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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버터바 님의 서재입니다.

9클래스 대마법사 전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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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버터바
작품등록일 :
2024.01.15 17:35
최근연재일 :
2024.02.21 17:56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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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05
추천수 :
383
글자수 :
168,720

작성
24.01.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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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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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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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10화 – 잭 더 리버

DUMMY

공간을 찢고 나타난 사내의 이름은 잭 더 리버.


과거 영국의 유명한 살인마 잭 더 리퍼랑은 전혀 상관없다.


잭이 살던 곳이 강이었을 뿐.


이름이야 어쨌든 이 잭도 살인마였다.


잭은 아에로크 제국 희대의 ‘두 자릿수 연쇄 살인 사건’을 일으키고도 증거를 남기지 않았다.


아에로크 제국에서 경찰력을 총 동원했지만 1년이 넘도록 용의자조차 특정 짓지 못했다.


황제가 직접 나서서 경찰과 치안대를 쪼아 댔지만 아무런 실마리조차 잡을 수 없었다.


검은 달 사제단의 모드레드 남작은 사령술을 통해 잭을 찾아냈고 자기 휘하로 거둬들였다.


-더 자극적이고 흥미진진하게 살인을 즐길 방법이 있다네.


모드레드가 잭을 섭외할 때 한 말이었다.


잭은 흑마법에도 상당한 재능을 보였다.


과감하면서도 치밀한 성격 덕에 그는 검은 달 사제단 안에서 금방 자리를 잡았다.


지금 그는 1급 법사. 3급인 레이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아득히 높은 존재였다.


길게 찢어진 눈으로 만족스럽게 레이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잭.


그는 문득 소파에 팔짱을 낀 채 못마땅한 얼굴로 앉아 있는 곱슬머리 사내를 발견했다.


“이런, 불청객이 있었네.”


“.......”


철수는 생각했다.


‘이 미친놈은 자기가 불청객이라는 자각이 없나? 아니, 불청객이라는 뜻을 모르나?’


그가 가만히 자신을 쳐다보는 걸 잭은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오는 상태’라고 착각했다.


이곳은 마법이 없는 세계.


아무도 없는 곳에서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오고 검은 기운이 사람을 칭칭 감고 하면 놀라기도 하겠지.


속박에 걸린 레이가 겁에 질린 얼굴로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잭이 한번더 속박을 외치며 그녀의 입을 봉해버렸다.


“변명은 나중에 오붓한 시간을 보낼 때 듣자고. 한껏 비명을 지르게 해줄 테니 기대해.”


그가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레이를 위아래로 훑었다.


'흑마법사'하면 모두가 떠올리는 정형화된 흑마법사의 모습이었다.


레이는 경기라도 일으키는 것처럼 몸을 비틀었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그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숨을 헐떡였다.


잭이 한껏 입술을 좌우로 찢어 미소를 지으며 철수를 내려다봤다.


“젊은이, 운이 없다고 생각해.”


[다크 클로우]


다짜고짜 흑마법을 펼치는 마스터 잭.


검은 발톱 수십 개가 바닥에서 솟아올라 철수를 향해 날아들었다.


다음 순간 잭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이게 무슨 일이지?


잭은 눈앞의 현상을 이해하지 못해 몇 번이나 눈을 비볐다.


그는 자신이 소환해 낸 암흑의 발톱이 건방지게 앉은 사내를 갈기갈기 찢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새빨간 피가 솟구칠 것을 기대하며 잔뜩 흥분해 있었다.


그런데 발톱들이 철수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일렬로 서 있었다.


마치 미친개 상병을 앞에 둔 이등병 같은 모습이랄까.


철수가 미동도 없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아무리 흑마법사라지만 이거 완전 또라이네.”


잭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뭐라는 거야, 이 미친놈은? 그나저나 이거 왜 이러지? 야! 공격하라고!”


그가 마나를 강하게 불어넣었지만, 발톱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철수가 한숨을 푹 내쉬며 까딱 턱짓했다.


그러자 검은 발톱들이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는가 싶더니 후다닥 사라졌다.


철수는 잭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리켰다.


“아무리 비열하고 사악한 흑마법사더라도 한 번 정도는 기회를 주는 게 내 원칙이다. 와서 대가리 박아.”


참고로 같은 흑마법사 레이가 갑자기 들이닥쳤으면서도 철수와 멀쩡하게 대화할 수 있었던 이유.


그것은 그녀가 등장하는 동시에 테이블 위에서 이른바 ‘도게자’, 그러니까 무릎을 꿇고 대가리를 박았기 때문이다.


