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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딧의 서재입니다.

빙법사가 힘을 안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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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딧
작품등록일 :
2020.05.18 16:44
최근연재일 :
2020.06.18 17:18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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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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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0,599

작성
20.06.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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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획을 긋다(7)

DUMMY

"오늘이라고 했던가?"

"예. 오늘 샤무트 상단이 온다고 했습니다."


트루아 상단주의 말에 상인 한 명이 재빨리 답했다.

상단주는 그를 잠시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좋은 시기야. 이보다 완벽할 수는 없지. 안 그래?"

"하하하하.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참, 운도 없어라, 하필 오늘부터 영지전이 벌어질 게 뭡니까."


영지전.

자신이 보유한 영지를 걸고 다른 곳을 공격하는 행위다. 보통 귀족끼리 영지전을 펼치며 패배시 영지를 빼앗기거나, 그의 식민지가 되어 착취당했다.


"안 그래도 지휘권이 바뀌어 소란스러운데, 상행이라니. 안 봐도 쫄딱 망할 것입니다."


영지전이 예전처럼 단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제국의 황제가 영지전을 자유분방하게 설정한 것이다. 보통 백작 이상의 허락하에 이루어졌는데 이제부터는 그런 게 일절 없었다. 즉, 지킬 수 없으면 영지를 포기하라는 말이었다.


"귀족들도 변한 거지. 황제는 이제 힘 있는 귀족을 원한다는 뜻이고."


태한의 징조가 시작되고 귀족의 생활은 끊임없이 변화했다. 힘이 없으면 몬스터에게 밀릴 수도 있더라, 혹은 힘이 부족하면 황제의 눈에 띄지 않더라는 카더라 통신에서 현재는 '확정'으로 굳어져 '힘이 없으면 영지를 보유했어도 인정하지 않겠다.'로 굳어진 것이다.

영지.

그것을 보유한 귀족은 이제부터 진짜 귀족이었다.

그래서 영지에 대한 이야기는 귀족에게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물건은 준비됐나?"

"예. 전쟁용으로 갑옷, 투구, 롱소드, 장창 등. 귀족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잔뜩 준비했습니다."

"흐흐흐, 잘했다. 잘했어. 우리같이 전쟁을 틈타 밥 빌어먹고 사는 상인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지. 밖은 몬스터, 내부는 귀족의 만행. 제정신이 아니면 다 죽을 판이야. 그러니, 똑똑한 녀석들이 참으로 중요해. 나처럼 똑똑한 녀석한테 딱 붙어 있으라고. 네 미래는 보장될 테니까."

"...상단주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 말투는 뭐야. 인정하기 싫다는 거냐?"

"아하하, 아닙니다. 당연히 인정하지요."


상단주가 말아먹은 게 5건.

귀족한테 죽을 뻔한 게 3건.

오늘도 실패한다면 회생 불가능이었다.

트루아 상단주를 믿기에는 전적이 너무 형편없었다.

그런데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전쟁을 대비하는 상단이 적기 때문이다.

다른 곳은 기본적으로 치한 상태와 자본.

두 가지가 부실했기에 더러워도 트루아 상단에 붙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래. 나만 딱 믿으라고. 도만트 남작에게 바로 가서 거래하지 말고, 그 상단 있지?"

"샤무트 상단 말입니까?"

"어어. 그 상단. 샤무트가 진입할 때 같이 진입하자고."

"그,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저희의 물건을 먼저 보여준다면 경쟁하지 않고 바로 처분할 수 있을 텐데요."

"이런, 무식한 놈! 처분이라니. 우리는 보물을 가지고 있는 거야. 보물을 바로 내놓으면 남작이 하찮게 보겠지. 그런데, 비교 대상이 딱 등장해. 그럼 어떻게 될까?"

"세상에...값이 오를 것입니다."

"바로 맞췄어. 우린 가만히 앉아서 콩고물을 더 얹어 먹을 수 있어. 이보다 좋을 수가 있나?"

"이야, 상단주님.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그래. 그래. 트루아 상단만 꽉 믿으라고. 아니, 나만 꽉 믿어. 네 돈주머니는 내가 책임지마."


#


"놀랍군..."


성기사 나르덴은 쿨라인을 계속해서 쳐다봤다.

그가 데려온 '프리즈'란 마법사들.

놀라운 성과를 냈으니 충분히 눈여겨 볼 수는 있었다. 그러나, 나르덴이 놀란 것은 프리즈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었다.


'쿨라인이라고 했던가.'


쿨라인이라는 존재가 나르덴의 뇌리에 박혔다.

오크를 잡을 때까지만 해도 프리즈란 단체가 대단해보였고 실제로 비중도 높았다.

그러나, 계속되는 속행에 그들의 마나가 떨어진 이후. 그들은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 원래 마법사들은 그랬기에 나르덴은 평소처럼 휴식을 권했다. 그런데, 쿨라인은 괜찮다며 손사래를 쳤다. 괜히 무안하니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지켜보던 쿨라인이 선두로 나선 것이다. 그가 나서자, 나긋나긋했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강렬한 모습이었다. 쿨라인이 마법을 쓰자, 한순간에 몬스터가 얼어붙은 것이다.

