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西龍 님의 서재입니다.

낙뢰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西龍
작품등록일 :
2020.05.11 11:01
최근연재일 :
2020.08.26 23:56
연재수 :
79 회
조회수 :
75,618
추천수 :
1,698
글자수 :
448,835

작성
20.07.06 23:46
조회
452
추천
9
글자
11쪽

낙뢰전생-51

DUMMY

“크아악!”


연경천을 잃고 분노에 차 달려오던 집검대원들이 단말마의 소리 후 쓰러지는 기척이 느껴졌다. 연경천을 죽이는데 온 힘을 쏟고 힘을 잃어 느슨하게 축 쳐진 채 마음의 준비를 하던 나는 고개를 들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확인했다. 곡주님이 부상이 심해진 모습으로 내 곁에 서 있었다. 접근해오던 집검대원들의 비명으로 미루어 볼 때 곡주님이 처리했으리라.


시선을 옆으로 옮겨보니 전신에서 피를 흘리며 기절한 금와오 문주 연경요를 집검대주 서능이라는 자가 부축해서 집검대원들에게 퇴각의 지시를 내리며 후퇴하고 있었다. 절명부주는 어떻게 된 건가 보니 쓰러진 채 미동이 없었다. 상황을 보니 곡주는 문주를 이겼지만, 절명부주는 집검대주에게 패배하였나 보다. 싸우기 직전 곡주가 부상을 입었음을 감안한다면, 연경요가 곡주보다 하수이거나 아니면 곡주가 홍수의 고수 중에서도 강자에 드는 수준이리라.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를 손으로 지면을 치고 허리에 반동을 주어 힘겹게 일어선 이사는 백종인의 시체로 걸어 나간 뒤 다시 주저앉았다.


“곡주님. 백 사형이.....”


비참하게 죽은 형상의 백종인을 눈을 찡그린 채 일견한 반상운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풍림이 죽어 있는 것이 보였다. 인곡도 서능에게 죽고 힘이 되어 주던 최측근을 잃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화산장에 있던 사람들은 풍림곡의 최정예 고수들로 이 전장에 전부 투입되었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화산장의 최정예를 제외하고도 소집 되어 투입 된 풍림곡의 고수들의 수도 제법 되지만 손에 꼽을 생존자들의 수를 보아 하니 살아남은 자들은 얼마 되지 않으리라. 그는 회한의 빛을 띠었다.


“어디..서부터 잘 못 된 거지?”


언제나 최선을 생각하며 행동했고, 그 당시에 수집 가능한 정보 선에서는 가장 좋은 판단을 했다. 하지만 지역을 넘어서서 정보활동이 가능한 절명부와 풍림곡의 역량에도 부족함이 있었고, 그 결과는 절강 주정사인 무연사와 사도련 원로원주의 죽음. 그리고 금와오의 배신으로 나타났다.


“정보가....부족한 게 문제였나.....”


판단에는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결과를 알고 난 뒤에야 깨닫게 되는 부족한 정보의 조각들. 안다고 생각했지만 미처 닿지 못 한 사실들이 문제였다. 그는 이 싸움의 진행 된 향방에 어떠한 인위적인 힘의 흐름을 느꼈다.


‘육선문의 개입은 없었는데...’


그가 아는 한 육선문은 개입하지 않았다. 애초에 이렇게 정면대결을 택한 이유도 육선문이 중간에서 장난을 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택한 결과다. 대 놓고 서로 싸워 수를 줄여준다는 데 굳이 육선문의 인력을 낭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을 것이다.


‘그럼 금와오의 배신은....?’


서로 상잔해야 좋게 보는 육선문이 금와오에게 접근했을 리는 없다. 모욕을 주었지만 연경요는 절강삼세 중 최고라는 금와오의 문주다. 용소정의 기량을 떠나서 현황을 파악하면 승산도 있고, 용소정과 엮여보았자 좋을 것이 없다는 점 정도는 파악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용소정과 손을 잡았다라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까.


‘처음부터...’


금와오의 배신을 이해하려면 그 기조가 아주 초기 단계부터 정해져 있었어야 한다. 그렇게 결론 내리면 용소정과 손을 잡은 것도 납득을 할 수 있다. 애초에 배신을 할 마음을 먹었으니 겸사겸사 용소정의 기만 회유책에 걸린 척 연기를 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이른 단계에서 마음을 먹었다면 이 쪽에서 눈치를 채지 못 할 리가 없다. 연합의 가능성을 금와오와의 회합에서 확인했기에 이런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방법을 모색했을 것이다. 여러모로 금와오의 행동에는 이해 할 수 없는 면이 드러난다. 아니면....


‘따로 알지 못 하는 속사정이 있는지 모르지.’


절강삼세에 속하여 위상을 높여가던 운화궁이 사실은 하부 조직에 불과했던 것처럼. 그는 한 곳을 아련히 응시하였다.


