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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악마 님의 서재입니다.

보조 헌터가 너무 강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깜냥현자
작품등록일 :
2022.02.17 07:58
최근연재일 :
2022.03.30 13:3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55,148
추천수 :
961
글자수 :
189,812

작성
22.03.26 15:11
조회
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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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3쪽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DUMMY

「이족 늑대의 발톱인가.」

‘······뭐?’


당황한 내 머릿속에 루미르네의 담담한 한마디가 울려 퍼진다.


곧 막혔던 혈이 뚫리듯 의식이 빠르게 돌기 시작한다.


‘이족 늑대라면······ 베어울프인가.’


흔히 늑대인간이라 불리는 몬스터다.

겉모습만큼이나 유명한 건 발톱으로, 한 번 베이면 각인의 저주에 걸려 일반 포션이나 엘렉서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해주(解呪)는 성직자가 가진 스킬로만 가능하다.

당연히 지금 당장 이 부상을 회복할 방법은 없다.

루미르네도 성(聖)보다는 악(惡)에 가까운 스킬만 있는 것 같으니까.


그때였다.

그림자 한 줄기가 상처 부위를 감싸 단단히 감겼다.


고통은 여전했다.

하지만 상처가 더는 악화하지 않았다. 움직이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임시 조치를 했다.」

‘오, 이런 것도 가능했어?’

「후, 어디까지나 임시에 불과하다. 본녀라 하더라도 회복시키는 건 어렵다.」


그림자 능력으로 잠시 상처를 봉인했다는 모양이다.

회복까지는 바라지 않았던 내 입장에선 만족스러웠다.


「그건 그렇고. 이제 어쩔 생각이냐, 현석.」

‘어쩌다니?’

「놈이 가진 무기 말이다.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이다. 아무리 본녀라고 해도 전부 어떻게 할 수는 없다. 계속 이런 식으로 상처가 쌓이면 먼저 쓰러지는 건 그대 쪽이겠지.」


루미르네 지적대로 그렇다.

전반적인 능력이야 내 쪽이 위이다.

하지만 이쪽은 한 대라도 맞으면 그때마다 저주에 패널티가 생긴다.

잠시 임시 조치로 몇 번은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것도 ‘임시’인 이상 한계를 맞이할 거다.


「이미 [그림자 속박] 하나를 썼다. 아마 최대 5개가 한계겠지.」


그림자 능력을 회심에 수단으로 생각했던 나로서는 좀 뼈아픈 얘기다.


‘위력을 낮추고 여러 개로 더 늘릴 수 있지 않아?’

「불가능하진 않다만······ 추천하고 싶진 않구나.」

‘왜?’

「아마 그 정도 위력으로 놈을 잡아두긴 힘들 거다.」


내 생각도 들여다봤겠지만, 객관적으로 전투 상황을 보았기 때문에 루미르네 의견은 정확할 거다.

확실히 내가 말하고도 가능할까 싶었다.

상대는 리자드맨이긴 해도 종합 능력으로 봤을 땐 C급에 들어가는 던전 보스급 몬스터다.

거기에 특별한 무기까지 들고 있으니 말할 것도 없지.


「일단 저 무기를 먼저 무력화 하는 게 먼저다. 안 그럼 이 싸움은 피곤하게 전개되겠지.」


나도 같은 생각이다.

저 무기, 어디서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가장 거슬렸다.


일단 회복 방지 저주가 걸린 걸 보면, 내가 아는 선에선 베어울프 발톱으로 만든 무기가 확실했다. 꽤나 헌터들 사이에서는 인기 있는 무기이니 맞을 거다.


만듦새를 볼 때도 리자드맨이 만든 거로 보이지 않는다. 낡긴 해도 특유의 조잡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우연히 헌터를 쓰러뜨리고 얻은 전리품일 거다.


“너도 나처럼 운이 좋았구나.”

“케에에······.”

“하지만 이걸 어쩌냐. 그 운도 다 한 것 같은데.”


내 스스로 말하는 거지만.

난 운이 좋다.


루미르네와 만났기에 새로운 기회를 손에 얻을 수 있었고, 지금은 특무부 헌터로서 이 자리에 서서 내 능력을 증명할 기회를 얻었다.


