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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카듀치 님의 서재입니다.

영약 흡수율 100%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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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카듀치
작품등록일 :
2022.01.26 14:14
최근연재일 :
2022.02.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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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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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72

작성
22.01.3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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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눈칫밥도 잘 먹는 남자, 서채환 (2)

DUMMY

졸지에 뱀을 대적하게 된 서글픈 채환의 입장을 아는지 모르는지 애초에 관심조차 없는지, 파티는 순조롭게 던전을 공략해갔다.


공략이라고 해봐야 아까의 전투로 근방에 있던 뱀들이 몰려들었었기 때문에 그저 행군의 연속이었다.


또한 시스템도 특별한 파장은 못 읽었는지 별다른 메세지가 뜨지도 않아 계속 걷고 또 걸었다.


"그래도 아까만큼 헉헉대진 않는군 자네."


뱀 사체에 깃들어있던 내공이라 해야할까 영력이라 해야할까 아무튼 그 힘을 습득하고 난 뒤로 체력 대신 그 기운을 일부 소모하면서 걸으니 수월해진 채환이었다.


자신에게 관심도 없는 이가 말을 걸어준걸로 고마워할 살가운 성격은 아니었던 터라 채환은 누가봐도 싸가지 없이 고개만 까딱거렸다.


"저,저게 뭐야···!"


선두에 서있던 궁수 한명이 좋은 시야로 먼저 본 것인지 행군 도중 갑자기 멈춰서버렸다.


저 멀리 보이는 자욱한 구름과 함께 채환에 몸 안에 똬리를 튼 그 기운이 거대하게 응집되어 있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나도 이정돈데 헌터들은 얼마나 느낄련지···.'


채환은 감각이 예민해지긴 했어도 현업을 뛰는 사람들 만큼은 아니었던 터라 앞의 헌터 무리들이 얼마나 큰 두려움을 느꼈을지 조금밖에 상상해보지 못했다.


모두들 숨죽이고 30여미터를 더 걸으니 이제야 보이는 형체. 머리가 5개 달린 오두사 (五頭蛇)가 그들을 향해 강렬한 기운을 쏘아내고 있었다.


너무가 거대하고 강대한 비늘들. 비늘들이 너무 거대했기에 뱀의 몸체는 매끄럽기 보다는 가시가 잔뜩 돋은 마치 가시갑옷과 같은 느낌이었다.


저 날카롭고 강력한 비늘들이 뱀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근력과 만나 분명 조여지면 녹즙신세와 다를바가 없을 터였다.


[모든 뱀들의 귀족, 야마타노 오로치의 아성체(亞成體)가 대적자를 바라봅니다.]


'씨발 또 나냐···.'


채환은 머리 속이 욕으로 가득찼다. 용인지 뱀인지도 모를 거대한-10미터는 넘어보이는- 머리 다섯 개 달린 괴물이 자길 바라본다니.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님이 분명했다.


"저런 개체는 정말 처음 보는군요."


신우가 인상을 약간 찌푸린 채로 긴장한듯이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에 알려져있던 이 던전의 보스는 거대 뱀의 새끼 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저건 아무리 낮게 쳐줘도 '미궁'의 중간 보스 정도는 되어 보였다. 그나마 위안이 된다면 안전 지향적이었던 신우가 오버스펙으로 공략을 왔다는 점, 그거 하나 뿐이었다.


"안될거 뭐가 있어. 어차피 지금 오면서 썰었던 뱀탕들이랑 다를게 없는 놈이다!"


두철이 도끼를 쾅 내리치며 모두의 긴장을 풀었다. 덕분에 파티원들은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두려움으로 인한 긴장감이 호승심으로 인한 긴장감으로 일부나마 바뀔 수 있었다.


휘이잉.


바람 소리만이 귓가에 스쳐 지나갈 정도로 적막함과 함께 대치가 지속되었다.


야마타노 오로치의 아성체는 파티의 기량을 파악하려는 듯 머리를 살짝씩 움직이며 혀만 날름 거렸고, 처음보는 현상과 압도적인 힘을 마주한 파티는 아무리 호승심이 있더라도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다.


크르르륵 콰드득.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복수심에 가득차있던 아성체였다. 그것이 움직이니 마치 건물이 움직이기라도 한 것처럼 굉음이 나기 시작했다. 단단하게 다져져 있던 땅은 아성체가 지나가기만 하면 균열이 일며 갈라지고 파졌다.


"어그로 부탁드립니다!"


대치가 깨지기라도 기다렸던지 신우는 뱀이 움직이자마자 바로 태도를 바꿔 검을 고쳐잡고는 맹렬한 기세로 다가오는 아성체에게 똑같이 맹렬한 기세로 달려나갔다.


'뼈가 으스러 질지라도 머리 하나는 가져간다!'


