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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범 님의 서재입니다.

위대한 모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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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범
작품등록일 :
2020.05.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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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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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010. 하얀 도시 (1)

DUMMY

마차는 널찍한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사실 달린다기보다는 걷는 것에 더 가깝다. 말이 이끄는 커다란 수레 위에는 수많은 상자, 오크통, 꾸러미 등의 잡다한 화물과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크기의 배낭 세 개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짐의 무게가 만만치 않을뿐더러 제멋대로 달리다가 화물이 파손될 우려도 있었으므로 힘 좋은 히스 초원산 말이 두 마리나 붙어 있음에도 마차의 속도는 인간이 걷는 속력과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속도가 무슨 상관이랴. 시간과 다투는 임무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가는 걸음 따라 떠돌아다닐 여행자에게는 몸 편히 이동할 수만 있으면 부족함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마차는 좋은 길친구다. 이렇게 마음 푹 내려놓고 누워 귓가를 간지럽히는 산들바람과 화사한 햇빛과 한가득 펼쳐진 자연을 음미하며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기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물론 여행을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기에 차곡하게 쌓인 짐들과 딱딱한 나무판 위에 정겹게 돌아앉아 수레바퀴에서 전해져 오는 거친 진동을 만끽하고 있지만, 그게 뭐 어떤가. 적어도 무식한 무게의 짐으로 육체를 혹사시킬 일은 없지 않은가.


페르시온은 그 사실에 충분히 만족하며 어디서 뽑아왔는지 모를 풀잎을 입에다 물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청량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높은 곳에서 세상을 비추는 태양은 이 파란 하늘의 근원이 자신이라는 것을 선언하듯 눈부신 광휘를 뿜어대고 있었다. 그 위치를 보아하니 진작에 남쪽을 넘어간 것이 정확한 시간은 몰라도 정오가 지난 것만은 확실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와 따사롭게 내리쬐는 오후의 햇살은 사람을 절로 나른하게 만든다. 그 증거로 이미 콰리안과 그륜은 곯아떨어진 뒤였다.


문득 무료해진 그는 입에 물고 있던 풀잎을 휙 던져버리고 몸을 조금 일으켜 주변을 내다보았다. 덜컹거리는 마차 소리를 제외하면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산들거리는 바람 소리와 풀들이 바스락대는 소리 정도밖에 없었다. 기후가 미약하지만 달라진 듯하고 주변에 농가들과 경작지들도 많아졌다.


서쪽 들에는 이곳저곳에서 목동들이 풀을 뜯는 소들을 관리하고 있었고, 동쪽에 늘어선 밭에는 덜 익은 곡식들이 진한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주변 들판에 솟아난 나무들을 보아하니 침엽수의 비중이 줄어들고 활엽수가 심심찮게 보였다. 남쪽으로 꽤 많이 온 듯했다.

무엇보다 그의 오른쪽 시야에 가득 보이는 거대한 산이 그것을 증거했다.


섬의 최남단으로부터 불과 이십여 킬로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홀로 우뚝 솟아오른 수틀레보 산은 섬 남부에 존재하는 유일한 산이다. 비록 삼천 미터가 조금 못 돼 사천 미터에 육박하는 북부의 고봉들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만 주변에 산은 커녕 야트막한 둔덕조차 찾아볼 수 없는 남부의 지형 탓에 오히려 더 위대한 존재감을 뽐냈다.


수틀레보 산 인근을 지나고 있다는 것은 남녁 끝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뜻했다. 이제 서너 시간 정도 있으면 사우스헤른에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배를 타고 출발하면, 이십여 년을 살아왔던 이곳과 작별을 고하는 것이다.

그는 말머리봉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너희도 같이 갈 생각 없냐?'


그 때 콰리안이 무심코 말했던 한 마디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꾸어놓았다.

그는 살며시 눈을 감고 생각했다.

어째서 녀석을 따라오게 된 걸까.

그때는 심사숙고했다고 생각했지만 조금 지나고 보니 역시 충동적인 결정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나는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린 것이 맞나?'


