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신맛 님의 서재입니다.

유령 보는 작곡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신맛
작품등록일 :
2019.06.19 19:12
최근연재일 :
2019.07.22 19:0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9,078
추천수 :
723
글자수 :
163,197

작성
19.07.20 10:05
조회
724
추천
22
글자
12쪽

EP10. 월간 백설기 (1)

DUMMY

집을 고르기 위해 영미 누나와 함께 움직였다면, 차는 중원이 형의 강권에 의해 서연 씨의 도움을 받았다.

그녀의 바람대로 방송 활동은 전혀 하지 않았고, 전국 투어를 준비 중인 상황이었기에 부탁할 수 있었던 것.

내 앞에 선 흰색 SUV의 보조석 창문이 열리더니 청아한 음색이 들려왔다.

“대표님, 타세요!”

“예!”

보조석 문을 여는 순간 머릿속이 아찔해져 왔다.

방송용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꾸민 그녀의 모습은 TV를 통해 보이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 이야. 정말 여신이 따로 없구나.

동감입니다.

짧은 스커트 차림에 자연스레 매끄럽고 새하얀 다리로 고정되려는 시선을 멱살 잡고 간신히 끌어 올렸다.

“바쁘실 텐데 이런 부탁 드려서 죄송합니다. 제가 차알못이라서요.”

“후후. 저야 대표님 덕분에 한가한걸요.”

그녀는 혹사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던 SNC 시절과 다르게 우리 회사에선 일반 직장인들보다도 한가하게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우리 입장에서야 그녀가 쉬지 않고 꾸준히 활동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다.

“제가 아는 오빠가 하는 매장이 있는데 그리로 가요.”

“매장이면 어느 브랜드요?”

단순히 차를 사려고 하는데 도와달라고 요청한 상황이었기에 나는 그리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리스트에는 컨버터블 카라고 명시되어 있었기에, 컨버터블 모델이 없는 브랜드의 매장이라면 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억소리를 십 수 번 내뱉을 집도 지른 마당에 이참에 정말로 오픈카도 한 번 질러볼 생각이었다.

“저만 믿고 따라오세요. 우후후.”

그래. 컨버터블 따위.

그냥 그녀가 추천해주는 거라면 뭐든지 OK지.


음. 이런 매장도 있었나?

나조차 금방 눈치 챌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브랜드의 차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뭐랄까?

다들 단순한 외제차로 보이질 않았다.

“멋지죠? 고급 수입차 직수입 매장이에요.”

“아······.”

그냥 고급=수입차 아니었나?

고급 수입차라니······

아, 파격적인 디자인 탓에 나도 알고 있는 차가 보였다.

저거 람보르기니라는 거지?

그렇구나. 저런 게 ‘고급’ 수입차구나.

- 그냥 익숙해져. 그럼 편해.

바짝 언 나를 향해 중원이 형이 위로인지 모를 말을 건넸다.

평생 타볼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못했기에 관심도, 지식도 없었다.

서연 씨의 지인이라는 딜러에게 컨버터블을 찾는다는 말을 했더니 나를 데리고 다니며 몇 가지 모델을 소개시켜줬다.

나는 그저 혹시 흠집이나 내지 않을지 조심조심하느라 그의 말에 좀처럼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부부부부부. 부부부우우웅. 웅웅웅웅웅웅웅!

그러는 와중에 내 귀를 뚫고 들어오는 묵직한 엔진 소리.

- 오오. 이 녀석, 소리 좀 보게?

“저어, 이건?”

“좀 시끄럽긴 해도 매력 있지 않습니까? AMG C63 카브리올레입니다.”

시끄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귀를 타고 들어와 가슴까지 때리는 묵직한 소리는 내게 있는 지도 몰랐던 야성을 깨우는 것 같았다.

왕초보 주제에 속도위반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매력적이다 못해 마력적인 배기음이었다.

더구나 하드탑 방식의 새하얀 컨버터블.

오늘 서연 씨의 차도 하얀색.

스커트도 하얀색.

“왠지 대표님이랑 어울리는 것 같아요.”

심지어 서연 씨 생각도 저렇다.

사실은 그런 걸 떠나서 배기음을 듣는 순간 마음에 쏙 들었다.

