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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님의 서재입니다.

검정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gargang1
작품등록일 :
2017.06.26 15:34
최근연재일 :
2017.08.04 15:36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103
추천수 :
77
글자수 :
186,575

작성
17.07.1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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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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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검정 # 20

DUMMY

물류창고 안에는 물건을 약탈한 흔적이 보였다.

뭐 약탈이 없는 곳이 거의 없을 것이다. 이곳은 약탈하려던 사람들은 모든 물건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물건을 골라 이리저리 뒤졌던 것이 틀림없다.

그들에게 불필요했던 물건들이 여기저기 쌓여있어서 언덕을 이뤘다. 처음엔 쓰레기더미인줄 알았다.

옷과 통조림, 알 수 없는 기계와 잡동사니가 뒤섞여 널브러져 있었다. 은지는 천천히 쓰레기 더미 아니, 물건이 쌓여있는 곳으로 올라가서 살펴보고 있었다. 나도 천천히 그녀 쪽으로 다가갔다.


“혹시 뭐 때문에 화가 났는지 알 수 있니?”

나는 화가 난 이유를 확인을 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화 안 났어.”

은지는 평이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녀의 눈썹의 끝은 하늘로 향해있었다.


“그런데 왜 그래?”

나는 물었다.


“뭐가?”

은지는 나를 보지도 않고 등을 돌려 대답을 했다. 그리고 그녀는 물건을 찾는 척했다.


“말이 많던 네가 말이 없잖아.”

나는 그녀의 앞으로 가서 다시 물었다.


“네가 나한테 숨기는 게 있는데 너도 말을 안 하고 있잖아.”

은지가 그 말을 했을 때 나는 생각했다. 뭐지? 그때 말다툼 때문이 아닌가?


“숨기는 것 없어.”

나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


“알았어.”

은지는 다시 나에게 등을 돌리며 말했다. 너무 답답했다.

은지와 나는 말없이 서로 떨어져서 필요한 것을 찾아 다녔다.


감이 잡혔다. 왜 그녀가 화가 났는지. 그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위험한 이유로 화가 나 있었다.

은지는 내가 숨기고 있는 것을 알아챘다. 내 표정에 그것이 들어나는 것일까? 자살을 안 한다고 했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그것을 숨기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미안하지만 그것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줄 순 없다. 어떻게 하지.

은지는 갑자기 달렸다.


“어! 이건 내가 갖고 싶었던 미백크림이야!”

은지는 원통모양의 손바닥 크기의 물건을 들어 올리면서 말했다. 하얀 그녀가 뭘 더 하얘지려고 미백크림이 필요한 것일까? 화장품에도 유통기한이 있고 그것은 분명 날짜를 넘었을 텐데..

어이가 없지만 난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기로 했다. 그녀의 비위를 맞춰줘야 한다.


“와! 운이 좋은데.”

나는 일부러 소리 높여 말했다.


“정말이야. 주름개선에도 효과가 있데! 너무 좋다.”

은지는 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미소로 대답했다.

그 후 그녀의 기분이 서서히 풀렸다. 다행이었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가 내가 없어도 혼자서 물건을 얻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그녀는 알까? 미백크림보다 통조림같은 먹을 것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 인데 말이야.



바다로 가는 길에 또 비가 왔다.

왠지 영화를 볼 수 있던 그 집이 그리워졌다. 그곳에선 하늘을 보며 여유롭게 빗소리를 들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장난감가게이었던 좁은 가게 안에서 추위로 몸을 떨며 비를 피했다.

은지도 나처럼 영화를 볼 수 있던 그 집이 그리운 지 우울해 보였다. 우리는 몸을 데울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가게 안에 있는 나무자재를 모았다. 그리고 그 주위에 돌을 놓은 후에 나무자재에 불을 붙였다.

돌을 두른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강호와 내가 어머니를 화장할 때도 그랬기 때문에 따라한 것이다. 그리고 은지와 나는 하나의 담요를 같이 덮고 불 가까이에서 손을 비벼가며 말없이 몸을 녹였다.

나는 정적이 어색했다. 은지가 기분이 풀렸는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은지야. 우리가 보던 코미디영화 있잖아?”

나는 은지에게 말했다.


“응.”

은지는 불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 사람이 하던 농담 중에 내가 아는 것도 몇 개 있었어.”

나는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그래.”

은지는 여전히 시큰둥했다.


“그 사람이 안했지만 내가 알고 있는 농담도 있는데 몇 개 해줄까? 물론 그 사람처럼 재밌게 못해도...”

나는 말을 끝내지 못했다. 은지가 내 말을 끊고 소리쳤기 때문이다.


“응! 해줘.”

은지는 들뜬 목소리로 나를 보고 말을 했다.


“흠흠. 내가 그 나이든 코미디언으로 생각하고 들어줘야해.”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을 했다.


“너는 훨씬 젊은데?”

은지는 귀여운 강아지 같은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아니 사실 강아지와 닮지 않았지만 느낌이 비슷했다. 동물을 봤을 때의 귀여워서 안아주고 싶다는 느낌이 은지에게서 풍겼다.


“그렇긴해도 이건 나이든 코미디언이 하는 유머란 말이야.”

나는 귀여운 그녀의 표정을 피하며 말했다. 그녀는 너무 사랑스러워서 똑바로 보기 어려웠다.


“알았어.”

은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흠. 그럼 시작할게. 흠. 여러분 저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다가 동네에서 가장 똑똑한 이장님께 찾아가서 묻는 게 가장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장님께 물었습니다. ‘존경하는 이장님. 제가 가족들을 위해 먹을 것을 찾아다니느라 집에 늦게 들어가곤 합니다. 그런데 아내는 제가 너무 늦게 들어온다고 자꾸 혼을 내요.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건데 말이죠. 제가 어떻게 하면 아내를 이해시킬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장님이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나는 은지를 보며 물었다.


“뭐라고 했는데?”

은지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정말? 부럽군. 내 아내는 내가 외출했는지도 모르던데?”

나는 나이든 노인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말했다.


“하하하. 그게 뭐야?”

은지는 기분이 좋은지 가볍게 내 어깨를 치며 웃었다.


“재밌지?”

나는 그녀에게 미소를 띠고 말했다.

그녀의 웃음에 난 기분이 좋았다. 다행히 그녀가 웃어주었다.


“또 해줘.”

은지는 너무 웃었는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흠. 잠시 생각 좀 해보고. 아. 생각났다.”

나는 자신감에 차서 말을 이었다. 분위기를 이어가야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저와 아내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우아한 저녁을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기분 나쁜 쾌쾌한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니겠어요? 짜증이 난 저는 와이프에게 귓속말로 한 마디 했어요. ‘여보 누가 썩은 치즈를 먹고 방귀를 뀐 것 같아. 냄새가 지독해.’라고 말했죠. 그랬더니 와이프가 제 귀에 대고 한마디 하더군요.”


“뭐라고?”

은지는 궁금하다는 듯이 말을 보챘다.


“나니까 조용히 해.”

나는 짹짹거리는 여성의 목소리를 흉내를 내며 말했다.


“뭐야 그게.”

은지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나도 같이 웃었다. 우울한 분위기를 전환시킨 것 같아 나는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사건이 발생했다.


“콜록.”

그녀가 기침을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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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45 희망녀
    작성일
    17.07.23 07:02
    No. 1

    저런 상황에서도 미백과 주름에 신경을 쓰다니 여자란 정말 알수 없는 존재죠? 상표가 뭔지 궁금은 한데요?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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