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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버터바 님의 서재입니다.

9클래스 대마법사 전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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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버터바
작품등록일 :
2024.01.15 17:35
최근연재일 :
2024.02.21 17:56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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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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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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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33화 – 매료의 반지(2)

DUMMY

퓨쳐리사이클링과 루나인더스트리 업무 협약식은 루나인더스트리 본사에서 열렸다.


양사가 함께 세울 공장이 인천에 있다는 이유였다.


딱히 협약식 장소가 중요한 건 아니었기에 정춘복 대표도 이견을 표하지는 않았다.


양사의 관계자들 외에도 지역 시의원과 구청장급 공무원들도 함께 자리했다.


공장이 들어선다는 건 지역사회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


그래서 굵직한 언론사의 기자들도 초대되었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 철수와 경호원들은 실내에서 문 앞을 지켰다.


특별할 것 없는 정말 평범한 협약식이었다.


정장 차림의 철수가 중문 앞에 가만히 서서 실내를 둘러봤다.


‘외부 사람이 이렇게 많이 왔는데, 대놓고 일을 꾸미지야 않겠지.’


그는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겉보기에는 그냥 S사의 최신 스마트워치.


그러나 리제가 직접 개조한 것으로 지정한 수치 이상의 마력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리게 되어 있었다.


[이상 없음]


식이 한참 진행되는 동안에도 화면에는 여전히 이상 없음 표시만 떠 있었다.


철수는 설정에 들어가 지정된 수치를 절반으로 낮췄다.


이 세계에 마법이 없다 뿐이지 마나를 가진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었다.


수치를 너무 낮게 설정해 놓으면 시도 때도 없이 알람이 울릴 터라 제법 높게 잡아놨었다.


적용 버튼을 누르자 화면에 모래시계가 나타나 빙글빙글 돌았다.


[마력을 감지합니다.]


별생각 없이 수치를 조정했던 거라 철수는 결과를 확인도 하지 않았다.


우우웅.


‘음?’


[수치 이상의 마력이 감지 되었습니다. 방향을 표시합니다.]


철수가 스마트워치를 수평으로 맞추자 한시 방향으로 화살표가 나타났다.


감지만 한다 뿐이지 정확하게 누구인지, 혹은 어떤 물건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철수가 눈매를 좁히고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살폈다.


때 하나 묻지 않은 흰색 정장을 입은 사내가 눈에 들어왔다.


혹시나 싶어 철수가 조용히


‘한국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


백금발을 단정하게 빗어 넘긴 백인이었는데, 단일민족 국가인 한국에서 그런 사람이 한국인일 확률은 아주 낮았다.


그는 리제가 입수해준 참석자 명단을 떠올렸다.


루나인더스트리의 모기업이 미국에 있는 터라 외국인도 제법 많이 있었다.


명단의 사진만으로는 그가 누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각도상으로 뒤통수만 보이니까 애초에 사진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가 서문 앞에 서 있던 스코프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그가 소리도 내지 않고 재빨리 철수 옆으로 다가왔다.


“예, 전무님.”


“중문 좀 지키고 있어.”


“예, 알겠습니다.”


충성스러운 스코프 조준영은 왜 그래야 하는지, 언제까지 지켜야 하는지 묻지도 않았다.


철수가 그의 팔을 툭툭 두드려 주고는 천천히 서문으로 이동했다.


시계에 나타난 화살표가 철수의 움직임과 함께 천천히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아무리 봐도 흰 정장의 사내를 가리키고 있었다.


[무영아, 내 기준으로 한 시 방향. 흰 정장 백인 보여?]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무영이 텔레파시로 답했다.


[네, 주군. 백금발 남자, 맞습니까?]


[응. 그 사람 명찰 좀 확인해줄 수 있나?]


무영은 철수가 가리키는 사내의 정반대에 앉아 있었다.


그는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얼굴이다.


참 신기한 게, 고위 공무원이라면 고위 공무원, 직업 군인이라면 직업 군인, 학교 선생님이라면 선생님처럼 보인다.


협약식에는 언론사 기자 명찰을 달고 들어왔다.


누가 봐도 기자 얼굴에 기자 복장이라 프레스석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어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었다.


그렇다고 딱히 아는 척할 정도까지 존재감이 있는 건 아닌지라 사람들은 그가 어느 언론사인지 관심도 갖지 않았다.


애써 공들게 만든 가짜 신분이 출입할 때 빼고는 전혀 쓸모가 없었다.


참고로 무영은 자기 시나리오를 완벽하게 숙지하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목숨 걸고 알아내겠습니다.]


[아니! 자꾸 이런데 목숨 걸지 말라고.]


[충성!]


무영은 목에 카메라를 걸고 슬쩍 자리를 빠져나왔다.


그가 당당하게 앞에 서서 카메라를 찍었다.


