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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무사삿 님의 서재입니다.

SSS급 패왕의 스킬을 들고,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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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무사삿
작품등록일 :
2022.10.12 17:51
최근연재일 :
2023.03.06 21:58
연재수 :
103 회
조회수 :
73,449
추천수 :
1,001
글자수 :
533,646

작성
23.02.11 01:13
조회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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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린- 과거

DUMMY

복수를 끝낸 복수귀는 목적지를 잃었다.



어머니가 새로운 아이를 품었을 때,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한땀 한땀 손수 만드신 머플러.



그 머플러는 이미 그곳에 두고 왔다.



살짝 엉성하게 흐트러진 문양, 그렇지만 절대로 대충 만들었다 고는 볼 수 없다고 할 수 있는 정성스러운 기운기 맴돌던 소중한 유품.



그것 이외엔,



자신을 환하게 반기며 안아주셨던 아버지도, 수련으로 타국까지 갔다와 선물을 왕창 싸들고 이야깃거리를 풀어주던 오라버니도,



자신을 귀여워 해주고 곧장 필요한 것을 가져다 주었던 가문의 일원의 흔적도.



이젠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으니.



긴 복수도 끝났고, 끝낼 예정이었으며 만약의 가능성조차 배제한 후다.




미련도, 더 이상 기억을 할 자격도 없었다.



잠들지 않는, 별무리가 아름답게 수놓아져 있는 밤하늘이 보였다.




원했던 것, 염원 하던 것은 이루었다.


그렇기에 유품을 두고 온 것 아니더냐.




하지만 그것은 거짓이었다.




마음속 깊에선 그들을 다시금 만나고 싶다는 소원이 있었으니.



툭,



손에 물방울이 떨어졌다.



정신을 차리니, 눈시울에서 눈물이 나오고 있었다.



손으로 공허한 가슴을 부여잡고, 이미 세상엔 없는 그들의 이름을 외쳤다.



떨어지는 낙엽,



매말라가는 강바닥,



한번 만이라고 염원하는 애처롭기만 한 발자국.



새하얀 꿈에 안겨 잔향을 떠올렸다.





핏길로 된 미로를 나아가며 미아가 된 미로 속의 여자 아이는 이제 성인이 되었다.



비틀린 희망도, 현실도 이미 깨달은 그녀였다.





린은, 예전 자신의 가문이 있던 잔해 앞에 서있었다.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었다.



빗줄기에 눈물이 가려지고 목소리가 흐려졌다.



이렇게 된다면, 내가 슬프고 울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시겠지.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그리움에 남겨진 외로움이 가슴을 다시금 조여 왔지만,




멈추지 않고, 그곳의 잔해들로 정확히 126명, 그분들의 무덤을 만들어 드렸다.




수십개의 새하얀 십자가가 언덕 위에 세워져 있었고,



그 앞에서 혼자,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는



그 비가 그칠 때까지 그 자세 그대로 그들을 기억했다.






....


투둑,




낙엽을 젖히던 빗방울이 그쳤고,



얼굴에 있는 비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기를 닦아내며 그렇게 각오를 다졌다.




모두가, 등을 다독여주고, 용서하며 응원해주었으니까.




린은 자리를 떠났다.




꽃피지 않는 식물을 화분에서 쳐다보는 것처럼

처량하고 어리석은 짓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각오를 다졌음에도 발걸음은 무겁기 그지 없었다.




린은 여행을 떠났다.



수십 계절이 지나고, 그녀도 점점 제대로 된 감정을 되찾아갔다.



하지만 무언가 흥미는 없었다.



거처를 되찾을 기회는 없었고, 또한 외로움과 고독함은 꼬리표처럼 그녀를 따라왔으니, 어찌 보면 당연했다.



강함에 끝자락에 다다랐고 수련에 빠져 더 이상 강해져 봤자 의미는 크게 없었다.




정처 없이 돌아다녔고, 때론 선인에게 자비를 베풀었으며 악인을 죽였다.



때론 전쟁터 한복판에서, 어떤 때는 침략 당하는 국가에서 사람들을 구했다.



하지만 정의와 악은 곧 풀어헤치는 인간의 관점으로 정해지는 것.



떠돌아다니며 마구잡이로 도와주는 것과

악누군가를 죽이는 것은 남들이 보기엔 폭군이라고 불러도 좋아 보였다.



그렇다고 증오 받고, 쫓기는 인생은 아니였다.



국가를 적으로 돌려도 될 정도의 전력을 보유한

린을 대놓고 적으로 돌려 엄청난 피해를 각오한 어리석은 자들은 없었으니.




하지만 생활과 마음가짐에 달리지는 건 없었다.



존재 의의를 잃은 한낯 복수귀였던 삶에서 빠져나와 하는 짓이라곤 그것밖에 없었으니.




