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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 님의 서재입니다.

멸마학교의 대인기피학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frosis
작품등록일 :
2020.03.13 19:44
최근연재일 :
2020.03.21 19:01
연재수 :
9 회
조회수 :
242
추천수 :
9
글자수 :
39,137

작성
20.03.20 20:42
조회
12
추천
1
글자
10쪽

조별과제1

DUMMY

슈우우웅


2월 28일 김포공항에 정찬은 발을 들였다.


“결정하셨군요.”


“네. 절차는 믿고 맡겨도 되겠죠?”


“물론이죠. 특급 용병으로 오셨으니까요.”


절차는 해외 출국절차였다. 군의 파견과는 비슷하되 다른 과정이었다. 군비행기가 아닌 멸마학교 소유의 민간 비행기를 이용한단 사실 그리고 출국시 무기류 수하물에 관해 절차가 달랐다.


“.....그럼 저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네.....”


공항까지 오는데도 꽤나 고생했던지 청년은 간만에 만난 담당 선생과의 대화를 몇마디로 종결시킨 뒤 위를 게워내기 위해 곧장 화장실로 달려갔다.


“저 단점만 없다면 최강의 학생까지 순식간일 텐데.”


아쉬움이 그녀의 가슴 한 편에 자리 잡으려했지만 그의 과거를 떠올리니 그런 감정도 곧장 사라졌다.


“무당 어머니에 목사 아버지. 그리고 그로 인한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이라......”


과거를 바꿔줄 수는 없지만, 현재 상태의 개선이라면 얼마든지 도와야했다. 그를 deny로 데리고 와야만 했으니까.




“고소공포증은 없으시죠? 폐쇄공포증도 없으면 좋겠고요.”


“네.”


비행기의 크기가 크지는 않지만 내부 좌석이 모두 퍼스트 클래스에 가까운 자리 배치와 시설구비가 되어있으니 개인의 문제만 없다면야 수월히 이동이 가능했다.


‘우웁...... 메스꺼워.’


정찬에게는 조미나라는 선생에게서 울렁증이 치솟았다. 어린 시절 받아왔던 철없는 악의와는 다르나 그녀의 목적도 자신을 이용 또는 회유하려는 악의가 어렴풋하지만 느껴졌으니까.


“그럼 정찬씨의 편의를 위해서 과제 내용은 다 적어놓은 파일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그리고서 그녀는 자신의 좌석을 향해 유유히 걸어갔다.


‘아직 실전에는 미숙한 나를 전력으로 쓰지는 않겠지.’


식도까지 치솟던 위액은 그녀가 빠르게 자리를 벗어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가라앉았다. 청년의 시선이 파일에 향하자 이번 조별과제의 구성원, 토벌대상, 지역 등이 상세히 적혀있었다.


“어렵게 적어놨네.”


학교에 입학한지 한 달이 채 안되기에 전문용어로 가득한 보고서는 정찬에게는 허들이 너무 높았다. 그리고 맨 마지막 페이지를 본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



일시 2월 29일

장소 시드니

인솔 조미나

조원 강민우 신지수 홍찬혁 황영근 정찬

토벌대상 상급악마 추정, 중급악마 추정, 하급악마 추정 - 총 100


혹시 몰라 마지막 페이지에 요약본을 올립니다 – 조미나



“허허.”


대놓고 얼굴을 보면 자신이 불리하지만 아무도 없는 곳을 향해 뒷담을 늘어놓고 쉐도우 복싱을 하는 것에 있어서 청년은 깡패라고 할 수 있었다.


‘!@#!#%#$T^$#.................’


자신이 맨 뒷 자석에 자리를 잡았으니 아무도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발광을 했지만 그 모습을 지켜본 이가 한 명 있었다.


“...”


“...”


무려 1분 동안의 침묵이 금방까지 발광하던 정찬과 그 모습을 지켜본 강민우 사이에서 이뤄졌다.


“우웁...!”


창피함에 의식이 마비된 사이 그의 신체는 격렬히 거부반응을 일으키다 못해 혓바닥까지 신맛이 올라왔다.


‘위험해! 위험해!’


