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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unsung 님의서재입니다.

계약자 가문의 검술 천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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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sung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8
최근연재일 :
2023.05.18 18:05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87
추천수 :
9
글자수 :
62,207

작성
23.05.1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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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5. 배치고사 예선(3)

DUMMY

각자 한 기.

카롬의 말에 눈치 빠른 도전자들의 얼굴이 굳었다.

철갑옷의 숫자는 지금 이곳에 있는 인원보다 명백하게 적었다.

그것은 곧 도전자들끼리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단순히 철갑옷을 쓰러뜨리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도전자들은 서로 경계하듯 거리를 벌렸다.


“자, 잠깐만요!”


도전자 하나가 다급한 얼굴로 손을 들었다.

카롬이 이야기하라는 듯 턱을 까닥이자, 그가 철갑옷을 가리키며 말했다.


“철갑옷의 숫자가 너무 적지 않습니까? 저희끼리 경쟁하라는 말로 들리는데요.”

“그래. 과정이 어쨌든 마지막에 쓰러뜨린 놈이 합격이다.”

“원래는 이런 내용이 아니지 않습니까? 철갑옷만 쓰러뜨리기만 하면 된다고 들었는데요.”


아무래도 시험의 내용이 변한 것에 항의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래, 원래는 그랬지. 보통은 2차 시험에서 이만큼이나 남지 않았거든.”


카롬은 그렇게 말하며 나를 바라봤다.

아무래도 내가 예정보다 빠르게 시험을 끝내버린 탓에 도전자의 숫자가 많이 남은 모양이다.

다시 시선을 돌려 질문한 도전자를 바라봤다.

그래서 뭐?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카롬에게 도전자가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제, 제 권능은 그런 경쟁에 불리하단 말입니다.”


그 말에 몇몇 도전자들이 한심하다는 듯이 그를 쳐다봤다.

카롬 또한 차갑게 웃었다.


“그게 어쨌다는 거지?”

“네, 네?”

“나중에 경쟁전을 할 때도 그렇게 말할 건가? 나의 권능은 상성 상 불리하니, 상대를 바꿔달라고?”

“그건···.”

“하여간 경쟁전만 보고 자란 세대는 이게 문제야. 전투라는 게 항상 공평한 조건에서 싸우는 건 줄 안다니까.”


카롬의 신랄한 말에 도전자는 얼굴을 붉히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것을 보던 카롬이 혀를 차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특수한 상황이니만큼, 특별한 룰 하나 정도는 추가해주지.”


카롬은 그렇게 말하며 허리춤에 걸려있던 검 하나를 꺼내 들었다.


쿠오오


카롬이 뿜어낸 마나에 도전자들은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권능을 사용하기 위해 방출한 마나 만으로도 감독관과 도전자들 사이의 격차를 여실히 느껴버린 것이다.

카롬은 굳어버린 도전자들을 보며 히죽 웃었다.


“그렇게 놀라지들 마라. 아무리 그래도 내가 너희랑 직접 맞붙을 리가 없잖냐.”


카롬은 역수로 든 검을 바닥에 내리찍었다.

검날의 절반가량이 땅을 파고 들어갔다.

그것을 본 카론이 아깝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이런 데서 3개월짜리를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어쩔 수 없지.”


키잉


카롬의 성흔이 빛을 발하자, 흙더미가 검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쿠드득


점점 덩치를 키운 흙더미는 이내 칠흑의 갑주가 되어있었다.

그 결과물이 썩 마음에 드는 듯, 카롬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녀석은 한번에 한 명씩만 도전할 수 있게 해주마. 물론 쓰러져버리면 더는 기회는 없겠지만.”


카롬은 그렇게 말했지만, 도전자 중 누구도 도전하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다른 철갑옷들과 달리, 칠흑의 갑주는 풍기는 기운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카롬은 그런 도전자들을 한차례 살펴보더니, 손을 들었다 내렸다.


“자, 그럼 시작.”


시험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사방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터져 나왔다.


키잉


다른 도전자들보다 먼저 철갑옷을 쓰러뜨리면 된다는 생각에 참가자들이 지체없이 저마다의 성흔을 발동시킨 것이다.

마나를 빨아들인 성흔이 성좌의 마력을 계약자에게 돌려주었다.


콰아아


수십명의 계약자들이 동시에 뿜어내는 기운은 대단했다.

저 앞에 있는 철갑옷들이 막아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도저히 들지 않을 정도로.

그러나 잠시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쿠오오오


철갑옷들의 기세 또한 몇 배나 증폭된 것이다.

그것을 본 도전자들이 아연실색했다.

카롬은 그런 도전자들을 보며 웃었다.


“한가지 착각하는 것 같은데, 일반 철갑옷을 상대하기도 그리 쉽지는 않을 거야.”


그말대로였다.

철갑옷들이 뿜어내는 기세는 도전자들의 것 못지않았다.

게다가 움직임 또한 대단히 정교했다.

무게 중심이나 발의 위치 등을 보건대, 단순한 인형의 수준은 벗어나 있었다.