콰리안은 예전부터 계획해왔던 일이니 상관없겠지만 과연 자신과 그륜에게도 충분한 준비가 된 걸까? 어쩌면 그의 말에 혹해서 무턱대고 결정해 버린 것은 아닐까?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결정을 내린 후엔 일말의 주저함도 없었다.

그걸 생각하면 이 선택이 오래전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 수도 있다.

어린 시절의 꿈이 마음 속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기반을 다져놓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갑작스런 결심에도 불구하고 담담하게 떠날 수 있었겠지.

과연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찌 되었을까? 레온처럼 마을에 남는다는 선택을 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의미 없는 가정이다.


그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가는 길이 많이 심심했나 보다. 무가치한 고민들이 뇌리를 파고드는 것을 보니. 이런 생각들은 더 해 봐야 하등 좋을 것이 없다. 쓸데없는 상념들을 지우고 무료함도 달랠 겸 그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읊조리듯 나지막한 그의 목소리가 드넓은 평원 너머로 울러퍼졌다.


새하얀 암봉과 눈덮인 능선

고요한 들판과 시원한 계곡

싱그런 풀밭과 화사한 꽃들

정다운 이웃들 남기고 가네

힘차게 내딛는 걸음마다

포근한 햇살이 인사하고

나긋한 바람이 재잘대네

사라진 왕국과 전설의 영웅들

찬란한 유산과 위대한 존재들

세월에 휩쓸린 고대의 시간들

무엇이 기다릴지는 모르겠으나

미래는 희미하기에 아름다우니

시리도록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며

두렵도록 장엄한 자연에 경배하며

다가올 내일의 여명을 기대하고

저무는 오늘의 황혼을 즐겨야지


노래를 마친 그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낮잠을 자던 그륜이 눈을 비비며 하품을 하고 있었다.


"깼냐?"


그륜은 아직 덜 깼는지 목소리에 힘이 풀려 있었다.


"하암......얼마나 잔 거지."


페르시온은 해가 움직인 거리를 대충 계산한 후 대답했다.


"대략 세 시간 정도?"


그러자 그륜은 대충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대며 몸을 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자버렸네. 날씨가 너무 좋으니까 이런 딱딱한 판때기 위에서도 잠이 절로 오는구만. 그런데 어디서 노랫소리가 들렸던 거 같은데."


페르시온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 그거 내가 부른 거야."


"그래? 갑자기 노래는 왜 불렀냐."


"그냥. 심심하기도 하고, 화창한 날씨에 주변이 워낙 조용하니까 왠지 노래 한 곡 뽑고 싶더라."


"심심풀이로 급조한 것 치고는 꽤나 괜찮은데? 근데 내용이 이런 데서 부르긴 조금 아깝다. 뭔가 이런 노래는 사우스헤른에서 배 타고 출발할 때 불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인데."


"뭐, 의식의 흐름대로 아무렇게나 짓다 보니 그렇게 됐네. 그러면 그 때도 한 곡 지어보지 뭐."


"그거 좋은 생각이다."


짧게 맞장구친 그륜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멀리 한가득 펼쳐진 밀밭 너머로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수틀레보 산이 정면 시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수틀레보 산이 이렇게 크게 보이는 걸 보니 사우스헤른도 얼마 안 남았나 보네."


페르시온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륜의 얼굴에 알 수 없는 기색이 스쳐 지나갔으나 워낙 순간이었기에 그는 눈치채지 못했다. 대신 나란히 한쪽 벽에 걸터앉아 앞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잠시 수틀레보 산의 위용을 감상했다.


평탄한 대지 위에 원추형으로 솟아오른 산의 꼭대기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정상부에서 내려올수록 식물들의 키가 커졌다. 산봉우리 인근엔 허리까지도 안 올 것 같은 낮은 나무들과 초본식물들이 있는 반면 아랫부분에는 십수 미터는 족히 될 것 같은 교목들이 빽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숲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든 산 주위의 평원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산 너머에 있는 히스 초원에서도 사람의 키보다 높은 나무는 가뭄에 나는 콩보다도 찾기 어려웠다. 희한하게도 오직 산 인근에서만 울창한 수림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다만 산 남쪽으로 가면 숲까지는 아니더라도 커다란 나무들이 종종 나타나기는 한다. 그 예로 그들의 서쪽 한켠에는 수십 그루의 활엽수 군락지가 보였다.


