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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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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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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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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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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6 마왕퇴의 비밀(6)

DUMMY

사내들과 세옥의 일행이 맞붙어 싸우기 시작했다.

가게 앞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사내들은 막대기까지 들고 있었다.

세옥이 정신없이 얻어맞고 있었다.

정삼과 황우가 맞서웠으나 무공을 배우지 않은 자들이었다. 그들도 신나게 얻어맞고 있었다.

“그냥 둘 거야?”

손삼랑이 물었다.

“죽이기야 하겠어?”

아향은 억지로 참고 있었다.

무공을 배우려면 맞는 일도 허다하다. 그래야 단련이 되지. 세옥도 단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옥의 여자들은 어쩔 줄을 모르고 비명을 질러댔다.

세옥은 제대로 저항도 하지 못하고 늘씬하게 얻어맞았다.

아향은 세옥이 얻어맞은 것을 보자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때 군사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뭐냐?”

포두가 군사들이 세옥과 사내들을 쏘아보았다. 구경을 하던 행인들이 웅성거렸다.

“이 가게에서 썩은 만두를 팔았습니다.”

행패를 부리던 사내들이 대답했다.

“거짓입니다. 장사가 안 되어 우리 가게를 모함하는 것입니다.”

세옥이 반박했다.

“썩은 만두를 팔면 안 되지. 당신이 만두가게 주인이야?”

“예.”

“관아로 가야겠어.”

포졸들이 세옥을 체포하려고 했다.

“가서 해결해. 나는 빠져 있을게.”

아향이 손삼랑에게 말했다.

세옥이 모두에게 끌려가는 것조차 방치할 수 없었다.


손삼랑이 포두에게 걸어갔다. 그녀는 포두에게 가까이 가서 적의군 영패를 보여주었다.

포두가 깜짝 놀라서 머리를 조아렸다.

아향은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다.

“저 자들을 잡아다가 심문해요.”

손삼랑이 지시했다.

“예.”

“앞으로 이 만두가게에 시비 거는 자들 없게 하고······.”

“예.”

포두가 사색이 되어 굽실댔다. 행패를 부르던 여자들과 사내들이 어리둥절하여 우왕좌왕했다.

포두와 군사들이 사내들을 끌고 가기 시작했다.


*


한바탕 소동을 벌이던 사내들이 포두와 군사들에게 끌려 돌아갔다.

여자들이 청소를 하고 다시 장사를 하기 시작했다.

“귀인은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세옥이 인사를 하고 손삼랑에게 이름을 물었다.

“내 이름은 왜 묻소?”

손삼랑이 퉁명스럽게 되물었다.

“귀인께서 저희를 도와주었으니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황후마마도 오셨습니까?”

손삼랑이 흠칫했다. 이 자가 황후마마를 알고 있나?

“황후마마께서 왜 오시겠소?”

손삼랑이 강하게 부인했다. 사람들이 수상한 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적의군이신 것 같은데······.”

“그렇소.”

“어찌하여 우리를 도와주셨는지······.”

“지나가다가 못된 자들이 행패를 부리는 것 같아 나선 것뿐이요. 들어가서 장사나 하시오.”

손삼랑이 손을 내저었다.


세옥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가게로 들어갔다.

‘어제도 지붕위에서 훔쳐보는 자가 있었는데······.’

세옥은 감시자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손삼랑은 돌아가고 있었다.

“서방님.”

여자들이 세옥에게 몰려왔다.

세옥은 식탁에 앉아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서방님 아는 사람이에요?”

주여랑이 눈을 반짝이면서 물었다.

“아니.”

세옥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왜 우리를 도와줘요?”

“나도 몰라.”

“우리에게 나쁜 짓을 하는 거 아니죠?”

“신경 쓸 거 없어.”

세옥은 제비를 보았다.

제비는 제 어머니인 모화를 졸졸 따라 다니고 있었다.


모화는 청소를 하고 있었다.

세옥은 모화를 따로 불러 이야기를 했다.

“아줌마, 몸이 안 좋은 것 같은데 편하게 쉬어.”

모화의 손을 잡고 말했다.

“여자들이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모화는 아직도 불안한 표정이었다.

“다 같은 신세야. 자신들도 어려운 일을 겪었기 때문에 가족처럼 생각해.”

“어떻게 만두가게를 했어?”

“사연이 많아. 나중에 술을 마시면서 자세한 이야기를 해.”

“제비를 미워하지 않을까?”

“제비를 사랑해?”

“사랑해.”

“제비를 미워하지 않을 거야.”