“진휴가 날 믿어 주었더라면....”


풍운무적(風雲無敵) 진광의 후인. 진휴. 용소정에게 참사를 당하고 어떻게 살아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용소정에게 되갚아 줄 마음을 품었다면, 협력하여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었다.


“끝났군....”


반상운의 눈에 격렬한 격전 끝에 서로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용소정이 오른손으로 진휴의 목을 붙잡은 모습을 보았다. 축 늘어진 채 부들대는 진휴의 모습으로 볼 때 둘의 싸움은 용소정이 승리한 것 같았다. 반상운은 오물거리며 입을 놀리는 용소정의 입모양을 읽어 그대로 말했다.


“조급했군. 급습을 노리다가 금와오가 배신해서 힘의 균형이 깨지니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고 생각했나? 배경이 없는 너에겐 그럴지도 모르지. 이 전장의 기회를 놓치기는 싫었을 거야.”


진휴가 대답을 하는 것일까? 용소정은 잠시 말을 끊었다.


“목표가 생긴다는 것은 중요한 거야. 진휴. 너는 천고의 자질을 타고 났지만,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어. 그렇지만 나에 대한 원한을 가진 것만으로 홍수에 오를 수 있었다. 대단해. 하지만...이런 너의 모습들은 내 입장에서는 점점 하찮고, 못나 보이기만 하는 존재가 되었다. 아마 내 말을 넌 평생 이해 할 수 없겠지.”


뒤돌아 서 있기에 진휴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용소정의 말이 끝나고 잠시 뒤 그는 진휴의 목을 꺾어 버렸고, 진휴는 사망하였다.


그리고 진휴가 사망하는 것과 동시에 절명부 재무각도 전멸을 맞이하였다. 좌우로 홍수경 고수에게 공격당해 묶여 버린 귀살대는 마냥 혼란에 빠져 있지 만은 않았는데, 연합끼리 전투에 들어가자 흑귀조가 금와오를 돕기 위해 이탈한 것이다. 하지만 그 도움을 차단하기 위해 반상운은 이탈한 외무각 탓에 절명부 전력의 반이나 다름없는 재무각을 인백을 시켜 투입하였고, 배신한 금와오에게 본을 보이기 위한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사명을 완수하고 흑귀조에 의해 산화하였다. 어찌나 처절했는지 흑귀조와 재무각이 싸운 전장은 말 그대로 시산혈해가 되어 큰 공을 세운 인백의 시체는 보이지도 않았다.


그 동안 쌓아 온 모든 것이 모래성처럼 부셔져 내렸다. 반상운은 눈을 한 차례 감은 뒤 백종인에게 걸어갔다.


“곡주님....”


이사는 머리 없는 백종인의 시신의 손을 부여 잡고 곡주의 이름을 불렀다.


“수도의 술사에게 천금을 들여 수호법기를 구해주었더니만, 엉뚱하게 사용을 하다니....”


반상운은 마치 살아 있는 백종인에게 건네듯 책망을 하였다. 그리곤 무릎부터 주저앉으며, 백종인 옆으로 몸을 뉘였다. 연경요와의 싸움에서 얻은 부상 때문에 한계가 온 것이다. 특히 싸움 중에 얻은 상처들 보다 기습으로 당한 최초의 일격이 치명상이었다.


“곡주님!”


화들짝 놀라 서툰 추궁과혈을 하는 이사를 무시 한 채 반상운은 움직이지 않는 제자의 팔목을 잡았다.


“그냥...의사로 살게 하는 것이...나았...을까?”


그랬다면 최소한 죽지는 않았을 텐데.


“하...지만 아깝...잖아...”


뒤늦게 입문한 무공으로 쌍성(雙星)이나 신주팔달(新主八達)을 제외한다면, 동 세대 중 선두를 따라잡은 무재를 가졌다. 인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대를 주름 잡는 고수가 될 수도 있는 존재가 다른 데에 정신이 팔려 있는데 어찌 타박을 하지 않을까.


“모르겠다....나도...”


감각이 마비되며 끝이 왔음을 직감한 반상운은 죽음을 사역하는 자신이 그 영역에 들게 된 것이 못 내 부끄럽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곡주님!!”


이사의 추궁과혈도 무색하게 곡주는 세상을 뜨고야 말았다. 그는 자신을 이끌던 존재들이 갑자기 사라지자 잠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정신 차려라!’


하지만 곧 해야 할 것을 떠올렸다. 그것은 생존이다. 빨리 이 곳을 탈출해야 한다. 생각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는다.


‘크으으..’


하지만 삼결지 중에서도 최강의 수법인 파결지를 사용한 후유증이 몸을 지배하여 몸을 일으키는 것만도 힘에 겨웠다. 겨우겨우 몸을 일으켜 자리를 뜨려고 할 때 섬짓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를 가시려고?”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점혈을 당하여 쓰러지면서 순간적으로 상대를 확인한 난 강렬한 의문을 띄운 채 의식이 사라져 갔는데, 그런 이사의 귀에 용소정의 독백이 아련히 들려왔다.


