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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북 님의 서재입니다.

용캐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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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북
작품등록일 :
2023.10.07 21:12
최근연재일 :
2023.10.30 21:1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609
추천수 :
1
글자수 :
80,622

작성
23.10.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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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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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광산의 독수리

DUMMY

“ 지당하신 결정이십니다. ”


그래도 필모 아재가 공과 사는 확실한 거 같았다.



“ 그리고, 전 우리 무적 길드를 다시 명실상부한 1위 길드로 만들 생각입니다. 그래서 감히 아이돌 한다며 깝치고 다니는 그 여자가 절대 무시하지 못하게 할 겁니다. ”


마지막으로 난 길드원들에게 나의 포부를 말해줬다. 난 더 이상 예전에 1등이었던 추억에 안주하는 게 아니라 이 사람들을 데리고 진짜 1등 길드가 되기로 결심했다.



“ 전 앞으로 길드원 영입과 스팩업에 제 몸과 영혼과 시간을 갈아 넣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 길드원들 하나 하나를 전부 용캐로 만들 겁니다. 길드원들도 당연히 저 만큼 노력해야 할 것이고요. 자신 없는 사람들은 지금 나가도 괜찮습니다. ”


길드원이라고 해봤자 빙빙이와 필모 아재뿐이지만 난 그들의 의사를 존중해 주기로 했다. 설렁설렁 여유롭게 살고 싶은 사람은 괜히 물 흐리지 말고 우리 길드에서 나가는 게 맞았다.



“ 전 대장님이랑 같이 할래요! 어차피 할 수 있는 게 농사랑 요리뿐이라서... 앞으로도 여기서 열심히 할게요! ”


역시 우리 빙빙이는 예뻐할 수밖에 없었다. 넌 내 마음속 영원한 1순위다.



“ 필모 아저씨는요? ”


“ 저는··· 강해지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갈아 넣을 수 있습니다. 우리 무적 길드, 1등 해봅시다. ”


휴..


그제야 난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필모 아재가 못 해먹겠다고 나간다고 할까봐 속으로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모를 거다. 꿍스타 영입에 실패한 이상 우리 길드에 탱커도 가능한 법사는 너무도 소중했다.



“ 그럼 오늘부터 다시 1등을 향해 달려봅시다! 저도 1등이 되기 위해 오늘부터 2차 직업을 바꿔서 열심히 광질을 해오겠습니다! ”


맨날 남들이 떠먹여 주는 광물만 먹어오던 대왕 하마인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진심이란 소리였다.


난 꿍스타 보란듯이 우리 무적 길드를 1등 길드로 만들 거다. 그래서 플랑크톤인지 뭔지를 억압해서 이 서버에서 쫓아내 줄 거다. 우리 길드를 무시하고 네가 여기서 계속 노래할 수 있는지 보자.



***



난 빙빙이가 급하게 사온 삽을 들고 광산으로 나왔다.


이제부터 철이랑 다이아몬드랑 구리랑 캘 수 있는 광물들은 모조리 캐서 우리 길드를 장비충으로 바꿀 거다. 난 원대한 포부를 가지며 광질을 시작했다.


필모 아저씨의 설명을 들어보니 여기 있는 돌들을 부셔야 그 안에 일정 확률로 숨어 있는 광물을 캘 수 있다고 했다. 운이 좋은 경우엔 광물이 밖으로 노출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정말 희박한 확률이라 했다.


예전부터 난 모험보다는 안전을 추구해서 천천히 겉에 있는 돌을 깨부시기로 했다.


그래도 내가 현생에서 힘든 일만 해오다 보니 체력 하난 자신 있었다. 게다가 이 세계의 내 체력도 거의 시금치를 먹은 뽀빠이급이었다. 간간이 빙빙이가 말아준 국밥을 먹어주면 하루 종일 광질만 해도 체력이 방전되어 죽을 일은 없을 거다.


1시간 후, 난 국밥을 먹으며 쉴 겸 광물이 담긴 상자를 살펴 봤다.


