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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님의 서재입니다.

검정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gargang1
작품등록일 :
2017.06.26 15:34
최근연재일 :
2017.08.04 15:36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102
추천수 :
77
글자수 :
186,575

작성
17.07.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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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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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검정 #16

DUMMY

집안에 꽤 많은 것이 있었다.

하지만 무슨 용도로 사용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물건들은 전부 고급스러워 보였으며 보기엔 좋았다.

그는 풍요롭게 살았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용도를 알지 못하는 것들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1층의 중앙에 잠겨있는 방이 있었다. 내가 열쇠를 찾으려고 허둥대는 순간 은지는 나를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보더니 발로 자물쇠를 차서 부셨다.

내가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자 은지는 당당하게 한마디 했다.

“뭐?”


문을 열자 그곳은 지하실로 연결되어 있었다. 아래에는 수많은 통조림이 보관 되어있었다. 그리고 읽을 수 없는 글이 적혀있는 음료수와 술들, 엄청난 크기의 물탱크, 괴음을 내며 돌아가는 발전기, 각종 생필품과 장난감, 그랜드 피아노와 전기 기타, 누구의 작품인지 알 수 없는 해괴한 그림이 있었다.

혹시 아버지가 고위층의 간부였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럴지도 몰랐다. 진수도 그랬기에 식량을 많이 모을 수 있었다고 했다. 바다에 가기까지 먹을 걱정, 건전지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이 건물에 들리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1층의 가장 큰 방에 들어갔을 때 한 벽면을 가득 채운 옷장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 옷장보다 안을 열었을 때 더 놀랐다. 왜냐하면 옷장이 아니라 총기를 보관 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종류별로 크기가 다양한 총이 있었다.

덕분에 나는 더 이상 활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그리고 대형 서재와 커다란 냉장고(냉장고 안에는 말라비틀어진 썩은 사과 한 개와 술만 종류별로 잔뜩 들어있었다. 그리고 냉동실에는 얼음이 대량으로 얼려져 있었다.)가 있었다.


“인성아 이리와. 빨리!”

은지의 다급한 목소리가 2층에서 들려왔다. 나는 총을 들고 서둘러 뛰어갔다. 하지만 은지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자 나는 총을 바지춤에 넣었다.

그녀가 소리친 것은 위험해서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놀란 이유는 바로 TV를 발견한 것이다!

그곳엔 다양한 영화CD가 있었고, 작은 냉장고 한 개(분명 그곳에도 술이 들어있을 것이다.), 벽의 한 면은 거대한 스크린으로 되어 있었다.


“제일 놀라운 것은 이거야.”

은지가 리모컨의 버튼을 누르니 천장의 벽이 사라지며 유리창이 벽을 대신했다. 그리고 그 유리창을 통해 조명에 비친 하늘이 보였다.

그저 검정색. 하지만 몽환적이었다.


“어때?”

은지는 물었다.


“멋져.”

나는 하늘을 보며 말했다.

정말 멋진 공간이다. 나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하늘을 본다면 누구나 감상적인 시인으로 변할 것이다.


“먼지들어가 입 좀 다물어.”

은지는 내가 감탄을 하며 입을 벌리고 있자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네가 소리를 지르길래 무슨 일이 있는 줄 알았어.”

나는 하늘에서 그녀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무슨 일이 있잖아. 엄청난 공간을 찾았어!”

은지는 환호했다.


그날은 굉장히 많이 먹었다. 통조림을 아낄 필요가 없었다.

콩, 마늘, 소고기, 돼지고기, 물고기 등 종류별로 통조림을 열었다.

술도 마찬가지였다. 와인, 증류주, 맥주, 보드카 등 가릴 것 없이 조금씩 맛을 봤다.

한잔을 마실 때마다 웃음이 나고 기분이 좋아졌다. 머리가 무거워지며 땅이 덤비는 느낌이 드는 것은 덤이었다.


우리는 어둠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발전기가 돌고 있었다.

빛이 있다는 게 이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내가 빛이 없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였다. 우리는 술을 먹어 기분이 들뜨고 심장이 빠르게 뛰어서 쉽게 잠을 잘 수 없었다.


“영화 볼래?”

은지는 하루가 가는 게 아쉽다는 듯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물었다.


“연화?”

나는 혀가 풀려 부정확한 발음으로 되물었다.


“응! 파괴적이고 폭력적이면서 속이 시원한 그런 영화!”

은지는 내 어깨를 치면서 소리쳤다.


“악! 아파!”

나는 고통으로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


“이정도로 뭘! 아무튼 내가 널 친 것보다 더 폭력적인 영화를 찾아.”

은지는 웃으면서 나를 무시하고 영화를 찾았다.