사람들은 당연히 그가 기자겠거니 하고 진지하게 표정 관리를 했다.


‘흰색 정장.’


무영이 그쪽으로 렌즈를 향한 뒤 줌을 당겼다.


[에드워드 노르튼(Edward Norton), CEO of BETC]


한국 참석자들이 많은 관계로 이름이 영어와 한국어로 병기되어 있었다.


[주군, 이름 확인했습니다. 에드워드 노르튼, BETC라는 회사의 대표입니다.]


철수가 기억 속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냈다.


‘시계가 가리키는 게 저 남자인 건 확실한데···.’


그는 서문 앞에 섰지만 여전히 에드워드의 뒤통수밖에 안 보였다.


원래 이런 행사는 ‘자리’가 그 사람의 지위를 나타낸다.


고위 공무원 무리와 당사와 그룹 중역들은 중앙 앞에, 기자들은 오른쪽 앞에 앉아 있다.


그렇다면 왼쪽 앞자리는 초대받은 관계사 중 루나인터스트리 혹은 퓨쳐리사이클링과 유대가 깊은 회사 관계자일 확률이 높았다.


실제로도 그곳에 앉은 사람들은 대부분 직접 거래 관계에 있는 회사 관계자들이었다.


외국인도 제법 있었는데 해외 기업의 한국 지사장들이었다.


그 말은 어쨌든 BETC가 루나인터스트리 같은 그룹사는 아니라는 뜻이었다.


‘협약식 때문에 영국에서 여기까지 날아왔다? 자기 회사일도 아닌데?’


협약식은 ‘우리 이제 같이 일 한 번 해볼게요!’하고 사람들 앞에서 약속하는 행사다.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처럼, 회사일 특히 다른 회사와 협업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공장 준공식도 아니고 협약식에 그 먼 곳에서, 그것도 대표가 직접 날아온다는 건 조금 부자연스러웠다.


‘그러고 보니 영감님이 저쪽에 있었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춘복은 몇 주 전부터 정회장에게 간청했다.


제발 협약식에 같이 좀 가달라고.


이곳에 있는 사람 중 퓨쳐리사이클링의 관계사 사람은 정회장이 유일했다.


세계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려놓은 업체치고는 참 좁은 인맥이라 할 수 있었다.


철수는 발소리를 죽이고 정회장에게 다가갔다.


워낙 이런 자리를 귀찮아하는 정회장이다 보니 갑자기 다가오는 철수가 반가운 모양이었다.


“어, 마전무. 왜? 나갈까?”


“아니요. 나가긴 어딜 나가요. 잠시 볼일 있어서 온 거예요.”


“쯧.”


정회장이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앞에서는 발표자가 협약을 통한 기대효과를 화려한 PPT자료와 함께 발표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회장 본인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라 흥미가 1도 생기지 않았다.


“그래, 볼일이 뭔데?”


철수가 허리를 숙이고 정회장 귓가에 입을 가져갔다.


“잠시 얼굴 확인할 사람이 있어서 온 거예요.”


“누구?”


“저 앞에 흰색 정장요.”


아쉽게도 정회장은 제일 앞줄이 아니었다.


원래 그의 자리는 제일 앞줄이었지만 바꿨다.


괜히 사진 찍혀서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건 사양하고 싶어서였다.


정회장이 씨익 웃고는 속삭였다.


“도와줘?”


“네. 제가 저 남자 얼굴만 볼 수 있으면 되거든요.”


“오케이.”


정회장이 앞쪽 무대 옆을 가리키며 조금 큰 목소리로 말했다.


“저 계단, 한 번 확인해. 이따가 정 대표가 올라갈 길이니까.”


루나인더스트리의 발표가 끝나면 정회장이 올라갈 순서다.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둥 퓨쳐리사이클링은 미래 기업이라는 둥 연설하기로 되어 있었다.


날개가 정식으로 정춘복의 경호를 맡고 있으니 철수가 계단 확인하는 거 정도는 별 문제 될 거 없었다.


물론, 식장 전체의 관리를 맡은 루나인터스트리 쪽에서 조금 기분 나쁠 수는 있다.


그러나 안전을 확인하겠다는데 딱히 제지할 명분은 없었다.


철수가 살짝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네, 회장님. 바로 확인하겠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정회장이 그 지시를 하기 위해 철수를 불렀다고 생각할 터였다.


철수가 벽쪽으로 붙어 천천히 앞으로 갔다.


무대 위에는 발표가 한창이었기에 사람들은 그에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침내, 에드워드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다.


왜 이렇게 얼굴을 보려고 용을 쓰느냐!


그의 마나 스캔은 두 종류가 있다.


넓은 공간을 대상으로 어디에 누가 있구나 정도만 알 수 있는 ‘탐지’ 버전.


단 한 명에게만 쓸 수 있지만 상대의 마력량과 클래스, 속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탐색’ 버전.


