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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버터바 님의 서재입니다.

9클래스 대마법사 전무님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상큼버터바
작품등록일 :
2024.01.15 17:35
최근연재일 :
2024.02.21 17:56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6,507
추천수 :
383
글자수 :
168,720

작성
24.01.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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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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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12화 – 아에로크 제국, 최고 암살자 쉐도우(1)

DUMMY

이른 저녁, 철수가 리무진 승합차를 몰고 강원도로 향하고 있었다.


나름 간판 배우의 차인지라 풀옵션에 갖가지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배우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운전석과 조수석 뒤로 두꺼운 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유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운전대 옆에 있는 인터폰을 누르고 말하면 된다.


사실 이건 매니저들이 유미에게 껄떡대거나 훔쳐보거나 몰래 촬영하거나 하지 못하도록 추성호 대표가 직접 의뢰한 개조 차량이었다.


철수는 운전대를 잡은 채 인상을 팍 찡그렸다.


“이런 젠장! 어째서 내가 직접 운전을 해야 하는 거냐고!”


계약은 영화 촬영이 끝날 때까지 유미를 경호하는 것이었다.


흑마법사들이 유미 주변을 얼쩡거리고 있다.


그래서 철수는 실력 좋고 자신의 말이라면 껌뻑 죽는 시늉이라도 할 경호원들로 직접 팀을 꾸렸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유미가 캐스팅 된 영화는 내년 크리스마스 개봉을 목표로 제작되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 ‘론:비밀의 방’.


그녀는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었다.


하지만 시리즈 전작인 ‘론:마법사의 돌멩이’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대박을 치는 바람에 국내에서는 거의 주연급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시리즈 총감독이 우연한 기회에 유미의 영화를 잠깐 봤고 시나리오 수정을 강행하면서까지 그녀를 캐스팅했다고 한다.


일단, 언론에는 그렇게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국말과 일본말 개념이 전혀 없는 총감독이 유미가 일본 사람인 줄 알고 섭외했다는 후문이다.


‘이 배우 섭외해’라고 하면 회사가 알아서 팔로우업 하니까 감독은 그렇게만 던져 놓기만 하고 신경 쓰지 않았다.


보도 자료를 보고 나서야 배유미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게 된 감독.


‘퍽! 쉣! 갓뎀! 유미(Yumi)는 원래 일본 이름 아니야?’라며 실망했다고.


유미로서는 또 하나 행운이 있었는데 원작자와 시나리오 작가가 한국 여행 한 번 오는 게 소원인 사람들이라 그녀 역할의 비중을 꽤 키워 놨다는 것이었다.


영국 배경의 마법 판타지물이 생뚱맞게 한국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하게 된 이유였다.


우스운 이야기긴 하지만 배유미는 한국이 나오는 장면 말고는 등장하지 않는다.


어쨌든 문제는 이 영화가 정식 예고편이 나오기 전까지 극비 촬영으로 진행되는 터라 촬영장에 영화 제작사와 직접 계약한 경호 인력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날개의 경호원들은 영화 촬영장에는 갈 수 없다.


오직 유미의 집 및 소속사 사무실의 동선에서만 경호할 수밖에 없었다.


촬영 장소조차 외부에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촬영장까지 차량 경호도 할 수 없었다.


소속사 RT엔터에서는 밀착 경호원을 한 명이라도 둘 수 있게 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No’였다.


더 강하게 나갔다가는 캐스팅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는지라 소속사에서는 궁여지책을 내놓았다.


바로 날개의 기대주 마철수 전무를 매니저로 등록하는 것이었다.


영화사를 속이기 위해서 철수는 철저히 매니저가 되어야 했다.


그래서 유미 차량의 운전도 그가 직접 운전해야 했다.


인터폰에 불이 들어오고 나긋한 배유미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전무님, 피곤하시죠. 저 때문에 정말 죄송해요.]


“아니에요. 제 업무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전무님을 운전기사처럼 쓰는 것 같아 죄송해서 그런데···. 제가 조수석에 앉아서 갈까요?]


“괜찮아요. 내일 아침 일찍부터 촬영이니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가셔야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신경 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낯선 사람과 나란히 앉아서 몇 시간을 운전해서 간다?


전혀 반갑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면 휴게소라도 잠시 들릴까요? 출발한 후로 한 번도 쉬지 않으시던데···.]


“화장실 가고 싶어요?”


[아니, 그런 건 아니예요. 전무님께서 피곤하실까봐요.]


“그럼 그냥 가죠. 그냥 빨리 도착해서 푹 쉬는 게 나아요.”


[네···.]


철수도 휴게소 좋아한다.


회오리 감자도 좋아하고 휴게소 대표 메뉴인 국밥도 좋아하고 촉촉 오징어도 좋아한다.


하지만 휴게소에 가면 주차를 해야 한다.