신우는 어금니가 깨질듯이 이를 꽉 깨물고는 아성체에게 검을 베어 넣었다.


티잉-.


"크허억!"


하지만 바람과는 달리 아성체의 비늘은 단단했고, 자신의 돌진속도와 아성체의 돌진 속도가 합쳐진 힘을 이겨내지 못한 신우는 그대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런 신우는 관심조차 없다는 듯이 아성체는 어느 한 곳을 향해 맹렬히 오고 있었는데, 바로 채환이 있는 곳이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지랄이야 지랄이!"


채환은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었는지, 다른 사람들은 위협에 빠지지 않게 기운을 담아 옆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라 생각!'


노폐물 다 빠져서 기름칠도 잘된 머리일텐데 왜이리 굴러가지 않는단 말인가. 채환은 달리면서 계속 생각했다.


사람은 목숨이 위험하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했던가. 채환은 달리다가 딱봐도 차가워보이는 개울이 보였고, 뱀은 온도를 통해 대상을 인지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내 바로 개울에 뛰어들었다.


첨벙!


'으윽 씨발 어깨야!'


그렇게 깊은 개울이 아니었는지 돌바닥에 어깨를 부딪히고만 채환. 아프긴 진짜 소리 지르고 싶을만큼 아팠지만, 걸리면 죽는다는 생각에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숨을 죽였다.


그러자 갑자기 사라진 채환에 당황한듯 아성체의 다섯 개의 머리가 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자리에 멈춰섰다.


아성체는 혹시나 자신의 근처에서 채환이 몸을 가렸을까 주변을 초토화 시키며 개울가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진짜 죽는다······!'


생전에 찾지도 않던 신들이 떠오르기 시작하고, 집에 있는 유일한 가족인 아빠가 떠오르던 와중 채환은 우연히 돌파구를 찾아낸듯했다.


뱀에 꼬리 부분에 마치 구멍과도 같은 곳이 있던 것! 채환은 숨을 가다듬고 내공을 눈에 집중시켜 자신이 그 구멍에 들어 갈 수 있는 타이밍을 재기 시작했다.


'큰게 마냥 좋은 건 아닌가보다 뱀 새끼야···!'


마침내 최적의 타이밍을 알아낸 채환은 그 즉시 용수철 처럼 튀어오르듯 그 구멍을 향해 돌진했다. 물 때문에 생각보다 조금 추진력이 약했지만 그래도 계산 범위 내였다.


콰직!

키야아아아오!


생살이 처음으로 뚫려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단단한 비늘과 탄력있는 근육이 모든 공격을 막아주던 아성체에게는 더욱.


콰아아앙! 콰아아앙!


아성체가 몸부림치기 시작하자 주변이 말그대로 붕괴하기 시작했다. 무저갱이라도 만들려는듯 점점 땅으로 파고들어가는 거대한 몸 때문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채환은 아성체 안으로 파고 들었다. 단단한 근육 때문에 몸이 조이긴 했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는 정도였다.


"이제 식사 시간이다 뱀 새끼야."


뱀의 사체를 먹었던 기억을 떠올려 단검으로 살을 도려내고 먹고를 반복하기 시작한 채환. 생존을 건 두 생물의 지독한 사투가 시작되었다.


***


"그 청년 괜찮으려나?"

"······그건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


짐꾼 아저씨 둘이 통나무에 걸터앉아 얘기를 나눴다. 보스를 잡기 전에는 던전을 나갈 수도 없었고, 식량도 점점 떨어져가 특정한 행동을 취하기 보다는 앉아서 쉬는 것이 나았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이야기 밖에 없었다.


아무리 폐급처럼 보이던 이더라도 눈 앞에서 사람 한명이 사지로 갔는데 기분이 좋을리는 없는 일. 아무리 틱틱대는 아저씨들이라도 심성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 아저씨들의 얘기를 엿듣고 있던 신우는 자책감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 오버스펙으로 던전에 들어온 자신 아니었나.


모든 가능성을 생각했다는 것은 너무 오만한 생각이었다.


'내,내가 죽인거나 마찬가지다.'


신우가 각성한 능력은 [성기사] 평소 신앙심이 투철하고 운동 또한 좋아했던 그였던지라 이런 능력이 각성하는 것은 당연했다.


성기사가 가진 강점이자 약점은 두려움에 빠지지 않고, 굳센 신념으로 임해야 강해진다는 것. 그런 신념과 용기를 위해 마음을 다잡았던 자신이었지만 돌진하다가 깨달은 것이다. 이 괴물은 이길 수 없다고.


'검이 들어가지 않았어······.'


그렇게 두려움을 얻고 신념을 잃은 성기사는 약해지는게 정해진 수순. 그 때문에 머리를 자르지 못해 채환이 죽었다고 믿는 신우였다.


