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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

해씨세가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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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6.16 10:00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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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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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글자수 :
591,161

작성
24.04.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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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2화 마왕퇴의 비밀(2)

DUMMY

날이 밝았다.

아향은 언덕에서 마차가 익주를 향해 달리는 것을 보았다.

현무도원을 출발한 마차가 내린천을 따라 익주 읍내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세옥과 수련생들이 1박2일의 외출을 나가고 있다.


‘쳇! 나하고 말을 같이 타면 세상이 망하기라도 하냐?’


아향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세옥이 그녀와 같이 말을 타고 가자고 했는데 거절한 것이다.

그의 선택이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서운했다.

서로 업고 달리기도 했는데 말을 같이 타는 것이 무슨 대수야?

누가 껴안기라도 하자고 그랬어?

그런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왜 이러는 거야?

제 정신이 아니다.

손삼랑이 알면 미쳤다고 할 것이다.


황후마마는 서생을 어떻게 하려는 거야?


부명화는 이세옥을 지켜보고 있으라고 했다.

그 말의 뜻이 애매모호했다.

보호하라는 것인지 감시하라는 것인지.

다만 정체를 드러내지는 말라고 했다.

아향의 정체가 아니라 서생의 정체.

아향은 자신의 남장이 썩 내키지가 않았다.

그러나 아향은 남자들 틈에서 훈련을 받으려니 남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적의군이라는 사실도 숨겼다.

서생은 아향이 여자라는 것을 눈치 채고 있었다. 그러나 비밀을 지키고 이유를 묻지도 않았다.

‘나를 좋아하나? 아니야 부인이 그렇게 많은데······.’

아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세옥은 부인이 너무 많다.

여자가 무슨 애완동물도 아니고 수십명을 부인으로 거느리고 있다니.

귀도 엄청 밝다.


그때 사마염이 냇둑을 따라 말을 달리는 것이 보였다.

부하들이 그를 따라 달린다.

휴일이니 익주 읍내에 가서 쉬었다가 올 모양이다.

어쩐지 얄미운 놈이다.

훈련을 받을 때면 때때로 음침한 눈으로 아향의 몸을 더듬고는 했다.


재수 없는 놈.


아향은 사마염 일행이 말을 타고 달려가는 것을 보자 짜증이 났다.

“뭘보고 있는 거야?”

손삼랑이 옆에 와서 물었다.

아향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세옥이 마차를 타고 가는 것을 보다가 손삼랑이 오는 것도 모른 것이다.

“응? 언제 왔어?”

아향이 손삼랑을 돌아보면서 물었다.

“어디에 정신을 팔고 있어서 내가 오는 것도 몰라? 적이었으면 진작에 황천길로 갔을 거야.”

손삼랑이 눈을 흘겼다.

“정신을 팔기는··· 임무를 수행 중에 있지.”

마차들은 점점 멀어져 가고 있었다.

“서생이 마왕퇴에 들어가려는 거 아니야?”

“서생이 그런 능력이 있나?”

아향은 고개를 흔들었다.


현무도원에서 수련을 하는 그의 속내가 수상했다.

입밖으로 내어 말하지는 않았지만 마왕퇴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닌가.

사마염도 당연히 마왕퇴 때문에 왔을 것이다.

“독행자가 나타났다고 하던데······.”

“독행자?”

아향은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혼자 다닌다고 하여 독행자(獨行者)로 불리는 인물.


이유도 없이 살인을 저지르고 돌아다니는 자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젊은 사람인지 늙은 사람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가 나타날 때는 나비모양의 철가면을 썼기 때문에 철나비 독행자라고만 불렸다.

그는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검을 뽑아 무림인들을 살해했다.


몇 년 전 대량성에 나타나 매일 밤 사람들을 살해하고 사라진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가 다시 출현한 것이다.

“독행자가 어디에 나타났어?”

“대량성에.”

“황궁이 위태로운가? 조광윤도 있는데······.”

조광윤의 무공은 무림인들도 두려워한다.

그가 변경에서 도성으로 돌아왔다.


조광윤은 독행자와 싸워서 뒤지지 않을 것이다.

“철나비 독행자는 왜 나타난 거야?”

아향은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무림에는 고수들이 하늘의 별처럼 많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감시할게 넌 쉬어.”

손삼랑이 마차를 따라 말을 달려가기 시작했다.

‘내가 뭘하고 쉬어?’