뒷 자석으로 배치한 이유 두 번째는 화장실이 가장 가깝기 때문이기도 했다.


덜컥 찰칵


“우에에에엑”


변기의 물이 아닌 덩어리지고 질척한 무언가가 변기에 닿는 소리까지 말끔하게 문 밖까지 울려퍼졌다.


“이런, 미안한데....”


“저래서야 같이 과제나 하겠어요?”


“15만 ray 도 과장된게 뻔해요.”


“어차피 저희도 챙겨줄 여유조차 없으니까요.”


무려 11시간에 육박하는 비행시간 동안 그들을 달래줄 것이라고는 잠과 대인기피증을 가진 청년의 위를 게워내는 경쾌한 소리뿐이었다.




‘출국 때에도 다른 통로를 이용하더니, 도착한 곳은 공항도 아니잖아?’


한국이라는 비좁은 땅과 학생들의 거주지를 고려한 공항 알선이었지만, 호주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착륙했다.


“버려진 공군부대.”


어느덧 정찬의 옆으로 다가선 강민우의 말이 그의 센서를 다시금 자극했다.


“미안.”


비행기에서의 경험이 그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던지, 그는 곧바로 정찬의 이상을 감지하고 그에게서 떨어졌지만. 곧장 조미나의 말이 이어졌다.


“저는 말 그대로 인솔이지 과제수행은 여러분이 해내야 합니다. 조장은 민우씨가 맡았으니, 모두 건투를.”


10시간이 넘은 비행시간이 너무 지루하여 보고서를 읽었기에 정찬은 조미나의 이탈이 당황스럽지 않았다. 인솔자는 실제로 인솔 후에 해당 국가의 학교를 방문하여 처리할 안건들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호주의 시스템은 아직 확실히 정립되지 못했기에 학생들이 과제를 처리할 동안 그녀는 뒤처리 담당이기도 했다.



“저희는 지프차 2대에 인원을 나누어 로열 국립공원으로 이동합니다.”


강민우가 조장이기에 곧장 행동에 나섰다.


“지프에는 연료만 있고, 식량조달 및 전투상황에 대해서는 과제수행 포인트 도달 전까지 각자의 판단에 맡깁니다. 또한 조는 저와 정찬이 1조 그리고 나머지 분들이 2조로써 이동합니다.”


“잠시만! 그렇담 저희만 인원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 차량의 크기나 소모 등에 문제....”


2조의 황영근이 따지고 나섰지만 강민우는 그의 말을 바로 잘랐다.


“이미 국립공원은 마족들의 습격이 빈번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저희야 악마토벌이 과제이지만 이동과정 중에 발생하는 전투는 절대 피할 수가 없죠. 그리고 정찬씨는 울렁증이 있으니 조장인 저 혼자 맡는 것이 가장 합당합니다. 그리고 연료라면 다 드리겠습니다. 어차피 차량은 라이트포스로도 연료대용이 가능하니까요.”


강민우의 설명이 불만이 있던 황영근을 비롯한 2조의 몇몇 인원들을 벙어리로 만들어버렸다. 이미 해외로 ‘연수’를 자주 다닌 베테랑인 것을 알기에 조원으로 들기를 희망했던 이들이었고, 연료까지 몰아준다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 마지막으로 전달하겠습니다. 현재 시각 20시 21분. 다음날 정오까지 만나는 것으로 합니다. 본래 차도로 크게 돌아가더라도 1시간 거리지만 저희는 학교의 지시대로 A코스와 B코스로 각각 진입합니다. 그리고 내일 2월 29일 포인트 합류이후부터 3월 1일 BMNT전까지 모든 과제를 끝마칩니다. 이상.”


그의 설명이 끝나자 조원들은 지프에 짐을 싣기 시작했다. 연료, 건조식량을 트렁크에 올리고, 배낭은 좌석아래에 나두어 언제든 전투에 임할 수 있게 준비를 마쳤다.


부웅


“운전은 제가 합니다. 찬이씨는 라이트포스를 뒷 자석 가운데에 있는 레버로 공급해주면 끝입니다.”


“저...”


전투에 관해 물어보려는 찰나 운전석에서 액셀을 밟은 강민우가 정찬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전투는 도착 이후에 해도 충분합니다.”