처음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다. 여러명이 붙어서 아이스 에로우를 만들지 않았는가. 그런데, 쿨라인은 그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손짓 몇 번에 몬스터를 빙결 시켰다. 몬스터가 약했다면 이러지 않았을 거다. 믄스터는 매트류 숲에 서식했다. 매트류 숲은 마법사들이 잡을 수 없다고 말한 지역으로 마법 저항력이 높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소문이 거짓말인지 쿨라인의 마법은 통했다. 아니, 통할 수밖에 없었다. 나르덴이 느낀 빙결의 범위는 넓었으며, 신성력을 뚫고 한기가 들어온 것이다.

그때, 턱수염이 시렸다.

차가운 턱수염. 그곳을 만지자, 물이 떨어졌다. 이슬이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성기사의 면역력을 뚫었다는 소리였다.


"곧, 영지가 나옵니다. 나르덴님."

"아예. 말씀 편하게 하십시오. 쿨라인님."

나르덴의 우월감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지금은 쿨라인이란 마법사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하하, 저희가 신분으로 묶인 관계가 아닌데 어찌 말을 낮추겠습니까. 성기사님께 존칭을 쓰는 건 예의상 맞다고 봅니다."

"크흠. 그리 말씀해주시니, 저도 존칭을 사용하겠습니다."

"편하신대로 하십시오."


덜그덕덜그덕


마차가 산의 중턱을 넘어 성 앞까지 도달했다.

경비병이 고개를 내밀고 인원을 살폈다. 샤무트가 상단패를 내밀었고 경비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뒤에 계신 분들은 누구십니까?"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모습.

마법사들을 처음 보는 영주민도 많았기에 경비병의 반응은 정상이었다.


"마법사님입니다."

"마, 마법사 말입니까! 여기 물건을 팔려고 오신 것 아닙니까."

"맞습니다. 그냥, 호위병력입니다."

"호, 호위가 많군요...알겠습니다. 성문을 열겠습니다."


의심가는 상황이었으나, 말단인 경비병이 할 수 있는 건 통과라는 절차였다.

애초에 상단을 보기 힘들었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그들을 막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드르르륵


성문이 열리며 안의 상황이 훤히 보였다.

무장된 병사들이 질서를 갖추어 돌아다녔고, 영주민들은 짐을 챙겨 대피하고 있었다.


"이거...잘못 온 것 같습니다. 돌아갈까요?"


샤무트가 쿨라인을 쳐다봤다.

한 눈에 무슨 상황인지 파악한 것이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할 겁니다."

"그, 그래도...눈치가 보입니다."


쿨라인이 고개를 돌려 샤무트를 노려봤다.


"다 똑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상단에 마법사가 몇인데 그런 나약한 소리를 하는 겁니까? 마법사 없이는 다른 곳은 거들떠 보지도 못합니까? 그렇게 해서 상단이 어느 틈에 성장합니까. 위기가 곧 기회라고 했습니다. 저희의 조건은 지금 최상입니다. 마법사가 곁에 있는데 뭐가 두려운 겁니까?"


샤무트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영지전이 발생한 것 같아 소심하게 굴었습니다. 쿨라인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영지전이란 말에 쿨라인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젠장. 시기가 안 좋은데. 괜히 샤무트에게 큰 소리를 쳤구나.'


돈에 목숨을 건 상인이라면 모를까, 쿨라인은 마법사이다.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가서 편하게 지내도 된다는 소리였다. 목숨은 하나이지 않은가? 괜히 눈먼 화살에 죽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와서 돌아가기에는 샤무트 상단원과 성기사들이 전부 듣고 말았다. 발을 빼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했다.


"아무튼, 영주를 만나고 빨리 돌아갑시다."

"예. 쿨라인님."


샤무트 상단이 움직였다. 그것을 지켜보던 트루아 상단도 도만트 성으로 이동했다.


#


"상단이라고 했는가?"

"예. 남작님."

도만트는 불룩한 술배를 내밀며 눈을 빛냈다.

요즘 상단은 귀한편에 속했다. 세금을 얹어 윗선에 부탁하지 않아도 물건을 구매할 수 있지 않은가?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또한, 도만트는 남작의 신분이었다. 높은 귀족이 되지 못했지만, 그의 선조님께서 영지를 하사 받았다. 영지가 중요한 시점에 지킬 힘만 있다면 남작의 신분도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었다.

물론, 지금은 욕심이다. 하지만, 살기 위해서라도 상단은 만나볼 필요성이 있었다. 당장의 영지전. 치루는 상대는 두 명의 남작이었다. 그들이 힘을 합쳐 공격한 것이다. 조금의 변수라도 만들 수 있다면 무조건 만나봐야 했다.


"쓸만한 게 있더냐?"


