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치북 님의 서재입니다.

용캐 부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치북
작품등록일 :
2023.10.07 21:12
최근연재일 :
2023.10.30 21:1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606
추천수 :
1
글자수 :
80,622

작성
23.10.30 21:15
조회
13
추천
0
글자
10쪽

중년 로맨스

DUMMY

그때, 이모님이 장부를 덮더니 문으로 향하셨다.



“ 고기가 부족할 거 같아. 나 사냥 다녀올게! ”


저 연세에 사냥까지 직접 한다고..?!


아니. 저것 또한 석문이의 입벌구일지도 몰랐다. 이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진 절대 믿지 않을 거다.


우린 이모님의 말이 허풍이 아니란 걸 증명하기 위해 몰래 사냥터까지 따라갔다.


오는 길에 보니 여기에 곰이랑 호랑이 같은 사나운 맹수들이 바글바글해서 내심 이모님이 걱정됐다. 여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여차하면 백마 탄 왕자님처럼 이모님을 구출하러 뛰어들어야 할지도 몰랐다.



“ 여기 있었네. ”


이모는 소를 발견하더니 입맛을 다시며 활을 꺼내 들었다. 우리 이모님 전투 직업이 궁수셨던 모양이다.



“ 근데 활이 꽤 간지나게 생겼네요. ”


난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이모님의 활을 보며 감탄했다.



“ 저 활이 10강 활입니다. ”


“ 예?! 석문이보다 좋은 활이라고요?!! ”


어쩐지 삐까뻔적하다 했더니!



“ 우리 이모님께서 돈이 많으신가 봅니다.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


아재는 거의 이모님을 물주로 들어앉힐 기세였다.


근데 그리 나쁜 생각은 아닌 거 같았다. 필모 아재만 희생한다면, 우리 길드 전체가 행복할 거다. 이 로맨스, 난 적극 찬성이었다.



“ 나 장사해야 하니까 싸게 싸게 가자! ”


드디어 이모님이 소와 전투를 시작했다. 이제 이모의 전투 실력을 측정할 때가 온 거다.


무기가 아무리 좋아도 전투 실력이 없으면 거의 빙빙이 급이나 다름없으니 우리쪽에서도 그리 탐나는 매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투도 잘 한다면, 그 자리에서 난 무릎 꿇고 사정을 해볼 거다.


그런데 예상 외로 우리 이모가 에임도 꽤나 안정적이고 적중률도 평타 이상은 하셨다. 또한 의외로 민첩해서 돌진해 오는 동물들은 요리 요리 피해가면서 금세 소 3마리를 잡았다. 저 실력으로 후방에서 석문이와 함께 우릴 지원해 주면 우리의 방어력은 갑옷을 1강 업그레이드한 효과를 낼 거다. 이 분은 하늘이 내려준 우리 길드원이 맞았다.



“ 이모!!!! 우리 길드원이 되어주세요! ”


내 자신과 약속한 대로 난 이모님께 달려가 바로 무릎을 꿇었다. 우리 길드를 위해서라면 이 알량한 무릎은 백번도 꿇을 수 있었다.



“ 아이고, 깜짝이야! 도대체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겨? ”


“ 조금 전에요. ”


“ 근데 무슨 길드..? ”


“ 예! 전 무적 길드의 길마 무적이라고 합니다! ”


난 자리에서 일어나 박력있게 우리 길드를 소개했다.



“ 어머나! 그쪽이 길마였어?! 잘생기기까지 한데 힘도 좋고! 좋다 좋아! 하하하하! ”


멘트에서도 연륜이 느껴지시는 게 이모님은 백퍼센트 우리 이모와 동년배였다.


여기서 미리 말해두겠지만 이모님 영입은 혈연이 아니라 100% 스팩만 보고 뽑는 거였다. 10강 활이라면 우리 길드원으로 자격이 충분했다!



“ 에. 저희가 농부랑 요리사를 찾고 있는데··· 이모.. 도와주세요..! ”


난 우리 이모에게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조카들 특유의 애절한 눈빛을 발사했다.