암흑의 발톱들이 제멋대로 돌아가자 잭의 입가로 검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다크 클로우는 소환술의 일종이다.


술사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크 클로우가 돌아가면서 생긴 리바운드를 잭이 고스란히 받게 된 것이었다.


그는 소매로 대충 입가를 닦아내고는 철수를 노려봤다.


“이게 무슨 개 같은 경우지? 야, 너 뭐하는 놈이냐?”


잭은 철수가 ‘심상치 않은 놈’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자기 팔 길이 정도 되는 검은 지팡이를 소환했다.


자신의 마법을 보고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는 것은 실력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지만 다크 클로우를 강제로 역소환시켜 버렸다.


잭이 지팡이를 움켜쥔 채 철수를 노려봤다.


검은색 지팡이의 머리 부분에 괴물의 손이 조각되어 있었고 붉은색 구슬이 박혀 있었다.


지팡이 몸체에는 괴수의 굵은 핏줄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잭의 심장 박동에 동조해 핏줄을 따라 붉은 빛이 깜빡거렸다.


지팡이를 본 철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어휴, 잘도 그런 걸 가지고 다니네. 부끄럽지도 않나?”


“하하하! 어디서 굴러온 개뼈다귀인지는 모르겠지만 보는 눈이 그래서 살아남겠냐? 이건 지옥의 십군장 중 하나이자 제2 마왕이신 아스모데우스 님의 팔뚝 모형이다.”


“아······. 그렇구나.”


“보아하니 마법사 나부랭이 같은데 잘 들어둬. 이 지팡이는 무려 지옥의 중대장 메트로놈 님께서 내게 직접 주신 거다. 이른바 메이드 인 지옥. 알겠냐!”


철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깐, 잠깐. 영혼 빼앗길 거 각오하고 계약하는 건데 중대장은 좀 애매하지 않아?”


“뭐, 뭐가 애매해!”


잭도 알고 있었다.


마황군의 중대장.


높은 건지 낮은 건지 알 듯 말 듯 한 그런 직위였다.


“야, 여기 대한민국 군대 체계를 보면 중대장은 부하 100명 있는 거거든? 흠, 그거 너무 애매한데?”


“닥쳐! 닥치라고! 중대장 무시하지 마!”


잭이 광분하며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다크 썬더]


검은 번개가 지팡이 끝에서 뻗어 나왔다.


철수가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젓자 검은 번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


잭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상대의 마법을 취소시키는 건 쉽지 않지만 가능은 하다.


마법사의 마법이 발동되기 직전 자기 마나를 섞어 마법을 취소시키는 것.


‘캔슬’이라는 기술명까지 붙어있을 정도로 유명한 기술이었다.


다만, 상대와 마법력의 격차가 서너 단계는 나야 가능한 일이었으니 딱히 쓸 일이 없었다.


격차가 그 정도 나면 그냥 마법으로 찍어 누르는 게 쉽고 간편하며 통쾌했으니까.


그래서 아에로크 제국에서도 마법사의 교양 중 하나로 취급해 일단 배우기만 하는 그런 기술이었다.


철수가 한 것이 ‘캔슬’이라고 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지만, 이건 캔슬이고 뭐고가 아니라 그냥 발동된 마법 자체를 없애버린 것이었다.


자존심 강한 흑마법사 잭은 기분이 팍 상했다.


‘이 새끼는 뭐지? 나처럼 저쪽에서 넘어온 건가?’


이 세계에는 마법이 없으니 당연한 추론이었다.


잭은 '찰스 마이어스'를 알고 있다.


흑마법사라고 해도 어쨌든 마나 밥을 먹고 사는 이상 그 엄청난 인물을 모르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안타깝게도 잭은 국외 활동이 잦았던 터라 철수의 실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철수는 여전히 소파에 앉은 채 가만히 잭을 쳐다보고 있었다.


잭이 방에 들어왔을 때랑 전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가만히 마력을 모으며 철수를 도발했다.


“마나라고는 쥐똥만큼밖에 안 느껴지길래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마법 좀 쓰는 놈이었구나?”


“높은 클래스일수록 자기 마나를 안으로 잘 갈무리하는 법이다. 너처럼 칠칠하지 못하게 줄줄 흘리고 다니는 놈이 그걸 알겠냐만은.”


“크하핫! 깐죽거리는 거 보니까 네 놈이 이겼다고 생각하나 보지? 하지만 이걸 어쩌나?”


