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치북 님의 서재입니다.

용캐 부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치북
작품등록일 :
2023.10.07 21:12
최근연재일 :
2023.10.30 21:1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611
추천수 :
1
글자수 :
80,622

작성
23.10.18 21:10
조회
16
추천
0
글자
9쪽

겁나 센 아이돌 전사!

DUMMY

“ 꿍스타··· ”


그런데 당황스럽게도 필모 아저씨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 아는 사람입니까..? ”


“ 네.. 제가 사랑하는..아이돌 플라톤의 리더 꿍스타입니다!!! ”


“ 맙소사··· ”


난 오늘 원치 않게 이 아재의 취향을 알게 됐다. 상남자 중의 남자인 줄 알았던 필모 아재는 금발의 미소녀 아이돌을 좋아하는 덕후였다.


물론 나도 저렇게 귀엽고 깜찍한 아이돌을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서른을 넘어가니 먹고 사는 게 바빠서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게 됐다.


근데 현실세계의 나보다 나이가 더 많아 보이는 아재께서 아직도 아이돌에 열광하신다고 하니 그간 강렬했던 포스가 한 순간에 사라졌다.



“ 내 다이아 내 놓으라고요! ”


아무래도 저 앞에 있는 남자가 꿍스타의 다이아를 훔쳐간 거 같았다.


저 새낀 딱 봐도 직업이 도적일 거다. 원래 우리 도적들은 비싸 보이는 것만 보면 일단 털고 봤다. 그러기 위해서 우린 하고 많은 직업 중 이 직업을 택한 거다.



“ 너 돈 많잖아! 좀 나눠 쓰자! ”


“ 그 돈 아저씨 쓰라고 번 돈 아니거든요! 그걸로 갑옷 강화할 거라고요! ”


“ 꼬우면 뜨던가! ”


역시 RPG는 불만이 있으면 무력으로 해결하는 게 맞았다.


그게 당연한 원칙이긴 하지만 저런 갸날픈 소녀를 상대로 결투 신청이나 하고 있는 놈이 그렇게 옹졸해 보일 수가 없었다.


그에 반해 우리 무적 길드는 센 놈을 찾아서 싸움을 걸고 다녔지 절대 약자와 솔플들에겐 먼저 시비를 거는 일은 없었다. 물론 그 약자들이 뒤통수를 처오면 거의 게임 접기 직전 수준까지 괴롭혀줬지만 먼저 건들지만 않는다면 우리도 굳이 횡포를 부리진 않았다. 난 이게 강한 자들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누가 봐도 결과가 뻔한 싸움이 시작됐다.


역시나 놈은 직업이 도적이었는지 앞으로 점프하면 나와 같은 ‘베어가르기’ 기술을 시전하며 꿍스타를 위협했다.


여자를 상태로 전력을 다하는 모습은 아주 잘 봤다!


난 손에 12강 무기를 들고 여차하면 끼어들 준비를 했다.


내가 아무리 정정당당한 승부를 선호해도 힘 있는 자가 훨씬 약한 캐릭터를 상대로 횡포를 부리는 건 이 마을 용캐인 나로서는 결코 용서할 수 없었다.


저 소녀와 싸우고 싶거든 나와 일대일로 떠서 날 쓰러트러야 할 거다!


그런데..



“ 뇌격!! ”


꿍스타가 앙증맞은 목소리로 외치며 기다란 장검을 높이 들고 땅에 착지한 도적을 그대로 내리 찍어버렸다. 그리고 바로 치명타가 뜨며 도적은 그 자리에서 영혼이 되어 사라졌다.



‘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


예상밖의 결과에 난 얼떨떨했다.


누가 봐도 도적의 승리였는데, 저 여자가 의외로 겁나게 셌다.



“ 과연 우리 꿍스타···! ”


어쩐지 필모 아저씨가 위기의 순간에도 잠잠하다 했더니 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였다. 저 아재는 꿍스타의 강함을 진작 알고 있었던 거다. 그 정도로 광팬이니까!



