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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세가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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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a3194
그림/삽화
월하정인
작품등록일 :
2024.03.21 07:50
최근연재일 :
2024.06.16 10:00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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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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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글자수 :
591,161

작성
24.03.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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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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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2화 용과 싸우다(2)

DUMMY

세옥은 돼지볶음 요리를 만들어 청룡사걸에게 갖다가 주었다. 그들은 요리를 맛있게 만들었다.

그때 붉은 옷을 입은 여자들이 객청으로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여자들은 모두 넷이었다. 그녀들은 만두와 술을 주문했다.


‘오늘은 무림인들이 유난히 많이 오네.’


세옥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저들은 매염방의 여자들인가?’


매염방은 여자들로 이루어진 방파다.

방주가 기생 출신으로 돈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지 하는 흑도라고 했다.

양주의 천영루라는 기루가 본산이다.


‘용의 내단 때문에 온 모양인데······.’


용의 내단은 당약란도 바짝 신경을 쓰고 있었다.

매일 같이 강과 만두가게를 오가고 있었다.

“오라버니는 용의 내단에 관심없어?”

당약란은 세옥에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

“용의 내단은 하늘의 뜻이 있어야 해.”

세옥도 간절하게 용의 내단을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약란도 원하고 있다.


천기노인을 따라 곤륜산에 있다가 당가촌으로 돌아온 것은 용의 내단 때문일 것이다.

무림의 대종사라는 천기노인은 모습은 드러내지 않고 있으나 근처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세옥은 빠르게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당약란이 주방 뒷문으로 불쑥 들어왔다.

“밥 좀 줘.”

당약란이 주방의 식탁에 걸터앉았다.

세옥은 빙그레 웃었다.

“왜 집에서 안 먹고?”

세옥이 요리를 하면서 물었다.

“집에서 먹는 음식은 맛이 없어.”

“뭐 먹고 싶어?”

“오향장육.”

당약란이 미안한 듯이 웃었다.

“강에 갔다가 왔어?”

“응. 장씨세가도 오고 개방 거지들도 왔더라. 무림인들이 난리야.”

세옥은 빠르게 구세경의 요리를 만든 뒤에 당약란의 요리를 만들어주었다.


당약란이 요리를 먹기 시작했다.

“으음. 맛있다.”

당약란이 흐뭇해하면서 눈웃음을 쳤다.

“많이 먹어라.”

세옥이 웃었다.

환하게 웃는 당약란의 모습에서 얼핏 완아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오향장육을 해주면 완아는 얼마나 좋아할까.


세옥은 완아가 머릿속에 떠오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당약란은 요리를 먹자 다시 강가로 달려갔다.

비가 와서 용이 강에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


세옥은 분주하게 요리를 했다.

오늘따라 손님이 더욱 많았다.

우락부락한 사내들이 만두가게로 들어섰다.

그들은 가게로 들어오자 부리부리한 눈으로 가게를 둘러보았다.

가게는 이미 빈자리가 없다.

“손님, 죄송하지만 자리가 없습니다. 다른 가게를 이용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세옥이 공손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손님들을 위협적인 눈으로 쏘아보고 있었다.

철궁 구세경이나 매염방 여자들은 이미 가게를 나간 뒤였다.


‘이 자들은 행실이 좋아 보이지 않네.’


세옥은 험상궂은 그들의 행색에 얼굴이 찌푸려졌다.

한 사내는 도끼를 가지고 있었고, 다른 사내는 쇠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덩치가 천하장사급이다.

“뭐야?”

“우리를 내쫓는 거야?”

두 사내가 세옥에게 눈알을 부라렸다.

“죄송합니다.”

“다른 손님을 내보내면 되잖아? 자리 만들어!”

턱수염의 사내가 도끼를 계산대 위에 탁 올려놓았다. 계산대의 물건들이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위협적이다.

“죄송합니다. 그럴 수가 없습니다.”

세옥이 단호하게 말했다. 먼저 온 손님들을 내쫓을 수없다.

“뭐가 어째? 너가 우리 상강채를 우습게 보는 거냐?”

턱수염의 사내가 세옥에게 으르렁거렸다.


그들은 상강채의 수적(水賊)들로 관천악과 관천일 형제였다.

상강채는 장강(長江, 양자강) 상류에 있다. 행인들을 약탈하여 악명이 높았다.

“호호. 우리 당가촌에 사람이 없는지 아느냐?”

그때 낭랑한 목소리가 들리면서 흑의를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


“당문이다!”


사람들이 낮게 소곤거렸다.

사천 당문의 가모(家母) 울금아였다.