그 남자는 완벽했다. 분석, 지시, 운전까지 조장의 면모를 한껏 보여주었다. 아직 전투는 보지 못했지만 이미 그에 대한 정찬의 신뢰도는 천장을 뚫을 지경이었다.


‘조미나 선생이 몇 마리만 처리하면 된다면서 걱정 없이 말하더니 이유가 있었군.’


그녀가 전화기 너머로 걱정 없이 자신을 꼬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우웁... 그 여우같은 여자는 아무리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생각만해도 토할 것 같아.’




끼이익!


퉁 퉁 퉁


어둠이 자리 잡은 밤에 거목들과 풀들이 무성히 자란 숲 사이를 지프로 이동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정찬의 강력한 라이트포스가 동력을 여유 있게 공급해 준다지만 언제 습격할지 모르는 마족들 때문에 차가 언제 부서질지 정찬은 조마조마했다.


그리고 이내 곰과 개의 모습을 한 마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키에에엑

구오오오


마수들이 거침없이 숲길을 지나다니던 지프를 향해 달려왔다. 마수들은 크기와 형태에 따라서 급이 달랐기에 토벌 제한이 정확히 구분지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게 곰과 개의 형태를 가진 마수라면 상급, 중급의 마귀와 동급의 존재들이기에 강민우의 지시가 곧장 내려왔다.


“찬이씨! 라이트포스를 지금보다 좀 더 불어넣으세요.”


“ㄴ..네!”


손과 레버를 물들이던 은은한 주황빛의 라이트포스가 더욱 환한 광채를 드러내며, 차의 엔진이 반응해왔다.


“이 차에는 기능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위이이이잉


내내 침착한 모습을 보이던 그가 이빨을 드러내며, 포악한 미소를 지었다. 액셀을 최대로 밟으며 차는 엄청난 가속이 붙었고 이내


퍽 퍽 퍽 퍽


앞에서 달려들던 마수들이 차에 치이며 그대로 잿더미로 변해 바람에 날려갔다.


“차의 모든 부품들이 라이트포스와 반응하는 광철(光鐵)로 이루어져있거든요.”


그 차분하던 인상이 운전대를 잡으니 포악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정찬은 그의 웃음에 다시금 구토감이 솟으면서도 역시 남자들은 운전대만 잡으면 이중인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에 그가 운전하는 모습은 상상도 못한채로.


끼오오어?

구와?


다양한 동물형태의 마수들은 침입자들에게 덮치려다가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 광철 지프에 맞아 사라져버리기 일쑤였고, 지프는 집합지이자 과제해결을 위한 중요지인 포인트에 도달했다.


‘도시락을 초코바로 바꾸길 잘했어.’


정찬이 차에서 내리자 초코의 색이 묻어있는 그의 체액이 담긴 검은 봉투가 5봉지나 나왔고, 그는 자연으로 자신의 흔적을 방생해주었다.


‘본래, 마수들을 돌파하려면 6학년 수준의 학생이 라이트포스를 2명이서 교대하며 공급해야하지만.... 역시 ray 값만 높은게 아니라 용량도..... 대장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조금 알겠어.’


강민우는 곧바로 차량에서의 자신의 흔적을 지우는 정찬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다른 생각에 잠겼다.


“아직 B코스를 돌파하지 못한 건가?”


A코스는 B코스보다 길이도 길었던 데다, 마수들도 보고된 바로는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러니 이들이 5시간이나 걸려 도달한 지금까지도 포인트 근처에서 엔진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찬이씨! 2조를 찾으러 가봐야겠어요.”


“카악 퉤! 네?”


근처 냇가에서 입을 헹구던 정찬은 조장의 말에 구토감이 다시금 자신의 몸을 잠식해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단 둘이서 차를 탄 것만으로도 4봉지라고!’


물론 울렁증이 심한 청년은 힘없고 능력없는 일개 조원일 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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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첫 과제는 마귀부터 20.03.15 32 1 11쪽
2 특수반 배정 20.03.15 43 1 10쪽
1 토가 쏠리는걸 20.03.13 49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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