다면 희생 전략이라도 사용하는 그들이었다. 시몬은 분위기를 읽고 치료 중지에 주저하지 않고 다리에 성력을 부여해 잠시 고개를 돌린 에체테라를 향해 뛰었다.


“저들을 또 죽일 생각이냐. 에체테라!”


이미 두 번 단체로 달려드는 템페스타를 물리친 전적이 있는 에체테라는 한심한 듯 비웃는 눈웃음을 지으며 시몬의 창격을 한 손으로 막았다.


“급했나? 이번엔 창이 너무 잘 보이는걸.”


쳐다보지도 않고 무난히 창의 날을 붙잡았다. 돌아본 그의 표정은 어딘가 걱정이 섞인 난감한 얼굴. 시몬은 양 발에 성력을 부여해 에체테라를 물리고 바로 폭성세례를 날릴 준비를 했다.


“내 성창의 약점은 금방 들킨다는 거다. 날은 없는 끝이 뾰족한 창은 관통의 점점 이며 그 성격을 극대화하는 창 표면의 미세한 흠집. 그리고 그걸 잡은 내 손에도 확연히 느껴지지.”


“뭣······.”


아차 싶었다. 시몬은 바로 목창을 복부를 향해 찔렀지만 당연히 체술에 능한 에체테라가 오른손으로 카운터를 치고 오히려 시몬의 명치를 가격했다. 다음 왼 무릎으로 복부를, 신체를 시몬 쪽으로 기울이면서 오른 다리로 옆구리를 타격하고 회수한 오른손으로 다시 심장을, 몸 안쪽으로 회수한 오른발을 접었다가 피면서 타격했다.


“놔주지 않지.”


창을 잡은 손을 살짝 놔서 내부 충격까지 완벽히 준 다음 다시 멀어져가는 창을 붙잡아 사정거리 내에 두었다.


“시에나가 좀 다치겠지만 널 날뛰게 두진 않겠다.”





m




템페스타는 전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적이 성인이라도 말이다. 유효타만 먹힐 수 있다면, 반드시 도전한다. 성인 요한의 약점은 에체테라완 달리 근접전이 취약한 편에 속한 데다가 대다수 원거리용 기술을 사용하여 사정거리 내에만 들지 않으면 요격을 피할 수 있고, 반격도 쉽다. 무식하게 쏘아대는 폭성세례는 가히 압도적인 파괴력과 질량이지만, 피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지.


템페스타들은 진입 시엔 흩어졌다가 어느 정도 거리를 좁혔을 때 다시 뭉쳤다. 에체테라가 시몬과 싸우는 도중이라는 조건에 1대 다수의 전투가 발생하기 좋은 기회.


“시잔! 역수 포메이션이야!”


두 팀으로 다시 나뉜 템페스타들은 각자의 계급이 높은 자가 리더가 되어 작전을 구사했다. 시에나의 전방으로 막아선 자들은 각각 대각선 방향으로 3명씩 열을 지어 대놓고 공격을 가하였다. 여기에 시에나는 적절히 바닥에 성력을 꽂아 넣어 땅을 부수고 먼지를 흩뿌려 시야를 차단했다. 거기서 당연히 뒤를 돈다.


만, 그들이 없었다.


“뭐?!”


‘왜 없어? 이런 건 상식 아니야?’


시야가 미처 닿지 못하는 후방을 노리는 전술은 대표적인 전투방식이다. 거기에 양측에서 압박을 가하면 허술해지는 게 기본, 시에나는 이를 역으로 노려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3쌍의 날개를 펄럭여 먼지를 걷어내고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순간, 자신을 덮는 그림자를 목도하고 말았다.


자연스레 올라간 고개는 자신보다도 높은 곳에서 검을 찌르며 강하하는 템페스타를 봤을 때 헛것을 본 줄 알았다.


“설마! 선제공격은 페이크······.”


“종합 3명이 발판이 되어 우리가 기회를 잡았다. 성인 요한!!”


반격을, 하지 못했다. 어설프게 주먹을 휘둘렀다가 간단히 피하는 템페스타는 그대로 성력을 둘러 시에나의 양 어깨를 찔렀다. 뚫릴 리가 없는 약한 공격은 적어도 무게로 끌어내려 지상에 곤두박질치게 했다. 바닥에 등이 닿자마자 날개를 휘적여 중심을 잡고 반바퀴 돌아 일어나 자세를 다시 잡았다.


