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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세가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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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6.16 10:00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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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39
추천수 :
112
글자수 :
591,161

작성
24.04.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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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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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37화 무림맹주(2)

DUMMY

위험은 세옥에게만 닥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마독은 당문까지 노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가 손을 쓴다면 사천 당문도 끝장이 난다.

다만 조광윤이 올지도 모른다.

조광윤이 온다면 희망이 있다.


-만약에 사마독이 오면 조광윤이 만나러 온다고 하십시오.


세옥이 아침에 알 수없는 쪽지를 보내왔다.

당운철은 울금아와 몇 번이나 그 쪽지를 읽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서생 주제에 앉아서 천리를 보나?


당운철은 쪽지를 보고 귀신에 홀린 듯한 기분이었다.

조광윤이 국경에서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다.

세옥이 머리가 좋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개 서생이 아닌가.

게다가 당운철은 조광윤과 일면식도 없었다.


조광윤이 그를 만나러 올 까닭이 없다.

그렇다고 세옥을 만나러 올 일도 없다.

그런데도 세옥이 그런 쪽지를 보내온 것이다.


사마독이 당문에 나타난 것은 한 시진이 지났을 때였다.

사마독이 당문으로 들어오자 당운철은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그는 비밀무사들까지 거느리고 왔다.

이미 당문을 개미 새끼 한 마리 빠져나가지 못하게 포위했을 것이다.


‘저승사자 같은 인간······.’


당운철은 속으로 바짝 긴장했다.

사마독이 당운철과 울금아를 쏘아보았다.

“맹주.”

당운철과 울금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히 인사를 했다.

“별일 없으셨소?”

사마독이 답례를 하면서 빙그레 웃었다.

“맹주께서 오셨는데 마중을 나가지 못해 죄송합니다. 누추하지만 앉으시지요.”

당운철은 한껏 예의를 갖추었다.

“괜찮소. 몇 가지 물어볼 일이 있어서 왔을 뿐이오.”

사마독이 정중하게 말했다.


당문은 보잘 것이 없다.

멸문시키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다.

그러나 일단 동정을 살피는 것이다.


당운철은 잔뜩 긴장하여 사마독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무엇인가 떨떠름했다.


사마독이 예의를 갖추니 정말 겉과 속이 다르구나.


당운철은 사마독이 언제 표변할지 몰라 불안했다.

“차라도 한 잔 드시겠습니까?”

“아니오. 볼일이 있어서 잠깐 들렸을 뿐이오. 용의 내단이 사라졌다고 하던데 어찌된 일이오?”

사마독이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목소리는 낮았으나 살기를 감추고 있다.

“천문강에 용이 나타났다고 하여 무림인들이 몰려오고 한바탕 소동이 있었습니다. 용은 죽였으나 내단을 얻은 무림인은 없었다고 합니다.”

당운철은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면서 대답했다.

“허어 그럼 내단이 어디로 사라졌다는 말이오?”

“무림인들 추측으로는 강물에 떠내려갔거나 강바닥에 처박혀 있을 거라고 하는데··· 우리야 내단을 봐도 모를 것입니다.”

당운철은 강가에 나가지도 않았다.

“천기노인은 어디에 계시오?”

사마독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당운철은 침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카딸이 부상을 당해 치료한다고 곤륜산으로 돌아갔습니다.”

“조카딸이 내단을 얻은 것이 아니요?”

“하하. 당문에 어찌 그런 복이 있겠습니까?”

“천기노인이 왔으니······.”

“그 어르신은 행방불명이 된 형님 내외분을 찾고 있었습니다.”

당운철은 당운성과 설하연의 행방불명을 거론했다.


천기노인은 사마독을 의심하고 있었다.

“대문은 어찌 열어놓았소?”

사마독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변했다.


눈에도 살기가 번들거렸다.

세옥의 쪽지를 가지고 온 만두가게 여자가 대문을 활짝 열어놓으라고 했다.

“조광윤 대장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운철은 비로소 준비하고 있던 말을 꺼냈다.

“조광윤?”

사마독의 눈빛이 흔들렸다.


조광윤이라는 한 마디에 동요하고 있었다.

“조광윤 장군이 도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린다고 전령을 보내왔습니다.”