여느 때처럼 지붕위에서 밑을 내려다 보던 중,




그런 인생을 바꿀 사람을 만난 건 평범한 낮이었다.




대성당의 만행, 소성왕 문일호였다.




셀 수도 없는, 아니 그냥 태어날 때부터 당해 보인 학대의 흔적들



망가지고 헤진 눈초리. 절망보단 공허에 가까워진 눈동자는 아주 예전 전부를 잃은 자신과 비슷했기에 흥미가 돋았다.



그와 처음 얘기를 했을 땐, 웃음과 동질감이였다.



가진 마인드 하며, 말투까지 비슷했으니.


마냥 절망에 빠져 금방 깨질 그릇은 아니어 보였다.




그날 밤은 어쩐지 보름달이었고, 되뇌여 보니,


그날 이후론 이렇게 밤하늘을 쳐다본 적은 처음이었다.




연초를 피우며 오늘 따라 아른거리는 추억을 애써 지운 채 아름다운 밤하늘을 구경했다.




그러고보니.... 그래,




"그날 밤도 이런 달이었지."




그녀는 손에 들린 술병을 기울이며 앞으로의 일을 계산했다.




피식,


의미모를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문일호는 자신과 굉장히 닮은 사람이었다.



의미 섞인 정의를 추구하고, 또한 모순적인 사람이었다.



안으론 약했으며 겉으로만 강했다.



그는 약했다.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정도로.




그 점은 예전 자신과 겹쳐 보일 정도로 린과 닮아있었다.




소성왕이란 높은 직책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쥐여지지 않는 삶이란... 음, 어지간히 고통스러웠겠지




당장 그의 등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기에 그녀는 더욱 그를 보듬어 주었다.




무언가 자신의 모습과 너무 겹쳐 보였을까.


어느새 제자로 받아들이고 힘을 길러주고 있었다.



그중엔 그가 죽을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또한 그 강함도 나날이 강해졌다.



자비 없는 냉혹함은

발목에 질질 끌리는 짐을 떨쳐낼 수 있었고



잘못된 점을 파악하고 수련을 멈추지 않는 점은 칭찬 받을 만 했다.



전투의 감은 충분히 좋았고 재능도 충분히 있었다.



어딘가 무른 부분이 있긴 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린 본인이나 자기 자신이었기에 냉혹함은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겉'으론 충분히 강했고 내면을 아는 건 아마 자신밖에 없으리라.





다만...



이별을 고하려던 그날밤 고백을 받았을 때



거절하지 못한 자신의 잘못으로,


겉의 성격이 허물은 자신의 죄가 있다.




여행을 떠나고, 같이 정을 나누며 요 근래 가장 많이 웃었다.



사제지간의 일선?


기본적인 상식.



폐륜적인 행동이라 한들, 그건 이미 지난 후였다.






"스승님... 이건, 뭡니까?"



문일호가 검은 머플러를 조심스레 받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만든 것이니, 가지고 있거라."



그는 검은 머플러와 린을 번갈아보며 이내 입을 열었다.



"스승님께서 직접 말입니까?"



무감각한 눈이 잠시 크게 떠졌다 줄어드는 걸 보면 어지간히 놀란 모양이다.



".... 연모하는 낭군한테 이 정도도 못해줄 사람은 아니니라."



얼굴이 붉어져 있는 린의 모습을 본 문일호는


필사적으로 올라가는 입고리를 제어했지만



이내 입을 가리며 고개를 떨궜다.



"푸흡,... 큭, 안 어울리십니다."



"흐므으으..... 너무하니라!"



그녀는 문일호의 등을 팡 팡 때리며 얼굴이 홍시처럼 붉어졌다.



그의 말이 맞았다.



온갖 강함을 추구하느라 요리에 서툴렀고, 가사에 서툴렀으며 사랑을 처음 하는 방법조차 몰랐기에 어리버리를 하기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건 확실했다.



그가 불행하다면 똑같이 자신도 불행하고, 슬픈 감정을 느꼈다.



그녀는 예전 보금자리를 잃어 봤기에, 이 자리와 시간들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인지하고 있었다.



무감정하던 이가 웃고, 자신의 품에 안기며

아주 가끔이지만 농담을 던져올 때도 좋았다.



그 날은, 길면서도 굉장히 짧았다.



이후는 현재와 다를 바가 없었다.



행보가 들키고, 쫓기며 그렇게 사는 삶은 불행이.. 맞았으니까.



문일호는 자신이 없으면 안된다. 그것을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유일한 정신적 버팀목이자 스승이며 연인이었다.



그걸 그는 자기 전 매일 표현했으며


만신창이가 되어 자신의 이름과 품을 갈구해오는 모습이라면 모를 사람이 없었다.



