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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세가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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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6.25 10:00
연재수 :
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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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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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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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9화 무림지보(8)

DUMMY

쇄애애액--!


쇠노가 잇달아 날아왔다.

포숙정은 쇠노를 피하면서 방향을 바꾸었다.

어둠 속이었다.

“흑!”

포숙정은 또다시 쇠노를 맞았다. 이번에는 등쪽을 맞았다. 어둠속이라 쇠노를 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윽!”

포숙정이 풀썩 쓰러졌다.

‘이런!’

세옥은 당황했다. 그는 잠시 망설였다. 이대로 달아나야 할 것인지 여자를 구해야 할 것인지.

세옥은 포숙정을 들쳐 업었다.

그들을 향해 쇠노가 맹렬하게 날아왔다.

“윽!”

세옥도 어깨에 쇠노를 맞았다. 그러나 세옥은 전력으로 달렸다.


세옥은 넝쿨과 나뭇가지를 피해 빠르게 달렸다. 어둠속이라도 눈과 귀가 유난히 밝은 세옥이었다.

포숙정은 세옥이 어둠속에서 달리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 그는 어둠 속에서도 잘 달렸다.

포숙정은 통증이 맹렬하여 이를 악물었다.

세옥은 한참을 달리다가 걸음을 멈췄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쏴아아아.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소형제, 미안해요.”

포숙정이 괴로워하면서 세옥에게 말했다. 그가 걸음을 멈추고 사장을 살피고 있었다.

“아닙니다.”

세옥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경공을 하는 것인가?”

“아니요.”

“경공도 아닌데 왜 이렇게 빨라요?”

“그냥 빨리 달리는 겁니다.”

기이한 일이었다. 세옥은 어깨에 쇠노를 맞았는데도 잘 달렸다.

“소형제, 저쪽 비탈로 내려가면 죽림정사가 있을 거예요.”

포숙정이 방향을 가리켰다. 산아래에 대나무숲과 검푸르게 흐는 강물이 보였다.

세옥은 숲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빗줄기는 더욱 굵어졌다.

세옥은 온 몸이 흠뻑 젖었다. 산비탈을 내려가는 것은 힘이 들었다. 어깨도 너무 아팠다.

“찾아라!”

“계집을 잡아라. 계집을 반드시 죽여야 한다!”

무림인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내 죽림정사가 나타났다.


죽림정사는 불이 꺼진 채 조용했다. 문을 두드리자 중년부인이 얼굴을 내밀었다

“포 의원님.”

월화부인 능옥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월화부인, 도와줘요.”

포숙정이 눈을 뜨고 말했다. 능옥의 뒤에는 해연화가 서 있었다. 능옥과 해연화는 세옥을 보고 눈이 커졌다.

“어서 들어오세요.”

해연화가 말했다.

“아니에요. 우리를 노리는 자가 있어요.”

포숙정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럼 어떻게?”

능옥은 의아한 표정이다.

“배가 있습니까? 배를 타고 떠나야 합니다.”

세옥이 빠르게 말했다.

“배를 타고 가자는 말씀이에요?”

해연화가 눈을 빛내면서 물었다. 비가 세차게 쏟아지고 있었다.

“비가 이렇게 오는데요?”

능옥도 난감한 표정이다.

“여기 있으면 위험합니다. 무림인들이 산에 가득합니다.”

“바람은 불지 않잖아요?”

해연화가 능옥을 설득하듯이 말했다. 해연화는 세옥을 보자 그가 무림지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보았다.

“그럼 배에 타요.”

능옥이 결단을 내렸다.


세옥과 포숙정은 그녀들의 부축을 받아 배에 탔다.

죽림정사 앞에 배가 한 척 떠 있었다. 배는 다행히 지붕까지 있었다. 그들은 빠르게 배에 올라탔다.

월화부인 능옥이 노를 젓기 시작했다.

밖에는 빗줄기가 쏟아지고 강파도가 높게 일어났다. 배는 가랑잎처럼 흔들리면서 하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해연화는 세옥을 가만히 보았다.

세옥은 왼쪽 어깨에 쇠노를 맞았다. 그러나 그는 고통을 참고 있었다.

세옥은 객잔에서 옥소부인에게 납치되었었다. 그 상황 때문에 실망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다.


‘무림지보가 우리를 찾아오다니.’


해연화는 하늘이 안배를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세옥을 뚫어질 듯이 쳐다보았다. 먼 해북에서 그를 찾아왔다.

객잔에서 그가 납치되는 것을 보았을 때는 실망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가 부상을 당한 포숙정을 업고 찾아온 것이다.

자신도 부상을 당했으면서.


월화부인은 삿갓을 쓰고 노를 젓고 있었다. 비가 오고 있었으나 바람은 불지 않았다. 작은 배는 검푸른 물결을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

포숙정은 신음까지 하면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세옥은 물론 포숙정도 치료해야 했다. 빨리 의원을 찾아가야 한다.

“내가 비상약으로 금창약을 가지고 다닙니다. 쇠노를 뽑아야겠습니다.”

세옥이 포숙정에게 말하면서 상의 주머니에서 약병을 꺼냈다. 그의 표정이 비장했다.

