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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북 님의 서재입니다.

용캐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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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북
작품등록일 :
2023.10.07 21:12
최근연재일 :
2023.10.30 21:1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600
추천수 :
1
글자수 :
80,622

작성
23.10.24 21:10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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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MZ 신입

DUMMY

“ 됐고. 성에 가서 나랑 얘기 좀 하자. ”


난 그를 다시 성으로 데리고 왔다.


이번엔 좀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필모 아저씨와 빙빙이는 할 일을 하고 있으라 하고 회의실에서 단 둘이 회동을 가졌다.



“ 우리 무적 길드 어떻게 생각해? ”


그게 꿍스타를 만난 후에 나한테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다.



“ 뭘 어떻게 생각해. 엄청 강하고 대단한 길드지! ”


이 자식이 멍청한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잘 알고 있었다.


드디어 인정받았다는 기분에 난 마음이 누그러졌다.



“ 보다시피 지금은 말세라 원래 함께 했던 길드원들이 다 사라지고 몇 명 안 남았어. 하지만 난 우리 길드를 1등으로 만들 거야. 그래도 나랑 함께 할래? ”


“ 흠.. ”


근데 이 자식이 대답은 않고 목에 가래 끓는 소리만 내고 있었다.


어차피 갈 데도 없으면서 또 고민하는 척하기는!


난 그게 또 꼴보기 싫어 눈을 흘겼다.


왜, 너도 이제 우리 길드가 X밥 같아서 들어오기 싫냐!



“ 한 가지 문제가 있어. ”


“ 뭔데. ”


이젠 변명 듣는 것도 귀찮아서 난 성의 없이 물었다.


우리 길드에 관심 없는 인간들은 그냥 조용히 꺼졌으면 좋겠다. 나도 더 이상 우리 길드에 대해 안 좋은 소린 듣고 싶지 않았다.


만약 이 자식도 꿍스타처럼 비하 발언을 하면 이 자리에서 그냥 썰어버릴 거다.



“ 내가 잠이 많아서 틈틈이 자야 해. ”


난 또 뭐라고. 핑계 한 번 참 허접했다.



“ 도대체 얼마나. ”


“ 낮잠은 밥 먹고 3시간 정도. ”


“ 그건 낮잠이 아니라 그냥 잠 아니야? ”


저 정도 수면 시간이면 아마 현생에서 사회 생활이 불가능했을 거다.


만약 내 회사에 낮잠을 3시간씩 자고 오는 사원이 있었다? 그냥 확 죽이삐!



“ 달라! 밤에 자는 건 잠이고 낮아 자는 건 낮잠이야! 난 둘 다 자야 안 졸렵다고! 그래도 할 건 다 하니까 걱정마. 수면 시간만 보장해 주면 알아서 네가 캐오는 광물에 10배는 캐올게! ”


이 자식 열정보소. 그래도 이 자식이 우리 길드에 꽤 긍정적인 거 같아서 가산점으로 100점 줬다. 과정이야 어떻건 할당량만 다 채워온다면 나도 불만은 없었다.



“ 정말 우리 길드에 가입할 마음 있는 거야? ”


“ 당연하지! 1등 길드잖아! 나한텐 1등이 어울려! 1등 궁수에 1등 길드! 멋있잖아! ”


저 새낀 그냥 1등이랑 타이틀을 얻고 잘난척하려고 우리 길드에 들어오려는 거다. 의도가 상당히 고까웠지만 우린 그것마저도 이용해야 할 만큼 약해빠졌다.



“ 그럼 같이 만들어 보자. 1등 길드. ”


“ 좋지! 난 석문이다! 잘 부탁한다! ”


그렇게 우리 길드엔 꿍스타 대신에 괴상한 허세남이 들어왔다. 계획에선 한참 벗어났지만 어쨌든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



그날 저녁, 우리 바로 석문이 환영 파티를 열었다.



“ 1등 길드를 위하여!! ”


" 위하여! "


사람이 늘어나니 잔을 부딪힐 때도 몇 배나 더 경쾌했다.


현생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난 조용한 것보단 이렇게 시끌벅적하고 소란스러운 게 더 좋았다.