계약으로 원래보다 5배는 되는 고문을 받고

뒤에선 한희영의 임무를 받았으며 자신의 감정을 죽이고 묵묵히 실력을 갈고닦을 뿐이었다.


이미 그의 정신상태는 위태롭기 그지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 스승으로서 제자의 힘듬은 풀어줘야 하건만.'



여차하면 목숨을 걸고 대성당과 맞다이를 깔 수도 있다.



하지만 대성당에는 적이 너무 많다.



최고의 창병인 전대 성왕도 그렇고,



대현자보다 그 이상으로 불리는 성녀,



그리고 우두머리.




그 셋을 혼자서 감당하는 것은 아무리 린이라 해도 무리가 있었다.




하나, 하나 각개격파라면 꽤 간단한 일이지만



창병과 그 성녀를 동시에 상대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꺼려진다.




린은 자신의 목숨을 아끼는 것이 아니다.



그가 한없이 약해져 돌아오는 날은 받아줘야 하니까.



밤에, 입술을 깨물고 주먹을 꽉 쥐며 자신의 품에 안기는, 그 거처조차 없다면 정말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을까.




한번 보금자리를, 마음속의 소중한 거처를 잃어봤던 린은 잘 알고 있었다.



그 무엇과도 비교가 안되는 공허함과 후회,

무력함이 짓눌러 아무것도 못하게 되겠지.



적어도 폐인이 되는 들을 떠 밀어 줄 순 없었다.



그렇다고... 그의 아내로써,

아픈 모습을 계속 지켜보는 건


치가 떨리고 그의 몸 상태를 확인할 때마다 주먹이 쥐어졌다.




오늘도, 한껏 부서지고 들어온 문일호는 현관에서부터 쓰러져 자신의 품에 안겨 들어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번엔 누구를 만난걸까.


아니면 그놈들에게 더 심하게 고통을 받을 것일까.



영생을 바쳐서라도 사랑하는 그이가 이렇게 심한 꼴을 하고 돌아오면 언제 봐도 정신머리가 잠시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그가 집에 돌아오는 것이 애타게 기다려 지면서도 무서운 이유가 이것이다.




침실에서 키스가 이어지고, 혀가 오가며 그를 침대에서 안았다.



해줄 수 있는 거라곤, 지치고 돌아온 그를 안아주고 순종적이게 구는 것 뿐이었다.



여기서 자신마저 그를 괴롭히는 건 용서치 못할 일이다.




중얼거리는 것으로 보아, 오늘도 어제도, 언제나 그랬듯이.



대성당이 지시하는 살인을 하고, 악마들을 죽였으며 마인들을 학살했다.




한번 타락했다, 돌아와 가족들을 부등켜 안고 살려달라며 애원하는 인간.



그들은 대성당의 명령으로 죽었고.



그런 일은 수천번이 넘었다.



한번의 타락이라도 용서는 없었다.



그렇기에 악마들의 관점으로 봤을 때,


악으로 따져 언쟁을 벌인다면 더 무력이 강한쪽이 이기겠지.



그리고 대성당이 강했기에 정의로 비춰지는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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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감정 없는 마법사 (2) 23.02.25 184 5 14쪽
95 감정 없는 마법사. (1) 23.02.25 215 5 16쪽
94 황실, 한희영. 23.02.24 211 5 15쪽
93 SSS급 패왕의 스킬 들고 회귀했다. 23.02.23 211 4 14쪽
92 패왕성(霸王星)의 잔재- 스승 (2) 23.02.21 210 5 13쪽
91 패왕성(霸王星)의 잔재- 스승 (1) 23.02.20 221 5 16쪽
90 대성당 23.02.20 245 5 10쪽
89 SSS급 패왕의 스킬 들고 회귀했다. 23.02.19 226 5 10쪽
88 클라우디아 - 펠트, 라우렌시아.- 3재의 성녀 (2) 23.02.18 226 5 17쪽
87 클라우디아 - 펠트, 라우렌시아.- 3재의 성녀 (1) 23.02.17 232 4 12쪽
86 수련 (2) 23.02.14 248 5 13쪽
85 수련 (1) 23.02.13 239 4 13쪽
84 성왕의 일처리 23.02.11 214 5 10쪽
» 린- 과거 23.02.11 230 5 11쪽
82 역십자 23.02.09 219 5 11쪽
81 성왕, 둘의 만남. 23.02.09 228 5 10쪽
80 대마녀 (3) 23.02.06 229 5 15쪽
79 대마녀 (2) 23.02.05 224 5 10쪽
78 대마녀 (1) 23.02.05 233 5 12쪽
77 한희영의 의뢰. 23.02.03 249 5 13쪽
76 어처구니 없는 소원. 23.02.02 264 5 16쪽
75 성왕의 가르침 23.01.31 279 6 13쪽
74 더럽혀진 천사. 23.01.31 320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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