눈앞에 족장 리자드맨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이 자리에까지는 온 지 모른다. 아니, 알 수도 없다.

그치만 가지고 있는 능력과 가진 무기는 분명 평범한 리자드맨과 비교한다면 ‘운이 좋다’고 말해도 충분할 거다.


근데 여기서 운이 좋은 둘은 마주쳤다.


이제 남은 건 누가 살아남아 앞으로 나갈 건지.

거기에는 운만 아니라 지금까지 쌓아온 전부를 걸어야 한다.


“그래, 더 이상 간을 볼 필욘 없겠지. 이건 단지 운이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이제는 강자로서 내가 살아남아야 한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는 거니까.”

“키에에에!!!”

“미안하지만 그 첫 제물이 되라. 족장 리자드맨.”


알아들은 건지 어쩐지 모른다.

족장 리자드맨은 땅을 박찼다.

베어울프 발톱으로 만든 칼이 주변 불길의 빛을 반사해 위협적으로 빛난다.


그러나 그 빛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니, 내가 그렇게 만들 생각이다.


-스킬 발동 [그림자 속박]


남은 5개를 모두 쏟아부어 녀석이 휘두르는 칼을 향해 쏟아부었다.


그림자에서 튀어나온 5개의 촉수가 칼을 전부 감싸 막는다.

아무리 녀석이 강한 개체라 하더라도 5개의 그림자가 붙은 이상 떨쳐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놈이 당황하고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게 내겐 기회였다.


“······?!”

“포기했으면 기회가 생겼을지도 몰라. 난 수단을 다 썼으니까.”


근데 녀석은 어땠는가.

유일한 믿고 있는 걸 버릴 각오로 뛰어들지 않았다.


그게 나와 이 녀석을 가르는 중요 척도다.


-스킬 발동 [가속]


내려치는 동작에 [가속]을 부여.

그야말로 눈 깜빡이는 사이 녀석의 어깻죽지를 베고 지나간다.


“키에에에엑!!!!!!”


족장 리자드맨의 날카로운 창같은 고함이 터져 나온다.


머리를 장식하고 있던 장식물이 헛된 꿈이 사라지듯 땅바닥에 떨어진다.


‘쳇. 얕았나.’


회심의 공격이었지만 부족했다.

기본적인 위력 자체가 장검은 딸렸다. [가속] 스킬로 보완했지만 녀석의 단단한 비늘을 뚫기엔 모자랐나 보다.

역시 B급에 가까운 드자드맨이라 이건가.


“쉽지 않네······.”

「흠. 그래도 방금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녀석이 가진 수단을 봉인하는 게 가능하단 걸 확인하지 않았느냐.」

“그래. 문제는 두 번은 힘들다는 거지.”

「응?」

“봐봐.”


놈의 저항에 몇 걸음을 물러나며 턱짓했다.


당황했던 족장 리자드맨은 짐착해 보였다. 어쩌면 방금 공격으로 정신을 차렸는지 모른다.


곧 [그림자 속박]의 유효 시간이 끝났다. 풀려난 리자드맨이 칼을 가볍게 돌리며 경계심을 올렸다.


다시는 걸려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전해진다.


「흠흠, 이것 참 어렵게 됐구나.」

“······.”

「생각 이상으로 영리한 녀석이구나.」


아니, 무슨 남 일처럼 말하고 있는데.


한숨을 내쉬곤 나도 다시 자세를 잡았다.


한 번이야 가늠이 안 될 수 있지만, 두 번은 없었다.

아까처럼 운 좋게 살아남는 것도 이젠 허용하지 않는다.


‘하아, 물론 아까 방식으로 제압하긴 힘들겠다는 건데.’


물론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한 번 통했던 게 두 번 통할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상대는 꽤나 영리한 녀석이고, 아마 쉽게 걸리진 않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방법은 어쨌든 저 칼을 무력화하고 녀석을 쓰러뜨려야 한다는 조건은 동일하단 게 문제겠지.


‘참으로 불공평한 조건이야.’


그래, 지금까지 그랬던 것과 같다.


강한 힘을 가졌던 상대.

강한 권력을 가졌던 상대.

그리고 이젠 강한 운을 가졌던 상대.


“이젠 익숙해. 그러니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뛰어넘어 주겠어.”