"그나저나 이곳까지 오는 길이 너무 평화로운걸. 힌덴 평야가 원래 이렇게 조용한 곳이었나?"


그륜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르비야콘에서 이백 킬로미터에 가까운 거리를 종단하면서 몬스터라고는 구경도 못 해봤다. 그들에게 침공해오는 놈들은커녕 멀리서 어슬렁거리는 놈들조차도 없었다.

힌덴 평야가 섬에서 가장 평화로운 지역이긴 하다만 이번에는 조금 낯설을 정도였다.


"그러게. 이틀 동안 칼 한번 뽑아보지도 못했네. 우리야 편하고 좋다만 이거 완전 날로 먹는 것 아닌가 모르겠네."


"무역품에 피해 없이 도착하면 그게 좋은 거지. 그리고 어차피 저쪽은 우리 물건들 팔아주면 수수료 두둑하게 받잖아. 그걸로 여기 있는 사람들 비용 싹 다 지불하고도 한참 남을 건데. 뭘 하든 이득인데 그런 거 신경이나 쓰겠냐."


그륜이 마부석을 향해 말했다.


"안 그런가, 이칼로르?"


그러자 이칼로르가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자네 말이 맞네, 그륜. 아무 일 없이 편안하게 가는 것 만큼 좋은 것이 어디 있겠나. 물론 사람을 고용해 놓고 써먹어 보지도 못한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호위를 잘 고른 덕분에 돈 받고 사람을 고용한 거나 마찬가지지."


이틀 동안 동행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그들은 어느새 격의 없이 서로를 대하고 있었다.


"야, 그런데 그러면 우리랑 이칼로르 중에서 누가 고용주고 누가 피고용인이냐?"


페르시온이 던진 뜻밖의 질문에 그륜이 눈을 끔뻑거렸다.


"갑자기 뭔 시덥잖은 소리야?"


"봐봐. 저쪽은 우리를 호위로 고용했고, 우리는 저쪽은 거래 대행으로 고용했잖아. 그리고 우리는 저쪽에게 돈을 받고 호위를 해 주고, 저쪽은 우리에게 돈을 받고 물건 대신 팔아주고."


이 시덥잖은 질문에 대답한 것은 이칼로르였다.


"그거 꽤 흥미로운 이야기로구만. 뭐랄까......쌍방 고용 관계, 물물교환, 공생 관계? 뭐 그런 거 아니겠나."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한없이 이어질 것만 같던 길도 어느새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페르시온이 손가락으로 남쪽 저편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슬슬 보이기 시작하네."


그륜은 고개를 들어 페르시온이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사방에 펼쳐진 밀밭을 가로질러 뻗은 길의 종착점에는 새하얀 성벽이 좌우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저 성벽을 넘어가면 비로소 사우스헤른에 도착한다.

그들은 갑옷이나 검 등의 장비와 배낭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아직 도착하려면 조금 남았지만 어차피 할 것도 없으니 미리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느긋하게 짐을 싸던 페르시온은 여전히 꿈나라를 헤매는 콰리안을 내려다보았다.


"얘는 뭐 아직까지 자고 있냐."


상자들 사이에 등을 대고 누운 그는 불편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코까지 골아대며 자고 있었다.

말없이 지켜보던 페르시온은 그가 깰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발로 그의 몸을 살짝 걷어찼다.


"아주 세상 모르고 퍼질러 자고 있네. 야야, 여기가 무슨 여관 침실인 줄 아나. 이제 다 와 가니까 그만 정신 차리고 일어나."


느닷없이 발로 차인 그는 반 박자 늦게 눈을 뜨더니 허둥지둥대며 일어났다.

그는 반쯤 감긴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다 덤벼, 이 개자식들아!"


그는 무의식적으로 검을 뽑으려 했다. 그러나 뽑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애초에 그에게 없었으니까. 그의 검은 배낭 옆에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그러나 아직 잠이 덜 깬 그는 그 사실을 떠올리지 못한 채 휘청거리며 허벅지를 더듬어댔다. 그 모습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던 페르시온은 결국 그의 뒤통수를 한대 갈겼다.


