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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겸

진천(鎭天) : 악귀의 탄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드라마

재필장수
그림/삽화
윤겸
작품등록일 :
2022.05.11 14:46
최근연재일 :
2023.10.23 21:45
연재수 :
246 회
조회수 :
86,783
추천수 :
1,202
글자수 :
1,449,626

작성
23.09.28 23:41
조회
64
추천
0
글자
11쪽

진천 - 220화

DUMMY

드드드드드...


끼기기기이이이-


진천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지며 굉음이 터져 나왔고, 범요도 곧장 검을 뽑으며 전신에서 기력을 폭발시켰다.


챙!


진천이 범요의 검을 비웃 듯 바라봤다.


"이제 검은 좀 놓을 때도 되지 않았나?"


"닥쳐라. 사형의 시신은 어쨌느냐."


"흐! 찾아 장례라도 치르려고? 헌데 꽤 높은 곳에서 떨어졌으니 사방으로 터져나가 짐승들 먹이가 됐을 것 같은데."


진천의 도발에도 범요는 용케 분노를 갈무리했다.


"빌어먹을 마귀 같은 새끼... 애초에 네놈을 교로 들이는게 아니었어."


"그랬다면 네놈은 천마신교과 함께 절멸 했겠지."


"차라리 그게 낫다. 스승님의 말처럼 네놈은 천마신교의 해악일 뿐이다."


"구학영과 똑같은 말을 하는구나."


"닥쳐!!!!!"


후아아악!!!


범요의 검에 시퍼런 뇌전이 폭발했다.


콰르릉!!!


번쩍!!


상공에서 일어난 대폭발에 십만대산 전체가 뒤흔들렸으나, 진천은 그 강격을 가볍게 파쇄하곤 우수 검지에 자성빛 진기를 응축시켰다.


"구학영을 그래서 죽였지. 너처럼 주제 넘는 말을 해서."


"이유 따위 궁금하지도 않다. 네놈은 마귀니까. 결국은 이 천마신교도 네놈 손에 모두 죽어 나가고 말게야."


콰하아아아악!!!


범요의 흑룡이 진천의 신형을 뒤덮으며 주변으로 엄청난 돌풍이 일었다.


"크흐! 천마신교의 부교주 정도면 네놈도 훌륭한 마귀 아니더냐."


쿠릉!! 쾅!!!!!!!


화악!!


천하라도 집어 삼킬 듯 하던 범요의 흑룡이 세상에 존재한 것은 아주 찰나.


그것은 곳 진천의 손짓 몇번에 아지랑이 처럼 허망하게 흩어졌다.


이어 진천의 앞엔 방금 전 보다 더욱 거대한 면적을 차지한 수천개의 진기 다발이 생겨 있었다.


그 진기다발은 모두 날카로운 비수의 형태였는데, 제각기 색이 달라 얼핏보면 마치 잘 관리된 한여름의 대정원처럼 보이기도 했다.


툭,


슉! 슈슈슉!!!


쏴아아아아아!!!


범요의 손짓에 따라 살벌한 예기를 빛내며 진천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수천개의 암기들.


"만천화우?"


콰가가가가가각!!!


콰앙!!! 쾅!!


진천이 거대한 진기의 벽을 만들자, 그것에 닿은 범요의 암기들이 형형색색으로 폭발하며 장관을 만들어냈다.


쾅!! 쾅!!


터엉!!!


한 순간. 멈출 줄 모르고 쏟아지는 암기들을 막아내던 진천의 진기벽이 어떤 반탄력을 감당치 못하고 진천의 몸을 거의 30장 가까이 뒤로 밀어냈다.


'... 반탄강기?"


콰학!!!


쾅!! 쾅!!


계속되는 폭발과 거기에 간간히 뒤섞여 들어오는 반탄강기를 품은 암기들.


터엉!! 텅!!


쾅!! 텅!!!


"젠장!!"


내내 심드렁하던 얼굴에 짜증이 솟구친 진천은 지름 5장 가량의 둥그런 진기 덩어리를 만들어 그를 향해 쏟아지는 모든 암기들을 빨아 들이기 시작했다.


"이딴 잔재주는...응?"


진천의 얼굴에 당황이 서렸다.


진기의 폭발이 만든 열기에 시야가 가려진 것은 기껏해야 호흡 대여섯번을 할 정도의 짧은 시간.


하지만 그 사이 범요는 감쪽 같이 있었다.


진천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입까지 헤 벌린 채 사방을 몇번씩이나 둘러봤다.


"이게 무슨..."


구학영의 죽음과 그 범인이 자신임을 알았음에도 범요는 겨우 공격 두어번을 내지르고 사라졌다.


아무리 구학영보다 한끗발 떨어진다지만 엄연한 신마의 고수일진데.


그저 구학영만큼 무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무재나 경험은 결코 부족하지 않은 범요였다.


결국 진천과 맞잡이를 해도 적어도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는다는 뜻.


