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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악마 님의 서재입니다.

보조 헌터가 너무 강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깜냥현자
작품등록일 :
2022.02.17 07:58
최근연재일 :
2022.03.30 13:30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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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961
글자수 :
189,812

작성
22.03.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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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문제아

DUMMY

헌터 협회 최고 간부 회의실.


협회장을 포함한 협회 중진들이 모여 중요 안건을 논의하고 있었다.


“정기적으로 처리할 안건은 이 정도군. 이제 남은 건······.”


회의 마지막은 보통 비정기 안건을 처리한다.


진행을 맡은 고영훈이 순간 주저하다 말했다.


“새롭게 편성된 팀에 관한 건이네.”

“새로운 팀이라니요?”


제일 먼저 반응한 건 그의 바로 옆 좌석에 앉은 여성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빛나는 백금발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미간을 좁혔다. 찡그린 표정마저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경황이 없어 이제야 말하게 된 건 미안하게 생각하네. 설마 나도 이렇게 빨리 결정될 예상 못 했네.”

“확실히 그렇군요. 신규 팀을 만드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다른 중진이 흥미롭다는 듯 서류를 확인했다. 그리고 곧 신청자 이름을 확인하고는 작게 웃음을 흘렸다.


한편 이름을 확인한 백금발의 미녀는 피곤하다는 듯 머리를 한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녀였군요. 이번 일을 벌인 작자가.”

“그렇게 되었네.”

“그 말로 넘길 일이 아닙니다, 고 팀장님!”


탕, 하고 테이블을 치며 미녀는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 마음을 이해하는 고영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도 남의 일이라면 저런 식으로 반응하고도 충분히 남았으니까.


“성화련 팀장. 자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잘 알고 있네.”

“그렇다면 어떻게든 막으셔야죠! 이렇게 일을 멋대로 처리하는 걸 용납할 순 없습니다.”


끙, 고영훈 예상대로 격한 반발이 일어났다.


각 특무부 팀장은 물론이고, 협회 중진들도 이건 아니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성화련처럼 대놓고 반발하진 않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신세기, 그녀의 행보는 이전부터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요, 실력만큼은 이번 대에 들어온 누구보다 괜찮죠. 하지만······!”


탁!


성화련은 테이블을 강하게 쳤다.


“그게 자기 멋대로 해도 된다는 건 아니에요. 알고 계시겠죠, 고영훈 팀장님?”

“그, 그야 잘 알고 있네······.”


고영훈이 모를 리 없었다.

신세기가 새로 팀을 만들겠다고 다짜고짜 이야기를 꺼냈을 때부터 지금 상황까지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당사자는 전혀 모른다는 거다.


‘아니, 알고도 모른 척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고영훈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고도 남을 아이라 걱정이 깊다.


이런 그를 보고 대충 상황을 짐작했는지 성화련은 조금은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고 팀장님께서 그녀를 얼마나 아끼시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 아이가 그리 멋대로 설쳐도 두둔하셨으니까요.”

“······.”

“하지만 이번 일 만큼은 바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건 판단하기 따라서는 협회에 대한 도전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물론 그리 해석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

그걸 걱정해서 고영훈도 말리려 했던 건데.


아무튼, 지금은 어떻게든 오해는 피해야 한다.

고영훈이 조심스레 반박하려던 차였다.


“흐음. 그건 너무 확대 해석 아닌가 싶네요.”

“뭐라고요?”


돌연 입을 연 건 다른 인물이었다.


고영훈이 의아한 시선으로, 성화련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쪽을 바라봤다. 뒤따라 다른 사람들도 시선을 향했다.


모두의 시선을 받고도 그는 태연했다.

오히려 이걸 의도라도 한 듯 여유가 넘쳤다.


“그렇지 않습니까. 고작 이걸 가지고 협회를 무시했다고 하긴 어렵죠. 딱히 규정을 무시하고 억지를 부린 것도 아니잖습니까.”

