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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버터바 님의 서재입니다.

9클래스 대마법사 전무님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상큼버터바
작품등록일 :
2024.01.15 17:35
최근연재일 :
2024.02.21 17:56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6,649
추천수 :
387
글자수 :
168,720

작성
24.02.0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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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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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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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28화 – 격돌, 0번 경호팀 VS 경호 3팀(1)

DUMMY

깍두기를 쳐다보는 철수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장난이 뭔지 보고 싶으면 한 번 더 해봐. 이 새끼가 여기가 어디라고 패악질이야?”


철수의 눈빛을 정면으로 받은 깍두기는 방광이 저릿저릿했다.


원래 겁먹은 개가 더 열심히 짖는 법이었다.


“이, 이 새끼? 지금은 나한테 한 말 맞지!”


“어. 너한테 한 말 맞아, 이 새끼야. 닥치고 가만히 있어.”


“와, 진짜 뚜껑 열리게 하네!”


깍두기가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 팔을 걷어붙였다.


사실, 철수는 10분 전부터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0번 경호팀이 사랑하는 자기 부하들을 갈구면 조질려고.


철수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고는 뚜벅뚜벅 깍두기 앞까지 걸었다.


“머리가 왜 그런가 했더니 뚜껑을 어디다 놔두고 온 거였구만.”


깍두기가 막 대꾸하려는데 철수가 가만히 손을 뻗어 그의 턱을 움켜잡았다.


“.......”


‘꼬, 꼼짝할 수가 없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단지 턱을 잡혔을 뿐인데 온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너, 아직 나 본 적 없지?”


“.......”


그는 턱을 쥔 채 깍두기의 몸을 끌어내렸다.


턱이 테이블에 닿자 깍두기의 자세는 90도가 되었다.


치욕적인 자세인지라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 보려고 했지만 가위라도 눌린 것처럼 꿈쩍할 수 없었다.


“그래, 조금 낫네. 인사는 그렇게 하는 거야. 옆의 친구들 좀 보고 배워.”


깍두기는 그제야 눈알을 굴려 동료들을 쳐다봤다.


모두 바른 자세로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하고 있었다.


‘와, 이 배신자 새끼들!’


이곳으로 이동하는 중에 마철수 욕을 그렇게 찰지게 해놓고서 갑자기 이러는 법은 없었다.


그러나 그의 동료들도 할 말은 있었다.


‘마철수는 싫지만, 목숨은 소중하다.’


요즘 시대에 회사에서 이런 식으로 하는 게 가능한가.


인권을 무시하는 처사 아닌가.


그리 생각하고 있는데 철수가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불만이 있으면 나가는 길에 행정팀에 항의하세요. 아니면 제가 지금 회장님께 영상통화라도 할까요? 인권 유린의 현장을 자수할 겸.”


그때 문이 열리고 0번 경호팀 팀장 안하무가 들어와 너스레를 떨었다.


“아이고, 마 전무님. 장난인 거 다 아는데 진지하게 받을 사람은 여기서 한 명도 없습니다.”


전형적인 실눈케.


차가운 느낌은 은테를 썼지만, 웃는 인상이라 그런지 편안한 느낌을 주는 남자였다.


몸이 균형 있게 잘 발달 되어서 정장 입은 태가 남달랐다.


철수가 깍두기의 턱을 놓고 자세를 바로했다.


“회의 시간에 너무 ‘딱 맞춰’ 오셨네요, 안 팀장님.”


가시가 있는 말이었지만 안 팀장은 마냥 생글생글 웃으며 양손 가득한 음료수 트레이를 들어 보였다.


“오랜만에 함께하는 회의라서 커피를 좀 사 왔습니다. 그것도 아메리카노 한 잔에 밥 한 끼 가격인 스타복스로요! 더 중요한 것은 법인카드가 아니라 개인카드로 결제했다는 겁니다. 하하하.”


누구나 좋아할 법한 유들유들하면서도 친절한 사내였지만, 철수는 어째 그가 영 껄끄러웠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만들어낸 표정’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겠지만, 대마법사로서 오만 종류의 사람을 다 경험해 본 철수는 알 수 있었다.


아크사 제국의 성황이 딱 안 팀장 같았다.


늘 인자하게 허허허 웃고 있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인간.


그렇기에 별로 얽히고 싶지 않은 인물이었다.


본인은 정반대로 자꾸 엉겨붙으려 하고 있었고.


철수가 경호 3팀의 막내 준영을 쳐다봤다.


“스코프, 팀장님께 음료수 받아서 나눠드리세요.”


“네, 전무님.”


날개의 경호원들은 모두 별명을 하나씩 부여받는다.


임무 때는 본명이 아닌 별명을 부른다.