잭이 단검을 꺼내 자기 손바닥을 서걱 그었다. 이내 상처가 벌어지며 피가 주르륵 흘렀다.


철수는 별 감흥 없다는 듯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거로 용서를 구하려는 건 아니겠지? 하려면 손가락은 잘라야지 그래서 내 마음이 풀리겠어?”


“멍청한 자식아! 용서해달라고 상처낸 거 아니다. 닥치고 잘 봐!”


잭은 피로 흥건한 손바닥을 지팡이에 얹고는 근엄하게 외쳤다.


“지옥 마황 군단의 중대장 메트로놈이시여! 종이 간청하오니 피의 서약을 기억하소서!”


[소환]


순간, 그의 지팡이로 엄청난 양의 마력이 모여들었다.


곧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방 전체가 크게 흔들렸다.


책장의 책들은 쏟아져 내렸고 스탠드 조명과 장식품들이 휘청거리다가 넘어졌다.


철수가 혀를 차고는 손가락을 튕겼다.


[격리]


방 전체가 다른 공간으로 분리되었다.


그것은 여기서 아무리 지지고 볶고 난리를 쳐도 밖에서는 전혀 알 수 없게 되었다는 뜻이었다.


딱히 RT엔터 대표실을 지켜줄 의도는 아니었다.


그저 뭣도 모르는 직원이 대표실 문을 열었다가 참사가 벌어질 일을 대비한 것이었다.


어쨌든 RT엔터는 의뢰인이자 '갑'이었으니까.


[실드]


방이 격리되는 것과 동시에 떨고 있는 레이와 기절한 추성호, 그리고 잠든 유미 주변에 반투명의 방어막이 생겨났다.


잭이 그 모습을 보며 잔뜩 흥분해서 외쳤다.


“하하하! 이제 뭐가 좀 잘못되었단 생각이 들었나 보지? 헐레벌떡 방어막을 치는 걸 보면 말이야. 마황 군단 메트로놈 중대장님을 직접 뵈었다는 것을 영광으로 여겨라.”


허공에 작은 점하나가 생겼다.


점은 점점 커지는가 싶더니 기다란 타원형의 검은 구멍으로 변했다.


쩔그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2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한이 구멍에서 걸어 나왔다.


붉은색 피부의 사내는 짧은 검은색 머리를 고슴도치처럼 하늘로 바짝 세우고 있었는데 턱근육이 어찌나 발달했는지 머리에서 하관으로 내려올수록 더 굵었다.


목은 턱과 경계가 없다고 느낄 만큼이나 두꺼웠고 승모근이 어깨 보호대라도 찬 것마냥 불룩 솟아 있었다.


번들거리는 근육투성이 맨몸뚱이에 검은색 가죽 조끼, 딱 붙는 검은색 가죽 바지, 검은색 군화.


잭의 지팡이만큼이나 개성적인 생김새요 차림새였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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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030화 – 아주 성실한 9클래스 대마법사 24.02.15 126 5 12쪽
29 029화 – 격돌 0번 경호팀 VS 경호 3팀(2) 24.02.14 135 4 11쪽
28 028화 – 격돌, 0번 경호팀 VS 경호 3팀(1) 24.02.09 150 5 10쪽
27 027화 – 현대의 마법사 24.02.08 184 5 11쪽
26 026화 – 후원금을 빨아들이는 남자 황금조 24.02.07 175 6 11쪽
25 025화 – 은둔현자 리제 마이트 24.02.06 190 6 11쪽
24 024화 – 철수, 득녀 24.02.05 222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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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020화 – 자존심은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 +1 24.02.01 281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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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018화 – 최면 전문가의 위엄(1) 24.01.30 333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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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015화 – 영혼의 회수꾼 리퍼(2) +1 24.01.27 446 11 12쪽
14 014화 – 영혼의 회수꾼, 리퍼(1) 24.01.26 475 11 11쪽
13 013화 - 아에로크 제국, 최고 암살자 쉐도우(2) 24.01.25 477 11 11쪽
12 012화 – 아에로크 제국, 최고 암살자 쉐도우(1) 24.01.24 567 13 11쪽
11 011화 – 중대장은 실망했다 24.01.23 570 13 10쪽
» 010화 – 잭 더 리버 24.01.23 586 14 10쪽
9 009화 – 엄마는 흑마법사 24.01.22 610 13 12쪽
8 008화 – 배틀힐러의 기술은 고문에 최적화되어 있다 24.01.21 635 15 11쪽
7 007화 - 마나의 흔적이 느껴지는 평범한 여자 24.01.20 660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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