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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龍 님의 서재입니다.

낙뢰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西龍
작품등록일 :
2020.05.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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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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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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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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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낙뢰전생-50

DUMMY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의미나 사명을 찾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것을 잃었을 때 사람에 따라서는 살아갈 힘을 잃기 때문이다.


백종인은 어머니를 일찍 여위고 동경하던 하녀가 새어머니가 된다고 하였을 때, 남동생이 태어났을 때, 새어머니의 유언을 받들고 남동생의 성장을 지켜 볼 때가 세상에 색이 입혀지며 의미를 갖추던 때였다.


하지만 의미 있고 행복한 순간은 짧다.


집안이 풍지박살이 나고, 자초지종도 알려주지 않은 채 대대로 가졌던 토지와 재산이 사라진 후 유한 성격의 아버지가 자살하면서 세상의 빛이 바래졌다. 하녀로서 나름 경험이 있던 새어머니가 백종인이 장성 할 때까지 무리하게 일을 하다 병을 얻어 쓰러졌을 때 또 한 번 회색빛으로 물들었으며, 성장한 동생이 희귀병이 발작하고 여러 사정으로 결국 죽어 남동생을 부탁한다는 새어머니의 유언을 지키지 못 했을 때 백종인의 세상은 끝났다.


이후 반상운에게 거두어진 백종인은 지역유지가 명사로 여겨지던 아버지를 질투하여 조상이 빛을 진 적이 있다고 사기를 치고 관에는 뇌물을 먹여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강탈이 이루어졌다는 진상을 알고 나서 본능에 몸을 맡긴 채 복수를 이루어 낸다.


하지만 복수의 끝은 허무감을 낳았고, 소중한 사람을 두 명이나 병사로 잃은 기억이 상처로 남은 백종인은 의술에 집착을 보였다. 특히 남동생은 서서히 죽어 갔기에 어찌하지 못 했던 그에게는 너무도 괴로운 쐐기가 되어 마음을 후벼 팠다.


곡주가 재밌는 놈을 주웠다며 정보를 말해주고 치료하라 하였을 때 백종인은 어쩐지 과거의 기억이 기어 올라왔다. 치료의 행위를 하면서 점점 이전 날 동생을 간호하던 모습이 떠오르며 묘한 감정이 솟아올랐다.


그래서일까? 집검대와의 싸움이 시작 되었을 때 그는 이사 주변으로 몰려드는 고수들을 아수라와도 같이 움직이며 베어 넘겼다.


각성하여 신이 들린 양 움직였지만, 그만큼 지쳐버려 비슷한 열파 후기의 집검대원을 상대할 때는 이사가 한 순간 주목을 끌어 빈틈을 만들지 않았다면 정말로 위험했었다.


‘연경천...’


열파 후기에 도달한 동년배로 연합에 대한 회합의 자리에서 만나 악연을 쌓은 여러모로 입장이 겹치는 경쟁자. 그가 살기를 내뿜으며 쇄도해 왔다. 그의 일검을 받아낸 백종인은 승산이 아주 희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열파의 고수는 내력이 무한하지가 않다. 이미 집검대의 고수들을 상대로 연전을 치러서 상당한 내력을 소비한 그에 비해 연경천의 검력은 힘이 넘쳐 보였다.


한 차례 이사를 눈에 담은 백종인은 심기일전하여 연경천과 생사결에 들어갔다.



***



“으헛-!”


쾌검이 상체를 가르고 지나간다. 서둘러 뒤로 보법을 밟았지만 적은 뒤에서도 있었다. 알아서 와주어서 고맙다는 듯 종으로 이어진 검격을 분영수로 막았는데 세 번째 공격이 측면에서 온다.


‘죽갔다. 젠장!’


과거 외무각 무인 세 명과 연전을 벌인 적이 있었지만 그 때와는 수준도 상황도 달랐다. 응신경 고수 세 명을 차례대로 상대한 것과는 달리 지금의 적들은 감극경들이었고, 포위되어 합공을 당하는 중이다.


이 세계에서 경지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닌 탓에 싸움에 재능이 있다면 응신의 고수가 감극의 고수를 상대하는 게 이상한 광경만은 아니었다. 이사는 풍림곡의 수련으로 실력을 쌓고, 감극의 움직임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대응은 가능해졌지만 그게 현 상황에서 위안이 되지는 않았다.