당약란의 작은 어머니다. 비가 와서 우의를 입고 있다.

우의에서 빗물이 뚝뚝 떨어진다.


“뭐야?”


관천악이 눈을 부릅뜨고 울금아를 노려보았다.

관천일은 계산대에 내려놓았던 도끼를 집어들었다.

가게에서 식사를 하던 손님들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관천악과 관천일은 수적에 지나지 않지만 무공이 높아 무림인들도 그들과 마주치는 것을 꺼려하고 있었다.

“흥! 하오문 주제에 감히 당가촌에 와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냐?”

울금아가 매서운 눈빛으로 관천악과 관천일을 노려보았다.


몇 년 전 무림인들의 공격을 받은 당문은 무공 수련에 열중했다.

세옥은 그들에게 암기와 독을 개발해 주었다.

세옥과는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계집아, 죽고 싶으냐?”

“죽고 싶은 것은 네놈들이겠지.”

울금아가 검을 뽑았다.

세옥은 얼굴을 찡그렸다. 그들 때문에 가게가 난장판이 될 것 같았다.

“죽일 년!”

관천악이 먼저 도끼를 휘둘렀다.


쐐애애액--.


날카로운 파공성이 일어나면서 도끼가 울금아를 향해 쇄도해 왔다.

울금아가 가볍게 몸을 피한 뒤에 검으로 공격했다.


사아아악--.


검이 빠르게 관천악을 베어갔다. 관천악의 얼굴이 하얗게 변해 갔다.

그때 관천일이 뒤에서 울금아를 공격해 왔다.


‘저런 비열한 놈!’


세옥은 눈을 부릅떴다.

울금아가 살짝 피하고 검을 휘둘렀다.


“앗!”


관천악의 눈이 커졌다.

울금아의 검이 관천악과 관천일의 가슴을 동시에 베었다.

그들의 가슴에서 피가 주르르 흘러내렸다.

“가라! 당가촌을 떠나지 않으면 목을 베어버릴 것이다.”

울금아가 싸늘하게 내뱉었다.

“두고 보자!”

관천악과 관천일이 가슴을 움켜쥐고 가게를 뛰어나갔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울금아가 손님들에게 포권례를 올렸다.


울금아가 삿갓을 벗었다.

세옥은 미소를 지으면서 울금아에게 차를 따라주었다.

“만두 좀 드릴까요?”

“아니야. 오늘은 손님이 많네.”

울금아가 미소를 지으면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사천 당문은 당가촌에서 살인이나 폭력사태가 일어날 때 개입했다.


당가촌은 관청보다 당문의 영향력이 더 컸다.

“강에 용이 나온 뒤로 손님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겠지.”

울금아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손님이 많아진 것은 세옥의 가게만이 아니다.

당가촌의 객잔이며 다른 음식점에도 손님들이 득실댔다.

대부분이 무림인들이다.

용의 내단에 이갑자의 내력이 있다는 소문이 계속 퍼지고 있었다.

“약란이는?”

“강에 나갔습니다.”

“철이 없기는······.”

울금아가 혀를 찼다.

“가보겠네.”

울금아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예.”

울금아는 세옥의 만두가게를 나왔다. 그녀는 잠시 비가 오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비가 오고 있기 때문인가.

당가촌의 하늘로 어두운 기운이 밀려오는 것 같았다.


쏴아아아.


빗줄기가 더욱 굵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삿갓을 쓴 뒤에 지우산을 들고 강을 향해 총총걸음을 놓았다.


*


객청에 손님이 또 왔다.

당약란도 강에서 돌아왔다.

당약란은 객청으로 가지 않고 주방으로 들어왔다.

“무림인들이 우리 마을에 계속 몰려오고 있는 것 같아.”

당약란이 객청을 살피면서 말했다. 그녀는 비를 맞았다.

강에서 용이 나오기를 기다리다가 지쳐서 가게로 돌아와 따뜻한 차를 마신다.

입술이 파랗고 옷이 찰싹 달라붙어 있다.

옷이 달라붙어 가슴이 봉긋해 보인다.


‘아직도 어린 소녀네.’


세옥은 당약란의 가슴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당약란에게 따뜻한 차를 따라주었다. 당약란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무림인들이 몰려오면 칼부림이 날 텐데······.”

당약란이 중얼거렸다.

세옥은 야채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칼질을 하다가 멈추었다.


객청에서 남자들이 언성을 높여 옥신각신하고 있었다.

세옥이 내다보자 그들은 가게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주방에서 밖을 내다보자 하오문으로 보이는 사내 셋과 백의의 사내였다.

