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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버터바 님의 서재입니다.

9클래스 대마법사 전무님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상큼버터바
작품등록일 :
2024.01.15 17:35
최근연재일 :
2024.02.21 17:56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6,648
추천수 :
387
글자수 :
168,720

작성
24.01.29 00:05
조회
390
추천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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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17화 – 청순미 넘치는 심판의 천사

DUMMY

마이클은 쉭쉭 숨을 몰아쉬며 배유미 대기실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의 성격이 원래 지랄 맞아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발터, 이 개새끼. 돈 몇 푼 가지고 사람을 비굴하게 만드네. 진짜 짜증 나는 독일 새끼.”


마이클이 모퉁이를 돌아서는데 누군가 튀어나오는 바람에 툭 부딪혔다.


이쪽에는 마이클보다 높은 직급의 사람이 있을 일이 없었다.


기껏해야 짐 나르는 인부일 터.


그래서 마음 놓고 욕부터 내질렀다.


“왓 더 퍽! 눈깔을 어떻게 뜨고 다니는 거···. 야?”


그의 앞에 가녀린 여인이 주저앉아 있었다.


백금발에 커다란 눈망울, 보석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아름답게 빛나는 파란색 눈동자.


가느다란 팔다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육감적인 몸매.


특히 바스트.


마이클은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처, 천사!’


만약 천사가 실존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정답이었다.


그녀는 한정 해제로 인간 모습이 된 브리엘이었다.


브리엘은 은은하게 신성한 빛을 뿜어주고 있었는데, 익숙하지 못한 인간이 빛의 영향을 받으면 조금 몽롱해진다.


그래서 신탁을 내릴 때나 신의 뜻을 전할 때는 반드시 신성한 빛을 동반했다.


그래야 더 그럴듯해 보이고 깊게 생각하지 않고 믿으니까.


브리엘이 비척비척 일어나더니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러고는 흘러내리는 백금발 머리를 쓸어 올렸다.


“죄송합니다. 괜찮으십니까?”


원래 나쁜 놈들이 신성한 빛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 법.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마이클이 이 순간만큼은 먼저 사과하는 상대에게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오시는 걸 미처 보지 못했어요.”


“아, 아, 아닙니다. 저도 못 보긴 마찬가지인걸요. 하하하.”


마음은 관대해져도 눈은 본능에 충실했다.


마이클은 빠른 속도로 브리엘의 다리부터 머리 꼭대기까지 스캔했다.


‘와, 얼굴은 완전 청순한데 몸매 죽이네. 누구지?’


입을 조금만 벌리면 침이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로 마이클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브리엘이 양손을 모으고는 고개를 살짝 비스듬하게 틀었다.


그러고는 조금 혀짧은 소리를 냈다.


“어머! 선생님, 스태프셨구나. AD면 뭐예요?”


“아, 조감독 비슷한 겁니다.”


조감독과 AD는 천지 차이였지만 브리엘은 순박한 얼굴로 눈을 반짝였다.


“조감독이면 엄청 높은 사람이잖아요?”


“아, 그렇죠. 제가 또 조감독님이랑 가족같이 지내는 사이입니다. 하하하.”


“대단하세요! 저도 영화 배우가 꿈인데···. 이렇게 영화사 AD님을 만나다니. 꿈만 같아요.”


마이클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예쁘지만 두뇌는 청순한 타입의 여자!’


잘만하면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마이클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폈다.


“영화 배우가 꿈이시구나. 그거, 제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쪽처럼 예쁜 사람은 제가 말만 잘하면 단역에 꽂아 드릴 수도 있죠. 하하하.”


“헉! 정말이에요?”


브리엘이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마이클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그녀는 천사다.


인간의 지저분한 욕망은 얼마든지 읽어낼 수 있었다.


‘이 돼지 같은 놈. 목을 꺾어 버릴까? 아니면 갈빗대를 부러트려서 폐를 찌르게 할까?’


기쁜 소식을 전하는 천사 브리엘. 그녀의 숨겨진 이명은 ‘심판의 천사’.


대천사들은 신의 의지를 대행해 심판한다.


