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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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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v
작품등록일 :
2011.05.22 08:07
최근연재일 :
2011.03.2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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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501

작성
11.03.2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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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3화 - ' 그날이 오면 … ' [ 1 ]

DUMMY

당신에게는 가장 기억하기 싫은 날이 있는가?


있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고, 없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난 전자에 속한다. 그리고 그 날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난 점점 더 변해가고 만다.


… 이유는 알 수 없다. 왜 그러는지, 대체 왜 내가 그 날마다 그렇게 있어야 하는지 나도 모르고, 병원에서도 몰랐다. 하지만 확실한게 하나 있다면, 나는 그날이 오면 항상 병원에 있었다.


6월 13일, 그날이다.


6월 12일, 난 또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또 다시 그 꿈을 꾸게 될 것 이니까, 그래서 또 아무것도 못하고 나 자신을 학대하고 말 것이니까. 나는 그래서 병원으로 가야만 했다. 나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을 두고 나 스스로를 묶어두고 하루를 견뎌내야만 했다.


전화기를 들고 익숙한 번호를 눌렀다.


"안녕하세요, 이태원선생님 방입니다."


"네, 저 한솔인데요…"


"아…, 한솔씨군요 3시에 차량이 갈거에요"


"알겠습니다."


나는 전화기를 놓고 다시 핸드폰을 열었다. 그리고 소설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왜?"


"으음… 나 오늘 내일은 집에 없을거야"


"왜? 무슨일 있는거야?"


"아, 잠깐 병원 갔다올일이 있어서"


"그래? 무슨일인데?"


"그냥, 그런게 있어…"


"말하기 그런거야?"


"아니, 그런건 아닌데…"


"그럼 뭔데?"


"좀, 그런게 있어… 별로 좋은건 아니야"


"알았어…"


라고 말하고 소설은 전화를 끊었다. 나 역시 전화를 끊고서는 잠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밤 또 다시 그 일을 겪게 될 것이다. 그전에도 그랬고, 오늘도 그럴 것이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내가 그들의 품으로 가지 않는 이상은…


가족, 나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였을까? 그들이 나의 곁에서 모두 사라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난 가족이라는 것의 무게를 느낄 수 없었다. 너무나 가벼워서 마치 곁에 있는 것이 당연한 것 처럼, 아니면 공기처럼 당연히 있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모두를 잃었을 때, 나는 가족보다 걸을 수 없는 내 다리가 더 두려웠다. 가족은 언제나 공기와 같은 그런 것이었으니까, 그들보다 오히려 내 몸을 걱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1년뒤 그날, 6월 13일에 나는 꿈 속에서 가족을 보았다.


처음 그 꿈을 꾸던 그 날, 나는 어떤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어떤 승용차가 커다란 트럭에 치이는 것을 목격했고, 사고가 난 곳으로 달려갔다. 왠지 익숙한 차량이라는 것은 지울 수 없었지만, 나는 달려갔다. 그리고 그 차 안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이었다. 아빠, 엄마, 그리고 동생 왜 내가 없었을까.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일어나고 싶었지만, 꿈 속에서 그만 빠져나오고 싶었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그들이 피흘리고 죽어가는 모습, 피투성이가 된 얼굴 몸 그리고 찌그러지다 못해 종이접기한 것 처럼 접혀버린 차량, 나는 그 모든 것을 내 눈으로 지켜보아야만 했다.


다음날, 내 몸은 온통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내 몸을 스스로 손톱으로 자해해버린 것이다. 손톱자국들이 온 몸에 남아 있었고 나는 그 상처의 아픔들보다 피투성이가 되어 나를 바라보는 그 시선을 더 잊을 수가 없었다.


그 시선이 오히려 상처보다 내 가슴에 깊게 박혀버렸다.


그것을 본 도우미 아주머니는 병원을 추천해주었고, 그래서 나는 이 병원을 알 수 있었다. 우리집에 있는 하얀친구, 그것 역시 병원에서 받아온 것이다. 그날이 아니더라도 나는 계속해서 로우텐션이 될 수 있었고 차라리 잠을 자는게 더 나은 상태가 오는 날이 많았으니까.


나는 그래서 자책했다. 그때가 되서야 가족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게 된 자신을 힐책했다. 겨우 다리밖에, 내 자신의 몸 따위에 연연하고 있었던 나의 모습을 생각하고 나는 스스로를 저주했다.


아마 그 꿈을 꾸었던 것 역시 퇴원하고 몇달 지나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다. 나는 돌봐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완치가 될 때까지, 재활훈련까지 모두 마치고 약 3개월은 병상에서 나머지 6개월은 병원에 있으면서 학교를 다녔던 특별한 경우이기 때문에, 그런 나를 발견한 것은 국가지정 도우미 아주머니였다.