실력과 본능적 움직임에서 줄타기하며 회피하다가 마침내 파탄이 왔을 때 은영무흔파를 시전하여 공격 하나를 흘리고 생로를 찾아 움직였다.


“이놈도냐!”


한 집검대원이 이미 풍림곡 고수와 만나 상당한 낭패를 본 것인지 눈빛에 예기를 더하며 움직였다. 잠깐의 틈을 통해 곁눈질한 백 사형은 밀리는 모양새였는데, 둘의 싸움에 새로운 집검대원들이 등장하여 연경천에 힘을 보탰다.


“새끼들! 여러 명이서 합공이나 하고 비겁한 놈들아!!”


서로 일대 삼의 상황에 처하게 되자 내가 악다구니를 내 뱉었는데, 나를 공격해오는 집검대원이 반박했다.


“이 정도 전투에 비겁이고 뭐고가 어디 있냐?”


웃기지 마라! 이 비겁한 새끼들! 너희는 무조건 비겁한 놈들이야! 난 손을 어지러이 휘둘러 분영수 초식 중 합공을 상대하는데 능한 산화팔수(散化八手)로 적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이 곳이 죽을 자리인가 여기게 되었다. 감극 하나도 겨우 상대가 가능하다가 세 놈이나 붙으니 답이 안 나와.


합공이 곤란한 점은 또 있다. 바로 큰 파괴력을 지닌 사자철권이나 번천지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 현재 내 실력으로는 단번에 세 명을 동시에 상승무공으로 처리 할 수 있는 수준이 못 된다. 그렇다고 한 놈을 죽이기 위해 시전해 보았자 반동으로 다른 적에게 격살을 당할 테니 사용하지 않느니만 못 하다.


이사의 눈에 점점 사방에 검이 비산했다. 결국 분영수와 은영무흔파의 도움으로 명줄을 이어오던 것에 끝을 고하는 구나하고 눈을 감은 순간.


촤르르륵-


“크아아!”


“??”


공격에 의한 고통과 적의 승리포효 대신 비명이 터져 나와 눈을 떠보니 나의 주변을 가운데가 뚫린 정사각형의 공예품이 원으로 펼쳐져 보호의 형상을 띄웠고, 이것을 공격한 집검대원들은 감전의 증상을 보이다가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리고 날 보호하고 적을 무력화 시킨 하늘에 떠 있는 공예품도 힘을 잃고 자리에서 떨어졌다.


‘이것 어디서 봤는데?’


생각났다. 백 사형이 품에 가지고 있던 괴상한 조각 모형이다. 뭐였더라? 십면장각이라 했던가? 백 사형이 적을 물리치고 시간에 맞춰 이 기물로 나를 도왔구나! 난 기쁨에 차서 백 사형을 불렀다.


“백 사...! 형...?”


하지만 현실은 이사의 생각을 배반했고, 백종인은 연경천과 집검대원의 합공 속에 난자당하여 쓰러져 있었다. 연경천은 침을 뱉은 뒤 오른발을 들어 올려 시신 위를 짓밟았다.


“미친 놈! 저런 보호 법기를 본인이 아니라 타인에게 쓰다니! 끝까지 날 모욕하는군!”


뭐? 어떻게 된 거야? 백종인은 설마, 자기가 죽을 상황에 이 보호 법기를 나에게 사용한 거야? 대체 왜?


“씨발, 발 치워 개새끼야.”


이사의 분노 섞인 울림에 연경천은 고개를 돌려 ‘이건 또 뭐야’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연경천은 각법을 구사하여 백종인의 시신을 앞으로 걷어찼다.


“누구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이젠 별 거지 같은 놈도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군.”


연경천이 검 끝으로 이사를 가리켰다.


“아, 그래. 이 녀석이 보호 법기로 널 살렸지? 그럼 널 죽이면 그 행동이 의미가 없는 일이 되겠구나. 크크.”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연경천은 웃으면서 앞으로 걸어 나오며, 다시 백종인의 시신 앞에 선 뒤 내력을 실은 진각으로 백종인의 머리를 부숴버렸다.


“....!”

“저 놈도 죽여라.”


연경천의 명에 같이 백종인을 합공한 집검대원 두 명이 경공을 발휘하며 이사에게 달려 나갔다. 그들은 열파의 고수로 평소의 이사였다면 현재로서는 절대로 상대 할 수 없는 강자들이었다. 평소의 이사였다면 말이다.