“ 아이고, 내가 이런 거에 약한데! 그러지 말어! 나 장사해야 해! ”


이모님은 기분 좋은 듯 웃으시며 안 좋은 듯 손을 내저으셨다. 아직까지 확률은 반인 거 같았다.



“ 이모···! ”


그 확률을 단 1%라도 높이기 위해 난 더욱 간절하게 연기에 들어갔다.



“ 안 된다니까 그러네! ”


생각보다 완강한 이모의 의사에 난 필모 아재를 향해 입모양으로 SOS신호를 보냈다.



‘ 아재 빨리 도와줘요..! ‘


그러자 아재도 나와 뜻을 합쳐서 이 영입 전쟁에 끼어들었다.



“ 부..부탁드립니다..! ”


길마의 강요에 아재는 고개까지 숙이셨다. 우리가 이렇게나 간절했다.



“ 아니.. 그 짝은.. 누구..? ”


그런데 이모님의 두 볼이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 이모님 마음속에 새로운 봄바람이 불고 있는 듯했다.



“ 이 분은 저희 길드 힐러입니다! 아직 미혼이시고 현재 여자친구는 없습니다! ”


난 이모님의 선택에 도움이 되고자 오랜만에 TMI를 펼쳤다.


우리 필모 아재로 말할 거 같으면 이렇게 준수한 외모에도 아직까지 임자를 만나지 못한 고독한 꽃중년이었다. 고로 우리 이모님같은 노처녀분들께는 최고의 신랑감이라 할 수 있었다. 이모님께서 우리 길드에 가입만 해주신다면 못 해도 연애까지는 보장할 수 있었다.



“ 참말이여?! ”


“ 네! 그건 길마인 제가 보장합니다! ”


“ 근데 내가 진짜 가게 때문에··· ”


미남계까지 썼음에도 이모는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거 같았다.


그때 참다 못한 필모 아재가 입을 열었다.



“ 가게는 직원들 시키면 되지 않습니까! 원래 유명 맛집들은 다 그런 식으로 확장하던데! 언제까지 이 좋은 인생을 바보처럼 혼자 일만 하면서 사실 거냐 이 말입니다! ”


박력 넘치는 아재의 태도에 이모는 다시 한 번 심장을 얻어맞은 듯 입을 헤 벌리고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번엔 홈런을 친 거 같았다.



“ 내가 뭘 하면 된다고?! ”


전쟁통에서도 로맨스는 일어난다고 역시 우리 이모님 연세에도 무조건 로맨스가 답이었다. 필모 아재만 희생해 준다면 우린 손쉽게 엄청난 인재를 얻을 수 있을 거다.



“ 일단 따라오시죠. ”


난 이모님을 현혹하기 위해 무적 길드의 상징인 으리으리한 성을 보여줬다.


비록 지금은 비루하나 한 때 우리 무적 길드도 최고로 잘나갔던 적이 있었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을 때면 난 항상 무적성에 그들을 초대했다. 돈 계산이 빠른 이모님이라면 내 뜻을 완벽히 이해하셨을 거다.



“ 여기가 저희 길드 부지에 있는 성입니다! 저희 길드원들이 우리 길드를 위해 광질부터 시작해서 직접 설계까지 다 해서 지은 천의 요새라고도 할 수 있죠! ”


난 자랑스럽게 우리 성을 소개했다.



“ 아따, 어마무시하네! ”


“ 예! 지하 1층부터 3층까지가 전부 밭이고, 가는 곳마다 방이 널려 있어서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원하는 용도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사실 나도 여기에 방에 몇 개가 있는지 정확히는 몰랐다. 그냥 예전에 우리 길드에 속해 있던 인원과 협력업체에 소속된 인원만 따져봤을 때 100명이 가뿐히 넘었었다. 그 사람들 모두 우리 성에서 지냈으니 최소 100개는 예상해 본다.



“ 오메, 참말로 좋구만..! “


“ 그럼 지금부터 저희 길드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밭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난 이모님을 빙빙이가 있는 밭으로 데려 갔다. 그 와중에도 빙빙이는 열심히 농사 중이었다. 그 모습을 보니 우리 빙빙이를 소녀 가장으로 만든 거 같아 이 길마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 빙빙아, 내가 네 동료를 데리고 왔어. 이제 너 혼자 우릴 먹여살리지 않아도 된다고! ‘


난 얼른 빙빙이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다.