“저 자는 강남검객 뇌백공인 것 같아.”

당약란이 세옥의 옆에 와서 속삭였다.

그들은 빗줄기 속에서 대결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가게에서 싸우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세옥은 당약란과 만두가게에서 밖을 내다보았다.


객청에서 술을 마시던 무림인들이 밖으로 나와 구경을 했다.

“뽑아라!”

하오문의 사내가 말했다.

“먼저 뽑지.”

뇌백공이 무표정하게 내뱉었다. 목소리가 건조했다.

“후회하지 마라.”

하오문의 사내들이 일제히 칼을 뽑아들고 뇌백공에게 달려갔다.


뇌백공이 검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러나 언제 검을 뽑았는지 보이지 않았다.

허공에서 백광이 번쩍 하자 하오문의 무리들이 피를 뿌리면서 나뒹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


세옥은 입을 다물 수없었다. 뇌백공의 검이 너무나 쾌속했다.

“엄청난 고수네.”

당약란이 놀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세옥이 얼굴을 찡그렸다. 길바닥에 쓰러진 사내들의 몸에서 피가 흘러내려 빗물과 섞이고 있었다.


세옥이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난 것이다. 무림인들이 몰려드니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빗속에서 몰려들었다.

그때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


“용이 나타났다!”


사람들이 빗속에서 강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가게에 있던 무림인들도 우르르 강을 향해 달려갔다.

“오라버니, 우리도 가보자.”

당약란이 세옥의 손을 잡아끌었다.

세옥이 여자들을 돌아보았다. 등옥과 화정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만두가게는 그들이 지켜도 된다.


세옥은 엉거주춤 당약란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세옥도 용을 보고 싶었다.

그의 걸음은 경공으로 신형을 날리는 당약란을 따라갈 수없었다.


“에그··· 어떻게 경공도 하나 못하냐?”


당약란은 강을 향해 달리다가 세옥의 손을 잡고 허공으로 몸을 솟구쳤다.

당약란이 녹수소요보를 전개하고 있었다.


바람이 휙휙거리고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명불허전이네.’


세옥은 당약란의 허리에 바짝 매달렸다.

이따금 당약란이 경공을 펼칠 때 무공을 모르는 세옥은 그녀의 허리에 매달렸다.

당약란은 세옥에게 내외를 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세옥을 오라버니라고 부르면서 따랐다.


“히히. 이 오라버니가······.”


당약란의 얼굴이 붉어졌다.

세옥이 바짝 매달려 경공을 전개하는데 불편했다.

“오라버니!”

당약란이 눈살을 찌푸렸다.

세옥이 그녀의 허리에 바짝 매달려 있어서 신경이 쓰였다.

“떨어질까봐 그래. 나 떨어지면 책임질 거야?”

“무슨 책임을 져?”

“내가 먹여 살려야 할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유, 이 웬수!”

당약란은 헛웃음이 나왔다.

세옥의 부인들만 생각하면 짜증이 난다. 그래도 그녀의 허리를 안고 있는 세옥을 뿌리치지 않았다.


강가는 벌써 사람들이 가득했고, 용이 물위에 솟아 있었다.

당약란이 세옥을 강가에 내려놓았다.

“와아!”

당약란이 먼저 입을 벌렸다.

세옥은 강물에 있는 용을 보고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용은 영물(靈物)인데······!


세옥은 용이 나타난 것이 예사로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물보라가 자욱하게 일어나고, 용의 입에서 불이 뿜어지고 있었다.

“엄마야!”

당약란이 놀라서 뒷걸음을 쳤다.

세옥도 경악하여 눈이 커졌다. 사람들이 놀라서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저, 저게 뭐야?’


세옥은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용이 불을 뿜는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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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5 천 년 전의 여자(5) 24.05.02 160 1 12쪽
64 64 천 년 전의 여자(4) 24.05.01 146 1 11쪽
63 63화 천 년 전의 여자(3) 24.04.30 141 0 11쪽
62 62화 천 년 전의 여자(2) 24.04.29 153 0 12쪽
61 61 천 년 전의 여자(1) 24.04.28 15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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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 마왕퇴의 비밀(9) 24.04.26 159 0 12쪽
58 58 마왕퇴의 비밀(8) 24.04.25 151 0 12쪽
57 57 마왕퇴의 비밀(7) 24.04.24 155 0 12쪽
56 56 마왕퇴의 비밀(6) 24.04.23 15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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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3화 마왕퇴의 비밀(3) 24.04.20 159 1 11쪽
52 52화 마왕퇴의 비밀(2) 24.04.19 15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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