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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악마 님의 서재입니다.

보조 헌터가 너무 강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깜냥현자
작품등록일 :
2022.02.17 07:58
최근연재일 :
2022.03.30 13:3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55,117
추천수 :
961
글자수 :
189,812

작성
22.02.26 13:05
조회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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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보류 던전

DUMMY

“이걸 하태훈 팀장이 보냈다고.”

“네, 그렇습니다.”

“흐음··· 보류 던전 공략 건이라.”


하태훈 팀장에게 받은 서류를 전달하자 이성훈 팀장님은 침을 삼켰다.


“현석아.”

“네. 팀장님.”

“너도 이 업계에서 꽤 있어서 알고 있지, 보류 던전 리스크 말이야.”


물론 잘 알고 있다.

이 업계에 있으면 한 번쯤 들어보게 되는 도시 전설 같은 거니까.


보류 던전.


일명 사고 던전이라고도 불리는데, 모종의 이유로 공략하던 파티가 실종되어 공략이 잠정 중단된 던전을 말한다.


이전에 내가 겪었던 사고와 비슷한데,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할지 나를 포함한 3팀 전원이 무사히 빠져나왔기 때문에 보류 던전이 되지는 않았다.


보류 던전이 무서운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분명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전혀 정보가 없다는 점에 있었다.


생존자가 없다는 건 그만큼 큰 위험이 있다는 건데, 아무 정보 없이 그 던전에 가는 건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힘든 일이다.


아마 팀장님도 그 점을 우려하는 거겠지.


“하지만 이 던전은 다른 보류 던전보다는 리스크가 작습니다. 이전에 공략되어 실종된 파티도 소규모 길드에서 파견한 거였고, 원인도 던전 특성을 잘못 파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전 조사팀에 따르면 이 던전에 출현하는 몬스터 종류는 맹독성 식물형 몬스터다.


기본적으로 해독 포션과 방호 장비를 갖추고 공략을 하겠지만.

소규모 길드에서 흔히 벌어지는 안전 대책을 소홀히 했다는 사실이 사후 조사에서 밝혀졌다.


자세한 건 몰라도 작은 던전이라 방심하고 급하게 공략하다가 독 중독으로 전멸했을 거라고 협회 관계자도 추측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공략하는 측의 안이한 준비로 벌어진 인재에 가깝다.


“흠, 뭐 그 말도 일리는 있어.”


내 말에 수긍하면서도 이성훈 팀장님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혹시 뭔가 의심쩍은 부분이라도 있는 걸까.


“근데 이 자료를 하 팀장이 너를 통해 보낸 거지? 날 불러서 직접 줘도 되는 데 말이야.”

“······.”


아, 그건 생각 못 했네.


최대한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침착한 어조로 대답했다.


“우연입니다. 잠시 연락하러 사무실을 나가다가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하 팀장님께서 이걸 전해달라고 하시더군요.”


무난하게 얼버무렸다.

설사 하 팀장에게 확인한다고 해도 그도 똑같이 답변해줄 테니 문제없을 거다.


애초에 이 보류 던전을 3팀이 해결할 걸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보류 던전은 길드에서도 해결이 까다로운 만큼, 이를 내가 속한 3팀이 잘 해결한다면 이전에 했던 제안을 철회함을 물론이고 감사 건도 없던 일로 하기로 했으니 말이다.


‘무슨 꿍꿍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받아들여야겠지.’


설사 저번처럼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난 이제 전처럼 무력하지 않으니까.


“그래, 알았어. 이거 이번 주 우리 팀 일정에 집어넣어.”

“알겠습니다.”


팀장님의 결정이 떨어지자 그다음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며칠간의 준비 기간이 지나고, 우리 3팀은 경기도 근처 보류 던전 앞에 집합했다.


“이번 던전은 독을 주의해야 한다. 모두 돌입 전 장치 체크.”

“네!”


독성이 강한 던전에는 방독면과 해독 포션을 준비한다.


방독면에 연결된 정화 필터를 통해 혹시 모를 독 가스를 호흡하는 걸 막고, 혹시 있을지 모를 독성 물질에 대해서는 해독 포션으로 대응한다.


각자 장비를 확인해주고, 각각 대원들에게ㅔ 모두 해독 포션을 나누어 주었다.


“권우야, 이번에는 잘 하자.”

“네. 팀장님.”


팀장님의 정권우 헌터의 어깨를 툭 치며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내가 아는 그라면 뭔가 너스레라도 떨며 분위기를 띄웠겠지만 지금은 한결 냉정하다.


“권우 씨, 많이 변한 것 같죠.”

“······아, 네. 그러게 말입니다.”

“진짜 그 사건 이후 우리 3팀은 많이 변한 것 같아요. 현석 씨도 그렇고 권우 씨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이한영 헌터가 작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확실히 나도 그렇지만, 퇴원 후 복귀한 정권우는 많이 변했다.


그때의 일이 많이 충격이었던 건지, 좋게 말해서 차분해졌고 나쁘게 말해서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차가운 사람이 되었다.


‘뭐, 내게 시비를 걸지 않으면 그거로 된 거지만.’


