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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겸

진천(鎭天) : 악귀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재필장수
그림/삽화
윤겸
작품등록일 :
2022.05.11 14:46
최근연재일 :
2023.10.23 21:45
연재수 :
246 회
조회수 :
86,820
추천수 :
1,202
글자수 :
1,449,626

작성
22.05.11 14:48
조회
1,904
추천
28
글자
10쪽

진천 - 2화

DUMMY

그간 워낙 못 먹고 자란 진호가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고 진기를 회복하기 위한 3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장적소는 아예 우호법직을 내려놓고 마교 내 고수 4명을 진호의 사범으로 임명한 후 직접 스승을 자처했다.


장적소가 자신의 옆에 있는 4명의 고수를 바라보며 진호에게 말했다.


“진호야, 오늘부터 내가 너의 스승이며 여기 있는 무사들이 사범이 될 것이다. 모두 신검합일의 고수이니 열심히 배우도록 하라.”


“네! 스승님!”


“그래, 이제부터 기본적인 심법과 단전을 생성하는 방향을 잡아줄 터... 인데... 넌 왜 여기 있느냐?”


장적소의 물음에 진호의 옆에 있던 진천이 멋쩍게 뒷머리를 긁으며 대답했다.


“하하, 어르신. 저희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지 궁금해서... 혹시 수련하다가 다치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 아, 어르신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아무래도 부모가 옆에서 이렇게, 하하.”


‘시골에서 순진하게 살아서 그런가? 겁도 없구나.’


장적소는 적잖이 황당했지만, 덩치도 크고 마인들의 마기에도 눌리지 않는 진천이었기에 혹시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공 수련 중 크고 작은 부상이야 당연하다만... 그래, 온김에 너도 옆에서 같이 배워보겠느냐?”


“엇. 그래도 됩니까? 네! 저도 함께 가르쳐 주십쇼! 하하하!”


‘이놈이 배가 부르니까 기가 살아서 모자란게 더 티가 난다.’


“흠, 좋아. 허면 잘 듣거라. 본교는 본래 마공을 기반으로 하는 심법을 전수하나, 이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역천의 심법으로 대성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하여 너희에겐 도가의 정통 심법 중 하나인 태천심법을 전수하겠다. 광영!”


장적소의 부름에 뒤에 있던 흑의를 입은 사범 중 한명이 빠르게 앞으로 나서자 장적소가 간단한 소개를 했다.


처음 진천의 집에서 만났던 수하 중 녹의를 입었던 사내였다.


“구면이지? 광영 또한 도가의 심법을 수련했기에 너희에게 태천심법을 전수할 것이다.”


마교는 첩보수집이나 위장첩자, 암살 등 마기를 표출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 일정 비율로 정파의 심법을 익힌 고수들을 양성했다.


"본좌는 이만 가 볼 테니 잘들 배우거라."


"네!!"


장적소가 연무장을 떠나자 광영이 말했다.


"먼저 너희가 무인으로써 성취할 아홉 단계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이걸 봐라."


광영이 건낸 종이엔 아래와 같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초급무사

삼류무사

이급무사

일급고수

신검합일 (身劍合一)

극마 (極魔) - 절정고수

천마 (天魔) - 화경

신마 (申魔) - 현경

마신 (魔神) - 생사경


"극마부터 오른쪽에 적힌 명칭은 정파놈들이 쓰는 것이니 상식으로 알아둬라. 대부분의 무사는 이류에서 생을 마치고, 검과 신체가 하나가 되는 신검합일(身劍合一)만 해도 무림에서 손꼽히는 성취다. 천마, 화경을 깨닫는 이는 100만 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는다."


"오오... 네."


"천마와 신마에 들어서면 신체가 젊어지는 ‘환골탈태’를 한번씩 겪게 되는데, 이 때 얻는 신체는 고차원의 무공에 맞는 골격, 탄력, 내구력, 근력은 물론 전신의 모든 혈맥과 기맥이 뚫리고 내공의 회복 속도가 통상의 10배에 달하는... 말 그대로 ‘투신(鬪神)의 신체’와 다름 없다. 현재 본교의 지존께서 이 천마의 경지시고, 신마를 눈 앞에 두고 계시지."


두 부자가 마른침을 삼키며 집중하자 광영이 진호를 보며 말을 이었다.