그런데 브리엘은 신의 의지랑 전혀 상관없이 자꾸 심판을 내리는 바람에 대천사 미카엘이 ‘심판의 천사’라는 경고성 이명이 붙여줬다.


몇 번이나 경고했지만 고쳐지지 않아 미카엘도 몇 번이나 ‘신’에게 쪼였다.


사랑과 자비의 대명사인 신도 아랫천사를 갈굴 정도니 말 다했지.


그러던 브리엘이 드디어 주인을 만났다.


찰스 마이어스라는 9클래스 배틀힐러.


그가 유일한 브리엘의 통제 수단이었다.


찰스가 시건방을 떨어도 미카엘이 좋게 봐주는 건 골칫거리를 조련해주는 데 대한 ‘감사함’이 있기 때문이었다.


브리엘이 순수함이 가득한 눈빛으로 마이클을 올려다보며 ‘이 자식을 어떻게 괴롭힐까?’ 궁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배유미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브리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엘, 여기 있었군요.”


“아, 네.”


브리엘이 후다닥 뛰어 유미 옆에 가서 섰다.


마이클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조금만 더 하면 됐는데 갑자기 배유미가 튀어나오다니.


‘제길, 하필 저 한국 계집이랑 같이 일하는 사람이었나?’


그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고는 유미에게 말했다.


“매니저한테 얘기는 들으셨나?”


“네. 한 시간 반 전까지 와서 대기하라고 하셨다고요. 그래서 가는 길이었어요.”


“그래. 얼른 가라고.”


마이클이 휙 몸을 돌리더니 재빨리 걸어갔다.


계획대로 배유미를 끌어냈으니 돈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백금발 여자의 연락처를 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마이클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브리엘이 눈매를 좁히며 유미를 쳐다봤다.


“찰스, 어째서 배유미 모습인 거죠? 설마, 함정으로 직접 들어가려는 건 아니겠죠?”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감이 안 잡히니 방법이 있나.”


폴리모프.


카피 수준을 벗어나서 완벽하게 다른 이의 모습이 되는 마법이다.


드래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마법인데 그걸 찰스 마이어스가 해냈다.


다만, ‘드래곤 전용 마법’답게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다.


마나의 소모량은 말할 것도 없고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철수가 이 까다로운 마법을 사용한 이유는 혹시 모를 흑마법사, 혹은 마족이 지켜보고 있을 때를 대비해서였다.


다른 마법으로 모습을 바꿀 수는 있지만, 1급 이상 흑마법사나 고위 마족은 그것을 알아볼 수 있다.


그러면 당연히 원래 계획을 취소할 텐데 그건 철수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아스모.]


철수의 텔레파시에 아스모가 나른한 음성으로 답했다.


[왜?]


[졸지 마라. 이 와중에 잠이 오냐?]


[잔소리는 그만해요, 엄마.]


[엄마 같은 소리 집어치우고. 은신이 특기인 마족 중에 나나 네가 알아채지 못할 만큼 뛰어난 녀석이 있던가?]


아스모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름 하나를 꺼냈다.


[바포메트.]


[걔 마왕 아냐?]


[마계에서는 마왕으로 취급 안 해주는데 워낙 사기를 잘 치는 녀석이라 흑마법사들은 마왕으로 알고 있지.]


[너랑 그 녀석이랑 싸우면 누가 이겨?]


다른 때 같으면 길길이 날뛰면서 ‘무슨 그딴 질문이 있냐! 내가 이긴다!’라고 했을 아스모였다.


그러나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둘이 정정당당하게 싸우면 열에 아홉 정도로 내가 이겨. 그런데 그 외의 상황에서는 모르겠네. 워낙 지저분한 짓을 당당하게 하는 놈이라서.]


[마족다운 녀석이라는 거지?]


아스모가 하악질을 길게 하더니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장난하냐? 마족을 뭐로 보고.]


[악마?]


[우리 악마 아니라고!]


마계도 지옥이 아니다.


마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주기 위해 인간들이 수백 년간 노력한 결과가 ‘마계는 지옥, 마족은 악마’라는 공식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마족도 마계라는 세계의 주민일 뿐이었다.