괜히 나대서 상황을 귀찮게만 만들지 않으면 상관없는 변화였다.


아무튼, 우리 3팀은 준비를 마치고 던전에 진입했다.


“전방에 포이즌 엔트입니다.”

“좋아. 조심해서 접근한다. 반응하지 않는 녀석들은 괜히 건들지 말고.”


포이즌 엔트는 독성 물질을 뿜어내는 나무형 몬스터다.


일정 거리 안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는 D급 중에서도 하위로 분류되는 몬스터였다.


‘문제는 주위가 독가스로 가득 찬다는 거지만.’


방독면 때문에 힘겹게 호흡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선두에서 팀장님과 이한영 헌터가 접근에 반응하는 포이즌 엔트만 격퇴하면서 나아간다.


한편 정권우 헌터는 저번처럼 나와 보조들을 호위하면서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별다른 문제 없이 순조롭게 우리는 던전 보스 방으로 보이는 곳까지 도달했다.


“아직까지 다른 기척은 느껴지지 않네요.”


정찰 스킬로 앞서 보스 방을 육안으로 확인한 이한영 헌터가 말했다.


“그러게. 먼저 왔던 헌터들의 흔적도 전혀 없고.”

“그러게 말이에요, 팀장님. 어쩌면 던전 보스 방 안까지는 도달한 게 아닐까요.”


이성훈 팀장님도 그 말에 동의하는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독에 당했다고 하면 여기까지 오는 중에 시체를 발견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시체는커녕 이렇다 할 흔적조차 발견못 했다.


‘던전에 들어온 건 확실한 데 말이지.’


시간이 지나 드문드문 보이긴 해도 여러 인원이 지나간 발자국은 확실히 있었다.


그럼 보스 방까지는 왔다는 건데······.

사전에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독에 당했다는 정보와는 맞지 않았다.


독 던전이라는 걸 무시하고 들어왔다고 한다면 보스 방에 도달하기 전에 흔적을 발견하는 게 당연하니 말이지.


‘뭔가 묘하게 이상하단 말이지······.’


불안감이 올라왔다.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누구에게도 말은 안 했지만.


“······응?”


그때 보스 방 입구 주위를 서성이는 인원이 보였다.


정권우였다.


‘저기서 뭐하는 거지?’


유심히 바라보고 있자니 나와 우연히 눈이 마주쳤다.


녀석은 화들짝 놀라며 급히 발걸음을 돌렸다.


혹시 던전 안쪽에 있는 보스가 궁금해서 저런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니 두 사람의 상의가 끝나 있었다.


팀장님이 3팀 전원을 다시 불러 모았다.


“지금부터 보스 방에 진입할 거다. 이한영 씨가 확인해 본 결과, 안쪽은 독가스 농도가 낮은 모양이다.”


그건 다행이었다.

솔직히 슬슬 호흡이 가빠와서 힘든 참이다.

특히나 방독면을 쓰고 던전 보스를 공략하는 건 피로도가 상당하기도 했고.


“그래서 돌입 전에 해독 포션을 방 안에 던져 독가스를 완전히 빼내도록 한다. 현석이 네가 지시하도록 해라.”

“네. 맡겨주세요.”


팀장님과 헌터 두 사람이 토벌 배치에 대해서 상의하는 사이, 난 후배 보조 헌터들을 모았다.


“각자 해독 포션 가지고 있지.”

“네.”

“모두 꺼내 봐.”


배낭에서 해독 포션을 꺼내 들었다.


“아마 대부분 처음 써볼 테니까 하나씩 설명한다. 해독 포션은 독에 중독되었을 때 복용하기도 하지만, 그것 말고도 직접 던져서 중독된 구역을 해독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는 걸 알아둬라.”


해독 포션 하나의 마개를 따서 독가스가 있는 지역에 던졌다.


유리병이 깨지면서 팟 하고 안의 용액이 주위에 퍼져나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주위가 독 하나 없이 깨끗해진다.


지켜보고 있던 후배들이 고갤 끄덕였다.


“잠시 후, 팀장님과 헌터 분들이 보스 방에 진입하기 전에 일제히 집어 던질 거야. 주의할 점은 돌입하는 조에게 방해되지 않게 그 주위로 던져야 하는 거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보조에 역할은 헌터 지원에 있었다.

적어도 도움은 못 되더라도 방해하면 안 된다.


이 점을 확실히 인지하고 다시금 보조들의 장비 점검을 마쳤다.


“현석아 준비됐냐?”

“네. 준비됐습니다. 언제든 가능합니다.”

“좋아. 가볼까.”


팀장님이 방패를 들고 보스 방 입구 앞에 섰다. 그 뒤로 검을 든 정권우와 활 시위에 화살을 올려둔 이한영이 딱 붙어 섰다.


“돌입 준비 완료!”

“보조 던져!”


내 구령에 맞춰 보조들이 일제히 해독 포션을 보스 방으로 던졌다.

연이어 병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다섯을 센 후 3팀의 세 헌터가 돌입했다.

이어 나와 보조들도 안으로 들어섰다.


“한영 씨, 기척은 없나?”