"으억! 뭐야?"


찰진 타격음과 함께 고개가 살짝 꺾인 콰리안이 얼얼한 뒤통수를 문질러댔다.


"대체 뭔 꿈을 꾼 거야. 헛소리하지 말고 정신이나 좀 차려. 좀 있으면 사우스헤른에 도착하니까 가서 네 물건 정리해. 내릴 준비 해야지."


그제야 판단력이 조금 돌아온 듯한 콰리안이 자신의 뺨을 툭툭 친 후 몸을 내밀어 마차 밖을 내다보았다.


"으음......성벽이 보이네. 벌써 도착할 때가 됐나?"


"그래. 그러니까 빨리 짐 점검이나 해."


잠시 후 그들은 성벽 근처에 다다랐다.

가까이서 본 성벽은 생각보다 컸다. 좌우에 킬로미터 단위로 늘어선 백색의 벽은 높이가 십여 미터에 달해 주변의 제법 큰 나무들보다도 높았으며 행인들을 맞이하는 커다란 나무문만 해도 일행 중 가장 큰 체구를 가진 페르시온의 네 배는 족히 될 듯한 높이에 너비는 그들이 타고 있는 마차 두 대가 나란히 지나가고도 남을 정도였다. 역시 섬의 금은보화들이 몰려드는 부(富)의 중심다웠다.

마차가 성문 앞으로 다가가자 양 옆에 서 있던 경비병들이 길을 막아섰다.


"실례합니다. 신분증 좀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부석 앞에 타고 있던 이칼로르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후 품속에서 신분증을 꺼내 확인시켜 주었다. 어느새 마부석으로 자리를 이동한 콰리안 역시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경비병들은 걸음을 옮겨 페르시온과 그륜을 비롯한 다른 인원들까지 모두 확인한 후 제자리로 돌아왔다.


"신분 확인되었습니다. 사우스헤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짧게 목례를 한 경비병들은 양 옆으로 물러났다. 반쯤 닫혀 있던 문이 활짝 열리고 환한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들 역시 짧은 목례로 경비병들에게 화답한 후 성문 안으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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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021. 전설이 숨쉬는 땅 (1) +1 20.05.25 128 2 15쪽
21 020. 창공을 가르는 배 (5) +1 20.05.24 125 3 14쪽
20 019. 창공을 가르는 배 (4) +2 20.05.24 130 3 13쪽
19 018. 창공을 가르는 배 (3) +4 20.05.23 133 7 14쪽
18 017. 창공을 가르는 배 (2) +8 20.05.22 138 3 15쪽
17 016. 창공을 가르는 배 (1) +7 20.05.21 150 3 15쪽
16 015. 하얀 도시 (6) +4 20.05.20 152 9 15쪽
15 014. 하얀 도시 (5) +6 20.05.19 152 6 14쪽
14 013. 하얀 도시 (4) +2 20.05.19 150 5 13쪽
13 012. 하얀 도시 (3) +2 20.05.18 153 4 14쪽
12 011. 하얀 도시 (2) +1 20.05.18 160 8 14쪽
» 010. 하얀 도시 (1) +2 20.05.17 182 5 14쪽
10 009. 뜻밖의 동행 (4) +2 20.05.16 188 8 11쪽
9 008. 뜻밖의 동행 (3) +2 20.05.16 193 10 10쪽
8 007. 뜻밖의 동행 (2) +1 20.05.15 217 9 12쪽
7 006. 뜻밖의 동행 (1) +4 20.05.15 258 6 12쪽
6 005. 모험가 콰리안 (5) +2 20.05.14 272 11 12쪽
5 004. 모험가 콰리안 (4) +2 20.05.14 291 13 11쪽
4 003. 모험가 콰리안 (3) +4 20.05.14 360 13 13쪽
3 002. 모험가 콰리안 (2) +5 20.05.14 446 26 10쪽
2 001. 모험가 콰리안 (1) +1 20.05.14 721 35 12쪽
1 000. 프롤로그 +8 20.05.14 1,021 11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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