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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龍 님의 서재입니다.

낙뢰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西龍
작품등록일 :
2020.05.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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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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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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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전생-59

DUMMY

죽은 시체 부랄 만지기라는 말이 있다. 대충 말하자면 아무 소용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 실제 해당 단어의 사례가 있다. 뜻과 용도는 분명 다르지만 실제로 죽은 시체 부랄을 만져서 사람을 되살려 내다니, 생극반혼술 놀라운 술법이다!!


이사는 담우령이 들었으면 펄쩍 뛸 망언을 속으로 뇌까리며, 되살아난 진휴를 관찰했다. 결과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과정을 지켜보다 보게 되니 갑자기 튀어 나온 이전 생과는 남다른 면이 있었다. 반쯤 죽어있다 살아난 탓인지 풍류공자라는 이명과는 다르게 총기가 없고, 눈에 초점이 흐릿하며 약간씩 비틀거리는 것이 언 듯 보면 제대로 부활한 게 아닌 것 같지만 봤던 게 있으므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 탓에 더 낮추어져서 보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생겼다고 볼 수는 없는 용모에 비해 생기가 없는 점을 뺀다면 군더더기 없는 강인한 육체가 대비되어 돋보였다. 그렇다. 진휴도 알몸인 것이다.


“제게 상황을 설명 해 줄 수 없습니까?”


진휴는 흐리멍텅한 눈으로 다시 한 번 좌중의 사람들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이에 풍시언이 진 공자는 죽었었으며, 현재는 모종의 비술로 되살린 상태라는 요지의 말을 건네면서 죽었던 당시의 기억은 나지 않느냐고 반문을 하였다.


“제가 죽었었다? 부활을 한 것이...라고?”


지끈-


아직 무슨 상황인지 바로 입력이 안 되는 듯 몽롱하게 말을 잇던 진휴는 갑자기 해일처럼 밀려오는 기억의 폭풍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괴로워하였다.


“맞아....용소정에게 죽었었지. 나...”


죽을 당시의 기억이 돌아 온 듯 씁쓰레하게 자조한 그가 진가장 식솔들의 생존 유무를 아느냐고 물어왔다. 보은령에 소집되어 현장에 대한 정보를 나름 수집했던 듯 풍시언은 산 사람은 없었다고 확언을 해 주었다.


“저와 두 세분 정도를 제외하면, 일반 식솔들이었는데 모두 죽었다고요......”


잠시 슬픈 기색을 보이는 진휴를 보며 이사는 새로운 의문이 떠올랐다. 이전 생에서는 성대에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말도 못하는 것처럼 말을 더듬었는데, 지금은 묘하게 말이 매끄럽다. 무슨 차이일까 생각했더니 되살리기 위해서 정기인지 정혈회복에 쓰여야 한다고 담우령이 피를 뽑아갔던 것이 기억났다. 내 피가 이 좀비의 성능 회복에 도움이 된 걸까?


“제가 되살아났다는 것은 무슨 애기인지 들어 볼 수 있을까요?”


이번 물음에는 담우령이 답했다. 보은령에 소집 되어 모인 것. 진가장에 도착 했을 때는 이미 상황이 끝나고 묘지에 묻혔다는 것. 다음 날 객잔에서 궁상을 떨다가 자신이 결심하여 반혼술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묘지에서 시체를 파낸 후 오두막에 도착해 대법을 시행하여 지금 이 순간 깨어났다는 것까지 조리 있게 설명을 마쳤다. 설명 중간에 담우령이 이사를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진휴가 묘한 눈빛으로 그에게 시선을 주었는데, 이사의 속이 철렁했지만 진휴는 담담히 이후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만 생극반혼술 비술은 망자의 혼백을 육체로 되돌리는 역할만을 합니다. 하지만 진 공자의 육신은 이미 내부에서 부패가 진행 되었고, 그래서야 혼백이 돌아와도 몸을 가누지 못 하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서 백골문 비전인 연혼불사강시의 수법으로 제련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진 공자의 상태를 말씀드리자면 반인반시(半人半尸)라고 할 수 있어요.”


풍시언이 노호성을 터트렸다.


“뭣!? 기어코 강시로 제련 했다는 말이냐!? 백골문에서 강시술은 거의 사장되고 소수만 말썽을 일으켰다면서? 마치 의술 단체로 변신한 것처럼 말하더니 날 속인거야!?”