나는 집을 구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서 계약해버렸다.

집도 차도 구매하면서 신기하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끼익!

“죄,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자, 조금 더 살살 밟아보세요.”

장롱 면허의 폐해랄까.

직수입 매장에서 직구한 이 녀석의 핸들을 잡을 자신이 없었다.

다행이 집까지 배송해주겠다는 말에 나는 아직 입주도 하지 않은 집주소를 알려주려고 했다.

그런데 이를 말린 건 서연 씨.

“어차피 배우셔야 몰잖아요.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결국, 그녀의 차가 대신 그녀의 집으로 배송되었고, 나는 근처의 한적한 공용 주차장에서 그녀에게 교습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분명 첫인상은 좋았다.

오죽하면 운명이라고 느꼈을까.

그런데 이 녀석이 초장부터 나를 여러모로 망신 시켰다.

그래도 트럭을 몰아서 1종 보통을 땄는데 이 녀석은 트럭보다 더 거친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오토매틱이라고 섬세하기 그지없었다.

섬세한 조작을 필요로 하는 힘 센 차라는 느낌.

덕분에 도무지 악셀과 브레이크의 감을 잡을 수가 없어 서연 씨 눈치를 엄청 봐야 했다.

이때만큼은 진심으로 서연 씨의 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더불어 그렇게 내 가슴을 자극하던 배기음이 지금은 주변 사람들의 고막을 자극하고 있었다.

물론 다 내가 악셀 조절을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 안 되겠네요. 연습은 다음에 해요.”

주변 사람들의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반복되자 결국, 서연 씨가 백기를 들었다.

- 쯧. 그렇게 친절하게 가르치는 데 늘 리가 있나. 자고로 운전은 쌍욕과 함께 느는 법이거늘. 걱정 마. 나중에 형이 가르쳐 줄게.

······어떻게든 나 혼자 익혀내야겠다.



###


며칠 후 생애 처음으로 구매한 주택에 입주를 했다.

중원이 형에게는 아예 방 하나를 할당해줘서 채널을 대폭 늘려 미디어 룸을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다.

나는 개인 스튜디오와 침실, 트레이닝 룸, 놀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다목적 룸과 시골에서 부모님이 오실 때나 친구들의 방문을 대비해 게스트 룸도 만들어 꾸몄다.

그러고 나니 방이 딱 하나 남아서 이건 나중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나름 비좁은 셋방에서 살며 꿈꾸던 공간들이었는데 드디어 실현해낸 것이다.

우습게도 이러고 나니 찾아오는 건 허무함이었다.

“목표를 이루고 나니 이런 기분이 들 줄은 몰랐네요.”

- 네가 그렸던 최종 목표를 이뤘으니까. 이제 알겠냐? 네 녀석이 얼마나 쪼잔한지.

“아. 왜 또 그 소린데요?”

- 네가 목표를 잘못 잡은 결과니까 그렇지. 원래 사람은 아침에 이불을 개는 행위만으로도 성취감을 느낀다고. 너는 너무 이기적이고 속물적이면서 한심한 목표를 잡은 거야. 그래서 지금과 같이 허무한 기분을 느끼는 거라고.

“올바른 목표라는 게 이불 개기라고요?”

이 형 입에서 나온 말 중 욕을 제외하고는 가장 어이가 없는 말이었다.

- 너, 운동선수가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냐?

“다들 그러잖아요?”

- 좋은 목표인 거 같냐고 묻는 거잖아.

“······너무 허들이 높은 게 문제인가요?”

- 그럼 지방 대회 1위는?

“형 말하는 거 봐서는 안 좋은 목표라는 건 알겠네요.”

- 그래. 내가 대회 1위를 목표로 열심히 노력을 했어. 하지만 상대방이 나보다 더 열심히 했다면?

“1위를 못하겠죠?”

- 그래.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거야. 노력해도 안 되는 목표라니. 좌절하기 딱 좋은 목표 아니겠냐?

또 그렇게 생각하니까 섬뜩하네.

- 세상사람 대부분이 이번에 네가 산 집 같은 곳에서 살 수 있어? 1억 넘는 차는 또 어떻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루지 못하는 목표를 잡아 놓고 이뤄지길 원한다고? 그게 노력하면 무조건 되는 건가? 그럼 이루지 못한 사람들은 다 노력하지 않은 사람들이고?