너무 분노를 하면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백종인의 머리가 비산한 광경을 목격한 이사는 이성의 끈이 끊어지고 분노의 감정만이 끓어올랐다. 완전히 빡쳐 버린 이사의 눈에는 오직 연경천만이 비춰보였고, 그를 죽이겠다는 일념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


“아니!?”


한 감정이 이사를 지배하자 그에게서 신묘한 보법이 시전되었고, 집검대원들의 검은 허공을 갈랐다. 절강의 절세고수 산중태왕의 미완성 보법. 독심랑선회(毒心狼旋回)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변화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무슨 조화인지 전신의 감각이 일깨워지며 피부 세포 하나하나가 자신의 통제하에 있다는 만능감이 들었다. 그리고 피부를 찌르는 감각에 공격해오는 상대의 무기에서 열선(熱線)도 느껴졌다. 이사는 응신 후기를 넘어서 단번에 감극(感極)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그는 이것을 기뻐할 정신도 상황도 아니었다.


현재 그의 목적은 단 하나!


“뭣들 하는 거야!?”


열파의 집검대원 두 명이 무명 잡배 하나 처리하지 못 하고 허공에 검을 수놓자 짜증이 난 연경천이 소리쳤다.


하지만 경고도 무색하게 집검대원들의 촘촘한 검망을 기이한 움직임으로 돌파한 이사가 연경천에게 쇄도하였다.


‘이런 미친놈들을 봤나!’


뭐 저런 병신들이 있지? 라고 아군들을 폄하하면서 연경천은 상승절학 난맥신검의 절초를 준비하였다. 가공할 강기가 검에 모여들며 살벌한 검명을 울려 댔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눈이 돌아간 채 직선으로 달려오는 적에게 난맥신검을 펼치며 본 것은 단 하나.


엄지손가락.


무지(拇指)를 앞으로 쭉 뻗어서 검에 부딪쳐 오는 정신 나간 작태였다. 그리고 그 수법에 벽력과도 같은 울림이 생성되며 연경천이 검을 쥐고 있던 오른손은 완전히 파괴되고야 말았다.


번천지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삼결지(三結指) 중 가장 강한 파괴력을 지닌 엄지손가락으로 펼치는 파결지(破結指)가 사용된 것이다.


“끄아아아아아-!”


연경천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도 모른 채 자지러지며 크나큰 고통에 땅바닥을 굴러댔다. 어찌나 고통스러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상체의 우반신이 내외로 너덜너덜해졌으니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무인으로서는 추태에 가까운 행동이었는데, 악귀 같은 얼굴을 한 이사가 덮쳐 왔다.


“네..놈! 네놈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슨 수법을 쓴 거냐고!”


“네 까짓 놈이 알게 뭐냐. 이 튀겨 죽일 놈아.”


“나...날 죽일거냐?”


악다구니를 쏟던 연경천이 갑자기 겁을 먹고 질문을 하자 이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내가..신주팔달조차도 언젠가 발 아래 둘 이 내가 이런 곳에서...죽는..다고?”


“연 공자님!”


이사의 뒤에서 그를 놓쳤던 집검대 고수들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이에 연경천의 얼굴에서 희망의 빛이 솟아났지만 곧 찬물을 끼얹는 울림이 귀를 강타했다.


“가라 이제.”


“안..되! 안!”


퍽!


뒤에서 경악에 찬 노호성이 들려온다. 피육이 떨릴 정도의 살기를 느끼면서도 번천지를 사용한 후유증 탓에 몸이 들리지 않았다. 여기까지인가?


작가의말

수정 완료


*50화까지 왔네요 2권 분량 정도로 온 걸까요?


사실 쓰고 싶었던 순간이 왔는데 오히려 쓰고 싶은 장면이 오면

이상하게 글이 더 안 써지는 것 같습니다 정말로요;

생각한 느낌이 아니라서 지우고 다시 쓰고 해도 여전히 껄끄럽네요;


요즘 체력이 떨어 졌는지 집에 복귀하면 잠깐 눈 좀 붙이자 하고 누웠다가

눈을 뜨면 아침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첫 연재작이라서 몰랐는데...

일일연재는 정말 비축분을 만들고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ㅠㅜ


여태까지 관심 갖고 봐주시는 분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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