"진호, 네가 가진 천무지체(天武知體)란 이 환골탈태의 몸을 태득(胎得). 즉, 태어나면서 부터 얻는 것을 말한다. 남들은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평생을 바쳐도 못얻는 이 신체로 태어난 것이... 너다. 솔직히 무인으로써 죽을만큼 부러운 일이지."


그 말에 진호를 멍하니 쳐다보던 진천이 헤벌레 웃으며 말했다.


"흠. 네, 제가 낳았습니다. 아 이거 참. 선하게 사는 제 마음에 하늘이 감도..."


“나를 따라 가부좌를 틀고 앉아라.”


광영이 진천의 말을 끊고 가부좌를 틀고 앉자, 얼굴이 뻘개진 진천과 히죽 웃던 진호가 엉거주춤 광영을 따라 자세를 잡았다.


“내공이란 천지자연에 스며들어 있는 기를 흡수해 사용하는 '힘의 원천'이라고 보면 된다. 너희는 앞으로 이 내공을 모아두는 ‘그릇’인 단전을 만들게 될 거다. 단전을 만드는 법은 최대한 오감을 활성화시켜 자연진기를 느끼고, 내가 알려주는 호흡법을 통해 들이 쉰 숨이 단전의 위치에 지나간다는 생각으로 일주천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구 형태의 뭉침을 만들면 된다.”


“네! 사범님!”


“그래, 지연진기를 뭉치는 것이 처음엔 쉽지 않겠지만 자연진기란 대단한 것이 아니다. 뺨을 스치는 바람, 풀잎의 냄새, 질감, 계곡물의 소리 등에 보이지 않는 기(氣)가 있다고 상상하며 그것을 호흡을 통해 흡수 한다고 생각해라.”


광영의 말이 끝나자 진천과 진호가 광영의 지시에 따라 눈을 감고 호흡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부자는 그날 이후 매일 체력단련과 검술, 초식훈련, 내공수련을 하며 무인으로써의 기초를 다지기 시작했다.


***


3년이 흘렀다.


지난 3년간 광영은 진호에게 내공의 운영을, 다른 3명의 사범인 장소, 마영, 병적은 체력단련과 기본적인 무기술을 가르쳤다.


그간 아이의 성취가 남다르다는 소문이 마교 전체에 파다하게 퍼졌고, 그날은 궁금증을 참지 못한 교주 구학영이 불쑥 연무장을 찾은 아침이었다.


연무장 한켠에 멈춰서 명상을 하는 진호를 바라보던 교주가 장적소를 향해 물었다.


“아이는 어떠냐?”


“놀랍습니다. 단전을 하루만에 형성 하더니 지금은 이급살수 만큼의 내공이 쌓였습니다.”


“큭!! 큭크크큭!! 히히히!!”


교주가 체통도 없이 천박한 웃음을 흘렸지만 장적소는 아랑곳 않고 말을 이었다.


“무기의 숙련도와 신체능력도 뛰어납니다. 검에 가장 흥미를 보이며 벌써 100여 가지의 초식을 각각 4성 이상씩 수련 했고, 하루가 다르게 숙련도가 올라갑니다.”


“크하하핫!! 그래그래. 역시 다르지? 저건 반칙이다. 저런 신복의 육체가 흔했다면... 너나 나는 지방 표국에서 삼류 호위무사 노릇이나 하고 있겠지.”


“흐흐! 무서운 얘기 하지 마십시오. 저기, 그런데 아비가...”


“아, 저놈도 잘 배우냐? 덩치가 꽤 좋구나.”


교주가 땀을 뻘뻘 흘리며 힘차게 목검을 휘두르는 진천을 보자 장적소가 답했다.


“네, 힘은 좋은 편인데... 3일 전에야 겨우 단전을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내공수련만 하면 자꾸 좁니다.”


“뭐?? 단전을 3년 만에? 그러고 졸아?”


“머리가 조금 모자란 반푼인지라... 말이 3년이지 몇개월에 한번씩 나와서 실제로 수련한건 한달도 채 안됩니다. 귀찮아서 그냥 육방합검(六方合劍)만 반복시키고 있습니다.”


“어이고, 덩치만 컸지 바보천치구만. 됐다. 아이의 성취를 보자.”


“존명!”


장적소가 교주에게 포권을 하고는 진호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진호야.”


“백진호가 스승님을 뵈옵니다!”