“의술을 알아요?”

포숙정이 얼굴을 찡그리고 물었다. 자신이 의원인데 서생이 치료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조금 익혔습니다. 우선 저부터 뽑겠습니다.”

세옥의 말에 해연화는 놀랐다.


세옥은 스스로 쇠노를 뽑았다. 스스로 쇠노를 뽑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는 얼굴만 찡그릴 뿐 쇠노를 뽑고 있었다.


아······.


해연화는 입을 벌렸다. 그가 이를 악물고 있었다.

쇠노가 뽑아지고··· 피가 주르르 흘러내렸다.

세옥은 스스로 상처에 금창약을 발랐다.

해연화는 재빨리 쇠노를 뽑은 세옥의 어깨에 헝겊을 감쌌다.

그는 잠시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대단한 인내심이다.

해연화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월화부인은 이런 일을 잘하지만 노를 젓고 있다.


쏴아아아.


비는 더욱 세차게 쏟아지고 있었다.

“내 것도 뽑아요.”

포숙정이 신음을 하면서 말했다. 그녀는 등에 쇠노가 두 개나 박혀 있었다.

“많이 아플 겁니다.”

세옥이 말했다.

“상관하지 말아요.”

“옷 좀 찢어줘요.”

세옥이 해연화에게 말했다.


해연화가 칼로 포숙정의 옷을 찢었다. 포숙정의 하얀 등이 드러났다.

“엎드리세요. 헝겊을 물고······.”

세옥이 포숙정을 엎드리게 했다.

포숙정이 세옥의 무릎에 엎드렸다.

세옥이 쇠노를 움켜쥐었다. 쇠노는 불과 1척(尺)밖에 되지 않았다. 세옥이 쇠노를 움켜쥐고 뽑기 시작했다.


“아아악······!”


포숙정이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피가 왈칵 뿜어졌다.

해연화는 재빨리 헝겊으로 피가 나오지 않게 누르고 금창약을 발랐다.

세옥은 두 번째 쇠노를 잡아당겼다.


“아아아악······!”


포숙정이 눈물을 흘리면서 비명을 질렀다.

세옥이 또 하나의 쇠노를 뽑자 포숙정이 더욱 크게 비명을 질렀다.

해연화는 재빨리 헝겊으로 피가 나오지 않게 막았다.

그녀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


막사로 들어가자 조광윤은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장군.”

이충은 조광윤에게 군례를 올렸다.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다녀왔나?”

조광윤이 책을 내려놓고 그를 보았다.

“예. 당가촌의 만두가게 서생이 무림지보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음.”

조광윤이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당가촌에서 만났을 때 범상치 않은 기개라고 생각했었다.


이충은 황자 이세옥에게 마음의 짐을 갖고 있다. 그는 황자를 끝까지 도와주지 못해 가슴에 대못이 박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미 10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이충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었다.


조광윤은 그의 활동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 상황에서 해귀비의 아들은 대국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재상 백경천이나 황숙 시진국이 세력을 모으고 있었다. 그들이 전 왕조의 황자보다 주나라에 위험한 존재다.

“장군, 대량성으로 돌아오다가 들으니 무림지보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찾아볼 텐가?”

“허락해 주십시오.”

“허락하네.”

조광윤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무림지보는 이세옥이다.

하늘은 왜 그에게 용의 내단을 준 것인가.

이충은 이세옥에게 힘이 되고 싶어하고 있다.


이충이 군례를 올리고 물러갔다.

조광윤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조광윤은 오래 전 해귀비의 아들과 궁녀를 호송하던 이충을 체포했다. 그를 죽일 수 있었으나 의협심이 있어서 수하로 거두었다.

이충은 자신을 살려준 조광윤에게 충성했다.

처음에는 그의 수하가 되는 것을 거부했으나 아이들, 세옥과 완아를 죽이지 않았다고 하자 그때서야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후 그는 기회가 있으면 아이들을 찾아다녔다.


황자가 저렇게 컸으니······.


조광윤은 때때로 그때의 일을 생각했다.

조광윤은 아이들을 죽이지도 않고 구해 주지도 않았다.

죽고 사는 것은 그들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황후 부명화가 이세옥을 돕고 있었다.

부명화는 왜 황자를 돕고 있는 것일까.

부명화가 이해되지 않았다. 부명화는 직접 전 왕조의 황자를 만나고 부하들을 보내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 황제 시영은 죽어가고 있다.

시영은 조광윤이 마음속으로 질투를 할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가 황제가 되자 나라가 빠르게 안정이 되었다.


흥. 나를 어떻게 보고······.


시영은 자신이 죽으면 부명화를 조광윤에게 부인으로 삼으라고 했다. 부명화는 황제의 부인이지만 친구의 부인이다.

자신의 부인을 친구에게 부인으로 삼으라고 하다니.

그가 조광윤을 잘못 판단한 것이다.


*


이충은 자신의 군사들을 이끌고 와우산을 향해 달렸다.

무림지보 이세옥.

무림지보의 내단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무림지보의 이름이 이세옥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뻐개질 것 같았다.