“ 그럼 오늘은 마음껏 놀고 마시고, 내일부터 광물 열심히 모아서 무기 강화부터 하죠! ”


“ 네! ”


그런데 첫 환영회부터 우리 석문씨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 이 자식 벌써 취했나..? ”


하여간 자기는 앉은 자리에서 한 박스는 마실 수 있다고 허세를 부릴 때부터 알아봤다. 꼭 저렇게 술부심 부리는 애들이 가장 먼저 죽더라.



“ 안 취했다! ”


자기 무시하는 소리는 또 어떻게 들었는지 녀석이 갑자기 눈을 부릅 뜨며 소리쳤다.




“ 취한 거 같은데? 너 계속 졸고 있었어. ”


그러니까 허세 작작 좀 부려라.



“ 그게 아니라... 내 벌써 잘 시간 지났다! ”


시계를 확인해 보니 아직 밤 10시밖에 안 된 이른 시간이었다.


얼굴은 며칠 동안 잠도 안 자고 게임하게 생겼구만 이렇게 일찍 잔다고..?!



“ 너 평소 몇시에 자는데..? ”


“ 나? 9시. ”


“ 그렇게 자서 몇 시에 일어나는데...? ”


“ 7시!”


어린 시절에 노래로 배웠던 새나라의 어린이가 여기 있었다.


근데 그 어린이가..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기에 이렇게 격변한 걸까. 난 그것이 궁금했다.



“ 그렇게 많이 잔다고? 너 낮잠도 잔다며! ”


“ 뭐! 졸음이 오는 걸 어쩌라고! ”


“ 안 되겠다. 너 일단 살부터 빼자! 그러다 너 죽어..! ”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저런 취침 시간을 가지고 있다면 아무 말 않겠는데 먹을 걸 게걸스럽게 다 처먹고 살이 뒤룩뒤룩 찐 상태에서 저렇게 잔다고 하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었다. 저렇게 살다간 2차 보스를 잡기 전에 석문이가 이 게임에서 영영 사라질지도 몰랐다. 난 힘겹게 구한 우리 길드원을 그런 어이없는 이유로 잃고 싶지 않았다.



“ 살은 무슨! 이거 근육이야! ”


“ 지랄하고 있네. 그게 근육이면 내가 이 성을 너한테 상납한다! ”


“ 아무튼! 난 졸려서 이만 자러 가볼게. 다들 더 놀다 자. ”


우린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그 사이 석문이는 눈을 감은지 뜬지 모를 실눈을 하고선 너털너털 걸어나갔다.


내가 꼰대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신입 환영식에 신입이 먼저 자러 가는 게 맞아?!


그것도 요즘 MZ세대나 그러는 거지 전혀 MZ처럼 안 생겨서 MZ행동을 하니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쟨 도대체 뭘까..?



“ 에라이, 텐션 확 떨어졌네.. 오늘은 여기서 쫑 하고 다들 푹 쉬도록! 내일은 아침 9시게 여기서 다시 모인다. 그럼 해산! ”


주인공이 사라졌으니 우리도 더는 이 파티를 이어갈 이유가 없었다. 마시고 싶은 사람은 알아서 마시고 여기서 파하는 게 덜 꼰대같아 보일 거다.



“ 예! ”


그런데 어째 빙빙이와 필모 아재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들떠 보였다.


너희 나랑 술 마시는 자리가 그렇게 싫었냐!


마치 회식 자리에서 은따 당하는 부장님 신세가 된 거 같아 난 울컥했다.


난 회사에 다녀본 적도 없어서 부장이란 높은 자리에 올라가 본 적도 없는데, 내가 왜 이렇게 소외를 당하고 외면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랑 함께 있는 게 그렇게 싫다면 그냥 나 혼자 부어라 마셔라 먹고 죽어야겠다.



***



다음 날, 눈을 떠보니 이상하게 몸이 깃털같이 개운하고 기분이 상쾌했다. 어제 오랜만에 술을 마셔서 그런지 오랜만에 꿀잠을 자고 일어난 거 같았다.


근데.. 나 오늘 9시에 회의실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 X됐다.. ”


시계를 보니 벌써 10시가 넘었다. 내가 아무리 길드장이라고 해도 1시간 넘게 연락도 없이 지각한 건 그 어떤 방패를 가져와도 쉴드해 줄 수 없었다.