“엇? 백진천이 스승님을 뵈옵니다!”


근처에서 목검을 휘두르던 진천도 후다닥 달려와 포권하자 장적소가 장난스럽게 손가락을 튕겨 진천의 이마를 때리며 말했다.


“스승은 무슨! 수련 중에 졸기나 하는 놈이! 넌 저리 가서 목검이나 휘둘러!”


나름 장적소를 반가워한 진천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입을 다시며 돌아서자, 장적소가 진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힘든 점은 없느냐?”


“네! 스승님!”


“흐흐 그래. 오늘은 교주님께 너의 성취를 보여드려라. 마영, 붙어라.”


“존명.”


마영이 진호를 마주보고 서자 교주가 씨익 웃었다.


“진호야. 네가 이기면 본좌가 네 소원을 하나 들어주마.”


그 말을 들은 진호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네!!"


마영이 목검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5수를 먼저 주마.”


“네! 사범님!”


스윽-


낮게 깔려있던 진호의 목검이 우측 중단으로 올라가나 싶더니, 순식간에 마영의 손목을 노리고 튀어 나갔다.


후악!


상당한 쾌검이었으나 마영은 가볍게 보법을 밟아 그것을 흘려 보냈고, 진호도 보법으로 마영을 따라 들어가며 높이 치켜든 목검을 일자로 후려 마영의 정수리를 노렸다.


후-웅!


마영이 뒤로 훅 빠지자 한 번 더 허공을 가른 진호는 그대로 땅을 박차고 뛰어들며 이번엔 수십 번의 찌르기로 마영을 쫓았다.


턱! 턱! 턱! 터터터터턱!


엄청난 속도로 전방위에서 쏟아지는 진호의 검을 모두 쳐낸 마영이 곧장 진호의 우측으로 파고들었고, 진호는 그 자리에서 훅 주저 앉더니 몸을 왼쪽으로 회전시켜 자신의 우측을 파고들던 마영의 발목을 마중 나가 듯 베어냈다.


서걱!!


마영은 그를 훌쩍 뛰어넘으며 피했지만 무복 끝단이 조금 잘려나갔고, 진호는 곧바로 공중에서 떨어지는 마영을 향해 항천독로(抗千獨路)의 초식을 펼쳤다.


열십자 베기에 이어 대각선과 상, 하단 베기, 찌르기가 허초와 살초로 섞여 들어가는 엄청난 쾌검이 쏟아지자 뒤로 훌쩍 뛰어 몸을 뺀 마영의 목소리가 진호를 덮치듯 낮게 울려 퍼졌다.


“5수 끝났다.”


우웅-


마영의 목검에 검기가 서리는 것을 본 진호는 잠시 한 호흡을 쉬더니 다시 마영을 향해 다방향의 베기 공격을 시작했는데, 어느새 진호의 검에도 안개같은 새하얀 검기가 일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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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진천 - 245화 (에필로그) 23.10.23 6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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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진천 - 240화 23.10.18 47 0 12쪽
240 진천 - 239화 23.10.17 50 0 11쪽
239 진천 - 238화 23.10.16 54 0 9쪽
238 진천 - 237화 23.10.15 54 0 9쪽
237 진천 - 236화 23.10.14 54 0 13쪽
236 진천 - 235화 23.10.13 64 0 12쪽
235 진천 - 234화 23.10.12 46 0 11쪽
234 진천 - 233화 23.10.11 54 0 15쪽
233 진천 - 232화 23.10.10 56 0 12쪽
232 진천 - 231화 23.10.09 64 0 12쪽
231 진천 - 230화 23.10.08 54 1 10쪽
230 진천 - 229화 23.10.07 51 0 13쪽
229 진천 - 228화 23.10.06 66 1 13쪽
228 진천 - 227화 23.10.05 55 0 13쪽
227 진천 - 226화 23.10.04 62 0 12쪽
226 진천 - 225화 23.10.03 66 0 11쪽
225 진천 - 224화 23.10.02 64 0 9쪽
224 진천 - 223화 23.10.01 74 0 12쪽
223 진천 - 222화 23.09.30 70 0 11쪽
222 진천 - 221화 23.09.29 65 0 9쪽
221 진천 - 220화 23.09.28 66 0 11쪽
220 진천 - 219화 23.09.27 74 0 10쪽
219 진천 - 218화 23.09.26 7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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