철컹

철컹


철갑옷들이 일제히 무장을 빼 들었다.

끝이 뭉툭한 검이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시험일 뿐, 죽이려는 의도는 없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었지만, 그것이 쇳덩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스릉


도전자들도 저마다의 무기를 빼 들며 철갑옷에 겨눴다.

무기가 없는 이들은 권능을 발현시킬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도전자들이 철갑옷을 향해 달려들었다.

철과 철이 부딪히고, 권능이 발현되며 철갑옷을 후려쳤다.


콰앙


누군가 강력한 공격으로 철갑옷을 멀리 날려버렸다.

그는 승리를 확신하듯 웃고 있었다.

그러나 철갑옷은 멀쩡하게 일어나 다시 달려들었다.


“젠장!”


단순한 철갑옷 자체만으로도 방어력이 대단할 텐데, 성좌의 마력까지 두르고 있었으니 그 단단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다만 나는 그것을 보고 의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거지?’


도전자들 또한 성좌와 계약을 맺었고, 권능을 사용할 줄 아는 이들도 상당수다.

그러나 수십 명이나 되는 도전자들이 단 한 명인 감독관의 권능을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


‘하기야 다른 감독관의 것들도 상식을 벗어나 있었지.’


단순한 재능의 문제라기엔 그 차이가 너무도 컸다.

게다가 그렉의 종자인 레나 또한 계약자로서의 재능이 뛰어난 편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분명 무언가 차이를 만드는 요소가 있을 것이다.


사락


“됐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첫 번째로 철갑옷을 쓰러뜨린 도전자가 나왔다.

완전히 쓰러진 철갑옷은 모래가 되어 사라졌다.

그것을 시작으로 추가적인 합격자가 나타났다.

물론 그 과정에서 모두가 예상했던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개자식아! 내가 상대하던걸···.”

“그럼 진작 마무리하던가. 질질 끄니까 내가 해치운 거 아니야?”

“뭐? 이 새끼가!”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지켜보던 이가, 결정적인 순간에 철갑옷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목표물을 빼앗긴 도전자가 분개했지만, 감독관인 카롬은 나서지 않았다.

대신 나른한 표정으로 한마디 내뱉을 뿐이었다.


“신경 쓰이니까 합격자는 저쪽으로 가 있어.”


감독관마저 그렇게 말하니, 빼앗긴 도전자는 분만 삭일 뿐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합격한 도전자가 조소를 흘렸다.


“너무 그렇게 상심하지 마. 아직 많이 남았잖아? 정 뺏기는 게 신경 쓰이면 저거에 도전하던가.”


그가 가리킨 건 칠흑의 갑주였다.

그는 낄낄 웃으며 합격자들이 모인 곳으로 향했다.


까득


목표를 빼앗긴 도전자는 이를 갈며 다른 철갑옷에게 달려들었다.

칠흑의 갑주를 상대하는 것은 전혀 선택지에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긴, 다른 철갑옷에 비해 터무니없이 차이가 나니까.’


칠흑의 갑주는 이곳에 모인 도전자 중 그 어떤 이보다도 강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마력량에 민감한 도전자들 또한 그것을 느끼고 현재까지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슬슬 선택지에 두는 듯 갑주를 힐끔거리는 이들이 늘어났다.

모든 철갑옷이 쓰러지면 어쩔 수 없이 도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


철갑옷의 숫자가 줄어들수록 나를 신경 쓰는 도전자들이 늘어갔다.

마지막 일격을 빼앗기지는 않을까 노골적으로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충분히 이해 가능한 일이다.

마나 블레이드를 사용하기 이전의 클래식 검사는 철갑옷에 제대로 된 피해를 줄 수 없고, 그렇다면 방법은 약해진 것을 노리는 것뿐이니까.

그러나 나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그들의 전투를 지켜볼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남은 철갑옷이 쓰러졌다.


“해냈다!”


마지막 합격자가 된 것은 처음에 자신의 목표를 빼앗겼던 이였다.

그는 당당하게 합격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남은 이들은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카롬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


“자, 그럼 남은 사람 중에서 도전할 사람을 받지.”


칠흑의 갑주가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나왔다.



*



‘올해는 제법 수준이 높군.’


도전자들과 철갑옷의 대결을 본 카롬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도전자들의 실력이 제법 뛰어난 것이, 체력 테스트에서 변수가 없었더라도 꽤 많은 수가 살아남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남의 것을 빼앗고 본선에 진출한 이도 있었지만, 그것 역시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실력이 부족하다면 결국 본선에서 떨어지고 말 테니까.

그보다 신경이 쓰이는 것은 뮤카의 권능을 해제시켰다는 클래식 검사였다.


‘포기한 건가.’


루카스는 시험의 시작부터 시종일관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다른 계약자가 상대하던 철갑옷의 마지막 일격을 빼앗으려 기회를 노리는 줄 알았다.

그러나 루카스는 마지막 철갑옷이 쓰러질 때까지 아무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즐거운 예상이 들자, 카롬은 눈을 빛내며 루카스를 바라봤다.