대충 눈꼽을 떼고 헐레벌떡 뛰어가 보니 이미 다들 와 착석해 있었다.



“ 이거 미안하게 됐습니다. 어제 너무 과음을 했더니 그만.. ”


난 길드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며 왕자리에 앉았다.



“ 괜찮습니다. 저희도 방금 왔는 걸요. ”


역시나 날 위해주는 건 필모 아저씨밖에 없었다. 그래서 내가 저 꼴사나운 핑크 머리도 기꺼이 참아주고 있는 거다.


반대로 석문이가 저 머리를 했다?


바로 가위를 가져와서 제비집으로 만들어 버렸을 거다.



“ 방금 왔긴! 여기서 1시간이나 기다렸구만! ”


반면 석문이 저 자식은 사회 생활 고자였다. 쟨 아마 현생에서도 눈치없다고 상사들한테 겁나게 까이며 살았을 거다.


아니면 진짜로 아직 사회 생활을 경험헤 보지 못한 MZ일지도 몰랐다. 난 그게 더 소름이었다.



“ 근데 넌 어쩐 일로 제 시간에 왔냐. 난 너 자느라 못 올 줄 알았는데. ”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석문이마저 제 시간에 와 있는 건 솔직히 좀 의외였다. 심지어 저 자식은 어제 내가 9시까지 오라고 한 말도 못 들었다.


같이 늦었으면 길드원 주제에 늦었냐며 한소리 해주려 했는데 그 반대가 돼서 면목이 없었다.



“ 내가 말했잖아. 7시에 일어난다고. ”


녀석은 오늘도 턱을 치켜들면서 건방진 얼굴로 잘난척을 해댔다.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가. 일어나자마자 저 썩은 얼굴을 보고 있으려니 속이 울렁거렸다.



“ 아무튼! 새로운 길드원도 들어오고 했으니까 이제 슬슬 2차 보스를 트라이 해볼까 한다. 그 전에 무기부터 강화해야 해. 지금 우리는 인원도 부족하고 스팩도 딸려서 무기빨이라도 세워야 겨우 이길 수 있을 거야. 보스 트라이 하기 전에 올 10강을 목표로 강화에 도전한다! 고로 앞으로 일주일 간 죽었다 생각하고 무기강화석 재료만 모을 거다! 알았나! ”


“ 예, 대장! ”


“ 빙빙이는 계속 농사도 하고 요리도 해야 하니까 여기 남고, 남은 인원은 전부 광산으로 출격한다!! ”


“ 예, 대장! ”


다들 내 말에 이렇게 호응해주니 숙취가 싹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내가 이 맛에 회의한다!


역시 난 대장놀이에 최적화된 놈이었다. 근데 현생에서는 이 좋은 대장 놀이를 못해서 내 인생이 그렇게 고달팠던 거 같다.


만약 다시 현생으로 돌아간다면··· 난 이 대장놀이를 다시 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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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중년 로맨스 23.10.30 13 0 10쪽
18 길드 살림꾼 23.10.26 18 0 9쪽
17 식충이들 23.10.25 13 0 10쪽
» MZ 신입 23.10.24 16 0 10쪽
15 좀 치는 궁수 23.10.23 13 0 8쪽
14 광산의 독수리 23.10.22 15 0 9쪽
13 1등 길드라는 자부심 23.10.21 21 0 10쪽
12 영입 전쟁 23.10.19 18 0 9쪽
11 겁나 센 아이돌 전사! 23.10.18 16 0 9쪽
10 벽을 느꼈다.. 23.10.17 15 0 9쪽
9 용캐 공격 원툴 파티 23.10.17 19 0 10쪽
8 사지론 23.10.16 14 0 9쪽
7 운명을 건 강화! 23.10.15 20 0 10쪽
6 사냥 테스트 23.10.15 24 0 10쪽
5 용캐 전용 힐러 23.10.11 25 0 10쪽
4 찾았다 내 물주! 23.10.09 31 0 9쪽
3 난 도적이야! 23.10.08 36 0 10쪽
2 굶어죽은 용캐 23.10.07 52 0 10쪽
1 20년 전 용캐 부활하다 23.10.07 9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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