탐색 버전을 사용하려면 제약이 있었는데, 바로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거리의 제약도 있었다.


지금 철수와 에드워드의 거리가 딱 마지노선이었다.


[마나 스캔]


철수는 마나를 최대한 좁혀 에드워드에게 집중했다.


‘호오, 이것 봐라?’


이곳에 이렇게 높은 클래스의 마법사가 있을 줄이야.


루나 보육원의 황금조 원장도 마법사긴 했지만, 기껏해야 2클래스 문을 두드리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백금발의 사내는 5클래스 마스터.


6클래스 문턱에 발을 올려놓고 있었다.


그가 속한 클래스 수준에서는 완벽하다고 할 만큼 마력이 안으로 잘 갈무리되어 있었다.


리제의 마력 감지기 수치를 엄청나게 낮춰야 겨우 감지될 정도니 말 다 했지.


‘젊은 나이에 대단하네. 재능인가?’


남이 들으면 놀린다고 할 말이었다.


나이 제한 때문에 인증을 못 받아서 그렇지, 철수는 이미 18살 전에 9클래스를 넘어섰다.


그런 그가 5클래스 마스터인 20대 후반 마법사를 보며 감탄한다니.


철수는 불과 얼마 전까지도 이 세계에는 마법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줄 알았다.


몇 년간 그리 알고 살았으니 오히려 젊은 나이게 꽤 높은 성취를 이룬 에드워드가 반갑기까지 했다.


흑마법사도 만나긴 했지만, 철수에게 흑마법사란 말하고 생각하는 벌레 비슷한 거니 패스.


‘CEO라더니 아티팩트를 꽤 많이 두르고 계시는구만.’


의자에 기대어 세워놓은 지팡이도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지만 양손에 하나씩 낀 반지가 눈에 확 들어왔다.


반지에서 마나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게 더 위화감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착용하고 있는 이상 소량의 마나라도 지녀야 정상이다.


착용자가 5클래스 마스터라면 더 그렇고.


그런데 그의 반지에서는 아무런 마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일부러 마나를 감추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


순간, 에드워드의 파란색 눈동자가 철수를 향했다.


찰나의 순간이긴 했지만 둘의 시선이 얽혔다.


에드워드는 관심 없다는 듯 다시 정면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철수는 알고 있었다.


‘오호, 내 마나 스캔을 눈치 챈거야? 재미있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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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030화 – 아주 성실한 9클래스 대마법사 24.02.15 128 5 12쪽
29 029화 – 격돌 0번 경호팀 VS 경호 3팀(2) 24.02.14 138 4 11쪽
28 028화 – 격돌, 0번 경호팀 VS 경호 3팀(1) 24.02.09 154 6 10쪽
27 027화 – 현대의 마법사 24.02.08 186 6 11쪽
26 026화 – 후원금을 빨아들이는 남자 황금조 24.02.07 177 6 11쪽
25 025화 – 은둔현자 리제 마이트 24.02.06 195 6 11쪽
24 024화 – 철수, 득녀 24.02.05 225 6 11쪽
23 023화 – 모기 잡아라 24.02.04 224 8 12쪽
22 022화 – 이상한 포로 +2 24.02.03 245 8 11쪽
21 021화 – 검은 아이들 24.02.02 282 10 12쪽
20 020화 – 자존심은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 +1 24.02.01 286 11 12쪽
19 019화 – 최면 전문가의 위엄(2) 24.01.31 302 11 11쪽
18 018화 – 최면 전문가의 위엄(1) 24.01.30 338 11 11쪽
17 017화 – 청순미 넘치는 심판의 천사 +3 24.01.29 390 11 10쪽
16 016화 – 갑질 혹은 음모 24.01.28 403 12 11쪽
15 015화 – 영혼의 회수꾼 리퍼(2) +1 24.01.27 448 11 12쪽
14 014화 – 영혼의 회수꾼, 리퍼(1) 24.01.26 479 11 11쪽
13 013화 - 아에로크 제국, 최고 암살자 쉐도우(2) 24.01.25 481 11 11쪽
12 012화 – 아에로크 제국, 최고 암살자 쉐도우(1) 24.01.24 571 13 11쪽
11 011화 – 중대장은 실망했다 24.01.23 574 13 10쪽
10 010화 – 잭 더 리버 24.01.23 589 14 10쪽
9 009화 – 엄마는 흑마법사 24.01.22 614 13 12쪽
8 008화 – 배틀힐러의 기술은 고문에 최적화되어 있다 24.01.21 639 15 11쪽
7 007화 - 마나의 흔적이 느껴지는 평범한 여자 24.01.20 664 15 12쪽
6 006화 – 주차가 약점인 대마법사 24.01.20 779 16 11쪽
5 005화 – 철수의 희망 정회장 회장 24.01.19 926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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