“조광윤 장군과 아는 사이요?”

“아닙니다. 일개 강호인이 어찌 조광윤 대장군을 알겠습니까?”

“그럼 어찌······?”

당운철도 그 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그는 다만 세옥의 쪽지를 받았을 뿐이다.

“저도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습니다. 조광윤 장군이 오면 알겠지요.”

사마독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금세 침착해진다.

“내단이 사파에 넘어갔을 것 같지는 않소?”

사파라고? 자신이 사파면서 사파에 대해 말하다니. 당운철은 사마독이 가증스러웠다.

“내단을 본 사람도 없는데······.”

울금아가 말끝을 흐렸다.


사마독의 눈빛이 울금아에게 향했다.

눈알을 후벼 팔 것처럼 강렬한 눈빛이다.

당문에서는 용의 내단에 대해 정말 모르는 것인가.

그들에게서는 수상한 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사마독은 조광윤이 온다는 말에 신경이 쓰였다.

“당문이 하루속히 옛날처럼 번성하기를 바라오.”

사마독이 다시 포권을 했다.

대문 앞에 마을 사람들이 몰려와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맹주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당운철과 울금아가 공손히 인사를 했다.


당문을 나온 사마독이 걸음을 멈추었다.

조광윤이 정말 당가촌에 오는 것일까?

사마독은 그 생각에 골몰했다.


조광윤은 최근에 황제로부터 도성으로 올라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당가촌은 조광윤의 행군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런데 왜 당가촌으로 오는 것일까. 당가촌으로 오면 행군이 늦어지게 되는데.

당문과 상의할 일이라도 있는 것인가.


조광윤도 용의 내단에 관심이 있는 것일까.


조광윤은 조가권(趙家拳)과 조가창법(趙家槍法)을 창시했을 정도로 무공에 뛰어나다.

그의 장수들 중에도 무림인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10만 대군을 거느린 대장군이다.

그와 마주치면 득보다 실이 많다.

“맹주, 당문을 몰살시킬까요?”

비밀무사의 대주(隊主) 육천서가 눈을 번들거렸다.

“조광윤이 당가촌으로 오고 있다.”

사마독이 고개를 흔들었다.

당문을 멸문시키면 조광윤이 수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


당가촌은 숨이 막힐 듯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사마독이 당가촌을 누비고 다니면서 살육을 일삼고 있었다.

무림맹의 제자 하나도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살해되었다.

자신의 부하조차도 살해한다.

“마을에 살인사건이 일어났어?”

세옥이 화정에게 물었다.

“네. 어젯밤에 두 집이 몰살을 당했어요.”

화정이 대답했다.


세옥은 사마독이 더욱 악독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가게를 비우고 피해 있어.”

세옥은 여자들도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서방님은 누가 돌봐요?”

화정이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내가 죽을 정도의 병에 걸린 거 아니니까 옆집이라도 가 있어.”

세옥이 단호하게 말했다.


여자들이 어쩔 수없이 옆집으로 피했다.

세옥은 여자들이 가게를 나가자 생각에 잠겼다.

사마독은 용의 내단을 찾아다니고 있다.

그가 조만간 만두가게를 찾아올 것이 분명했다.


내단을 내력으로 만들 수도 없는데······.


내단이 아무리 무림의 보물이라고 해도 세옥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세옥은 내단 때문에 고통스럽기만 했다.


사마독을 피해 달아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여자들을 추궁할 것이고, 결국은 여자들이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의 추적도 피할 수없다.

그는 지옥까지라도 쫓아올 것이다.


운을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네.


세옥은 사마독과 부딪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마독이 비밀무사들을 거느리고 만두가게에 들이닥친 것은 그날 밤의 일이었다.


“이놈은 두창을 앓고 있지 않은가?”


사마독은 세옥을 보고 재빨리 소매로 입과 코를 가렸다.

당가촌에 몇몇 집에 두창이 퍼지고 있어서 그들도 긴장하고 있었다.

세옥의 얼굴과 몸에 수포가 번져 농액까지 흐르는 것을 본 비밀무사들이 당황했다.


두창은 전염이 빠르고, 전염이 되면 절반은 죽는다.

“맹주, 가까이 가시면 안 됩니다.”

육천서가 사마독을 막아섰다.