해귀비의 아들과 완아라는 궁녀를 데리고 태원으로 갈 때 해귀비의 아들에게 자신의 성을 따라 세옥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었다.

세상에는 같은 이름의 사람도 많지만 어쩐지 그 아이일 것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당가촌과 여러 곳에서 조사를 하자 황자가 틀림없었다.

“이랴!”

이충은 빠르게 말을 달렸다.

그들이 와우산 중턱에 이르렀을 때 맹인을 만났다.


산길에 맹인이라니······.


이충은 맹인 앞에 말을 세웠다. 맹인을 아래위로 살폈다.

“어디로 가는 거요?”

이충이 맹인에게 물었다. 맹인은 60대 노인인데도 허리가 꼿꼿했다.

“대량성······.”

맹인이 짧게 대답했다.

“대량성에는 왜 가는 것이오?”

맹인은 옷차림이 허름했으나 걸인 같지는 않았다.

“황제가 계시는 경성이니 얻어먹을 것이 많을 것 같아서 가는 거요.”

“가보시오.”

이충은 걸인이 수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상하다고 무작정 조사를 할 수는 없었다.

맹인은 느릿느릿 걸어갔다.


이충은 그가 멀어질 때까지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왜 그러십니까?”

부관이 이충을 쳐다보았다.

“절대고수다.”

“예?”

“지팡이에 검이 숨겨져 있다.”

“어떻게 아십니까?”

“땅바닥을 자세히 봐라. 지팡이 자국이 깊을 것이다.”

군사들이 일제히 땅바닥을 살폈다.

과연 땅바닥이 일정한 깊이로 패어 있었다.

“음.”

부관이 신음을 삼켰다.

이충은 맹인이 보이지 않자 다시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


해연화는 정원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세옥을 보았다. 그는 어깨에서 쇠노를 뽑았는데 한나절을 쉬고는 밖으로 나왔다.

지난밤 와우산 기슭에서 배를 타고 강으로 돌아왔다.

빗줄기는 사납게 쏟아지고, 강파도는 높게 일어났다.

다행히 월화부인 능옥이 배를 잘 저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포숙정의 의원 양생당에 돌아와 치료를 받고 한나절이나 쉬었다.

‘상처가 벌써 나았나?’

보통 사람들이라면 아파서 끙끙 앓고 있어야 할 것이다.

용의 내단이 치유의 능력까지 있는 것인가.

세옥이 여장을 하여 묘한 느낌이 들었다.

얼굴이 동안이라 여장을 했는데도 어색하지 않았다.

“유모.”

해연화는 월화부인 능옥을 불렀다. 그녀와 함께 당분간 포숙정의 의원에 머물기로 했다.

“네?”

능옥은 운기조식을 하고 있었다.

“서생이 좀 이상하지 않아요?”

“왜요?”

“어깨를 심하게 다쳤는데 밖에 나와 있어요. 포 의원은 일어나지도 못하는데······.”

“포 의원은 쇠노를 두 대나 맞았잖아요?”

“그래도 벌써 일어나는 건 이상해요.”

해연화는 일어나서 세옥이 차를 마시는 정원으로 나갔다.


포숙정의 정원은 한적하고 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도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세옥이 해연화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니에요. 상처는 좀 어떠세요?”

해연화는 수상한 점을 찾기라도 하듯이 세옥을 가만히 살폈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앉으세요.”

“네.”

해연화는 세옥의 앞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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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83화 여장남자(3) 24.05.20 138 0 11쪽
82 82 여장남자(2) 24.05.19 147 0 12쪽
81 81화 여장남자(1) 24.05.18 146 0 11쪽
80 80화 무림지보(9) 24.05.17 139 0 12쪽
» 79화 무림지보(8) 24.05.16 135 0 12쪽
78 78화 무림지보(7) 24.05.15 136 0 11쪽
77 77화 무림지보(6) 24.05.14 152 0 12쪽
76 76화 무림지보(5) 24.05.13 152 0 11쪽
75 75화 무림지보(4) 24.05.12 166 0 12쪽
74 74화 무림지보(3) 24.05.11 152 1 12쪽
73 73화 무림지보(2) 24.05.10 160 0 12쪽
72 72화 무림지보(1) 24.05.09 16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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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화 마녀의 사랑(5) 24.05.07 186 0 13쪽
69 69화 마녀의 사랑(4) 24.05.06 165 0 12쪽
68 68화 마녀의 사랑(3) 24.05.05 175 0 12쪽
67 67화 마녀의 사랑(2) 24.05.04 173 0 12쪽
66 66화 마녀의 사랑(1) 24.05.03 171 1 12쪽
65 65 천 년 전의 여자(5) 24.05.02 181 1 12쪽
64 64 천 년 전의 여자(4) 24.05.01 164 1 11쪽
63 63화 천 년 전의 여자(3) 24.04.30 159 0 11쪽
62 62화 천 년 전의 여자(2) 24.04.29 172 0 12쪽
61 61 천 년 전의 여자(1) 24.04.28 179 0 13쪽
60 60 마왕퇴의 비밀(10) 24.04.27 17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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