무슨 말인지는 알겠다.

나도 나름 열심히 살았다.

남들 공부하는 만큼 공부했고, 일하는 만큼 일했다.

그러면서 저런 꿈을 꾸었다.

그리고 이룰 수 없는 꿈이란 걸 깨닫고 괴롭기만 해서 내다 버렸지.

그러니 애초부터 잘못 잡은 목표였던 거다.

“알 것 같네요.”

- 그래. 목표란 결과를 이루는 것으로 잡으면 안 되는 거야. 그건 일종의 제로섬 게임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네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거든.

“그럼 어떤 목표를 잡아야 하는데요?”

- 네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목표. 외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목표. 네가 노력하면 거의 100%에 수렴할 정도로 이룰 수 있는 그런 목표를 잡아야지.

“목표를 작게 잡으란 건가요?”

- 그런 뜻도 되지만 그보다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이루는 걸 목표로 잡는 게 좋지. ‘지역 대회 1위를 하고 싶다면 과연 어떤 연습을 얼마나 해야 할까?’ 이것을 연구해서 훈련 계획을 세우고, ‘이 계획을 나는 매일 실천에 옮기겠다.’라고 목표를 세우는 거지.

“과정이라······”

- 그래. 그렇게 과정에 충실해서 1위를 하면? 좋은 거지. 못하면? ‘노력이 부족했나?’, ‘계획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나?’, ‘연구해서 다시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자!’ 이런 식으로 방법을 개선하면 되는 거야. 그리고 다시 이걸 매일 실천에 옮기는 걸 목표로 세우고 노력하는 거지. 애초에 1위를 하는 걸 목표로 잡지 않았기에 달성 유무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거야. 충실하게 노력했고, 그만큼 기량이 상승되는 것에 만족하고 보람을 느끼는 거지.

“결과가 아닌 과정, 성장에 초점을 맞추라는 거군요.”

그런데 운동선수를 예로 들어서 그런지 뭔가 내키지가 않는다.

“그렇게 목표를 잡고 아등바등 살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현재에 만족하며 살면 안 돼요?”

더구나 지금 내 현실은 정말 더 할 나위 없지 않은가?

절대 이룰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다분히 속물적이고 물질적인 목표조차 이룬 상황이니 말이다.

- 이거 괜히 예를 운동선수로 들었나? 그럼 그냥 네 목표를 생각해보자.

음. 갑자기 실험실의 실험동물이 된 기분인데······

- 내 말대로 네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과정에 집중해서 목표를 잡아보자고.

“음······.”

나는 운동선수의 얘기를 내 삶에 적용해서 생각해보았다.

결과로 잡는다면 싱글로도 앨범으로도 각종 순위에서 1위를 먹어본 나다. 이이상 노릴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

해외 진출? 빌보드 1위?

하지만 그런 목표는 내가 노력한다고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과정에 집중해서 목표를 잡는다.

“······곡 열심히 만들기?”

- 추가로 목표는 구체적일 수록 좋아.

“뭐, 그럼 결국 매일 일정 시간을 곡 만드는 데 할애하기 정도가 아닐까요?”

- 확실히 나아졌네.

“진짜요?”

- 원래 좋은 목표란 게 그런 거야. 오늘 성공하고 내일 성공하고 그렇게 작은 성공을 쌓아가면서 자존감을 함께 쌓아나갈 수 있어 좋은 거지.

“확실히 그렇겠네요.”

이제야 처음에 이불 개는 것만으로도 매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형의 말이 이해되었다.

- 그리고 나중에 얼마든지 목표를 수정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둬. 넌 작곡가면서 대표잖아. 아무리 대표로써 하는 일을 죄다 정 팀장에게 미뤘다고 해도 말이지.

잘 가다가 또 저런다.

내가 눈을 흘기자 킥킥대며 형이 말을 이었다.

- 네 현 상황을 생각하면 매일 곡 만드는데 할애하는 건 힘들지 않겠냐? 네가 의욕이 안 생길 수도 있는 거고. 몸이 아플 때도 있을 거고, 슬럼프를 겪을 수도 있고.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은데요?”