세옥은 만두가게의 모든 여자들에게 겸애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모화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제비의 삶이 어떻게 될지 세옥은 알 수 없었다.

제비와 모화를 생각하자 가슴이 아팠다.

세옥은 여자들에게 석작과 소소, 제비를 자식으로 사랑하라고 말해 주었다.

아이들에게도 여자들을 의모로 부르게 했다.

여자들이 현무도원으로 돌아가야 할 세옥을 위해 특별요리를 만들었다.


세옥은 제비를 무릎에 앉히고 요리를 먹여주었다.

정삼과 황우가 자리를 같이 했다.

“아우님 덕분에 좋은 요리를 먹게 생겼네.”

“이거 아주 진귀한 요리야.”

황우와 정삼이 번갈아 말했다.

“많이 드세요. 우리 서방님 잘 도와주시고요.”

연방이 정삼과 황우에게 술을 따라주면서 말했다.

“우리 아우가 어디가 좋아서 서방님으로 모시는 거요?”

정삼이 술을 한 모금 마시고 웃었다.

“잘 생겼어요. 히히······.”

연방의 말에 사람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우리를 사랑해 주세요.”

채령이 만두를 가지고 와서 말했다.

“우리 아우가 매력이 있나? 뭐 때문에 부인이 이렇게 많은 거야?”

황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진박이 군영으로 들어왔다.

조광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박을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장군은 오늘도 군영에서 지낼 거요?”

진박이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웃었다.

“하하. 요즘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앉으십시오.”

조광윤이 자리를 권했다.

진박이 조광윤 앞에 앉고, 조광윤이 차를 따랐다.


진박이 천천히 차를 마셨다.

조광윤이 찻잔을 들고 밖을 우두커니 내다보았다. 밖에는 음산하게 빗줄기가 흩날리고 있다.

“오늘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조광윤이 진박을 넌지시 살피면서 물었다.

“현무도원을 좀 살펴보아야 하지 않습니까?”

“마왕퇴에 대한 전설 때문입니까?”

“장군도 알고 있소?”

“황후마마께서 알려주셨습니다.”

조광윤의 말에 진박이 미간을 접었다가 폈다.

“황후마마가 장군과 손을 잡았습니까?”

“적어도 황숙이나 백경천과 손을 잡지는 않을 것입니다.”

“황후마마를 믿습니까?”

“믿습니다.”

진박은 조광윤의 단호한 말에 물끄러미 응시했다.

“어르신께서는 마왕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 주나라의 운명과 같습니다.”

용의 출현이나 마왕퇴에 대한 이야기가 나도는 것은 불길한 징조다.

“무슨 말씀입니까?”

“마왕퇴의 기연이 누구에게 갈 것 같습니까?”

“지금 현무도원에 무림맹주의 아들 사마염이 갔다고 합니다.”

“백경천도 우문호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대량성의 권력을 노리는 자들이 달라붙고 있다.

조광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장군은 안 보낼 거요?”

“용의 내단을 얻은 자도 엉뚱한 서생입니다.”

조광윤도 아들 조덕소를 당가촌에 보낸 일이 있었다. 비밀리에 장사꾼으로 위장해 보냈는데 소용이 없었다.

“황후마마는 뭐라고 하십니까?”

“흑암산이 울고 있다고 합니다.”

“산이 울어요?”

“당가촌도 용이 출현하기 전에 지축이 흔들리고 짐승들이 울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럼 흑암산에서도 산이 울었답니까?”

“지축이 흔들리고 집에서 키우는 가축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고 합니다.”

“마녀가 정말 있는 걸까요?”

진박은 싸한 기분이 들었다.

“지축이 흔들리는 것은 마왕퇴가 붕괴되는 징조 아닙니까?”

“음.”

진박이 한숨을 내쉬었다.

“서생도 현무도원에 있다고 합니다.”

“마왕퇴의 마녀가 부르는 것입니까?”

마왕퇴의 마녀는 천 년 전의 살인마다. 그녀의 영혼이 마왕퇴에서 나온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밤이 점점 깊어져갔다.

진박은 술까지 마시고 돌아갔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있다.

마왕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앞으로 일어날 일은 알 수가 없다.

조광윤은 가만히 어둠을 노려보았다.


*


어둠 속에서 모화의 몸이 하얗게 빛을 뿜었다.

세옥은 모화의 하얀 몸에 엎드려 지붕에 귀를 기울였다.

비가 오고 있는 탓에 지붕위에 감시자의 움직임은 들리지 않았다.

용의 내단을 얻은 뒤에 신체의 모든 기관이 예민해졌다. 눈과 귀, 코도 평소 능력의 몇 배나 되었다.