사마독은 선뜻 돌아가지 않았다.

세옥의 몸을 만지지는 않았으나 예리한 눈으로 살폈다.

“네가 이 만두가게 주인이냐?”

사마독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소. 내 가게에는 왜 들어왔소? 내 꼴이 이래서 가게는 문을 닫았소.”

세옥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네가 용의 등을 칼로 찔렀다고 하던데 용감하구나.”

사마독이 유도심문을 했다.

“하하. 나 같은 서생이 어떻게 용에게 달려들겠소?”

“무공을 배운 일이 있느냐?”

“없소.”

“무공도 배우지 않은 놈이 감히 용의 등에 올라타 칼질을 해?”

사마독은 살기를 폭사시키면서 세옥을 위협했다.


용의 등에 올라탄 사람을 보지도 못했으면서 넘겨짚어 다그치고 있는 것이다.

세옥은 소름이 오싹 끼쳤다.

그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세옥을 살피고 있었다.

“내가 어떻게 용의 등에 올라타 칼질을 하겠소? 왜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거요?”

세옥은 귀찮다는 듯이 짜증을 냈다.


사마독은 여전히 세옥을 쏘아보고 있었다.

정말 그런가?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도 그가 무공을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용의 등에 올라탄 자가 서생이라고 말한 사람도 없다.


‘정말 일개 서생인가?’


마을 사람들은 그가 닭모가지 비틀 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에게 알고 싶은 것이 무어요?”

“용의 내단······.”

“그런 것이 있다면 내가 이 꼴로 죽어가겠소?”

“건방진 놈!”

사마독이 손을 살짝 휘둘렀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매서운 경풍이 일어나 세옥의 가슴을 강타했다.


퍽--!


세옥이 침상에서 벽으로 날아가 부딪쳤다.

무시무시한 위력이다.

세옥의 입에서 피가 왈칵 쏟아졌다.

핏방울이 사마독의 몸까지 튀었다.


사마독이 칼을 뽑으려고 했다.

“맹주 위험합니다. 피가 묻었으니 빨리 객잔에 돌아가 씻어야 합니다. 두창이라 전염될 수 있습니다.”

육천서가 사마독을 만류했다.


사마독이 살기 띤 눈으로 세옥을 쏘아보았다.

세옥은 피를 왈칵 토하고 움직이지 않고 있다.

사마독의 일장을 맞았으니 무림인이라도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맹주, 어차피 죽을 놈입니다.”

육천서가 사마독을 재촉했다.

“가자.”

사마독이 몸을 돌려 내실에서 나갔다.

비밀무사들이 우르르 뒤를 따라갔다.


사마독은 만두가게를 나오자 뒤를 돌아보았다.

만두가게에서 누군가 뒷덜미를 잡아당기고 있는 것 같았다.

“육천서!”

“예.”

육천서가 머리를 조아렸다.

“만두가게에 다시 들어가 보아라.”

“예?”

“놈이 살아 있는지 확인하라.”

“예.”

육천서는 머리를 조아리고 만두가게로 들어갔다.


‘두창에 걸린 놈이 죽었는지 확인하라니··· 나보고 죽으라는 거야?’


육천서는 화가 치밀었다.

가게 안은 어둠침침하다.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처럼 음산했다.

육천서는 조심스럽게 내실로 들어갔다.

내실에는 세옥이 입을 벌린 채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뒈졌구나.”


육천서는 맥을 잡거나 숨결을 확인하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맹주.”

사마독이 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죽었느냐?”

“예.”

육천서가 머리를 조아렸다.

사마독의 일장에 맞았으니 죽는 것이 당연하다.


그때 흑의인영이 하나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빠르게 달려오다가 흠칫했다.

비밀무사들에게 쫓기다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온 모양이다.

“맹, 맹주······.”

흑의인이 당황하여 말을 더듬었다.

무림에서 살인귀로 유명한 귀영신마(鬼影神魔) 양겸이다.

양겸은 무림의 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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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6화 마녀의 사랑(1) 24.05.03 15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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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 천 년 전의 여자(4) 24.05.01 14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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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2화 천 년 전의 여자(2) 24.04.29 15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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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 마왕퇴의 비밀(6) 24.04.23 15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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