“모든 일엔 적법한 절차가 있는 법이에요. 이를 무시하는 것도 규정을 무시한 억지죠.”

“하하, 너무 그렇게 딱딱하게 생각할 거 없지 않습니까. 요즘 그런 사람을 꼰대라고 하던데요.”

“······네? 뭐요, 꼰대?”


엄청난 살기가 회의실에 가득 찼다.


모두가 긴장한 가운데 정작 발언한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네, 꼰대요. 화사한 이미지와 다르게 백조팀은 너무 딱딱하신 것 같네요.”

“지금 말 다 했어요!”

“자, 자 그만들 하게. 둘 다 너무 흥분했네. 그리고 문제에서 벗어나지 않았는가.”

“······.”

“······.”


지켜보고 있던 고영훈이 중재하자 그제야 두 사람은 멈췄다.


하지만 감정이 남았는지 성화련은 씩씩대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장석재 팀장. 필요 이상으로 성 팀장을 도발하지 말게.”

“죄송합니다, 고 팀장님. 저도 모르게 그만 흥분한 듯싶네요.”


웃는 낯으로 여유롭게 장석재는 넘겨버렸다.


그게 더 성화련의 속을 긁는다는 걸 알고 일부로 하는 듯싶었다.


아무튼 바로 본론으로 돌아왔다.


“성 팀장님에게 얘기한 것과 별개로, 다시 말씀드리지만 전 이게 왜 문제인가 싶군요. 절차야 악용되는 걸 막기 위해 있는 거잖습니까. 문제가 없고 이득이라면 허락해주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감정적으로 발언했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합리적인 의견이었다.


이런 두 가지 성향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장석재는 만만히 볼 인물이 아니었다.


이건 냉정하게 성화련도 인정하는지 더는 뭐라 대꾸하지 않았다. 어쩌면 더는 그와 말을 섞으면 싸울 것 같아 발언을 안 하는 걸지도 모르고.


‘뭐, 좋은 게 좋은 거겠지.’


아무튼 예상외의 도움으로 고영훈은 특무부 새 팀 창설을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었다.


이후 정식으로 통보하기로 하고 회의는 파했다.


***


“어? 여기는······.”

“정신이 들어?”


누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옆에서 내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 신세기와 함께 있던 남자가 날 반겼다.


“전 어떻게······.”

“선배한테 맞고 뻗은 걸 내가 이곳으로 옮겼어.”


뜬 건지 안 뜬 건지 모를 실눈으로 미소를 지으며 그는 물병을 건네줬다. 마침 목이 마르던 참이라 받아서 바로 마셨다.


“근데 너도 참 대단하다.”

“네?”

“진짜 그 사람을 이기려고 했잖아.”

“네······ 뭐······ 그랬죠.”


결과적으론 정신을 잃었다 깨어났지만.


“혹시 인생이 막장에 몰린 건 아니지?”

“그건 아닙니다.”


무슨 자살 희망자를 대하는 태도다.

아니, 그렇게 무모했던 걸까.

솔직히 처음에 방심하지 말고 제대로 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데······.


「뻔뻔하구나, 그대는. 막판에 본녀가 부르지 않았다면 정신도 못 차렸지 않았느냐.」

‘시끄러.’


굳이 그걸 지적해야겠냐.

계약자의 자존심 정도는 세워줄 수 있는 거잖아.


아무튼, 내가 딱 잘라 대답한 게 재미있었는지 그는 소리내서 웃었다.


“하하, 너도 참 웃긴 녀석이네. 뭐, 그러니까 선배의 눈에 띈 거겠지만.”


그가 웃으며 악수를 권했다.


“태연수다. 원치는 않지만, 너와 이제부터 같은 팀이야.”

“아, 네. 권현석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신입. 나야말로.”


서글서글한 태도로 그는 날 대했다.

언제나 내 출신을 가지고 텃세를 부렸던 사람을 많이 만났던 터라 이런 대접은 좀 신선하다.