“왜 나한테 이래?”

모화가 몸을 떨면서 소곤거렸다. 세옥이 자신을 품는 일이 부담스러웠다.

“이모는 내가 싫어?”

세옥이 장난스럽게 물었다.

“싫은 게 아니라······.”

모화는 입을 다물었다.


다리 밑에서 걸인 노릇을 하던 세옥이 훤훤장부가 되어 있었다. 그것뿐이 아니었다.

세옥은 만두가게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 부자가 되었고, 부인도 수십명이었다.


모화는 아직도 거리에 돌아다니는 걸인에 지나지 않았다.

부자가 된 세옥이 알은 체도 하지 말아야 하는데 오히려 부인으로 삼았다.

‘이게 무슨 일이야?’

모화는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다.

세옥은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연춘마저 자신의 딸로 삼고 제비라는 아명까지 지어주었다.

“이모 젖을 먹을 거야.”


이런 음탕한 놈! 그새 이상한 놈이 되었구나.


“아유 왜 나를?”

“전에 완아 누이와 나에게 젖을 먹여주었잖아?”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그때는 어린애였을 때잖아?


“그때는 출산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젖이 불었었어.”

“우리를 살렸어요.”


그럼 그때의 은혜를 갚으려고?


“그럼 차라리 종으로 삼지. 먹여주기만 해도 될 텐데 나도 마음이 편하고······.”


모화는 세옥의 종으로 삼아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뜻한 잠자리와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만 준다면.

어차피 거리의 가랑잎 같은 신세였다.

“왕초를 어떻게 종으로 삼아?”

세옥이 모화에게 입을 맞추었다.

“왜 이래?”

“싫어?”

“싫은 건 아니야.”

“그럼 내 부인으로 살아. 그동안 고생했으니······.”

“아유.”

모화가 눈을 감았다.

세옥이 모화의 몸속으로 깊이 들어오고 있었다.


아아······.


모화가 눈을 꽉 감았다.

밖에서 내리는 빗소리가 더욱 굵어지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돼?


모화는 세옥의 목에 두 팔을 감고 다리를 들어올렸다.


*


날씨가 쾌청했다.

비가 그친 탓에 공기가 청정했다.

길가에 있는 수양버들은 잎잎이 푸르다.

아향은 익주성밖에서 말을 끌고 기다렸다.

하루를 쉬었으니 현무도원으로 돌아가야 했다

밤새 세옥의 만두가게를 지켰다.


손삼랑은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지켜보다가 돌아갔다.

익주현의 현령에게 세옥의 만두가게를 지켜주라는 당부도 했다.

독행자 호일도가 익주를 향해 오고 있다고 했다.


독행자는 어떤 놈인데 잡히지 않지?


아향은 독행자를 생각하자 긴장이 되었다. 그녀의 무공으로 독행자를 상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무림인들도 그를 추적하고 있었으나 관에서도 그를 잡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내 세옥이 터벅터벅 성문을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아향이 천천히 세옥에게 걸어갔다.

“나를 기다린 거요?”

“네.”

“굳이 나를 기다리면 어떻게 하나? 나는 말도 없는데······.”

“말 한 필 사지 그랬어요?”

아향이 눈을 흘겼다.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걷는 것이 싫지 않았다.

우문호와 같이 있으면 답답하고 중압감이 느껴지는데 세옥과 같이 있으면 즐거웠다.


세옥이 천천히 걸음을 떼어놓았다.

아향은 말을 끌고 세옥과 나란히 걸었다.

“어제 고마웠어.”

“어제··· 뭐요?”

“우리 가게에서 행패 부리던 자를 막았잖아?”

세옥이 빙그레 웃었다.


눈치 한 번 빠르네.


하기야 손삼랑이 지붕위에 있을 때도 눈치를 챘었는데.

손삼랑을 고양이라고 불렀다는 말에 배를 잡고 웃었었다.

일개 서생이 어떻게 알았지?

세옥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을 보자 가슴이 찌르르 울리는 것 같았다.


내가 왜 이러는 거야?


아향은 얼굴이 붉어져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냇둑에 이르자 말을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현무도원까지는 30리.

아향이 앞에 타고 세옥이 뒤에 탔다.

세옥은 말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그녀의 허리에 바짝 매달렸다.

“이랴!”

아향은 세차게 채찍을 휘둘렀다.

이렇게 끝없이 달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이런······.’


말을 달리던 아향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저만치 앞에 우문호가 우뚝 서 있었다.

백의가 바람에 표표히 날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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