아향도 익주 읍내를 향해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


부명화는 조광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조정에서 회의를 마치고 왔기 때문에 조복 차림이다.

그는 대장군인데 청수한 중년문사의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그에게 보정대신 겸 도성방어사를 맡겼다.


보정대신은 황제 시영의 동생 시진국, 재상 백경천 등 3인에게 맡겼다.

셋이 상의하여 황제를 보필하고 나라를 다스리라는 뜻이다.

“마마.”

조광윤이 군례를 바쳤다. 부명화도 가볍게 인사를 했다.

“예를 거두세요.”

“황공하옵니다.”

“앉으세요.”

“예.”

황후궁이다.


부명화는 상석에 앉았고, 조광윤은 단 아래 왼쪽의 의자에 앉았다.

“그동안 변방에서 고생했어요.”

“당치 않습니다. 나라의 녹을 먹는 자로 당연히 해야할 일입니다.”

조광윤이 판에 박힌 이야기를 했다.

부명화는 조광윤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시영이 조광윤에게 밀서를 보냈다.

자신이 죽으면 황후인 부명화를 부인으로 삼고 아들인 황태자를 양아들로 삼으라고 했다.

그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쓸쓸하다.


황제가 죽으면 나는 조광윤의 부인이 되는 것인가?


조광윤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린 황태자를 황제로 즉위시키고 부명화를 황태후로 추대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나를 황후로 맞이하면 황제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거절했다.

내가 싫은 것인가?

물론 황제가 살아 있는데 황후를 자신의 부인으로 맞이하겠다고 대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은밀한 눈빛이라도 보내야 하지 않는가.

부명화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왜 이런 생각을 하는가.

조광윤을 사형이라고 부르면서 따랐지만 남자로 생각한 적은 없었다.


서생 세옥의 얼굴이 떠올라왔다.

용의 내단 때문에 당가촌에 갔을 때 그를 보았다.

하음에 데려다가 주고 헤어진 뒤에 처음이었다.

세옥은 평범한 서생으로 성장해 있었다.

만두가게를 하면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다.


역시 무공은 배우지 못했구나.


그는 평범한 서생 차림이었으나 눈빛은 비범해 보였다.

눈에서 알 수 없는 빛이 뿜어지고 있었다.

멀리서 그를 보았는데 무공을 배우지 못했다.


용의 내단을 얻은 것 같은데······.


현무도원에서도 몰래 세옥을 살폈다.

역시 지극히 평범했다.

다만 그의 눈빛······.

청년으로 성장한 그의 눈빛이 묘하게 시선을 끌어당겼다.


그의 어머니 해귀비.


해씨세가의 후손이다.

그녀가 황궁에서 부명화를 살려주고 아들을 부탁했다.

그 때문만은 아니다.

해씨세가는 요동 최고의 명문세가였다.

천 년 전만 해도 대륙에서 무가(武家)로 최고의 명성을 떨쳤다.


세옥은 해씨의 후손이었다.

아버지는 황제 유진원이지만 어머니가 해씨다.

“사형, 혹시 당가촌의 만두가게 서생을 봤어요?”

조광윤에게 조용히 물었다.


조광윤은 서생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봤습니다. 당가촌에서 무림맹주 사마독의 위협을 받고 있어서 빼내주었습니다.”

조광윤은 그녀에게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용의 내단을 갖고 있는 것이 확실한가요?”

“그건 알 수 없고 총명했습니다.”

“어떤 점이요?”

“많은 책을 읽고 걸인과 이재민을 돕더군요.”

걸인과 이재민을 돕는다고?

민심을 얻으려는 것인가.

어쩌면 세옥이 빼앗긴 왕조를 되찾으려고 하는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조광윤의 시선이 허공을 더듬었다.


설마··· 그 일을 계획하고 계실 건가?


부명화가 용의 내단을 취하려고 하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소름이 끼치는 것 같았다.

조광윤은 부명화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채음공······.


황제 시영을 살리기 위해 서생 이세옥을 감시하고 있는 것이리라.

채음공으로 이세옥이 갖고 있는 내단을 빼앗아 황제를 치료하려는 것인가.

그때 궁녀가 들어와 황숙 시진국이 뵙기를 청한다고 말했다.

“모셔라.”

부명화가 명을 내렸다. 궁녀가 물러가고 곧이어 시진국이 들어와 예를 올렸다.

“마마.”

시진국이 부명화에게 예를 올렸다.

시진국은 부명화의 시동생이다. 그러나 야망이 크고 권력을 좋아한다.