철갑옷이 모두 쓰러지자 남은 것은 칠흑의 갑주 뿐이었다.

철갑옷을 쓰러뜨리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못한 도전자들이 차례차례 나섰다.

그러나 그 누구도 갑주를 쓰러뜨리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마지막 도전자까지 나가떨어지자, 카롬이 실망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더 도전할 사람은 없나?”


도전자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들은 올해의 도전이 실패했음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루카스가 검을 뽑아들었다.


카앙 카앙


루카스는 칼날을 손가락으로 퉁겼다.

맑은 금속음을 듣던 루카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되겠군.’


루카스가 갑주의 앞으로 나서자, 칠흑의 갑주는 흙을 흡수하며 손상된 부위를 원상복귀 시켰다.

흙으로 이루어졌음에도 강철과도 같은 강도를 갖고 있었다.


“도전할 거냐?”


카롬의 질문에 루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철컹


시합의 시작 신호와 함께 루카스가 땅을 박찼다.

둘의 검이 어우러지며 순식간에 여러 합이 오갔다.

갑주의 힘과 속도가 더 위였지만, 갑주의 검이 루카스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루카스는 갑주의 공격을 피하거나 흘려냈고, 그의 공격은 온전히 갑주에게 닿았다.

그것을 본 도전자들은 생각했다.


‘의미 없는 공격이야.’


권능으로도 어쩌지 못했던 갑주다.

마나도 담기지 않은 검으로는 제대로 된 피해를 줄 수 없었다.

안에 살아있는 사람이 들어있다면 관절부라도 공략할 수 있겠지만, 상대는 움직이는 갑옷.

완전히 부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그렇기에 모두가 루카스의 패배를 떠올렸지만, 카롬은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으며 루카스를 보고 있었다.


‘뭔가를 노리고 있군.’


그의 검은 갑주의 이곳저곳을 차례대로 후려치고 있었다.

무언가를 확인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루카스의 검이 갑주의 어느 부분을 찔렀다.


끼익


투구와 갑옷을 잇는 결합부였다.

검이 결합부 안을 찌르고 들어갔고, 루카스는 그대로 검을 비틀었다.


카득


상대적으로 얇은 결합부는 그것만으로 망가지고 말았다.

그러나 칠흑의 갑주는 개의치 않고 루카스를 향해 검을 내리쳤다.


후웅


바위도 쪼개버릴 것만 같은 검이 날아들었지만, 루카스는 차분하게 검을 들어 올릴 뿐이었다.

루카스는 검을 비스듬히 세워 그것을 흘려냈고, 그대로 주먹을 쥐어 투구를 후려쳤다.

결합부가 망가진 투구는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듯 격하게 흔들렸다.


사락


결합부가 재생되며 투구가 다시 목 부분과 결합하려는 순간이었다.


카드득


루카스의 검날이 그 안을 비집고 들어갔다.

그 탓에 투구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후웅


투구가 결합하다 만 채였지만, 갑주는 착실하게 검을 휘둘렀다.

루카스는 그것을 피하며 몸을 회전시켰고, 그대로 투구를 걷어찼다.


투캉


이번에야말로 완전히 분리된 투구가 땅바닥에 떨어졌고 텅 빈 갑옷의 내부가 보였다.

그 순간 루카스는 검을 회수해 갑옷의 안으로 쑤셔 넣었다.

검날이 갑주의 팔 부분에 파고들자, 팔의 움직임이 멈췄다.


덜컹 덜컹


관절부가 검에 막혀 움직일 수 없게 된 것이다.

루카스는 그대로 갑주의 검까지 빼앗아 다리 부위에 던져 넣었다.

팔과 다리 하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된 갑주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어정쩡한 자세로 서 있었고, 루카스는 그대로 철갑옷을 걷어차 쓰러뜨렸다.

다리와 팔의 움직임이 멈춰버린 탓에 갑주는 넘어진 채 버둥거릴 뿐, 일어나지 못했다.


“끝났네.”


어느새 나타난 뮤카가 그것을 보며 부루퉁하게 말했다.

카롬도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군.’


클래식 검사가 랭킹전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금껏 수많은 클래식 검사가 도전했고, 그 중 철갑옷을 어쩌지 못해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돌아간 이들도 수두룩했다.

그나마 통과한 클래식 검사가 있다면, 검에 마나를 실을 수 있는 마나 유저들 정도.

그러나 마나 유저도 아닌 클래식 검사가, 그것도 칠흑의 갑주를 쓰러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군.”


카롬이 그렇게 말하며 성흔의 빛을 꺼트리자, 버둥거리던 갑주의 움직임이 완전히 멎었다.

그 후 갑주는 모래로 변해 사라졌다.


사르륵


카롬이 모래 속에서 검을 꺼냈다.

예선전을 앞두고 그렉에게서 받았던 리안 공방의 검이었다.

그는 그것을 루카스에게 건넸다.


“멋진 활약이었다. 본선 진출을 축하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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