나는 억울한 표정으로 은지를 쳐다보았지만 그녀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나는 한숨을 쉬고 은지를 도와 액션영화를 찾았다.


그런데 우리가 최종적으로 본 영화는 멜로영화였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분명 찾았던 것은 액션영화였는데 말이다.

내용은 중간 중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대충 기억을 조합해보면 두 남녀가 스트릿댄스를 배우면서 사랑을 하는 내용이었던 것 같았다.


아마도.


“일어나 은지야.”

나는 은지를 흔들어 깨우며 말했다.


“으....”

은지는 뒤척거리며 신음소리를 냈다.


“벌써 오전 11시야.”

나는 손목시계의 시간을 보며 말했다.


“시간이 뭐가 중요해! 그것보다 나, 머리가 아파. 그리고 속도 안 좋아. 이런 적 없었는데 왜 이러지?”

은지는 짜증을 내며 물었다.

그녀는 따가운 눈빛으로 날 째려봤다. 나는 내가 뭘 잘못했냐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반문해봤자 소용없을 게 뻔했다. 그녀는 숙취로 인해 모든 것에 짜증날 정도로 신경이 예민할 것이다.


“술 때문이야. 술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마시면 그래. 나도 예전에 술을 먹고 고생한 적이 있어. 사실 지금도 고생하고 있지.”

나는 쓰린 배를 문지르며 말했다.


“나 조금만 더 쉴게.”

은지는 다시 눈을 감으며 말했다.


“여기 꿀물 둘게. 조금 마셔봐. 예전엔 이것으로 속을 달랬다더라.”

내가 말하자 은지는 내게 미소를 보이고 다시 베개에 머리를 묻었다.


나는 집을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집은 너무도 컸기 때문에 우선 거실과 영화를 볼 수 있는 방, 그리고 자주 쓸 것 같은 서재를 위주로 청소했다.

그리고 은지가 나온다면 침실도 정리를 할 생각이었다. 나의 공간이라니 참 멋진 일이었다. 그래도 사람이 들이닥칠 수도 있으니 총을 항상 소지를 했다. 만약에 사태가 일어나면 은지를 지켜주어야 했다.


언제부터인지 은지는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

어머니가 한말이 맞는 것 같다. 어머니는 별 관심이 없어도 같이 있다 보면 정이 든다고 말을 했었다. 나는 그 말을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 뜻을 알 것 같았다. 은지와 같이 다니고 같은 경험을 하면서 동질감을 느꼈고 알 수 없는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너무 시끄러워! 너 때문에 머리가 울리고 속은 울렁거려서 토할 것 같아! 날 화나게 할 생각이 아니면 조용히 청소해!”

은지가 방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짜증나긴커녕 행복한 미소가 띠어졌다. 바보가 된 것 같았다. 하지만 난 그 느낌도 괜찮았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기쁜 일이었다.


나는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3시.

은지는 내가 있는 거실로 내려왔다. 화장을 한 상태였다. 하지만 화장이 만족스럽지 않은지 다문 입술의 두 끝은 땅을 향해 있었다.


“속은 괜찮아?”

나는 걱정스럽게 물었다.


“으.. 술 때문인가 화장이 잘 안 먹혀. 짜증나.”

은지는 투덜거렸다. 나는 그녀에게 웃어주었다.


“뭐 먹을래?”

나는 은지에게 콩통조림과 야채통조림을 들어 올리며 물었다.


“둘 다 아니야. 지금은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 속이 뒤집힐 것 같단 말이야.”

은지는 짜증을 냈다.

은지가 안 먹는다면 나도 먹지 않겠지.


“그럼 뭐할래?”

나는 물었다.


“어제 보던 멜로영화는 너무 비극적이었어. 조금은 유쾌한 멜로영화를 찾아봐야겠어. 오늘 저녁에 와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영화. 그리고 고기스튜와 어울릴 만한 그런 영화.”

은지는 검지로 입술을 두드리며 곰곰이 생각하며 말했다. 그리고 나는 알 수 있었다.

나는 저녁엔 고기스튜와 와인을 준비해야 한다.


“어제 그렇게 술 때문에 혼나고도 술이 생각나니?”

나는 황당해서 자연스럽게 입을 벌리며 물었다.


“그래도 먹을 때는 기분이 너무 좋단 말이야. 아무튼 내가 영화CD좀 찾아 볼테니까 침실정리 좀 부탁해.”

은지는 2층으로 올라가며 말했다. 은지의 다리는 계단을 올랐지만 그녀의 두 손은 배에 얹혀 원을 그리고 있었다.


“그래.”

나는 대답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어차피 하려고 했었어.”


나는 침실 정리를 끝내고 은지에게 갔다.