“혈귀조만 있었더라면 좀 더 수월 했을 텐데...쯧...!”




***




어느 공간에서 의식을 회복하여 눈을 뜬 이사는 주변을 둘러보곤 짜증을 냈다.


“씨발, 어디야 여긴?”


일어난 곳은 석벽에 철조망이 갖추어진 감옥이었다. 조심스럽게 철조망 너머의 모습을 살폈는데 감옥실은 끝없이 펼쳐져 있는데 인기척은 들리지 않아 어쩐지 무척이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장하는 공간이었다.


한 동안 서성거리던 이사는 몸을 추스르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하고, 무리한 무공의 운용으로 내부가 진탕 된 몸을 범천진뢰공의 수련을 통하여 다스렸다. 범천진뢰공이 손상 된 경맥을 조금씩 치유하는 것을 느끼며 상승의 심법다운 효과라고 감탄하곤, 몸을 일으켰다.


‘그 인영은...’


도망가려고 하는 순간에 자신을 잠재운 존재. 남색의 비단 무복을 걸친 남자.


‘그건 용소정이었어.’


그 전장에서 가장 승리를 만끽하고 지휘해야 할 존재. 첫째가는 인사가 전후 처리도 무시하고 나를 표적으로 삼아 기절 시킨 뒤 감옥에 가두었다?


‘영문을 알 수가 없군.’


짐작이 가는 것이 있다면 파결지(破結指)를 사용하여 연경천인가 하는 재수 없는 놈을 박살낸 것인데.....설마 그 멀리서 봤을 리는 없을 테고.


“동료는 오랜만인데 넌 무슨 죄를 지었냐?”


“아이씨! 깜짝이야!”


상념에 잠겨 있던 내게 어디선가 소리의 울림이 전해져 왔다.


“내가 더 놀랐다. 이 새끼 완전 새가슴이네.”


“누굽니까?”


사방에서 울려 퍼져서 어디에서 들려오는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이사는 말을 건네는 정체불명의 인사에게 신분을 물었다.


“나? 난 말이야...!”


무언가 격앙 된 어조의 목소리는 말을 꺼내다가 말고 갑자기 침묵에 들어갔다. 어쩐지 활발한 목소리에서 수다의 기운을 감지했던 이사는 말이 끊어지자 몇 번 불러 본 뒤 어쩐지 차가운 한기가 엄습하여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얼마간 기다리자 한 존재가 이사를 찾아왔다.


용소정. 곡주에게 따갑도록 경고를 들어왔던 사도련의 소련주가 찾아 온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낙뢰전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9/4까지 쉽니다 ㅠㅜ 공지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20.08.24 43 0 -
공지 선작과 추천,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20.06.23 569 0 -
79 낙뢰전생-78 +1 20.08.26 217 7 18쪽
78 낙뢰전생-77 +2 20.08.23 206 8 20쪽
77 낙뢰전생-76 20.08.21 195 7 11쪽
76 낙뢰전생-75 +1 20.08.20 218 8 13쪽
75 낙뢰전생-74 20.08.16 247 8 10쪽
74 낙뢰전생-73 +1 20.08.14 241 7 11쪽
73 낙뢰전생-72 +2 20.08.13 250 8 14쪽
72 낙뢰전생-71 20.08.11 234 7 12쪽
71 낙뢰전생-70 +3 20.08.09 279 10 17쪽
70 낙뢰전생-69 20.08.05 294 10 10쪽
69 낙뢰전생-68 20.08.03 299 9 16쪽
68 낙뢰전생-67 +1 20.08.02 290 8 17쪽
67 낙뢰전생-66 20.07.31 303 7 20쪽
66 낙뢰전생-65 +4 20.07.29 316 8 16쪽
65 낙뢰전생-64 20.07.27 296 9 16쪽
64 낙뢰전생-63 +2 20.07.25 339 8 15쪽
63 낙뢰전생-62 20.07.23 313 9 12쪽
62 낙뢰전생-61 20.07.21 355 10 13쪽
61 낙뢰전생-60 20.07.20 387 9 16쪽
60 낙뢰전생-59 20.07.18 393 11 13쪽
59 낙뢰전생-58 +1 20.07.16 365 8 13쪽
58 낙뢰전생-57 +1 20.07.15 380 7 14쪽
57 낙뢰전생-56 20.07.13 427 10 14쪽
56 낙뢰전생-55 20.07.11 442 11 13쪽
55 낙뢰전생-54 20.07.10 422 9 11쪽
54 낙뢰전생-53 20.07.08 444 13 18쪽
53 낙뢰전생-52 20.07.07 418 11 11쪽
» 낙뢰전생-51 20.07.06 453 9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