그래도 최소한 무엇을 준비했는지 알아볼 필요성은 있었다. 강해진 마법사와 태한의 열로 변화된 무구. 하등한 물건으로는 그 무엇도 상대할 수 없었다.


"전쟁에 필요한 물건입니다. 남작님."

"좋구나. 당장 가지."

"그, 그리고 상단이 하나 더 왔습니다."

"그래? 그쪽은 뭔가?"

"아티팩트라고 합니다."

"흐음...그쪽도 만나보겠다."


도만트는 철로 만든 갑옷을 입고 그들을 맞이했다.


"트루입니다."

"쿨라인입니다."


도만트는 호기롭게 웃으며 악수를 건넸다.


"내가 따뜻하게 맞이해주고 싶으나, 상황이 보다싶이 좋지 않아. 본론만 이야기하자고."

"예. 남작님."


도만트는 가져온 물건을 살폈다.


'화염의 롱소드와 투구, 장화, 벨트, 덮신. 나쁘지 않군. 잠깐! 이건 염화의 소검?'


기본 병사들이 착용해도 강한 힘을 낸다는 염화 무기.

태한의 징조가 시작된 이후, 나타난 현상이었다.

화염은 기본적으로 강한 힘을 냈고, 염화는 화염보다 몇 배는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기사가 염화의 무구를 착용하면 강해진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다고 소문이 났다.

도만트는 탐이나서 바로 소검을 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아직 다른 게 남아있었다. 전부 사면 좋으려만, 가지고 있는 재정상태는 좋지 않았다. 전쟁 비용으로 대부분 소진한 것이다. 그래서 아쉽지만, 선택해야만 했다.


'정 안되면 죽여버리지 뭐.'


한낮 상인이야, 귀족에게 대들면 즉시 참형이 가능했다. 이유야 영지전이니 얼마든지 만들면 됐다. 다만, 상인의 배경이 크면 골치 아팠다. 이유야 어쨌 건 소문이 나면 다른 상단이 이곳에 안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되도록 값을 치루는 쪽으로 결정했다.


"트루라고 했나?"

"예. 남작님."

"상품이 좋군. 잠시만 기다리게. 저쪽도 봐주는 게 예의라서 허허허."

"하하하, 편하게 보고 오십시오."


도만트는 아티팩트를 쭉 살펴보았다.

빙속성이 걸린 아티팩트였다.

아티팩트도 괜찮은 물품이지만, 염화의 소검이 더 마음에 들었다.


'빙결 마법을 저번에 보았는데, 영 아니더군.'


도만트는 마음을 정했는지 고개를 들었다.

저번에 견식한 적이 있었는데, 아이스 마법은 시원하기만 했지 실용적으로 쓸모가 없었다. 그래서 큰 기대값이 없었다.

도만트가 고개를 돌리려고 할때, 낯선 기운이 느껴졌다.

그곳에 목걸이가 있었는데, 한기가 흐르고 있었다.


"남작님, 그것은 제가 직접 만든 아티팩트입니다."


눈치를 보던 쿨라인이 재빨리 입을 열었다.


"조금 특별해 보이는군. 그러나, 내 선택은 변함이 없네. 그 아티팩트로는 염화의 무기를 이길 수 없지 않은가?"


쿨라인은 남작의 마음이 떠났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래서인지 편안해진 마음으로 말을 전했다. 될 거면 되라는 식이었다.


"염화의 무기는 부딪쳐야 효력을 발생합니다. 그런데, 아이스 아티팩트는 부딪치기도 전에 불꽃을 상쇄 시킵니다. 측정하는 건 비교대상이 동등해야만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71 감상.
    작성일
    20.07.17 21:24
    No. 1

    치한상태가 아니라, 치안상태.
    계속 치한 치한 이라고 하네여..

    치한은 껄덕대며 성희롱하는 걸 말하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감상.
    작성일
    20.07.17 21:29
    No. 2

    그리고 포션만들 때 세포니, 성기사의 면역력이니, 잘 알지 못하면 안 쓰는게..

    웹소는 아주아주 기본적인 자료조사, 공부, 노력같은거 안 하나봐여?

    무슨 한기가 성기사의 면역력을 뚫고 들어오나여..
    면역력이 무슨 실드마법 종류라 생각했나여?
    중세수준의 문명에서 마법사가 광학현미경도 없이 세포를 알겠나여?
    에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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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귀족이 원하는 마법사(2) +1 20.06.04 714 2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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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4) +1 20.06.01 816 22 12쪽
19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3) 20.05.30 840 22 12쪽
18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2) +2 20.05.29 890 22 12쪽
17 마법사님이 맞으신가요?(1) +1 20.05.29 952 28 11쪽
16 아이스 메이지(4) +1 20.05.28 989 31 12쪽
15 아이스 메이지(3) +2 20.05.27 964 32 12쪽
14 아이스 메이지(2) +3 20.05.27 990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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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첫 번째 징조(1) +1 20.05.25 1,067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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