그녀는 코미디영화를 보면서 웃고 있었다. 멜로영화를 찾는다면서. 나는 어이없어 헛웃음이 났다.

내가 다가가자 은지는 자리를 조금 옆으로 옮기면서 옆 자리를 손으로 툭툭 쳤다. 앉으라는 제스처였다.

나는 미소를 보이고 앉았다. 내가 앉자마자 그녀는 내 어깨를 툭툭 치면서 손가락으로 스크린을 가리켰다.


“저 남자 말하는 것 봐. 엄청 웃겨! 완전 코미디야.”

은지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스크린에선 얼굴이 각지고 긴 수염이 인상적인 남자배우가 자신의 가족을 주제로 유머를 했다.

뭐 나도 들어본 유머였다. 하지만 그 사람은 평범한 농담이라도 정말 잘 살렸다.

그건 그 사람의 능력이다.



회사에서 휴가를 얻었어요.


그래서 제가 아내에게 말을 했죠! 어디로 여행을 가고 싶냐고요.


그랬더니 아내가 조금 고민을 하더니 말하더라고요.


한 번도 안 가본 곳으로 가고 싶어.


그래서 제가 기뻐서 대답했죠. 멀리 갈 필요도 없군! 부엌이니까.

(관중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제 딸이 저에게 말을 하더라고요.


자신은 엄마가 너무 좋다고요. 그러면서


자신도 알고 있데요. 아빠와 엄마가 만나야만 자신이 태어난다는 것을요.


다음 생에서도 저와 아내가 결혼했으면 좋겠데요.


그래서 제가 대답했죠! 딸! 왜 네 생각만 해! 라고요.

(관중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유머를 아는 프로들만 오셨군요!


이제 43번째 이야기인가요? 아닌가, 44번째인가?


어쨌든 저쨌든! 여러분 덕분에 기운이 나는군요.


또 다른 유머를 이어가겠습니다.


자, 어제 저녁에 저는 제 마누라와 딸과 같이 TV를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딸이 그러더라고요.


저 배우 손이 못생겼다고요.


그랬더니 마누라가 옷을 개면서 그러더라고요.


쯧쯧, 차라리 손이 못 생긴 게 낫지. 라고요.


그러자 딸이 저에게 물었어요.


무슨 뜻이냐고요. 저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며 그냥 웃어줬어요.


어떻게 말하겠어요?


딸! 얼굴이 문제야! 라고요.

(관중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여러분 많이 웃어주세요! 저는 돈을 많이 벌어야합니다!


제가 딸에게 한 잘못을 고쳐줘야 하니까요!


혹시 여기에 성형외과 의사 계신가요?


돈을 많이 벌 수 있답니다! 제 딸은 손볼 곳이 많아요!

(관중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코미디언의 다큐멘터리영화였다.

그의 개그는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짧은 유머가 끝날 때마다 관중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덕분에 나도 웃음이 나왔다.

얼마나 똑똑한 사람이라서 그 많은 농담들을 머릿속에 넣고 다니는 것일까?

사실 난 영화보단 은지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영화를 보면서 웃고 있는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느꼈다. 사랑? 안 돼. 나는 죽을 사람이야. 그녀와 너무나 가까워지면 안 돼.

그러면서 무언가는 내 생각에 반박했다.

나처럼 그녀도 나를 생각하지 않을까? 그럼 그게 사랑이라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나는 다시 물었다.


과연 나같은 놈이


그녀를 사랑해도 되는 것일까?


작가의말

이번화는 분량이 많습니다.


아침에 폭염주의보라고 재난문자가 울려서

충격.

그리고


태양의 후예의 송송커풀이 결혼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또, 충격!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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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검정 # 39 +2 17.08.01 28 0 10쪽
40 검정 # 38 +1 17.08.01 3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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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검정 # 36 +1 17.07.31 37 1 7쪽
37 검정 # 35 +1 17.07.29 31 1 12쪽
36 검정 # 34 17.07.29 35 1 8쪽
35 검정 # 34 +2 17.07.28 31 1 14쪽
34 검정 # 33 +1 17.07.28 39 1 13쪽
33 검정 # 32 +2 17.07.27 53 2 10쪽
32 검정 # 31 17.07.26 32 1 8쪽
31 검정 # 30 +1 17.07.25 55 2 12쪽
30 검정 # 29 17.07.25 35 1 8쪽
29 검정 # 28 +3 17.07.21 39 1 11쪽
28 검정 # 27 +1 17.07.19 33 1 8쪽
27 검정 # 26 +1 17.07.19 3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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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검정 #18 +1 17.07.06 40 2 10쪽
18 검정 #17 +1 17.07.05 41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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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검정 #15 +1 17.07.04 47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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