나를 죽이지 못하는 건 날 강하게 만든다.


그러니 운이 강했던 너도 여기서 내가 강해지는 제물로 사용해주마.


다시금 땅을 박찼다.

족장 리자드맨도 주저없이 고함과 함께 칼을 휘두르며 돌격한다.


-스킬 발동 [그림자 속박]


다시금 그림자로 놈이 가진 무기를 무력화하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역시일까.

족장 리자드맨을 그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칼을 바꿔쥐었다. 오른손에 들고 있던 칼을 던지듯 왼손에 바꿔쥔 거다.


「호오, 저런 식으로 한단 말이가.」


모든 걸 포기하진 못해도 거기에 맞먹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림자 속박]에 오른손이 붙잡히긴 했지만 무기를 잃진 않았다. 이 정도면 족장 리자드맨도 날 대항해 싸우는 데 문제 없다고 생각했던 거겠지.


확실히 루미르네의 평가대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자신이 가진 수단과 현실을 적절하게 조율한 최상의 결론이라 할 수 있을 테니까.


빠르게 줄어드는 거리.

족장 리자드맨은 자신만만하게 검을 휘둘렀다.


이미 물러서기에는 늦은 시점이었다.

맞서는 거밖에는 방법이 없다.


장검으로 녀석의 검을 받아내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거로는 다음 공격에서 녀석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 족장 리자드맨에겐 칼 말고도 사용할 수 있는 선천적인 공격 수단이 여럿 있었으니 말이다.


거기에 당하는 사이, 또다시 칼을 휘두르면 난 여지없이 저주에 당한다. 그럼 장기적으로 놈을 이길 방법은 요원해진다.


‘여기서 끝장을 봐야 해.’


그래, 이미 싸우기로 한 이상 내겐 선택 사항이 없었던 거다.

그리고 이를 족장 리자드맨도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있었을 테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내겐 유리한 점이 하나도 없었다.


스스로 함정에 뛰어들었던 신세기만큼이나 과연 이렇게 할 필요가 있나 싶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말이야.


“······!”


물 흐르는 듯한 족장 리자드맨의 움직임이 덜컥 걸렸다. 마치 돌부리게 걸려 주츰하는 모습과 같다.


어느새 칼을 쥔 왼손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영문을 모른 채 족장 리자드맨이 고갤 돌린다.


그리고 경악한다.


“······?!”

“어째서라는 표정이네.”


내가 그 표정을 보고 마음을 읽어 말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녀석은 느낌으로 알았을 것이다. 이 상황이 다 내가 유도한 거란 걸.


“착각하고 있는가 본데. 지금 까진 패가 뭔지 알고 있는 건 너만이 아니야. 쓰고 있는 나도 알고 있다고.”


근데 멍청하게 그대로 할 리는 없잖아.

머리가 있다면 그것까지 감안하고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물론 그 방법을 생각하는 건 개개인의 능력이나 경험에 따라 유무가 달라지겠지만.


난 방법을 고안해낼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었다.


단순히 운만으로 이 자리로 올라온 몬스터 녀석과는 다르다고.


족장 리자드맨의 왼손은 또 다른 그림자에 묶여 있었다.


당연히 그 단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그림자의 숫자가 늘어난 건 절대 아니다. 그게 가능했다면 벌써 시도했다. 어디까지나 사용할 수 있는 유효 숫자는 5개다.


‘하지만 그걸 아는 건 나뿐이고, 녀석은 한 번의 능력으로 인식하고 있을 거야.’


더 나눌 능력은 없지만, 가진 상황에서 적절하게 사용하는 건 가능하다.


녀석의 손 하나를 묶는 건 4개의 그림자면 가능하다. 아까 5개를 사용했을 때 이미 파악했던 부분이다.

루미르네가 말했던 아슬아슬하다는 선은 3개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남은 1개.

그걸로 완벽하게 녀석의 손을 막진 못한다.

하지만 몇 초의 틈을 만들어내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1분 1초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전투에서 1초는 큰 간극이다.

그걸로 틈을 만들 수 있다면 아까와 같은 공격 타이밍은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아까같이 안이하지 않아. 이번으로 확실히 끝낸다. 각오해라, 도마뱀!”