“어서 오세요.”

부명화는 억지로 미소를 날렸다.

“황숙.”

조광윤도 일어나서 시진국을 맞이했다.

“장군.”

시진국이 조광윤과 인사를 나누었다.

“앉으세요.”

“예.”

시진국이 오른쪽에 앉았다. 궁녀가 차를 가지고 왔다.

“폐하는 좀 어떠십니까?”

시진국이 부명화에게 물었다.

“여전하세요.”

부명화가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무림인답게 여유있는 표정이다.

“명의를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습니다만··· 장군께서도 좀 도와주십시오.”

시진국이 조광윤을 살폈다. 황제를 치료하기 위해 명의를 찾는 일을 조광윤에게로 떠넘기고 있었다.

“무림인사들에게도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다.”

조광윤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시형이 황제가 되기 전에는 시진국에게 반말을 했다.

친구의 동생이었으니까.

그러나 이제 시진국은 황족이고 황숙이었다.

시진국이 먼저 도발하지 않으면 조광윤이 손을 쓸 수 없다.

“참 당가촌에 용의 내단이 나타났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 겁니까?”

시진국이 조광윤에게 물었다. 조광윤이 시진국을 쳐다보았다.


조광윤은 도성으로 돌아올 때 당가촌을 지나왔었다.

“무림맹이 움직이고 있더군요.”

시진국이 흠칫했다. 무림맹주 사마독을 끌어들인 것은 시진국이었다.

“장군께서는 어떤 대책을 세우십니까?”

“무림의 일을 어떻게 대책을 세웁니까? 치안만 어지럽히지 않으면······.”

조광윤이 시진국과의 대립을 피하고 있었다.

“도성에 독행자도 나타났다고 하던데······.”

시진국이 말끝을 흐렸다.


도성의 치안은 조광윤의 책임이다.

독행자 호일도는 최근에 여러 곳에서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있다.

궁녀가 시진국 옆에 차를 갖다가 놓았다.


시진국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황숙께서 처리하시지요. 무림맹주와 친분이 돈독하다고 하던데······.”

조광윤이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독행자 호일도는 백경천의 인물이라는 소문도 있다.

“당치 않은 말씀입니다. 몇 번 차를 같이 마신 것이 고작입니다.”

시진국의 얼굴이 붉어졌다.

조광윤이 독행자를 이야기하지 않고 무림맹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재상은 오늘 등청 안했던데요?”

부명화가 화제를 바꾸었다.


재상은 백경천이다. 백경천은 지난 10년 동안 세력을 확대해 왔다.

“잃어버린 딸을 찾고 있는 모양입니다.”

시진국이 대답했다.

“딸을 잃어버렸어요?”

“백도교에 납치되었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변하방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부명화가 신경을 곧추세웠다.


금룡방은 시진국과 손을 잡고, 변하방은 백경천과 손을 잡고 있다.

시진국보다 백경천이 더욱 교활하다.


*


조광윤은 황궁에서 나와 대량성의 번화가로 말을 달렸다.

황궁은 조광의가 금의위 지휘사가 되어 지키고 있었다.

조광윤은 도성방어군 지휘사다.

도성 일대의 모든 군을 지휘하고 있다.

조광윤이 대량성 번화가에 있는 만두가게에 이르렀다.

“장군.”

조광윤의 뒤를 따르던 이충이 쳐다보았다.

“만두나 먹고 가세.”

조광윤이 말에서 내렸다. 이충과 장수들이 일제히 말에서 내렸다. 그들은 조광윤을 따라 만두가게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만두가게의 젊은 여자 설우가 활짝 웃으면서 자리로 안내했다.

30대의 운봉이라는 여자도 주방에서 나와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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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9화 마녀의 사랑(4) 24.05.06 14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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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7화 마녀의 사랑(2) 24.05.04 152 0 12쪽
66 66화 마녀의 사랑(1) 24.05.03 155 1 12쪽
65 65 천 년 전의 여자(5) 24.05.02 160 1 12쪽
64 64 천 년 전의 여자(4) 24.05.01 146 1 11쪽
63 63화 천 년 전의 여자(3) 24.04.30 141 0 11쪽
62 62화 천 년 전의 여자(2) 24.04.29 153 0 12쪽
61 61 천 년 전의 여자(1) 24.04.28 15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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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 마왕퇴의 비밀(9) 24.04.26 159 0 12쪽
58 58 마왕퇴의 비밀(8) 24.04.25 15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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