“네······ 아직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전히 던전 보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조명을 사방으로 비추며 찾아보지만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네, 이쯤이면 보이기 마련인데.


“보스는 어디 있는 걸까요.”

“글쎄. 일단 흩어져서 주위를 살펴본다. 혹시 보스를 발견하면 바로 알리고.”


둘씩 짝을 지어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혹시 보스는 이미 처리한 게 아닐까요? 아니면 애초에 없다던가.”

“그렇다고 하긴에는 아직 던전이 유지되고 있잖아.”

“아, 그렇네요.”


후배가 생각 못 했다는 듯 뒷머리를 긁적였다.


던전은 보스가 사라지는 시점부터 하루 이틀 사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던전은 보류 던전이 되고서 근 2년 동안 누구도 출입한 흔적이 없다.


‘중간에 몰래 누군가 들어왔을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고.’


위험한 던전에 굳이 뛰어들며, 동시에 그럴 만한 실력을 가진 헌터는 찾기 힘들다. 그쪽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그럼 도대체 보스는······ 응?”


그때 뭔가 발치에 걸렸다.


조명을 아래로 비춰보자 오랜 세월 묻혀져 있던 흔적이 드러난다.


“선배······ 이건······!”

“그래, 이전에 왔던 녀석들의 시체네.”

“······!”


시체 주위에 흩어진 낡은 무기와 장비.

분명 헌터의 것이 맞았다.


끔찍한 상황을 돌연 마주하자 후배 녀석이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난 담담히 흔적을 확인한다.

근데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왜 아무런 상처도 보이지 않는 거지?’


미라처럼 바싹 마른 시체야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렇다 쳐도, 그들이 가진 무기와 장비는 낡았다 뿐이지 멀쩡한 상태다.


적어도 독에 당했다면 그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시체도 그렇고 유품도 그렇고, 어디에서도 그런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다.


정말 이들은 독에 당했던 것일까.


‘이건 보고를······.’


“보스다!!!!”


마침 그때 보스 방 한쪽에서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 들렸다.


“선배······!”

“그래, 어서 가자.”


일단 이건 잠시 미뤄둬야 할 것 같다.


난 후배 녀석과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향했다.


먼저 도착한 팀장님과 헌터 둘이 진형을 갖추고 경계를 하고 있었다.


“팀장님!”

“현석아! 모두 조명을 위쪽으로 향하게 해!”


위쪽?


의문을 가질 틈도 없이 난 후배와 보조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모두가 조명을 하나로 합쳐 움직여 위를 비춘다.


곧 새까만 천장에 흐릿흐릿한 형상이 잡혔다.


“저건······.”


녀석도 빛에 반응한 것일까.


커다란 몸집에 비해 재빠른 움직임으로 천장에서 박차고 내려 우리 바로 앞으로 떨어진다.


쿵!


엄청난 진동이 사방을 울리고.

녀석이 노란색 눈을 뜨고 우릴 보았다.


“보스 몬스터는······ 드레이크에요!”


C급 몬스터 드레이크.

보스 몬스터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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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헌터가 너무 강함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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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그들이 숨겼던 것 (2) +1 22.03.30 380 13 12쪽
32 그들이 숨겼던 것 22.03.27 383 13 12쪽
31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22.03.26 397 14 13쪽
30 족장 +1 22.03.25 450 14 14쪽
29 리자드맨 +2 22.03.22 505 14 11쪽
28 던전으로 22.03.21 602 15 12쪽
27 길드 태백 (2) 22.03.20 676 16 13쪽
26 길드 태백 +1 22.03.19 788 16 12쪽
25 도적의 최후 +2 22.03.17 899 20 14쪽
24 신입 특무부 헌터 22.03.15 952 22 13쪽
23 무법 헌터 22.03.13 1,079 21 11쪽
22 행단(行團) 22.03.12 1,208 24 12쪽
21 문제아 22.03.11 1,304 23 12쪽
20 이게 신고식이라고요? 22.03.10 1,456 27 14쪽
19 영입 +2 22.03.09 1,664 28 14쪽
18 정리 +2 22.03.08 1,811 32 12쪽
17 피를 보다 +5 22.03.07 1,847 34 13쪽
16 받은 대로 돌려주다 (3) 22.03.02 1,838 30 12쪽
15 받은 대로 돌려주다 (2) +1 22.03.01 1,824 32 12쪽
14 받은 대로 돌려주다 (1) 22.02.28 1,865 36 12쪽
13 드레이크 22.02.27 1,830 34 12쪽
» 보류 던전 22.02.26 1,948 31 12쪽
11 짜여진 각본 +5 22.02.25 1,999 29 13쪽
10 미친개 +2 22.02.24 2,052 34 14쪽
9 각자의 생각 (2) 22.02.23 2,132 34 14쪽
8 각자의 생각 (1) +1 22.02.22 2,258 36 15쪽
7 답이 이거입니까? 22.02.21 2,345 36 12쪽
6 날 왜 찾아? 22.02.20 2,550 39 13쪽
5 이번에는 깨부숴주겠어 +2 22.02.19 2,729 39 11쪽
4 별거 아닌 잡종 22.02.18 2,942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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