“ 우리 전사 찾은 거 같은데요..? ”


무엇보다도 꿍스타가 여자라는 점에서 바로 합격점을 줬다. 힐러로 머리가 핑크색인 아재가 들어왔으니 팀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전사에 여자를 뽑는 게 맞았다.


난 곧 우리의 동료가 될 꿍스타에게 다가갔다.



“ 안녕하세요. 전 무적 길드 길마 무적이라고 합니다. 잠시 얘기 좀 나누실 수 있을까요? “


뭐든 첫인상이 중요한 법, 난 그녀에게 최대한 정중하게 말했다.



“ 글쎄요. 제가 좀 바빠서요··· ”


그런데 그녀는 진짜 아이돌들처럼 바쁘는 핑계로 내 제안을 거절했다. 오랜만에 지하철에서 모르는 여자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봤다가 가차없이 까였던 기억이 떠올랐다.


내 인생에서 그런 개쪽도 없었는데, 오늘 이렇게 또 경험하게 됐네..?


것도 길드원들이 다 보는 앞에서···?


하하하···


가뜩이나 쪽팔려 죽겠는데 필모 아저씨가 우리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하여간 저 아재가 눈치가 더럽게 없었다.



“ 꿍스타..! ”


“ 필모 아저씨..! 요즘 안 보인다 하더니 어디 있으셨어요? ”


어쩐지 그는 꿍스타와 친분이 있는 거 같았다.



“ 전 최근에 길드에 가입해서 무적성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여기 이 분이 바로 제가 모시는 대장님이십니다! 인사하세요. 무적 길드의 무적님이십니다! ”


하며 필모 아저씨가 날 다시 소개했다. 이미 한 번 까인 마당에 날 다시 알리려니 민망해서 얼굴이 뜨거워졌다.



“ 아! 그러시구나..! 어쩐지 풍채가 남다르시더니..! ”


거짓말 하지마! 아까 바쁘다고 나 거들떠도 안 봤잖아!


그녀의 착한 거짓말에 난 더 비참해질 뿐이었다.



“ 저 잠시 시간되면 카페에 가서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


“ 그럼요! ”


바쁘다던 그녀는 함박 웃음을 지으며 필모 아저씨의 제인을 단박에 수락했다.



“ 아까 바쁘다면서요. “


나도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굴고 싶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물을 수 밖에 없었다.



“ 아.. 그게.. 저한테 차 한 잔 하자고 하는 팬들이 너무 많아서요.. 누군 같이 마셔주고 누군 안 마셔주면 말 나올까봐 공평하게 일단 거절하고 있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


꿍스타가 죄 지은 사람 마냥 고개 숙여 사과했다. 까인 걸로 이렇게 사과까지 받으니 기분이 더 씁쓸했다.



“ 우리 꿍스타가 팬이 좀 많아서요. 대장님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세요. 그럼 카페로 이동하시죠. ”


“ 예. 그러시죠. ”


여기서 또 징징거리면 정말로 찌질해 보일 거 같아 난 쿨한 척하며 앞장서 걸었다. 하지만 전투력만 빼고 봤을 때 꿍스타는 이미 내 마음속 탈락이었다.


내가 진짜 여자라서 참는다.



***



우린 카페로 자리를 이동해 중요한 협상을 시작했다.



“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고요. ”


꿍스타가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아까까지는 분명 있었는데 지금은 왠지 말하고 싶지 않아졌다.



“ 그 전에 일단 몇 가지 질문 좀 해도 되겠습니까? ”


난 원래 마음에 안 드는 길드원을 심사할 때 질문이 많아졌다.



“ 네 얼마든지요! ”


“ 혹시 전사 말고 부직업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


“ 네! 저 4성급 연금술사입니다! ”


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녀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전사이자 연금술사였다. 게다가 4성급 연금술사라면 조금만 투자하면 금방 5성급 연금술사로 키울 수 있을 거다.