범요 본인이 그걸 몰랐을리도 없거니와, 설령 승산이 없다 해도 그의 성정상 이대로 물러난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진천은 그제야 범요가 구학영을 죽인 이유를 묻거나 크게 분노하기 보다 그 시신의 위치를 가장 최우선적으로 확인하려 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설마... 아니야. 혼자 고민해서 될게 아니다."


후악!!!


진천의의 신형이 수직으로 떨어져 내리며 다시 한번 십만대산을 진동시키는 파공음이 울려퍼졌다.



***



"천마신교의 지존을 뵈옵니다."


이젠 제법 마교도 티가 나는 가후가 부복하자 진천은 턱을 괸 채 고개를 끄덕여줬다.


"그래, 흑의가 제법 잘 어울리는구나."


"부끄럽습니다."


"편히 앉아라."


"감사합니다."


납작 엎드렸던 가후가 몸을 일으켜 태의와 연결된 계단의 끝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래, 본좌가 묻고 싶은게 좀 있어서 말이다."


"하문하십시오."


"넌 모르겠지만 얼마전 본교 전대 교주인 구학영이 본좌의 손에 죽었다."


"네."


"본교의 부교주가 그 구학영과 친형제 이상으로 각별한 사이였는데, 오늘 놈이 쳐들어와서는 구학영을 죽인 위치를 묻더니 칼질은 하는 시늉만 하고 그대로 사라져 버리더구나."


"그러셨습니까."


"영 이상해서 말야. 놈의 무위라면 본좌와 백중세 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허무한 싸움은 되지 않았을 터인데... 게다가 놈의 성격이 그런게 아니거든. 당장 실력이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 하더라도 일단 달려들고 볼 놈이다."


"흐음..."


진천의 말이 끝난 듯 하자 가후가 눈을 게슴츠레 뜨고 제 턱에 붙은 수염을 슬며시 어루만졌다.


"확실히 이상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떠난 사형의 일부라도 찾아 염이라도 해주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천마신교의 부교주가 무슨 염불이냐."


"아, 그렇습니까?"


"네놈이 그 놈의 성질을 몰라서 그래. 그리고 둘이 얼마나 각별했는지도... 아, 그러고보니 그놈 둘의 스승도 본좌가 죽였거든. 구학영 그자도 그 일 때문에 본좌가 손을 쓰게 됐고. 헌데도 도망치듯 사라진게 뭔가 찝찝하단 말이야."


진천이 미간을 잔뜩 찌푸리자 가후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


"허면 혹 그 시신으로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까? 실효는 없더라도 천마신교의 마인들만이 아는 토속신앙 같이 마음의 위로가 되는 것 말입니다. 혹은 그 구학영의 시신에 그가 평소 몸에 지녔던 아주 중요한 기물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기물?"


"품에 넣을 수 있는 작은 크기면서 가치가 아주 큰... 아니면 밀서가 될 수 도 있겠군요."


"범요놈이 재물이나 보물을 찾을리도 없고... 가치라. 가치... 젠장, 서신은 또 뭐야."


"교주님."


양팔을 바닥에 짚고 엎어졌던 가후가 허리를 바로 세우고 진천을 바라봤다.


"그 구학영이란 자를 죽이신 곳은 교주님이 가장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이미 시간이 지나 시체가 부패했더라도 아직 옷가지나 소지품 등은 근처에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산짐승이 삼켰다면 어쩔 수 없긴하나, 그랬다면 적에게도 들어가지 않을 일이니 다행이지요. 교주님께서 먼저 가셔서 뒤져보신다면 소득이 없다 해도 찝찝한 마음은 거두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음."


진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네말이 맞다. 그럴거야 있겠냐만 범요 그만한 놈이 다짜고짜 위치만 묻는 이유가 분명 있겠지. 그래, 본좌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태의에서 일어난 진천이 계단을 내려서 가후의 앞에 멈춰섰다.


"일어나라."


"네, 교주님."


"흐흐, 그래. 그간 무공훈련은 좀 했느냐? 몸이 흐물흐물한게 아직 멀었군."


"죄송합니다. 속하 최선을 다해 정진하겠습니다."


"...?"


가후의 얄팍한 팔뚝을 움켜잡고 주무르던 진천이 가후의 안색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네놈 안색이 상당히 안좋구나."


"속하 미천한 무공에 교주님의 기감이 너무 버거워서... 무공을 아예 몰랐을 땐 괜찮았는데 조금 배우고 나니 지존의 무위가 얼마나 하늘 같은지 조금이나마 알겠습니다."


"크흐, 놈. 아부는 됐다. 다른 군사들은 괜찮은데 네놈이 유독 허약해."


물론 그건 아니었다.


같은 마기를 가진 자들끼리는 한쪽이 의식해서 상대를 압박하지 않는 이상은 별다른 영향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은 가후는 물론 대전내에 있는 호법원의 마인들, 심지어 소성비까지 진천의 기감에 적잖은 이질감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


가후의 어깨에 손을 얹은 진천이 상당량의 진기를 흘려 보냈다.