승용차 주차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이런 승합차를 주차하려면 얼마나 괴로울까?


주차장에 차가 한 대도 없으면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그럴 리는 없으니까 그냥 가기로 했다.


“그래도 나름 영화 세트장이니까 주차장은 널찍하게 만들어놨겠지? 응? 그럴 거야. 맞지?”


아스모가 조주석에 앉아 발바닥을 핥았다.


[나 세트장은 한 번도 안 가봤어.]


“너한테 물어본 거 아니야!”


[여기 너랑 나밖에 없는데?]


“혼잣말 몰라? 혼잣말!”


[혼잣말을 굳이 입 밖으로 하는 이유가 뭐야?]


아스모가 조수석 아래쪽에서 과자 봉지를 하나 잡아 올렸다.


고양이 발로 능숙하게 과자 봉지를 뜯더니 동그란 감자칩을 한 조각 꺼내 철수에게 내밀었다.


[먹어.]


“응.”


바삭한 감자칩을 와삭와삭 씹어먹으니 기분이 좀 가라앉는 것 같았다.


철수가 눈매를 좁히며 생각을 정리했다.


“그러니까 결론은 흑마법사들이 배유미를 노린다는 거야. 마법이 없는 세계니까 최대한 자연스럽게 사고로 위장해서 배유미를 죽이려는 거고. 맞나?”


아스모가 감자칩을 쪼개 입에 넣었다.


자기 차였으면 가루 흘리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을 철수.


하지만 이건 남의 차라서 그냥 놔뒀다.


[죽일 생각은 없는 거 같은데?]


“흠, 하긴. 죽이려고 한다기에는 너무 조잡해. 차라리 죽이려고 했다면 벌써 성공했겠지.”


[그러니까.]


유미 같은 일반인에게는 낮은 수준은 ‘커스’만 걸어도 며칠 내로 죽는다.


아무리 엄마인 레이가 이래저래 조언을 통해 도와줬다고 하지만 수많은 시도가 모두 실패하는 건 정말 이상했다.


“그럼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


아스모가 사람처럼 의자에 등을 대고 앉아 앞발 발톱으로 코를 깔짝깔짝 긁었다.


[배유미를 제물로 쓰려는 거 아닐까?]


“고작 한 명을 제물로 써 봤자일텐데. 아니, 애초에 죽어야 제물이잖아.”


[배유미는 저쪽 세계의 피와 이쪽 세계의 피가 섞인 혼혈이잖아? 거기에 뭔가 있을 거 같아.]


그때 차를 따라 날아오던 브리엘에게서 텔레파시가 왔다.


[찰스, 미행하는 차가 있어요.]


“언제부터?”


[아까 포천을 지날 때 봤던 차였는데, 다시 붙었네요.]


“흠, 그럼 한 대가 아니라는 뜻이겠네.”


같은 차가 계속 따라다니면 바보가 아닌 이상 눈치를 챈다.


그래서 프로들이 미행할 때는 차 몇 대가 서로 긴밀히 연락하며 교대로 따라붙는다.


[두 대. 승합차 하나랑 승용차 하나예요. 승합차에는 다섯 명, 승용차에는 두 명이 타고 있고요.]


“흑마법사들인가?”


[아니요. 모두 일반인이에요.]


“아, 일반인은 귀찮은데···. 차량번호랑 좌표 불러봐. 애들 시켜서 떼어 내야겠다.”


철수는 안주머니에서 펜을 꺼내 아스모에게 던져줬다.


“야, 받아 적어봐.”


[이 손으로 뭘 적어!]


“아, 진짜 도움 안 되네.”


철수가 혀를 차자 아스모가 방방 뛰었다.


[말 그렇게 하기 있음? 내가 누구 때문에 이 모양이 된 건데!]


***


날개에는 숨겨진 팀이 하나 있다.


속칭 왼쪽 날개.


합법적으로 경호하기 힘든 상황, 이를테면 상대를 완전히 뭉개버려야 할 때 쓰는 철수 직속의 팀이었다.


왼쪽 날개의 첫 번째 깃 무영.


그는 아에로크 제국에서는 쉐도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암살계 일인자였다.


짧게 자른 머리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173cm의 키.


특징이라고는 짧은 머리라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평범한 외모의 사내였다.


나이조차 대충 스물에서 마흔 사이라고 추정되는 암살자 최적화 모델.


그는 찰스 마이어스에게 거둬진 이후 암살을 그만두고 착실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가 하는 일은 이른바 ‘죽어도 싼 놈’을 죽이는 일이지만 어쨌든 본인은 암살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우우웅.


휴대폰 화면에 ‘주군’이라는 표시가 뜨자 무영은 신속하게 전화를 받았다.


그는 휴대폰을 양손으로 조심스럽게 들고 자기 귀에 가져다 댔다.


“찰스 마이어스에게 영광을! 주군, 무영입니다.”