철 3개에 다이아몬드 7개에 구리 1개..?


최저임금만큼이나 싼 노동 대가에 갑자기 현타가 세게 왔다.


그래도 내가 이 서버 1등 용캐인데 이거에 10배는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엄연히 스팩이 다른데 왜 내가 다른 광부들이랑 똑같이 헐값을 받으며 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난 욕을 하면서도 광질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7시간 더 광질을 하다가 가지고 온 국밥이 떨어져 잠시 성에 복귀했다. 그 참에 최종 결산을 해보니 철 20개에 다이아 30개에 구리 13개 정도가 들어 있었다.


무기강화석에 철 3개와 다이아 1개와 구리 2개가 들어가니까.. 오늘 일당으론 고작 6개밖에 못 만들었다. 이럴 바엔 무기강화석 10개를 떨어트려주는 1차 보스를 잡는 게 훨씬 이득이었다.



“ 작전 변경한다! 오늘부터 매일 코쿵카를 잡고 무기강화석 10개씩 챙긴다! ”


내가 5성급 광부가 되기 전까진 이게 맞았다.



***



다음 날 아침, 우린 아침 일찍 필드에 나와 코쿵카를 가볍게 무찌르고 각자 파밍을 하러 흩어졌다. 오늘도 난 광산을 조지러 삽을 들고 먼 길을 나섰다. 오늘은 돌다리도 두드려 보라는 마음으로 돌 하나도 쉽게 지나치지 않고 전부 두드려 보기로 했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하다 보니 어느새 천장이 아득히 높은 거대한 공간이 나왔다. 그곳의 상쾌한 공기를 맡고 난 딱 감이 왔다. 분명 여기 어마어마한 광물이 매장돼 있을 거다.


난 눈알을 굴려 주위를 살피다가 감이 오는 곳을 툭 쳤다. 그랬더니 안에 다이아몬드 광석이 숨어 있었다.


여기다. 앞으로 한 달 간 하루 종일 여기서 작업을 하면 매일 어제의 3배는 가져갈 수 있을 거다!


난 다이아를 캐기 위해 삽을 들어 올렸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뭔가가 쉬우웅 날아오더니 순식간에 내 다이아를 들고 날아갔다.



‘ 뭐지.. 독수리인가..? ’


아까까지만 해도 다이아몬드가 있던 텅 빈 공간을 보니 사막에서 오아시스 신기루를 보고 달려갔다가 끝없는 사막을 본 기분이었다. 나도 독수리 자식이 내 광물을 들고 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번엔 그냥 똥 쌌다 하고 다시 광질을 하다가 근처에서 주석을 발견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내가···!


그때, 또 다시 눈 깜짝할 사이에 뭔가가 날아와 내 주석을 훔쳐갔다.


한 번은 하늘을 날던 새가 먹이인 줄 착각하고 훔쳐갔다고 생각해줄 수 있지만 2번부터는 아니었다. 저건 정확히 광물을 노리고 날아온 도둑놈이 분명했다.



“ 이 도둑 새끼가! 내 광물 내놔!! ”


가뜩이나 0차 광부는 효율이 구려서 광물도 잘 안 나오는데 저 새끼가 자꾸 훔쳐가는 바람에 오늘 빈 손으로 돌아가게 생겼다. 저딴 도둑놈은 그냥 죽이는 게 나았다.


난 삽을 바닥에 내려놓고 검을 들었다. 감히 용캐의 자원을 훔친 용기 있는 도둑은 척살당해도 싸다는 게 우리 RPG의 룰이었다.


근데 이 새끼가 벌써 도망갔는지 대답이 없었다.


이번엔 진짜 용캐의 기량을 100% 발휘해 보려 했는데 이 자식이 눈치가 더럽게 빨랐다. 넌 진짜 운 좋은 줄 알아라.


난 다시 삽을 들고 다시 심기일전 해서 돌을 부셨다. 그런데 철이 나오자마자 녀석이 귀신같이 나타나 훔치고 달아났다.