그리고 1년뒤


또 다시 그 꿈을 꾸었다. 그리고 또 다시 병원을 가야만 했다. 1년마다 계속되는 연래행사와 같은 그날의 반복에 나는 다시 병원을 가야만 했고, 병원에서 드디어 입원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고 후에 세번째로 맞이한 6월 13일, 나는 그때 병원에 있었다. 정신과 약물을 먹은상태로 양 손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는 하루를 보냈다. 그날 역시 꿈을 꾸었다. 가족을 만났다. 피투성이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가족을 만나야만 했다. 다른 곳은 생체기하나 나지 않았지만, 손바닥 안쪽은 주먹을 너무나 세게 쥐어서 그런지 손톱때문에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내 몸에 심한 상처를 입히지 않는 방법을 알아냈다.


그래서 오늘 나는 그 곳에 가는 것이다.


유쾌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소설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모르는 나에 대한 비밀이라고 할까, 그런 것일이도 몰랐다.


2시간쯤 지났을까, 띵동 하는 소리와 함께 벨이 울렸다. 그리고 내가 문을 열었을 때, 우리집 앞에 서있는 것은 병원의 차량이 아닌 소설이었다.


"왜 온거야…"


"… 거짓말 한거야? 아프다는거…?"


"아니야, 좀 있으면 올거야"


"어디가 아픈건데…"


그녀를 집 앞에 두고 있을 수 없었기에 나는 소설을 집 안으로 들여놓고는 말했다.


"마음이… 아파…"


"마음이라니, 왜"


"오늘은, 일년에 한번 있는 가족을 만나러 가는 날이거든…"


"가족…? 좋은거… 아니야…?"


나는 그녀의 이마에 검지손가락을 올리고는 살짝 밀면서 말했다.


"좋은 것 일지도 모르구, 아닐지도 몰라…"


그녀는 주방으로 가면서 말했다.


"그럼 같이 가자."


"응…?"


"특별한거 아니라면서, 같이갈 수 있는거잖아."


"아니야, 안와도 되…"


"왜, 특별한것도 아니고 수술하는것도 아닌데."


"아냐, 근데… 별로 와서 좋은 건 아닌거 같아…"


그녀는 고민하는 것 같았다. 나는 내심 기대하고 있었지만, 결코 그 말을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팔마저 움직일 수 없는 모습을 그녀에게 보여줄 수 없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녀가 곁에 있어준다면 도움이 돌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그녀에게 강요할 수 없었다.


"갈래"


그녀가 말했다. 나지막한 목소리지만, 그녀의 의사만큼은 확실했다.


"갈거야…?"


"응, 갈거야"


"알았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심 고마웠지만, 그것을 표현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지도 모르는 그녀에게 뭔가 말 해주고 싶었다.


"죽은 가족을 만나러 간다는게, 이렇게 많은 대가를 치뤄야 할 것이라는 것을 볼지도 몰라…"


그녀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한시간 정도 서로 대화를 하다가 병원차를 타고 결국 병원까지 와버렸다. 소설이 가방에 책을 여러권 들고와서 그런지 서로 독서를 계속해서 하고 있었지만, 그닥 넓지않은 개인실의 공기는 이상하리만치 무거웠다.


간호사가 들어와서 소설에게 주의사항을 말해주었다.


"혹시 이따가, 환자분이 이상한 행동을 한다거나, 발작을 하시면 바로 벨을 눌러서 호출해주셔야되요. 겁먹으시면 않되구요, 이따가 저희가 묶는 것은 절대 풀어주시면 안되요 알았죠?"


"네"


소설은 대답과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살짝 당황했던 것 같았다. 내가 병원이라고 말만 했지, 갑자기 정신병원을 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물론, 산중에 있는 그런 정신병원은 아니고 어느 대학병원의 정신과이지만, 소설의 표정은 살짝 굳어있었다.


"어디가… 얼마나 아픈데, 그러는거야…"


"꿈 속에서, 연례행사처럼 가족이나와, 사고가 난 그 날이 계속해서 내 눈앞에 보이고 내가 없는 차 속에 가족들은 모두 피투성이가 되어서 죽어가… 천천히 그래서 눈을뜨고 싶은데, 꿈에서 해어나올 수가 없어, 꿈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도 그게 안되… 그래서 계속 내 몸을 학대하나봐, 일어나기 위해서"


나는 살짝 몸서리치며 그 기억을 잊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오늘도 찾아올 것이니까, 오늘 역시 가족을 만나기 위해 꿈 속을 걸어가게 될 것이니까.