“사장되었다는 건 배우려는 사람들이 거의 사라졌다는 말이었지 비술 자체는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문주의 제자로서 강시술에도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었던 거구요! 문파의 비술을 과거의 사악한 것이라 인식이 변하였어도 우리의 유산인데 없애 버리진 않죠!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강시로 제련하지 않았으면, 혼백을 되돌려도 부패가 빨라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담우령과 풍시언의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졌다. 이사는 이 대목에서 싸한 느낌이 엄습해 왔는데 이전 생에서 담우령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에 묘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담우령이 백리현이나 풍시언보다 하수인지라 그런 전투에 참가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풍시언은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객잔에서 이야기를 꺼낸 담우령에게 추호도 망설임이 없는 손속을 보였었다. 이 인간과 말을 트고 지내다가 알게 된 거지만 풍시언은 자기만의 규범 속에서 거침이 없는 인물이다. 이 석실로 들어 온 상황을 보라. 담우령이 들어오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었었는데 깨끗하게 무시하고 날 보내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말인 즉슨....


‘설마 이 자리에서 패 죽여 버린 건 아니겠지....’


점점 가열 차게 올라가는 분위기로 보면 가능성이 없는 것 같지도 않다. 말려야 되겠다고 나서려는 순간 풍시언이 진휴로 상대를 바꾸었다.


“진휴! 오래 전 배교에는 사람을 조종한다는 전설의 이혼대법(移魂大法)이 있고, 백골문에는 그걸 흉내내어 강시를 조종한다는 수법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나는 지금 담우령을 믿을 수 없으니 네가 너인 것을 증명 할 수 있겠느냐?”


“풍 노사!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연혼비술로 강시를 조종하기 위해선 저와의 공명을 위한 각인이 내부에 심어져야 된다고요! 제가 그 처리를 하지 않았으니, 진 공자는...!”


“넌 닥쳐!!”


풍시언이 살벌한 기도가 그녀에게 퍼지자 상대적으로 하수인 담우령이 압박을 받아 숨을 꺽꺽 거렸다. 이 때 진휴가 석관에서 일어나 둘 사이를 차단하자 암실에 뻗어나간 풍시언이 살기가 뭉그러져 그의 곁을 제외하곤 해소되었다.


“제가 진휴고, 스스로 진휴로 생각하며 정기신 일체가 내가 나임을 느끼고 있는데, 증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 재미있군요. 어떻게 증명하면 되겠습니까?”


풍시언이 뭐라고 대답하려는 때에 백리현이 나서서 그를 제지했다.


“저한테 해결책이 있습니다. 풍 형은 잠시 진정해 주시길...”


“....?”


“풍 형은 모르시겠지만 북선에는 주나라 군대가 두려워하는 사술사(邪術師)라 불리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응? 술사세계는 서천과 동법뿐이라고 하였는데, 사술사는 또 뭐야? 제 삼의 세력인가? 아니면 두 세력 내 어딘가의 하부 명칭인가? 이사가 의문을 떠올릴 때 백리현이 한 목걸이를 꺼내들었다.


“저는 북선과 전투를 하면서 수많은 사선을 넘어 왔고, 생존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북선의 용사들에게도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죠. 어느 날 전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가 간신히 살아남았습니다. 전혀 생소한 수법에 당해서 말이죠. 그건 도검이나 일신의 공력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주와 같은 힘이었죠. 부상을 입고 오늘 내일 하다가 회복한 저에게 대장군이 무슨 마음이었는지 저에게 이 법기를 주었습니다.”


백리현이 목걸이를 들고 진휴에게 씌우는 중에 풍시언이 얼떨떨한 기색으로 물었다.


“대장군이 설마 곽번 대장군을 애기하는 건 아니겠지?”


“그 분이 맞습니다.”


설마 했는데 맞단다. 사실 질문하기도 뭐 했던 것이 주나라에 대장군은 단 한 명이다. 풍시언은 자신만의 고집이 나름 있는 사람이었지만 대장군이 하사 했다는 말에 목걸이가 평범해 보이지 않았다.


“이건 목걸이를 한 사람에게 삿된 기운을 펼친다면 목걸이에서 해당 기운을 건 자를 향한 선을 뿜어내 시전자를 가리켜 줍니다. 덕분에 수많은 사술사를 처형 할 수 있었죠. 이 법기의 효용성은 굉장히 뛰어난데 동료에게 걸어서 제가 기운을 일으키면 동료에게도 같은 효과를 보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 진휴는 목걸이를 장착했고, 백리현은 한 차례 담우령을 보았다.


“담 소저. 부디 아무 일이 없기를 바라오.”


“....”


담우령은 새침하게 고개를 돌렸고, 백리현이 기운을 일으켰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


“풍 형. 아무래도 담 소저의 말이 맞는 것 같소.”


풍시언은 차마 대장군이 하사한 법기라는 목걸이에 사이비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태도로 미심쩍어하였다. 이때 이사의 머리에 벼락이 내리쳤다.


“백리 노사! 목걸이를 저에게 씌워 줘 보세요!”


이사가 진휴에게 걸린 목걸이를 빼앗다 싶이 행동하여 자기 목에 걸었다. 재촉하는 그의 말에 백리현이 기운을 일으키자 세 개의 선이 떠올랐다.