- 그런 예외도 있을 수 있으니 좀 기간을 넓게 잡으면 어떨까?

“일 주일? 한 달?”

- 네 맘대로 정해.

일주일에 한 곡 만들기?

아니다. 이건 좀 힘들 때도 있을 거 같다.

한 달에 2곡 만들기?

멜로디로 한정하면 4곡도 가능하려나?

완성곡을 목표로 하기는 힘드려나?

트랙, 작사 모두 내 손을 안 거칠 때도 있을 테니.

이건 내가 통제하기 힘들 것 같은데······

“아! 그냥 완성곡을 매달 하나 씩 만드는 걸 목표로 잡으면 어떨까요?”

그래. 작사가 안 되는 것도 아니고, 트랙을 짤 줄 모르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만들어 둔 곡도 많고, 석진이와 영미 누나, 이제는 서연 씨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한 달에 한 곡이라면 충분히 내 통제 하에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 이왕이면 그렇게 만든 걸 발매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서연이 저번에 High wave 선 공개할 때보니까 딱히 활동할 생각이 없으면 과정 자체도 간단한 거 같던데.

“싱글로 음원만 낸다면 확실히 그렇죠.”

그렇게 내 목표는 ‘매달 싱글 음원 발매’로 결정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74 추운검
    작성일
    19.07.21 01:00
    No. 1

    읽기 시작하고 정주행했네요.
    좋은 작품입니다.
    유령이 인생의 스승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2 신맛
    작성일
    19.07.21 03:31
    No. 2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 인생에도 이런 스승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려 본 인물입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유령 보는 작곡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 변경 및 연재 주기 공지 +1 19.07.08 1,179 0 -
30 EP10. 월간 백설기 (2) +2 19.07.22 580 24 12쪽
» EP10. 월간 백설기 (1) +2 19.07.20 725 22 12쪽
28 EP9. Voyager (3) +1 19.07.19 708 22 12쪽
27 EP9. Voyager (2) +2 19.07.18 739 19 13쪽
26 EP9. Voyager (1) +2 19.07.17 791 22 12쪽
25 EP8. 내가 제일 잘 나가 (3) 19.07.16 805 22 12쪽
24 EP8. 내가 제일 잘 나가 (2) 19.07.15 834 21 12쪽
23 EP8. 내가 제일 잘 나가 (1) 19.07.13 956 21 13쪽
22 EP7. 세상은 요지경 (3) 19.07.12 934 25 12쪽
21 EP7. 세상은 요지경 (2) 19.07.11 1,005 16 13쪽
20 EP7. 세상은 요지경 (1) 19.07.10 1,134 21 12쪽
19 EP6. Break Away (3) 19.07.09 1,149 28 12쪽
18 EP6. Break Away (2) +2 19.07.08 1,186 23 13쪽
17 EP6. Break Away (1) 19.07.06 1,215 24 10쪽
16 EP5. 민물장어의 꿈 (3) 19.07.05 1,224 24 12쪽
15 EP5. 민물장어의 꿈 (2) +4 19.07.04 1,246 24 13쪽
14 EP5. 민물장어의 꿈 (1) 19.07.03 1,288 24 12쪽
13 EP4.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3) 19.07.02 1,305 25 12쪽
12 EP4.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2) 19.07.01 1,337 25 14쪽
11 EP4.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1) 19.06.29 1,379 24 10쪽
10 EP3. 야생화 (3) +2 19.06.28 1,439 26 13쪽
9 EP3. 야생화 (2) 19.06.27 1,443 21 12쪽
8 EP3. 야생화 (1) +2 19.06.26 1,544 21 13쪽
7 EP2. 좋은 날 (3) +1 19.06.24 1,572 28 13쪽
6 EP2. 좋은 날 (2) +2 19.06.23 1,660 28 14쪽
5 EP2. 좋은 날 (1) +2 19.06.22 1,789 27 14쪽
4 EP1. 어쩌다 마주친 그대 (3) 19.06.21 1,843 27 11쪽
3 EP1. 어쩌다 마주친 그대 (2) +1 19.06.20 1,972 24 13쪽
2 EP1. 어쩌다 마주친 그대 (1) +2 19.06.19 2,539 34 13쪽
1 프롤로그 +1 19.06.19 2,721 31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