- 스킬 발동 [가속] × 5


내려치기는 데 쓸 수 있는 [가속]을 전부 때려박는다.


검을 휘두르는 행동의 형상마저 흐를 정도로 엄청난 속도다. 당연히 위력은 몇 배고 올라간다.


촤악!


검이 어깻죽지를 베는 걸 넘어 잘라내 버린다.

칼을 쥐고 있던 쪽 팔이 잘려 나가며 허공에 피를 뿌린다.


“케에엑······!”


구슬픈 녀석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부하를 잃었고, 한쪽 팔과 함께 강력한 무기마저도 잃었다.


그야말로 녀석은 이제 한낱 붉은 리자드맨에 불과하다.


나는 무력화 된 녀석에게 검을 겨눈다.


“네 운은 여기까지라는 거지.”

“키에에······.”

“잘 가라. 나처럼 운 좋았던 몬스터야.”


장검이 목을 갈랐다.

운 좋게 족장이 되어 동족을 잘 이끌었던 리자드맨의 목이 메마른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죽은 리자드맨 사체에서 마력 구슬이 떠올랐다.


진정 목적으로 하는 게 바로 이거였다.


이전에 루미르네가 말했던 마족이 강해지는 방식.


손을 가져다 대자 혼이 내게 흡수되었다.

강한 능력의 상승이 느껴진다.


“조금 무리한 만큼 괜찮은데.”


난 검을 집어넣으며 만족감에 휩싸인다.


마침 주변을 둘러보자 불길이 점점 사그라들고 있었다. 이제 두 사람이 올 때까지 주변을 조사하고 이번 던전 공략을 마무리하면 되겟지.


“······응? 이게 뭐지?”


그때 내 눈에 뭔가 걸렸다.

죽은 족장 리자드맨이 흘린 작은 주머니다.

머리에 한 장식에 달려 있던 부속품 중 하나였던 모양이다.


주머니 끈을 풀고 열자 하얀 가루가 흘러나왔다.


살짝 냄새를 맡아보니 보통 가루가 아니다.


「응? 이건······!」


루미르네도 덩달아 놀랐다.

그리고 묘한 웃음소리가 내 머리를 파고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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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헌터가 너무 강함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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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그들이 숨겼던 것 22.03.27 384 13 12쪽
»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22.03.26 398 14 13쪽
30 족장 +1 22.03.25 450 14 14쪽
29 리자드맨 +2 22.03.22 507 14 11쪽
28 던전으로 22.03.21 602 15 12쪽
27 길드 태백 (2) 22.03.20 676 16 13쪽
26 길드 태백 +1 22.03.19 788 16 12쪽
25 도적의 최후 +2 22.03.17 901 20 14쪽
24 신입 특무부 헌터 22.03.15 952 22 13쪽
23 무법 헌터 22.03.13 1,079 21 11쪽
22 행단(行團) 22.03.12 1,208 24 12쪽
21 문제아 22.03.11 1,305 23 12쪽
20 이게 신고식이라고요? 22.03.10 1,460 27 14쪽
19 영입 +2 22.03.09 1,664 28 14쪽
18 정리 +2 22.03.08 1,813 32 12쪽
17 피를 보다 +5 22.03.07 1,848 34 13쪽
16 받은 대로 돌려주다 (3) 22.03.02 1,838 30 12쪽
15 받은 대로 돌려주다 (2) +1 22.03.01 1,824 32 12쪽
14 받은 대로 돌려주다 (1) 22.02.28 1,865 36 12쪽
13 드레이크 22.02.27 1,831 34 12쪽
12 보류 던전 22.02.26 1,948 31 12쪽
11 짜여진 각본 +5 22.02.25 2,000 29 13쪽
10 미친개 +2 22.02.24 2,052 34 14쪽
9 각자의 생각 (2) 22.02.23 2,132 34 14쪽
8 각자의 생각 (1) +1 22.02.22 2,259 36 15쪽
7 답이 이거입니까? 22.02.21 2,345 36 12쪽
6 날 왜 찾아? 22.02.20 2,550 39 13쪽
5 이번에는 깨부숴주겠어 +2 22.02.19 2,731 39 11쪽
4 별거 아닌 잡종 22.02.18 2,943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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