“근데 전 어떻게 된 겁니까?”

“응? 무슨 소리야?”

“그게······ 대련으로 확인해 본다고 했었는데요.”

“아아, 그거라면 걱정할 거 없어. 솔직히 말이야 신고식이지, 요즘은 딱히 하는 곳도 없으니까.”

“네?”


잠깐, 그럼 그건 뭐였는데.


“단순히 선배의 심심풀이지. 넌 거기에 어울린 거고.”

“······.”


순간 없던 두통이 몰려왔다.

아니,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상한 사람인 건 알았지만. 도대체 어떻게 돼 먹은 여자인 건데.


“후후, 앞으로 이 팀에서 있으려면 익숙해져야 할 거야. 물론 선배와 2년이 되도록 나도 익숙해지지 않았지만 말이야.”

“그건 그냥 맨날 휘말린다는 소리잖아요.”

“정답.”


뭐가 그리 즐거운지 태연수는 소리 내어 웃었다. 어쩌면 이제 동지가 생겼다는 사실에 기뻐서 그런지 모른다.


아무리 봐도 그런 이유밖에 없다.


‘뭐, 그래도 실력은 진짜니까.’


태연수가 말한 대로 이상한 사람이긴 하지만, 신고식이란 이름으로 한 대련에서 봤던 실력은 진짜였다.


‘특히 마지막에 썼던 그 기술······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무슨 원리로 쓰는 건지 궁금하다.


마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거칠었고 주문을 외는 과정조차 없었다. 그런데 중급 마법에 버금가는 위력이라니······.


“응? 뭐야. 벌써 깨어나 있네.”

“아. 오셨습니까, 선배.”


그때, 문이 열리고 신세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몸은 어때, 신입.”

“온몸에 강한 마사지를 받은 것 같네요.”


나름 자존심에 객기를 부렸지만, 그게 신세기는 맘에 든 모양이다.


“다른 신입과 다르게 패기가 좋은데.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네.”


신세기는 의자를 가져와 털썩 앉고는 다리를 꼬며 앉았다.

꽤나 거친 행동과 여성스러움이 묘하게 섞여 독특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아무튼, 정식으로 나의 팀에 들어온 걸 환영해, 권현석 헌터.”

“네, 저도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 이쪽은······ 음? 분위기를 보니 이미 서로 인사를 나눴나 보네?”

“네. 뭐 신입과는 충분히 나눴죠.”


태연수가 답하자 신세기는 고갤 끄덕였다.


“좋아, 귀찮게 소개할 필요 없어서 다행이네.”

“아니, 신입에게 후배를 소개하는 건데 귀찮다니······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하지만 귀찮은걸. 널 뭐라고 소개해야 하는데? 한심한 실눈 사격남? 아님 한심한 후배?”

“······선배는 절 그런 식으로 생각하셨던 겁니까?”

“그럼 당연하지. 지금까지 본인이 행실을 생각해봐.”

“······뭐, 선배의 미친개보다는 낫지만요.”

“응? 지금 뭐라 해냐, 후배야.”

“잘 모르겠습니다.”

“······.”


살기 넘치게 투닥거리는 두 사람의 사이는 심상치 않았다.


진심인 것 같지만, 서로 그런 게 허용될 정도로 지낸 세월이 상당한 느낌이다.


내 묘한 시선을 느꼈는지, 이내 신세기는 어색하게 헛기침을 했다.


“신입 앞에서 이게 무슨 망신이야. 아무튼, 오늘부로 나를 팀장으로 우리 셋이 한 팀이야. 정식으로 위에서 승인이 떨어졌으니까 확인해봐.”


신세기는 나와 태연수에게 각각 서류를 내밀었다.


특무부가 속한 헌터 협회 최고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알리는 공문이었다.


“근데······ 저기······.”

“아, 이제부터는 팀장이라고 부르면 돼.”