있어 보이게 말하자면 일종의 ‘코드네임’.


철수는 평소에도 부하들을 부를 때 자신이 붙여준 별명으로 불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료들끼리도 별명으로 부르게 됐다.


준영의 별명이 스코프가 된 이유는 그의 성이 ‘조’ 씨이기 때문이다.


조준영. 조준영. 조준경.


조준경은 영어로 스코프.


별명은 대부분 철수가 붙인다.


안타깝게도 철수는 네이밍 센스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팀원들은 그에게 받은 별명을 굉장히 좋아했다.


날개 경호원은 별명을 받고 나면 자기 사적인 메일 계정 주소를 바꾸는 게 관례가 되어 있었다.


준영이 안하무 앞에 가서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러고는 트레이를 넘겨받아 음료수를 하나씩 나눠줬다.


철수가 문득 자기 뚜껑에 ‘전무님, SP’라고 쓰여있는 걸 발견했다.


‘SP가 뭐지?’


그의 의아함에 안하무가 입 모양으로 ‘스페셜!’이라고 답해줬다.


철수만 특별히 고급 원두를 골랐다는 뜻인 모양이었다.


친절.


그러나 아주 불편함.


철수가 억지로 미소를 한 번 지어주고는 자세를 바로했다.


“인사는 이쯤 하고, 0번 팀장님도 오셨으니 회의를 시작하죠. 만수르?”


“네, 전무님.”


경호 3팀장 류만수, 일명 만수르가 정춘복 대표와 정회장 회장의 동선을 브리핑했다.


그리고 비상 상황 발생 시 혼선을 줄이기 위해 수립한 행동 수칙을 알렸다.


어쨌든 이번 경호 의뢰는 날개에서 받은 것.


경호의 주체는 경호 3팀이었다.


브리핑을 받는 0번 경호팀 표정이 상당히 불편해 보였다.


그룹에서 제일 높은 사람은 회장이다.


그 회장을 전담해서 경호하는 팀인 만큼 자부심도 컸다.


만든 지 이제 3년째 되는 경호 3팀의 지휘를 받게 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히 마뜩잖았다.


그러나 안 팀장이 별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있는지라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브리핑이 끝나고 철수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깔끔하게 정리 잘됐네. 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그의 칭찬에 만수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칭찬받았다.’


존경해 마지않는 마철수 전무의 칭찬이다.


마음 같아서는 춤이라도 추고 싶은 걸 참고 있었다.



길지 않은 회의가 끝났다.


사실, 의견을 조율하거나 할 건덕지가 별로 없는 터라 길어질 일이 없는 회의였다.


회의가 끝났는데 철수는 어째 일어날 생각이 없어보였다.


아랫사람들이 먼저 일어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다들 가만히 앉아 그의 눈치를 살폈다.


철수가 빙그레 웃으며 0번 경호팀을 둘러봤다.


“0번 경호팀 경호원들은 경호 3팀이 미덥지 않은 것 같은데, 맞나?”


모두 침묵했다.


아니라는 소리는 없으니 긍정이라는 뜻.


안하무가 양손을 맞잡고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전무님,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우리 팀원들은 이력도 출중하고 경험도 많다 보니까···.”


그가 말끝을 흐렸지만 그 내용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좋아요. 그러면 이왕 이렇게 오셨으니 상호 간에 실력 확인하는 시간을 갖죠. 안 팀장님, 이후에 일정이 어떻게 되시죠?”


“일정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전무님이 시간 내라고 하시면 내야죠. 하하하.”


철수의 말뜻이 ‘대련’이라는 건 안 팀장도 잘 알아들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전혀 긴장하거나 걱정하는 기색이 없었다.


최고의 실력자들만 모아 놓은 0번 경호팀이다.


안하무는 당연히 철수의 말을 ‘삐약삐약 신생 경호 3팀에게 가르침을 한 수 내려주어라’라는 것으로 이해했다.


“잘됐네요. 마침 지금 대(大)단련장이 비어 있으니까 같이 이동하시죠.”


철수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때가 되었다.


0번 경호팀의 시답잖은 자부심을 뭉갤 때!


0번 경호팀이 정회장 회장을 경호하는 만큼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


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실제로는 자기 사람들을 갈군 죗값을 치르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째 경호 3팀의 얼굴이 죽상이었다.


특히, 팀장 만주의 표정이 제일 심했다.


‘대, 대련을 하라는 건가!’


철수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테이블을 똑똑 두드렸다.


“자, 활동복으로 환복하고 대단련장으로 집합.”


***


망망대해의 상공을 유유히 날아가는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


BETC의 대표 에드워드 노르튼 백작이 태블릿으로 무언가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


[소재에 따른 마법 증폭 범위의 변화]


루나 인터스트리사(社)에서 제공한 연구 보고서였다.