[무영아, 지금 어디니?]


철수의 음성은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와 사뭇 다른 인자하고 친절했다.


“강원도 인터체인지 쪽에서 대기 중입니다.”


[빨리도 가 있네.]


“주군의 명에 신속하게 반응하는 것이 신하 된 도리니까요.”


[신하 아니라 부하.]


“네.”


철수는 왕이 된 적 없다.


그러니 신하가 아니라 부하가 맞다고 몇 번이나 정정해줬지만 무영은 끝까지 자신을 신하라 주장했다.


[문자로 차량번호랑 좌표 보낼 건데, 처리 좀 해줘. 곧 국도로 빠질 거니까 참고하고.]


“죽일까요?”


[아니, 일반인들이야. 그런데 혹시 걔들 주변에 흑마법사가 있을 수 있거든?]


“죽일까요?”


[아니, 살려서 데려와. 일단, 승합차에 탄 사람은 여덟 명인데 가능하겠어? 안 죽이고 제압이 가능하겠냐는 뜻이야.]


“목숨을 걸고 완수하겠습니다.”


[아니, 목숨은 걸 필요 없어.]


“존명!”


[아니, 존명 그런 거 하지 말라고. 아무튼 부탁할게.]


“존명!”


충성심이 강하면서도 말은 더럽게 안 듣는 무영이었다.


우우웅.


무영의 화면에 차량번호와 좌표가 떴다.


그는 전화가 끊긴 것을 확인하고는 태블릿을 꺼냈다.


능숙하게 지도 앱을 열고 좌표를 주소로 변환해 입력하는 무영.


‘검은색 승합차, 인원수 여덟. 차가 이동 중이니까 좀 넓게 봐야겠지.’


[사이트]


화면 해당 지점에 손가락을 얹고 마나를 일으키자 그의 머릿속으로 영상이 흘러들어왔다.


아에로크 제국에 있을 때는 지도를 이용했는데, 이 세계는 종이로 된 지도를 구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지도 앱을 사용했더니 정확도도 훨씬 높고 주변의 지물이 바뀔 때마다 바로 업데이트가 되는 터라 훨씬 유용했다.


“찾았다.”


[마크]


철수의 차를 미행 중인 검은 승합차에 그의 마나 흔적이 남았다.


앞으로 48시간은 승합차가 어디로 가든 무영은 찾아낼 수 있다.


뭔가 생각난 듯, 그가 휴대폰을 켜고 떨리는 손으로 ‘주군’을 입력했다.


뚜루루.


[어, 무영아.]


“주군, 거점 주소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들은 그곳으로 옮겨 놓을 테니 연락주십시오.”


[거점은 언제 또 확보했대? 역시 우리 무영이 일 잘하네.]


철수의 칭찬에 무영의 입꼬리가 삐죽삐죽 올라갔다.


“주군의 하시는 일에 모든 역량을 동원하는 것이 신하 된 도리지요.”


[신하 아니라 부하.]


“승합차 위치 잡았습니다. 바로 작업 들어가겠습니다.”


[알겠어. 수고!]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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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030화 – 아주 성실한 9클래스 대마법사 24.02.15 126 5 12쪽
29 029화 – 격돌 0번 경호팀 VS 경호 3팀(2) 24.02.14 135 4 11쪽
28 028화 – 격돌, 0번 경호팀 VS 경호 3팀(1) 24.02.09 150 5 10쪽
27 027화 – 현대의 마법사 24.02.08 184 5 11쪽
26 026화 – 후원금을 빨아들이는 남자 황금조 24.02.07 175 6 11쪽
25 025화 – 은둔현자 리제 마이트 24.02.06 191 6 11쪽
24 024화 – 철수, 득녀 24.02.05 222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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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022화 – 이상한 포로 +2 24.02.03 242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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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018화 – 최면 전문가의 위엄(1) 24.01.30 333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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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015화 – 영혼의 회수꾼 리퍼(2) +1 24.01.27 446 11 12쪽
14 014화 – 영혼의 회수꾼, 리퍼(1) 24.01.26 475 11 11쪽
13 013화 - 아에로크 제국, 최고 암살자 쉐도우(2) 24.01.25 477 11 11쪽
» 012화 – 아에로크 제국, 최고 암살자 쉐도우(1) 24.01.24 567 13 11쪽
11 011화 – 중대장은 실망했다 24.01.23 570 13 10쪽
10 010화 – 잭 더 리버 24.01.23 586 14 10쪽
9 009화 – 엄마는 흑마법사 24.01.22 610 13 12쪽
8 008화 – 배틀힐러의 기술은 고문에 최적화되어 있다 24.01.21 635 15 11쪽
7 007화 - 마나의 흔적이 느껴지는 평범한 여자 24.01.20 660 15 12쪽
6 006화 – 주차가 약점인 대마법사 24.01.20 773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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