"다들 조용! 기척이 들린다!"


가만히 활을 손질하고 있던 궁수 한명이 낮고 조용한 목소리지만 분명히 들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터벅-절벅-터벅-절벅-.


무언가 미끌거리는듯한 존재가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미지의 존재가 가진 기운이 아성체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짐꾼들은 모닥불에서 불을 조금 떼어 금방이라도 불을 던질 생각을 했고, 헌터들은 그들이 가진 무기를 식은 땀이 흐르는 손으로 잡아들었다.


스르릉.


이윽고 그 존재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 신우는 조용히 검을 뽑아 들었고, 그 존재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능력을 가졌을지 조용히 살피기 시작했다.


피칠갑을 했는지 새빨간 물이 뚝뚝 떨어지고, 이상한 점액 덩어리도 군데군데 달려있는 모습. 심지어 마치 사람인양 검은 머리와 매끈한 피부가 보였으며 옷도 정상적인 걸로 입고 있었다.


자신을 관찰하는 신우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존재가 걷던 걸음을 멈춰서더니 입을 떼어 말했다.


"아니 씨발 죽다 살아난 사람 반기는 인사가 왜이래."


피칠갑을 한 존재 그것은 바로 채환이었다.


"와아아!"

"와아아!"

"살아 남았구나!"


살아있을거라 기대도 걸지 않은 채환이 그대로 살아돌아온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환호했다. 채환이 손에 들고 온 던전 귀환석을 보고 더 환호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


사건이 있고 며칠 뒤. 채환은 함께한 파티원들에게 감사인사와 함께 많은 선물을 받았고, 그 중에는 월세로 낼만한 충분한 양의 돈도 있었다.


또한 돈 많은 도련님으로 보였던 신우도 선물을 주었는데, 그 선물의 내용은 헌터 기본 세트와 시험 추천권. 그 두 선물을 통해 채환은 헌터로 발돋움 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가장 큰 건 이거지."


채환이 손에 흐린 빛이 흐르는 기운이 뭉쳐졌다.


야마타노 오로치 아성체의 몸 속을 갉아 먹으며 몸에 퍼져 있던 내공을 먹고 소화되고 또 먹고를 반복하다가 채환은 아성체의 영단과 심장 또한 씹어 먹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여러번 기절하긴 했지만 채환은 자신의 몸 전체에 흐를 정도로 막대한 내공을 얻을 수 있었고, 그토록 원하던 강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아직 부족했긴 하지만 말이다.


또한 아성체의 비늘도 상당부분 배낭에 챙겨왔고, 그것에 대한 소유권도 인정을 받아 멋들어진 무기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띠링-.

-채환씨~ 앞으로도 이렇게 잘 내는거에요 알겠죠?^^


"돈 모아서 이사를 가던가 해야지."


이번 토벌로 인해 벌어들인 수익은 250골드 정도. 월세를 내고 술로 인한 지출을 감당할 정도는 됐지만 어딘가 발돋움한다는 느낌이 들기는 부족한 돈이었다.


당장 있을 헌터 시험이 바로 다음주. 채환은 두근 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이불을 고개 끝까지 덮었다.


'내일 기운 관련해서 연습도 하고, 그 술 파는 곳도 또 한번 들러야겠네···.'


당장의 강함에 취하면 안되고, 이번의 요행도 믿으면 안된다고 다짐의 다짐을 거듭한 채환은 잠이 오진 않았지만 어거지로 눈을 깊게 감으며 잠을 청했다.


작가의말

이제 좀 쎄지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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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수련을 무작정 씹어보는 남자, 서채환 (2) 22.02.12 212 2 11쪽
10 수련을 무작정 씹어보는 남자, 서채환 (1) +2 22.02.06 187 5 12쪽
9 맛없는 회복기간도 맛있게 먹어보려하는 남자, 서채환 +1 22.02.05 212 6 11쪽
8 시험장도 씹어 먹고 싶었던 남자, 서채환 (4) 22.02.03 243 7 11쪽
7 시험장도 씹어 먹고 싶었던 남자, 서채환 (3) +1 22.02.02 295 6 12쪽
6 시험장도 씹어 먹고 싶었던 남자, 서채환 (2) +1 22.02.01 344 7 11쪽
5 시험장도 씹어 먹고 싶었던 남자, 서채환 (1) +1 22.01.31 382 8 12쪽
» 눈칫밥도 잘 먹는 남자, 서채환 (2) +1 22.01.30 427 9 12쪽
3 눈칫밥도 잘 먹는 남자, 서채환 (1) +3 22.01.29 467 9 12쪽
2 1화. 처 먹긴 진짜 잘 처먹는 남자, 서채환 +3 22.01.26 528 14 11쪽
1 프롤로그 22.01.26 550 12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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