“아, 네. 그 팀장님. 제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저희 팀명이 없는데요?”


특부무에 속한 팀은 각각 고유의 이름이 있다.


가장 유명한 맹호팀부터 청룡팀, 주작팀, 송골매팀, 백조팀까지.


모두 동물을 딴 팀명을 가진다.


신세기로부터 사전에 신규 팀이란 이야기는 들었는지만, 아직 팀명조차 없을 줄 몰랐다.


“일단 팀으로 승인을 받는 게 먼저라서 결정하지 않았어. 아마 조만간 결정되겠지.”

“그렇게 대충대충 해도 되는 건가요?”


특무부 헌터팀의 아이텐티인데 이렇게 대충해도 되나 싶다.


내 생각이 크게 잘못된 건 아닌지, 태연수도 어이없는 표정이다.


하지만 신세기는 못 들은 척 넘겼다.


“그것보다 우선은 일이다.”

“아니, 신입 환영회는 하고 일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환영회는 이미 했잖아.”


설마 그 말 같지 않은 신고식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


“자, 이게 자료이니까 내일까지 확인하도록 해. 현석은 혹시 필요한 게 있으면 오늘 중으로 내게 메시지 보내고.”


신세기로부터 [기밀]이라 써진 서류 봉투를 받고 연락처를 교환했다.


이것으로 오늘 일정은 끝인지 해산을 선언했다.


그렇게 셋이 함께 사무실을 나서는데, 반대쪽에서 일대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오호, 이거 누군가 했더니······.”


그쪽 무리의 수장이라 해야 할까.

아무튼 제일 앞서 걷고 있던 백금발의 미녀가 이쪽을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모르긴 몰라도 좋은 분위기는 아니다.


“우리 문제아시구만. 그래, 원하는 대로 해서 속이 시원하니?”

“무슨 소릴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성화련 팀장님.”


두 사람 사이에 돌연 살기가 감돌았다.


혹시 특무부 여성들은 다 이런 거야.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작가의말

오늘 잔업이 있어 연재가 늦었습니다.

기다려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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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족장 +1 22.03.25 450 14 14쪽
29 리자드맨 +2 22.03.22 505 14 11쪽
28 던전으로 22.03.21 602 15 12쪽
27 길드 태백 (2) 22.03.20 676 16 13쪽
26 길드 태백 +1 22.03.19 788 16 12쪽
25 도적의 최후 +2 22.03.17 899 20 14쪽
24 신입 특무부 헌터 22.03.15 952 22 13쪽
23 무법 헌터 22.03.13 1,079 21 11쪽
22 행단(行團) 22.03.12 1,208 24 12쪽
» 문제아 22.03.11 1,304 23 12쪽
20 이게 신고식이라고요? 22.03.10 1,456 27 14쪽
19 영입 +2 22.03.09 1,664 28 14쪽
18 정리 +2 22.03.08 1,811 32 12쪽
17 피를 보다 +5 22.03.07 1,847 34 13쪽
16 받은 대로 돌려주다 (3) 22.03.02 1,838 30 12쪽
15 받은 대로 돌려주다 (2) +1 22.03.01 1,824 32 12쪽
14 받은 대로 돌려주다 (1) 22.02.28 1,865 36 12쪽
13 드레이크 22.02.27 1,830 34 12쪽
12 보류 던전 22.02.26 1,947 31 12쪽
11 짜여진 각본 +5 22.02.25 1,998 29 13쪽
10 미친개 +2 22.02.24 2,052 34 14쪽
9 각자의 생각 (2) 22.02.23 2,132 34 14쪽
8 각자의 생각 (1) +1 22.02.22 2,258 36 15쪽
7 답이 이거입니까? 22.02.21 2,345 36 12쪽
6 날 왜 찾아? 22.02.20 2,550 39 13쪽
5 이번에는 깨부숴주겠어 +2 22.02.19 2,729 39 11쪽
4 별거 아닌 잡종 22.02.18 2,942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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