“흠, 써 보니까 확실히 알겠더군.”


철, 알루미늄, 텅스텐, 티타늄 등 다양한 재질의 지팡이를 사용해봤다.


그러나 퓨쳐리사이클링이라는 한국 기업에서 만든 나노 재생 플라스틱을 압축한 지팡이가 안정성과 효율이 가장 좋았다.


루나 인더스트리에서 어떻게든 같은 플라스틱을 만들어 보려 했지만 실패.


결국, 제휴를 맺어 장기간 관계를 유지하며 기술을 빼내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퓨쳐 리사이클링에도 이득이 있어야 했는데, 그 역할을 BETC에서 해주기로 했다.


나노 재생 플라스틱의 영국과 인도, 그리고 미얀마에 독점 판매권의 획득.


조건은 해당 국가에 얼마나 판매되었는지 상관없이 매년 일정량 이상을 BETC에서 떠안아 주는 것이었다.


그가 계약서를 검토하고 있는데, 승무원이 다가왔다.


“손님, 편안한 여행 되고 계십니까?”


“덕분에. 더 필요한 건 없으니 착륙할 때까지 방해받지 않았으면 좋겠소만.”


“네, 손님.”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하는 그녀.


어느새 손에 날카로운 단검이 들려 있었다.

단검이 눈으로 따라잡기조차 힘든 속도로 에드워드의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


팅.


보이지 않는 벽에 막혀 단검이 튕겨 나갔다.


“미안하지만 방해받고 싶지 않다고 했잖소?”


그가 손짓하자 다른 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들이 벌떡 일어나 그녀를 제압했다.


승무원은 도무지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듯했다.


성공을 확신했건만 도대체 무엇이 자신의 칼을 튕겨낸 걸까?


에드워드가 시선을 계속 태블릿에 둔 채 옆에 세워둔 지팡이를 그녀에게 겨눴다.


[프리즈]


쩌저적.


승무원은 괴로워할 틈도 없이 얼음덩어리가 되었다.


에드워드는 이런 일이 별로 낯설지 않았다.


고귀한 자에게 반감을 갖는 미천한 자들은 늘 있기 마련이니까.


“착륙하기 전에 잘게 부숴서 버려주세요. 어떻게 승무원으로 위장할 수 있는지 파악해주시고.”


“네, 백작님. 불편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에드워드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저어 주고는 다시 계약서에 집중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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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030화 – 아주 성실한 9클래스 대마법사 24.02.15 128 5 12쪽
29 029화 – 격돌 0번 경호팀 VS 경호 3팀(2) 24.02.14 138 4 11쪽
» 028화 – 격돌, 0번 경호팀 VS 경호 3팀(1) 24.02.09 155 6 10쪽
27 027화 – 현대의 마법사 24.02.08 186 6 11쪽
26 026화 – 후원금을 빨아들이는 남자 황금조 24.02.07 178 6 11쪽
25 025화 – 은둔현자 리제 마이트 24.02.06 195 6 11쪽
24 024화 – 철수, 득녀 24.02.05 225 6 11쪽
23 023화 – 모기 잡아라 24.02.04 224 8 12쪽
22 022화 – 이상한 포로 +2 24.02.03 245 8 11쪽
21 021화 – 검은 아이들 24.02.02 282 10 12쪽
20 020화 – 자존심은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 +1 24.02.01 286 11 12쪽
19 019화 – 최면 전문가의 위엄(2) 24.01.31 302 11 11쪽
18 018화 – 최면 전문가의 위엄(1) 24.01.30 338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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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015화 – 영혼의 회수꾼 리퍼(2) +1 24.01.27 448 11 12쪽
14 014화 – 영혼의 회수꾼, 리퍼(1) 24.01.26 479 11 11쪽
13 013화 - 아에로크 제국, 최고 암살자 쉐도우(2) 24.01.25 481 11 11쪽
12 012화 – 아에로크 제국, 최고 암살자 쉐도우(1) 24.01.24 571 13 11쪽
11 011화 – 중대장은 실망했다 24.01.23 574 13 10쪽
10 010화 – 잭 더 리버 24.01.23 589 14 10쪽
9 009화 – 엄마는 흑마법사 24.01.22 614 13 12쪽
8 008화 – 배틀힐러의 기술은 고문에 최적화되어 있다 24.01.21 639 15 11쪽
7 007화 - 마나의 흔적이 느껴지는 평범한 여자 24.01.20 664 15 12쪽
6 006화 – 주차가 약점인 대마법사 24.01.20 779 16 11쪽
5 005화 – 철수의 희망 정회장 회장 24.01.19 926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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