“ 이 아이는 저희 길드의 보물이자 비타민인 빙빙입니다. 현재 저희 길드에서 농사와 요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


난 이모님께 앞으로 함께 농사를 하게 될 좋은 동료를 소개했다.



“ 어메, 이렇게 넓은 데를 혼자 농사하는 겨?! ”


“ 예··· ”


“ 아이고, 힘들 텐데··· ”


이제야 우리 길드의 노동 실태를 파악한 이모는 엄마의 눈빛으로 짠하게 빙빙이를 바라봤다.



‘ 빙빙아, 이거다! 불쌍한 척 해! ’


이게 먹히겠다 싶어 난 빙빙이에게 입모양으로 지시를 내렸다. 나와 눈빛을 주고 받은 빙빙이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얘도 늘 괜찮다 했지만 내심 이 짐을 함께 들어줄 동료가 절실했던 거다. 그 마음을 이제야 알아서 미안하다...



“ 예.. 농사는 저 혼자 하는데 남자 셋이 어찌나 먹어대는지··· 길드원들 먹여살리느라 전 밥을 먹어본 지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


연기에 충실하고자 빙빙이가 힘에 겨운 듯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어쩐지 난 저게 연기가 아닌 진심인 거 같아 미안하고 억울했다.


내가 먹으면 또 얼마나 먹었다고!


알고 보면 내가 먹은 건 20%밖에 안 되고 나머진 거의 다 석문이 그 자식이 먹은 거였다. 그 책임을 더치페이식으로 석문이와 함께 나누고 싶진 않았다.



“ 남자가 셋이여?! ”


빙빙이의 의도와 달리 이모는 다른 것에 꽂힌 거 같았다.



“ 네! 저희 길드가 무력을 중시해서 탱커들은 건장한 사내들 위주로 받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


난 또 깨알 PR에 들어갔다.



“ 엄마야..! ”


이모님의 격한 반응을 보건대 이미 80% 이상은 넘어오신 거 같았다. 이제 쐐기를 박아줄 때가 왔다.



“ 만약 저희 길드에 가입하신다면 이 성에 머무셔도 됩니다! 저희 남자 셋과 함께! ”


“ 누가 그러고 싶당가! 내는 그런 것이 아니여! ”


“ 원치 않으시다면 마을에서 살아도 상관.. ”


“ 하지만, 농사를 지으려면 가까운 곳에 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중이 절에 맞추는 수밖에! ”


어쩐 일로 거절한다 했더니 결국 돌고 돌아서 결론은 하나였다.


이모님의 앙큼한 속내가 심히 우려되는 바, 길드 내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앞으론 문을 꼭 잠그고 자야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캐 부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안녕하세요 23.11.14 6 0 -
공지 횽님들! 용캐 부활! 23.10.15 31 0 -
» 중년 로맨스 23.10.30 14 0 10쪽
18 길드 살림꾼 23.10.26 18 0 9쪽
17 식충이들 23.10.25 13 0 10쪽
16 MZ 신입 23.10.24 16 0 10쪽
15 좀 치는 궁수 23.10.23 14 0 8쪽
14 광산의 독수리 23.10.22 15 0 9쪽
13 1등 길드라는 자부심 23.10.21 22 0 10쪽
12 영입 전쟁 23.10.19 18 0 9쪽
11 겁나 센 아이돌 전사! 23.10.18 16 0 9쪽
10 벽을 느꼈다.. 23.10.17 15 0 9쪽
9 용캐 공격 원툴 파티 23.10.17 19 0 10쪽
8 사지론 23.10.16 15 0 9쪽
7 운명을 건 강화! 23.10.15 20 0 10쪽
6 사냥 테스트 23.10.15 25 0 10쪽
5 용캐 전용 힐러 23.10.11 25 0 10쪽
4 찾았다 내 물주! 23.10.09 31 0 9쪽
3 난 도적이야! 23.10.08 36 0 10쪽
2 굶어죽은 용캐 23.10.07 52 0 10쪽
1 20년 전 용캐 부활하다 23.10.07 94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