“이번엔 동시에.”


예지한다. 그리고 대응한다. 옅어진 먼지 너머에서 짙은 그림자가 점점 커져 온다. 먼저 도달한 은색의 검날을 고개를 까닥여 피하고 회수하는 걸 바로 잡아 부러트리려 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다가온 우측 폐를 노리는 검과, 좌측 뺨으로 가까이 찔러 들어온 검을 무시할 수 도 없었기에 잡는 걸 포기하고 오른 손으로 오른 허벅지를 스스로 밀어 일부로 넘어졌다.


허공을 지나치는 검들은 빠르게 사라지고 다음 검이 다가왔다.


“진짜 약점 건드리는 거 아니야. 당신들!”


3쌍의 날개는 속도와 자세잡기에 역동적으로 활용할 순 있지만 거추장스러운 면도 있었다. 바로 근접전, 가뜩이나 체술과 검술에 재능이 없다시피 한 데다가 있는 거라곤 압도적인 성력의 양과 그에 따른 체력.


거기에 전용무장으로 글러브 형태의 무장을 선택받았다.


“내가 일부러 봐주는 줄 알아!?”


넘어지는 동시에 왼발 뒷꿈치로 바닥을 살짝 치고 몸의 축을 왼쪽으로 비튼다. 절반 이상 돌아 뺨이 가까워진 때에 발가락에 최대한 힘을 줘서 대지를 박차고 왼손에 성력을 방출해 그 여파로 허리 높이까지 강제로 기상했다.


다시 하늘로. 아까처럼 템페스타가 따라잡을 속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왜냐하면, 지금의 판단은 시에나가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안일하게 넘겼다. 3쌍의 날개를 각각 넓게 펼쳐 접으면서 가뿐하게 날아올랐다.


‘제발···. 좋은 일만 일어나게 해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에몰리오르 레데오-emolior redeo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에몰리오르 레데오 完 20.06.28 67 0 -
공지 연참대전 중지... 19.07.19 104 0 -
공지 휴가 복귀합니다! 18.09.18 146 0 -
138 방아쇠를 당겨라[3] - 그 안에 총알은 없었다. 20.06.28 69 0 9쪽
137 방아쇠를 당겨라[2] 20.06.28 70 0 11쪽
136 방아쇠를 당겨라[1] - 총구의 방향은? 20.06.15 74 0 10쪽
135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4] - 그들이 인류를 대하는 마음[1] 20.05.31 82 0 10쪽
134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3] - 신념을 헷갈리지 마라. 20.05.24 68 0 11쪽
133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2] - 쓸모없는 행동들의 결과들 20.05.17 80 0 9쪽
132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1] - 단테의 걸음 20.05.06 64 0 10쪽
131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6] - 되돌아본 광경을[1] 20.05.03 73 0 12쪽
130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5] 하이델베르크의 당주 20.04.20 67 0 11쪽
129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4] - 각오를 다지다. 20.04.12 73 0 8쪽
128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3] - . . 20.04.05 70 0 13쪽
127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2] 20.03.22 73 0 13쪽
126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1] 20.03.08 104 0 9쪽
125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4] 20.02.23 74 0 10쪽
124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3] - 참전, 이노세 하루키 20.02.11 80 0 9쪽
123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2] - 참전, 프라와 셰어 20.02.05 75 0 8쪽
122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1] - 참전, 레이베른. 20.01.27 83 0 10쪽
121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4] 20.01.20 75 0 7쪽
120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3] 20.01.12 83 0 14쪽
»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2] - 성인들의 대전[2] 20.01.05 80 0 10쪽
118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2] - 성인들의 대전[1] 19.12.29 72 0 12쪽
117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1] 19.12.25 68 0 8쪽
116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5] - 불명예 19.12.15 67 0 8쪽
115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4] 19.12.12 75 0 11쪽
114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3] - 의미없는 행동은 없다. 19.12.08 80 0 13쪽
113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2] - 자체 방어 시스템 가동 19.12.01 69 0 9쪽
112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1] 19.11.25 84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