‘이런 썅! 역시!’


역시 이사에게는 무언가가 걸려져 있다. 그것도 세 개나!


“셋 다 굉장히 희미하군. 이건 아주 멀리 있다는 뜻이야. 동쪽으로 퍼진 것은 모양을 보니 이미 상대가 죽은 모양이로군.”


두 개의 선은 북쪽을 가리키고 동쪽을 가리키는 선의 상대는 죽었다! 이사는 깨닫는 것이 있었다. 동쪽의 선은 아마 강청수 무리에 섞인 홍수경 고수의 것일 것이다. 북쪽은 강소성이 있는 곳이니 그렇다면 쌍룡맹이 의심스럽다!


추적이 실체를 확인하고 나름 의미 있는 있어 하는 순간에 이변이 찾아왔다. 북쪽으로 이어진 선 중 하나가 진동을 하며 선명한 빛을 드러내더니 순식간에 잿빛의 전류로 뒤바뀐 후 목걸이를 파괴시킨 것이다.


“쿨럭...!”


목걸이가 파괴되자 백리현이 울혈을 토해냈다. 이사는 놀라서 그에게 다가가 부축을 해주었으나 손을 내저어 괜찮다는 표시를 하여 옆으로 비켜섰다.


“어떻게 된 거죠?”


“자세하게는 모르지만....상대가 탐지를 감지하고 무슨 수를 쓴 게 아닌 가 싶다. 북선의 사술사들을 상대로도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는데....”


무표정한 백리현에서 깨져버린 목걸이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당연하다. 말을 들어보니 대장군의 하사품인데다가 무언가 저주를 걸면 그딴 개수작을 부린 상대의 위치를 알려주는 효용성 끝내주는 법기다. 심장이 철로 된 인간이라도 이런 걸 잃어버리면 인간미를 안 들어낼 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목걸이 법기가 깨진 것도 모자라 어떤 주술적 인과관계에 의해 내상을 당한 듯 보이니, 인간적으로 뜨끔한 이사는 어쩔 줄 몰라 하는 채로 백리현 옆에 어색하게 서 있었다.


하지만 이사보다 더 당황한 인간이 있었으니 바로 풍시언이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대장군이 하사한 목걸이 법기는 진짜였고, 백리현이 설명한대로의 효과가 맞다면 담우령은 무죄다. 그런 그녀를 몰아붙였으니.


“어, 이것 참. 멋쩍구만. 담 소저. 미안하오.”


“흥!”


풍시언은 다 늙어서 젊은 여인에게 입장이 불리해지자 역시 집 밖으로 나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마음먹었다. 네 명이 각자의 형태로 서로간의 세계에 있을 때 일순 잊혀진 사람이 존재감을 들어냈다.


털썩-


“...!”


진휴가 바닥에 쓰러진 것이다. 황급히 진휴에게 문제가 생긴 것인가 다가간 사람들은 상태를 확인하곤 황당해졌다. 진휴가 졸고 있는 것이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남성들에게 담우령이 나름의 전문적 견해를 내놓았다.


“진 공자는 이제 막 새로 태어난 아기와도 같아요. 지금은 비술이 막 성공한 참이라 혼백이 불안정해서 큰 수마가 몰려 왔을 텐데 그걸 억지로 버티다가 결국 잠이 든 것 같아요.”


담우령은 진휴에게 아직 치료적 시술을 해 안정을 꾀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들을 암실에서 내쫓았다.



***




이사가 진휴를 찾아 온 계획의 이면은 별 것 없었다. 이전 생의 곡주의 최후의 순간이나 진휴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 보면, 곡주의 도움을 받아 그가 절강의 새로운 상징이 되어 세력을 규합한다면 용소정을 억제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아니 설사 그가 쳐들어온다 하여도 곡주의 연합보다는 이른 시점에 규합 시도가 있을 것이니 설사 싸운다 하여도 수월하게 쫓아 낼 수 있으리라는 것이 대공자의 청사진이었다. 거대 세력을 형성하고 나서 풍림곡의 안전이 용이해지면 남궁세가의 남궁기에게 찾아가 신목교 쪽으로 접근을 꾀해본다는 것이 이번 회차에서 그리고 있는 그림이다. 그런데?


“복수라...별로 내키지 않는군요.”


어느 정도 몸이 안정 돼서 모두가 만난 자리에 풍시언이 용소정에게 복수할 거냐고 묻자 한 진휴의 대답이다.


‘뭐 복수를 안 한다고? 이럼 안 되는데?’


존나 빡쳐서 용소정한테 일 대 일 결투 신청 했다가 대가리 깨진 걸 내가 아는데, 이게 무슨 개수작인지 모르겠다. 아니면 내가 개입해서 인과가 비틀어진 것인가? 아무튼 이대로 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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