“ 이 새끼가! 당장 나와! 아니면 내가 이 동굴 다 부셔버릴 거야!! 장난인 거 같지?!! ”


그래도 녀석이 나타나지 않자 난 칼을 휘둘러서 눈에 보이는 돌을 전부 갈아버렸다. 그냥 이대로 둘 다 돌에 깔려 압사해서 마을로 귀환한 다음에 두 번 다신 이 광산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줄 작정이었다. 난 다른 광산을 찾으면 그만이었다.



“ 뒤져!! 뒤져!!!! ”


난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여기다 풀며 광산 척살에 들어갔다. 그때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지더니 내 바로 앞에 내려앉았다.



“ 하지마라!


“ 오호라 너구.. 아이씨... “


녀석의 패션에 난 더러운 걸 본 듯 갑자기 기분이 더러워졌다.


난닝구에 속옷을 연상케 하는 파란색 줄무늬 반바지는 현생에서 나도 아직 한 번 입어보지 못한 백수룩이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바리깡으로 민 듯한 까까머리도 가이 충격적이라 할 수 있었다. 더 충격적인 건 녀석의 거대한 얼굴 크기와 자유분방한 이목구비였다.


어쩜 저 큰 얼굴에 저렇게 작은 눈코입을 배정해 주셨을까. 여백도 아름다움으로 쳐 주는 미술계가 봐도 녀석의 여백은 너무 지나쳤다.



“ 연세가.. ”


액면가에 놀라 난 자연스럽게 존대로 물었다.



“ 올해 27! ”


말도 안돼! 나보다 10살은 더 많아 보이는 구만!


난 저 자식이 나보다 한참 동생이란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물론 이 세계 내 나이를 말하는 게 아니라 현생 나이를 말하는 거다. 그만큼 녀석은 엄청난 노안이었다.



“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


“ 나 광부! 와! ”


“ 내 광물 훔쳐간 도둑 너지? ”


“ 아직 캐기 전이니까 훔쳐간 건 아니지! 난 그냥 광물이 보여서 낚아챘을 뿐이야! ”


이 새끼 뻔뻔한 거 보소!



“ 돌은 내가 깨부셨잖아! 발견도 내가 먼저 했고! ”


“ 알빠노! ”


이 X새끼···


먼저 집은 놈이 주인이라는 게 광부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룰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개같은 악법이었다. 내가 여기 온 이상 반드시 뜯어고치고 말 거다.



“ 됐고. 여기는 내 구역이니까 넌 꺼져. ”


“ 네가 뭔데! ”


“ 나? 무적 길드 길마 무적. ”


원래 나 때는 말이야 우리 길드가 산을 밀고 있으면 괜히 부딪히기라도 하면 큰일 날까봐 알아서 다른 산으로 이동하곤 했었다. 그때의 비하면 지금 세상 많이 좋아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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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중년 로맨스 23.10.30 14 0 10쪽
18 길드 살림꾼 23.10.26 18 0 9쪽
17 식충이들 23.10.25 13 0 10쪽
16 MZ 신입 23.10.24 16 0 10쪽
15 좀 치는 궁수 23.10.23 14 0 8쪽
» 광산의 독수리 23.10.22 16 0 9쪽
13 1등 길드라는 자부심 23.10.21 22 0 10쪽
12 영입 전쟁 23.10.19 18 0 9쪽
11 겁나 센 아이돌 전사! 23.10.18 16 0 9쪽
10 벽을 느꼈다.. 23.10.17 16 0 9쪽
9 용캐 공격 원툴 파티 23.10.17 19 0 10쪽
8 사지론 23.10.16 15 0 9쪽
7 운명을 건 강화! 23.10.15 21 0 10쪽
6 사냥 테스트 23.10.15 25 0 10쪽
5 용캐 전용 힐러 23.10.11 25 0 10쪽
4 찾았다 내 물주! 23.10.09 31 0 9쪽
3 난 도적이야! 23.10.08 36 0 10쪽
2 굶어죽은 용캐 23.10.07 52 0 10쪽
1 20년 전 용캐 부활하다 23.10.07 94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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