일단 처음부터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감격스러웠다. 나도 이젠 맨땅에 해당하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기 너무 빡셌다.



“ 혹시.. 무기는 몇강이신지.. ”


“ 전 9강입니다! 강화하는 게 재미있어서 틈틈이 도전했거든요! ”


“ 그럼 갑옷은··· ”


“ 필로트 3강입니다! 곧 장비강화석 사서 강화하려고 했어요! ”


어쩐지 도적놈이 찍소리도 못 해보고 졌다 했더니만 절대로 질 수 없는 스팩이었다. 이 서버에서 오랜만에 필로트 갑옷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본 거 같아서 난 너무도 반가웠다. 역시 갑옷은 곰가죽보다는 철로 된 필로트 갑옷이 최고였다.


만약 꿍스타를 우리 길드로 데려온다면 우린 아무것도 안 하고 전사 검 9강과 필로트 3강의 전투력을 얻는 거다. 아마 빙빙이와 필모 아저씨 둘이 합쳐도 저 정도의 전투력은 얻기 어려울 거다. 고로 아까의 생각은 철회하고 꿍스타를 우리 길드원으로 적극 영입하는 걸로 결정했다.



“ 저의 무적 길드의 길드원이 되어주십시오!!! ”


“ 저요..? ”


난 바로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응. 바로 무기 9강에 필로트 갑옷 3강을 가진 4성급 연금술사인 너!



“ 말씀은 너무 감사하지만 그게··· ”


그런데 꿍스타의 반응이 시덥지가 않았다.


남들은 가입하고 싶어서 자리가 날 때까지 한 달이고 3개월이고 기다렸던 우리 무적 길드를 감히 마다하는 사람이 있었다니. 길마로서 은근 자존심이 상했다.



“ 싫습니까..? ”


난 설마 그럴 리가 하며 물었다.



“ 싫은 건 아니고.. 실은 제가 아이돌 그룹 생활을 하고 있어서 일정이 좀 빡빡해서요··· ”


또 그 놈의 아이돌 핑계였다.



“ 도대체 그 그룹이 뭡니까! ”


난 얘가 얼마나 대단한 그룹이기에 이렇게 비싸게 구는지 궁금했다.


얘 몸값이 얼마든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용병으로 고용하는 방법도 있었다. 우리 무적 길드 앞에 불가능이란 없었다!


물론 돈은 없지만! 그건 우리 빙빙이가 열심히 땅을 갈고 농작물을 지지고 볶아서 다 해결해 줄 거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캐 부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안녕하세요 23.11.14 7 0 -
공지 횽님들! 용캐 부활! 23.10.15 32 0 -
19 중년 로맨스 23.10.30 14 0 10쪽
18 길드 살림꾼 23.10.26 18 0 9쪽
17 식충이들 23.10.25 13 0 10쪽
16 MZ 신입 23.10.24 16 0 10쪽
15 좀 치는 궁수 23.10.23 14 0 8쪽
14 광산의 독수리 23.10.22 16 0 9쪽
13 1등 길드라는 자부심 23.10.21 22 0 10쪽
12 영입 전쟁 23.10.19 18 0 9쪽
» 겁나 센 아이돌 전사! 23.10.18 17 0 9쪽
10 벽을 느꼈다.. 23.10.17 16 0 9쪽
9 용캐 공격 원툴 파티 23.10.17 20 0 10쪽
8 사지론 23.10.16 15 0 9쪽
7 운명을 건 강화! 23.10.15 21 0 10쪽
6 사냥 테스트 23.10.15 25 0 10쪽
5 용캐 전용 힐러 23.10.11 25 0 10쪽
4 찾았다 내 물주! 23.10.09 31 0 9쪽
3 난 도적이야! 23.10.08 36 0 10쪽
2 굶어죽은 용캐 23.10.07 52 0 10쪽
1 20년 전 용캐 부활하다 23.10.07 94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