"윽!"


"흐흐, 버텨라. 기력이 돌게다."


"헉! 허억!!"


진천이 어깨에서 손을 떼자 가후는 뒤로 서너발자국을 헛디디곤 다급하게 숨을 내쉬었다.


몰려드는 현기증과 역함을 혼신의 힘을 다해 참아낸 그는 어렵게 포권을 올렸다.


"헉... 지존의 은혜에 감사드리옵니다."


"음. 소성비!"


후욱!!


"황궁으로 사람을 보내 태모와 소교주의 가족들을 내성으로 들게 해라."


"존명!"



***



약 두시진 후, 호북의 대형 객잔 중 하나인 미수각.


미수각의 뒤쪽으로 자리잡은 거대한 산맥의 봉우리에 올라선 범요는 부러 어마어마한 살기와 기감을 전각쪽으로 쏘아보냈다.


후우우우우웅-


곧 두개의 신형이 전각의 지붕을 밟고 뛰어 올라 범요를 향해 비행을 시작했는데, 그 둘의 얼굴을 알아 본 범요는 저도 모르게 눈이 커지며 손을 덜덜 떨어야 했다.


"생각보다 빨리 왔군."


염광이 인사를 건냈으나 범요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염광의 뒤에 선 사내에게서 시선을 떼질 못했다.


"범요. 이놈아."


"푸, 풍전 사형??"


"이놈이 귀신이라도 봤느냐? 왜 그러고 있어?"


풍전의 웃음기 섞인 말에 범요는 두 눈을 껌벅이며 마른침을 삼켰다.


"아, 아니. 사형이 왜 염광 이놈하고..."


"그렇게 됐다.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지만 그만한 사정이 있었으니 이해해다오."


"대체 뭔 이유길... 아,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이봐, 염광. 내 소교주에게 들었다. 사형의 시신을 찾으면 다시 살릴 수 있다는게 사실이냐?"


"흠..."


범요의 질문에 염광은 느긋한 표정으로 풍전을 한번 돌아본 후 입을 열었다.


"맞다. 만약 뼈만 남아 있다면 당장 사람의 형태를 갖추는건 어렵긴 하지만... 내가 힘을 얻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꿀꺽.


이번엔 마른침이 아닌 진짜 한가득 고인 침을 목으로 넘긴 범요가 풍전에게로 시선을 돌렸고, 풍전은 조용히 고개만 끄덕일 뿐 별 말이 없었다.


"사형도 이미 알고 있었소? 그래서 여기 있었던 것이오?"


"그래. 처음 오게 된 것은 스승님 때문이지만..."


"스승님?"


"염광이 아라사에서 스승님의 유해를 가져왔다."


"!!!"


"교주놈의 손에 죽은 우리의 가족... 나는 꼭 되찾고 말게야."


풍전의 눈에 굳은 결의가 맺혔고, 그걸 바라보던 범요가 뒤늦게 뭔가 생각난 듯 눈을 번쩍 뜨며 팔을 휘적였다.


"아, 맞다! 사형! 교주!! 백진천 그놈이 주화입마에 들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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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진천 - 245화 (에필로그) 23.10.23 61 2 10쪽
245 진천 - 244화 (1부 完) 23.10.22 62 0 21쪽
244 진천 - 243화 23.10.21 56 0 14쪽
243 진천 - 242화 23.10.20 61 0 13쪽
242 진천 - 241화 23.10.19 53 0 15쪽
241 진천 - 240화 23.10.18 47 0 12쪽
240 진천 - 239화 23.10.17 50 0 11쪽
239 진천 - 238화 23.10.16 54 0 9쪽
238 진천 - 237화 23.10.15 54 0 9쪽
237 진천 - 236화 23.10.14 54 0 13쪽
236 진천 - 235화 23.10.13 64 0 12쪽
235 진천 - 234화 23.10.12 46 0 11쪽
234 진천 - 233화 23.10.11 54 0 15쪽
233 진천 - 232화 23.10.10 56 0 12쪽
232 진천 - 231화 23.10.09 64 0 12쪽
231 진천 - 230화 23.10.08 54 1 10쪽
230 진천 - 229화 23.10.07 50 0 13쪽
229 진천 - 228화 23.10.06 66 1 13쪽
228 진천 - 227화 23.10.05 55 0 13쪽
227 진천 - 226화 23.10.04 62 0 12쪽
226 진천 - 225화 23.10.03 65 0 11쪽
225 진천 - 224화 23.10.02 64 0 9쪽
224 진천 - 223화 23.10.01 74 0 12쪽
223 진천 - 222화 23.09.30 69 0 11쪽
222 진천 - 221화 23.09.29 65 0 9쪽
» 진천 - 220화 23.09.28 65 0 11쪽
220 진천 - 219화 23.09.27 74 0 10쪽
219 진천 - 218화 23.09.26 77 0 10쪽
218 진천 - 217화 +3 23.09.25 84 1 11쪽
217 진천 - 216화 23.09.24 8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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