소설을 만나고 나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았다. 그녀가 오고 차라리 맞이하게 된 현실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 자신을 어필하게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좋았다.


나는 천천히 소설책을 음미하듯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넓지 않은 병실에 해가 지면서 어두워지자 나는 전등을 켜고 다시 책을 보았다.


저녁도 먹었고, 점점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두려움은 계속해서 나를 지배하려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소설이 있으니까. 누군가 같이 있으니까, 라고 생각하며 그 알수없는 두려움을 멀리하려 하고 있었다.


소설의 존재는 나에게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작가의말

드디어 13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도 좀비같은 생존력으로 하루하루 버텨나가는 제이v입니다.

13화는 오래 걸리지 않을 예정입니다.
게임 소설에 무슨 현실파트가 이렇게 많냐고 지적하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그래도 제가 지향하는 소설을 향해서 소신것 (?) 달려가보는 저입니다.
14화는 게임파트가 될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ㅠㅠ

읽시고 추천 댓글 선작 등등 남겨주셔야죠.....ㅠㅠ
- 가진거 다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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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14화 - ' 임작가님과 함께한 레이드 ' [ 1 ] +11 11.03.24 1,087 10 9쪽
95 13화 - ' 그날이 오면 … ' [ 2 ] [ 끝 ] +8 11.03.23 873 8 10쪽
» 13화 - ' 그날이 오면 … ' [ 1 ] +8 11.03.22 1,093 18 10쪽
93 12화 - '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 10 ] [ 끝 ] +12 11.03.21 972 15 9쪽
92 12화 - '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 9 ] +13 11.03.19 1,033 8 10쪽
91 12화 - '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 [ 8 ] +12 11.03.18 835 5 10쪽
90 12화 - '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 [ 7 ] +7 11.03.17 1,018 10 10쪽
89 12화 - '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 [ 6 ] +12 11.03.16 1,030 10 10쪽
88 12화 - '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 [ 5 ] +5 11.03.15 1,061 5 9쪽
87 12화 - '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 [ 4 ] +6 11.03.14 963 9 9쪽
86 12화 - '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 [ 3 ] +6 11.03.12 1,018 7 10쪽
85 12화 - '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 [ 2 ] +7 11.03.11 1,030 9 13쪽
84 12화 - '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 [ 1 ] +8 11.03.10 1,021 5 10쪽
83 11화 - ' Professional VS Amateur ' [ 10 ] [ 끝 ] +7 11.03.09 1,100 7 10쪽
82 11화 - ' Professional VS Amateur ' [ 9 ] +6 11.03.08 1,099 8 9쪽
81 11화 - ' Professional VS Amateur ' [ 8 ] +9 11.03.06 959 5 8쪽
80 11화 - ' Professional VS Amateur ' [ 7 ] +17 11.02.07 1,316 16 13쪽
79 11화 - ' Professional VS Amateur ' [ 6 ] +15 11.02.06 1,214 9 13쪽
78 11화 - ' Professional VS Amateur ' [ 5 ] +13 11.02.05 1,303 8 9쪽
77 11화 - ' Professional VS Amateur ' [ 4 ] +7 11.02.04 1,089 7 10쪽
76 11화 - ' Professional VS Amateur ' [ 3 ] +3 11.02.02 1,280 14 10쪽
75 11화 - ' Professional VS Amateur ' [ 2 ] +4 11.02.02 1,152 6 12쪽
74 11화 - ' Professional VS Amateur ' [ 1 ] +3 11.02.01 1,385 10 9쪽
73 10화 - '그림자의 숲과 도플겡어 그리고 소환사' - 2부 - [ 14 ] ( 끝 ) +1 11.01.31 1,091 5 10쪽
72 10화 - '그림자의 숲과 도플겡어 그리고 소환사' - 2부 - [ 13 ] +6 11.01.31 1,098 8 8쪽
71 10화 - '그림자의 숲과 도플겡어 그리고 소환사' - 2부 - [ 12 ] +3 11.01.30 1,132 6 8쪽
70 10화 - '그림자의 숲과 도플겡어 그리고 소환사' - 2부 - [ 11 ] +2 11.01.30 1,210 6 8쪽
69 10화 - '그림자의 숲과 도플겡어 그리고 소환사' - 2부 - [ 10 ] +4 11.01.29 1,122 8 9쪽
68 10화 - '그림자의 숲과 도플겡어 그리고 소환사' - 2부 - [ 9 ] 11.01.29 1,199 5 10쪽
67 10화 - '그림자의 숲과 도플겡어 그리고 소환사' - 2부 - [ 8 ] +1 11.01.29 1,139 1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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