[됐고, 브리엘 보낼 테니까 교대하고 이쪽으로 와.]


[오, 알겠어. 심심해서 죽기 직전이었어.]


철수가 쳐다보자 브리엘은 단번에 그의 의도를 알아챘다.


“싫어요. 정말 간만에 한정해제잖아요. 그냥 저랑 같이 가요.”


“아니야. 마족이 끼어있을 거 같다는 촉이 왔어.”


“그러니까 더 제가 가야죠. 악마의 천적이 천사인 거 몰라요?”


“응, 알지. 그런데 마족은 악마 아니래. 시간 없으니까 빨리 가.”


철수가 브리엘의 팔을 잡고 건물 사이로 밀어 넣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백금발의 여인은 사라지고 조막만 한 흰 새가 날아올랐다.


그녀는 철수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며 거칠게 짹짹거렸다.


욕하는 것 같았는데, 안타깝게도 철수는 새소리는 못 알아듣는다.


***


유미 모습을 한 철수가 촬영장소인 거대한 창고 앞에 도착했다.


촬영 시작 한 시간 반 전인데도 사람들이 상당히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모두 같은 로고가 그려진 잠바를 입고 있네.”


그들은 모두 발터 회사 소속의 특수효과팀 사람들이었다.


인식방해 마법을 몸에 두르고 있는 터라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앞에 사람이 있지만, 그 사람에게 전혀 신경이 가지 않는 마법.


그것이 인식방해 마법이었다.


그런데 철수는 이 세계에 와서 인식방해 마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사람뿐 아니라 CCTV 같은 카메라까지 마법의 영향을 받았다.


여기까지 오면서 지나친 CCTV에는 철수의 모습이 깨진 픽셀처럼 남아있었다.


잠시 후, 철수의 눈에 두리번거리며 배회하는 검은 고양이 아스모가 들어왔다.


그는 꽤 서둘러서 왔는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1.1.1.1.1.1.1.1.1.1.

철수가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아스모 엉덩이를 툭 찼다.


“늦었네. 너 고양이 됐다고 운동을 너무 게을리하는 거 아니야?”


그제야 아스모는 철수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교대하고 여기까지 오는 거 1분도 안 걸렸거든?]


“30초면 도착해야지. 1분이나 걸려 놓고 숨도 헐떡이잖아.”


[잔소리는 그만 해요, 엄마. 나도 한정해제 해줄 거지?]


“물론이지.”


철수는 우선 아스모에게도 인식방해 마법을 걸었다.


“한정해제를 허락한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스모가 연보라색 안개에 휩싸였다.


[크하하! 오랜만에 본 모습으로 돌아가는구나!]


“아, 미안. 그건 아니야.”


[응?]


안개가 걷히고 그곳에 서 있는 것은 배유미였다.


어느새 철수는 폴리모프를 풀고 자기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인데?”


“폴리모프는 동시에 두 명에게 쓸 수 없어.”


“아니, 그러니까 어째서 내 쪽이 배유미냐고?”


“난 매니저니까 당연한 거 아니야? 배우가 혼자 다니는 거 봤냐?”


“아, 그러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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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53 Celes
    작성일
    24.01.29 04:41
    No. 1

    아명은 어릴적에 붙여주는 별명 비슷한거고, 그 사람의 특징을 표현해주는 별칭은 보통 이명이라고 하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상큼버터바
    작성일
    24.01.29 05:29
    No. 2

    헉! 맞네요;;;;;;;! 감사합니다! 수정했어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g5******..
    작성일
    24.02.23 13:12
    No. 3

    예전편에 배유미부모인 소속사 사장과 만날때는 동물로변한 소리를 다 텛레파시로 알아듣고서 이번엔 못알아 듣는다고 하시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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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030화 – 아주 성실한 9클래스 대마법사 24.02.15 128 5 12쪽
29 029화 – 격돌 0번 경호팀 VS 경호 3팀(2) 24.02.14 138 4 11쪽
28 028화 – 격돌, 0번 경호팀 VS 경호 3팀(1) 24.02.09 154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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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026화 – 후원금을 빨아들이는 남자 황금조 24.02.07 17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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